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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식투자생존기
김근형 지음 / 갈라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저자는 아직까지는 주식으로 대박이 난 사람은 아니다. 20대 대부분을 눈물로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고 고백한다. 그렇지만 10년의 기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고 자신의 시행착오를 포함한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징검다리가 되고 힘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스스로 어릴 때부터 돈을 좋아했다고 말하며 돈 자체보다 돈 버는 행위가 더 좋아던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2005년 한 권의 책을 읽게 되는데 대학생이 주식투자로 10억 원을 번 내용이었다. 책을 읽고 엄마의 증권 계좌로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한다.
초심자의 행운이 작용하여 일주일 만에 40만 원 수익이 난다. 한 달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일주일이 안되어 번 것이다. 이 경험으로 저자는 자신감이 가득 차게 된다. 누굴 만나도 우월감에 자신감이 넘쳐났다. 그리고 하루 종일 주식에 몰입한다. 당연히 주가에 따라 그날 기분도 요동쳤다.
그의 전략은 상한가 따라잡기였다. 역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투자금 200만 원이 320만 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자리를 뜨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었다. 화장실 가는 것도 최소화하기 위하여 물 마시는 것도 자제한다. 상한가가 유지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초반에는 성공했지만 점점 실패가 많아지며 투자금은 250만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고시원 방을 얻어 이렇게 주식을 하다가 젊은 나이에 골방에 처박혀 주식투자나 하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 휴식기에 들어가게 된다.
쇼핑몰을 잠깐 운영하다 70만 원 정도 손실을 보고 손절매한다. 그리고 다시 주식으로 돌아온다. 이번엔 연날리기 기법으로 매매를 시작한다. 그러다 하한가 두 방을 맞는다. 정신을 차리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어 계좌에 남아 있던 50만 원으로 추매에 들어간다. 이후 상한가를 치고 그 다음날도 상한가에 진입한다. 이때부터 행복 회로가 돌아가며 앞으로 몇 번 더 상한가를 치면 수익이 얼마나 될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이것도 잠시, 상한가가 풀리며 급락한다. 그리고 다음날도 하락한다. 저자는 -30% 손실이 났지만 개미 떨구는 걸로 생각한다. 일반적인 생각이다. 저자가 말하듯이 손실이 나도 세력의 장난질이라 생각하며 꿋꿋이 버티는 것이 개미들이다. 그런데 갑자기 주식 거래가 정지가 되어 버린다. 알고 보니 1차 부도. 사흘 만에 거래가 재개되지만 계속 하락하며 반 토막이 난다. 그렇지만 저자는 팔지 않고 들고 있다가 결국 부도가 되어 정리 매매를 하게 된다. 그렇게 한 달 만에 150만 원이 15만 원이 되어 버렸다.
이후, <이채원의 가치 투자>를 시작으로 가치 투자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이제는 상한가 따라잡기가 아니라 저 PER, 저 PBR 종목을 찾아 투자를 하게 되었다. 이 방식으로 두 자릿 수의 수익률을 내고 가치 투자에 대한 확신은 견고해진다. 그러나 만난 종목이 바로 솔로몬 저축은행이었다. 물론 몰빵이다. 그러나 솔로몬 저축은행은 계속 하락하게 되고 물타기를 하다 결국 손절하고 만다. 1년 넘게 들고 있었는데 마음고생이 심했고 스트레스로 인한 위염 증상이 나타났다고 고백한다.
엄마가 자신을 위하여 들었던 펀드가 손실을 입게 되는데 저자는 자신이 직접 굴려 볼 테니 달라고 한다. 그래서 그 돈 1,800만 원과 자신의 돈 200만 원을 합쳐 2,000만 원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 그 돈으로 고려아연에 투자하는데 -42% 손실을 입고 만다. 이런 상황이 되면 자연스럽게 지난날 상장폐지된 종목이 떠오르고 더 두려움에 떨게 된다. 저자는 고려아연이 6만 원 대일 때 결국 손절매 하게 되고 1,000만 원이 날아간다. 이후 고려아연은 3만 원까지 하락한다. 이때가 2008년 금융위기였다. 모든 종목이 너무나 싼 상태여서 저자는 고민하다 다시 솔로몬 저축은행에 몰빵한다. 매수하고 이틀째 갑자기 상한가를 친다. 그리고 계속 상승하며 3일째 +50% 수익을 내고 매도하게 된다.
