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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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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많은 책들을 만나오다 보니 그만큼 많은 작가들을 만나온거 같다. 그러한 작가중에서 내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내작가라면야 꼭 내가 읽은 책이 인상적이지 않았더라도 기억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해외작가라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잠깐 보고 스쳐지나가게 된다. 그러다보니 내가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워낙 유명해서 잘 알려진 작가를 제외하고 책을 통해 알게되서 기억하는 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 중에서 내가 첫손에 꼽는 작가는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내가 세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로 정말정말 좋아한다. 아마도 가장 많이 만나본 작가가 아닐까 싶다. 국내에 출간된 그의 작품은 모조리 다본거 같으니 말이다. 세어보지 않아서 정확히 몇편을 만나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흔편은 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책장에 가장 많이 꽂혀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이름만으로도 설레임과 기대감을 가지게 만드는 작가인거 같다. 
 

그는 1985년 발표한 데뷔작 <방과후> 이후 추리소설 작가로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내가 생각했을때 미스터리 추리소설은 정말 많은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추리소설의 특성상 이미 출간된 다른 이야기들과 차별성은 필수적이다. 이미 다른 이야기에서 사용된 방식과 트릭을 사용한다면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수 없고 흥미를 이끌어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점에서 볼때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단함에 틀림없다. 그 많은 작품을 만들어내면서도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나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말고도 많은 이야기를 만나왔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뒷부분의 이야기가 예상될때도 있었고 또 실제로 내 예상대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작품은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내가 예상했다면 다른 사람중에도 그런 경우가 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한번도 내 생각대로 전개된적이 없었다. 아니 그런 예상 할 틈을 안주었다는게 맞을 것이다. 과연 이번에 출간된 이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졌다. 
 

한 여성이 시부야 변두리의 러브호텔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 특별한 증거는 남아있지 않았고 다만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과 체모 몇 올만이 발견되었을 뿐이다. 사실 이것으로 용의자를 잡기는 매우 힘들다. 용의자로 의심되는 이가 있다면 그자의 털이 맞는지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되겠지만 그런 인물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경찰청 특수해석연구소란 곳에서는 특별한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머리카락에서 뽑아낸 DNA로 그 사람의 성별, 나이, 신장, 피부 등 인상착의를 알 수가 있었고 이를 근거로 DNA 몽타주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결국 범인을 체포할 수가 있었다. 이 사건외에도 이 시스템을 통해 여러사건을 해결하게 되고 결국엔 범죄 방지를 목적으로 국민의 DNA 정보를 수집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사생활침해 논란도 일고,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DNA 정보를 수집당하는 것을 꺼림칙해 하는 가운데 정부기관과 특수해석연구소를 중심으로 DNA 정보수집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이 시스템은 'NOT FOUND'라는 결과를 내놓는다. 시스템이 용의자의 정보를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연구소에서는 DNA 정보수집이 완전하지 않기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이 사건들은 첨단 방식이 아닌 옛날 방식 즉 형사들이 발로 뛰며 정보를 얻어 해결하는 방법으로 수사가 진행된다. 이와중에 이번에는 이 시스템의 실질적인 개발자인 남매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회와 떨어져 자신들만의 세상에 살던 남매가 왜 살해되었는지 궁금해하면서 책을 계속 읽어나갔는데 이야기는 또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책 초반부터 나의 반감을 사던 인물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면서 점점 이야기는 미궁속으로 흘러가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정보문제는 더이상 책 속의 문제만이 아니다. 물론 이렇게 DNA를 공개적으로 수집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개인정보가 인터넷으로 팔리기도 하고 남의 정보를 도용해서 많은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컴퓨터 인터넷의 발달은 더 많은 정보들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다니게 만들고 있다. 한때 이런저런 이유로 수많은 사이트에 가입을 했었다. 사이트에 가입을 하면서 이름, 주소, 주민번호,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들을 입력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부주의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곳에 가입을 했는지 기억조차 못하고 있어서 일일이 찾아다니며 탈퇴를 할 수도 없고 또 탈퇴를 한다고 해서 입력했던 개인정보가 삭제되는지도 모르겠다. 하루에도 여러통의 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오는 스팸들은 그러한 결과물중 일부일 것이다. 다 나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을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 정보화 사회가 가지는 어두운 면을 느낄수가 있었다. 물론 모든것에는 장점만 있을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국가 권력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정말 그 나라는 존재 가치가 없는 나라일 것이다. 왕정이나 절대 군주제가 아닌 이상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모습이니 말이다. 역시나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책 띠지에 나와있는 <제가 가진 최대의 창조력을 구사하였습니다. 당신의 상상력을 뛰어넘었는지요?>라는 문구가 정말 와닿는거 같다. 그의 질문에 답을 하자면 <네 분명히 제 생각을 뛰어넘었군요.> 일테니 말이다. 이번 책은 흥미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전해준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가 들려주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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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사화 조선 핏빛 4대 사화 2
한국인물사연구원 지음 / 타오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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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있기까지 이 땅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다갔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우리는 기억해야할만한 인물과 사건들을 역사라는 이름으로 배워왔다. 그러한 역사중에서는 정말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거나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아야할 사건이 있는가하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인물이나 사건도 있다. 물론 이렇게 우리가 배우는 것은 사실을 100%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역사라는 것이 원래 사실만을 반영하는 랑케의 사관보다는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강조하는 E.H. Carr의 사관이 더욱 중시되고 있기에 역사가의 입장에 따라 진실이 묻히고 거짓이 기록될 가능성도 엄연히 존재한다. 또한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지기에 자신들의 치부는 감추고 업적은 더욱더 도드라지게 만들며 패자에 대해서는 더욱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써내려간다. 그렇기에 역사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는거 같다. 
 