그는 결국 전업투자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의 매매기법은 며칠에 걸쳐 사고파는 스윙 투자로 박스권 매매를 했다. 놀랍게도 단 한 번의 손실 없이 단 두 달 만에 1,700만 원의 투자금은 3,000만 원이 된다. 엄마는 저자에게 주식 투자 잘 되고 있는지 물어고 적금 만기 된 3,000만 원을 저자에게 맡긴다. 투자금은 6,000만 원이 된다. 빨리 수익을 내야 된다는 조바심에 잦은 매매를 하게 되고 1,000만 원 손실을 입게 된다. 그 과정에서 소화가 안되고 밥 먹는 것도 힘들어져 결국 병원에 가게 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위와 십이지장에 생긴 심한 염증이 원인이었다.
이후, 다시 주식투자 전업을 하고 여러 종목을 거래한다. KT&G 미수거래로 큰 손실을 보기도 하고 빅텍을 매수했다가 유상증자 공시로 20% 넘는 손실을 보기도 한다. 현대중공업에 투자했다가 역시 1,200만 원이 날아간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팔지 못하고 계속 들고 있는다. 6천만 원 중 2천5백만 원이 날아간 상황이었다. 이때부터 저자는 극단적인 생각도 하게 되고 힘든 나날을 보낸다. 현대중공업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무서워 조회도 하지 않고 HTS와 투자 카페 모두 삭제한다.
그러다,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난다. 뉴질랜드에 열심히 생활을 하는데 저자의 대단한 점은 뉴질랜드에서 생활하는 두 달 동안 전혀 현대중공업 주가를 조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이 점이 저자의 대단한 점이다. 뉴질랜드 생활을 하다 어느 날 기사에서 현대중공업 내용을 보게 된다. 그래서 궁금해서 조회해보니 수익률이 무려 40%였다! 반면, 현대중공업 매수 당시 고민했던 종목이 금호산업이었는데 금호산업은 -70%로 빠져 있었다. 저자는 이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그때 현대중공업이 아니라 금호산업을 샀더라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여 합격하고 주식 투자도 계속한다. 투자는 잘 되다가 다시 손실이 커지며 1억 원까지 불어났던 계좌 평가액이 5,000천만 원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다시 현대중공업에 투자하게 된다. 엄마도 다시 4,000만 원을 굴리라고 주시는데 주가가 하락하여 계속 물타기를 하다가 결국 주식담보대출까지 받게 된다. 다행히 현대중공업이 다시 반등하여 최종적으로 2천만 원 수익 나고 계좌도 1억 1,000만 원이 넘어간다.
그런데 날벼락이 떨어진다. 현대중공업이 적자 1조가 넘었다는 기사가 터진 것이다. 현대중공업 주가가 하락하며 저자의 삶도 서서히 망가진다. -60% 손실에 손실 금액도 5,000만 원을 넘어간다. 절망한 나머지 한강까지 가게 되지만 엄마가 맡긴 돈은 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한강에 다녀오고 한 달이 지나고 현대중공업이 조금씩 반등하게 된다. 그 후로 1년 가까이 주식을 완전히 끊는다. 끝없이 하락만 할 것 같은 주식인데 시간이 지나면 반등도 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철저히 몸으로 배운다.
이 과정을 보내며 드디어 저자는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몰빵은 종국에는 큰 손실로 이어진다. 저자는 잃지 않는 투자에 대하여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분산 투자가 전제되어야 함을 알게 된다. 그러다 2017년 다시 몰빵을 하게 된다. 몰빵의 유혹은 정말 피하기 힘들다.
저자는 한때 차트 신봉자였지만 더 이상 아니다. 저자만의 안전 마진 기준은 시총 1,000억 원 이상, 부채비율 150% 이하, 유보율 200% 이상, 상장된 지 2년 이상이다. 그리고 분산 투자와 한 종목당 비중은 최대 20%이다. 또한 포트폴리오에 코스피 혹은 코스닥 ETF를 꼭 포함시킨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일정 수준 현금을 들고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수와 관련해서는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 시 매수하되 기계적으로 분할 매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