조선이란 나라는 500여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존재해왔기에 많은 인물이 있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봤을때 고려말 신진사대부가 급진 개화파와 온건 개화파로 갈린 이후 급진 개화파는 신흥 무인세력과 연합하여 조선이라는 새 나라를 세웠고 훈구파라는 이름으로 정치를 주도해갔다. 그러던중 성종이 온건 개화파의 후손들을 등용하기 시작했으니 이들이 바로 사림이었다. 권력이라는 것은 한번 잡으면 절대 놓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기에 이를 놓고 훈구파와 사림파는 정쟁을 벌이게 된다. 이와중에 발생한 사건이 무갑기을 바로 4대 사화였다. 권력을 향한 이들의 쟁탈전에서는 훈구파가 승리를 했다. '사림의 화'라는 사화란 명칭이 보여주듯이 말이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갑자사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갑자사화>는 연산군 10년인 1504년 발생했다. 연산군의 아버지인 조선 9대왕 성종은 훌륭한 군주라는 평가와 함께 많은 부인과 자식을 둔 인물이었다. 한명의 남성을 두고 여러 여성이 연관되다보면 자연스레 그 속에서는 시기와 질투 그리고 암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연산군의 생모 윤씨는 폐위되고 결국 사사되고 만다. 그러한 과정을 모르고 성장한 연산군은 왕이 된 이후 임사홍의 밀고로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되고 폐비 윤씨 사사에 가담했던 훈구 대신들과 성종의 총애를 받았던 엄숙의와 정숙의를 비롯해 연루된 많은 이들을 처벌했던 것이다. 그 형벌이 얼마나 잔인했었는지는 여러 기록을 통해 알 수가 있다. 그 이후 총명했던 연산군은 온데간데없이 폭정을 거듭하다 중종반정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폭군으로 불리는 연산군이 처음부터 그러했던 것은 아니다. 권력을 놓고 다투던 무리들에 이용당했으니 말이다. 물론 연산군의 행동 자체만 보더라도 잘한것은 전혀 없다. 다만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이 들 뿐이다. 그가 폭군의 상징으로 불리는 데에는 그 원인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라고 할 수도 있다고 보기에 그렇다. 그런면에서 보면 연산군도 그렇지만 광해군 역시 그런 마음이 든다. 연산군과 광해군의 뒤를 이은 중종과 인조를 봤을때 그들이 딱히 내세울만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기에 더욱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만약이란게 있을수는 없지만 연산군이 임사홍을 통해 그 사건을 전해듣지 못했더라면 그래서 평탄하게 왕위를 이어갈 수 있었더라면 또 역사는 어떻게 흘러갔을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한번 승자 위주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라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지금 현재의 모습은 과연 후대에 어떻게 전해질지 우리 후손들은 현재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지금의 사실들이 후대에는 감춰지거나 왜곡될 수도 있고, 없던 사실이 마치 사실인양 전해질 수도 있다. 물론 역사라는 것이 사실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역사가의 주관이 개입될 수 밖에 없지만, 가급적이면 사실관계는 해치지 않으면서 거기에 사관의 생각이 덧붙여져 후대에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통해 그 시대의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무오사화, 갑자사화 이렇게 두 권이 출간된거 같은데 나머지 두 권은 또 어떻게 출간되어 이야기를 전해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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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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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쯤 주위의 누군가가 <흔적>이란 책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제목과 표지부터가 왠지 미스터리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런 장르의 책은 여행 관련 책들과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라하기에 말이다. 그래서 그 책 어떠냐고 물어보았더니 굉장히 재밌다고 하면서 너 역시 정말 좋아할 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거의 다봤으니 며칠내에 책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책이 시리즈의 13번째라는 말을 듣고는 이내 관심을 접고 말았다. 꼭 내용이 이어지는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첫번째부터 보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그러했다. 그렇게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는 나와 멀어지는 듯 했는데 결국 이 책을 만나고 말았다. 시리즈의 첫번째인 이 책은 내가 다음 책을 만나볼지 말지를 결정지어줄 것이다. 가급적이면 다음편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그동안 수많은 책들을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법의학을 소재로 한 것은 만나본 기억이 없는거 같다.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 채 범인을 쫓으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케이 스카페타라는 매력적인 여성 법의관을 주인공으로 하여 죽은이에게서 사건의 단서를 찾아나선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죽기직전 어떤 일을 당했고 마지막까지 어떤 말을 전하려고 했는지 사소한 흔적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조사하고 분석을 한다. 직업적으로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다가가려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참 매력적인 인물이구나 느끼게 된다. 더불어 함께 등장하는 형사 마리노, 조카 루시, 프로파일러 벤턴 등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 역시 이 책을 흥미롭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이러한 분야는 그 세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가 없는 전문분야이다. 스토리를 잘 만들어내는 작가라고 하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퍼트리샤 콘웰은 독자들이 그 현장에 있는것과 같게 느낄 정도로 상세하면서도 구체적인 묘사를 하고 있다. 그것은 저자가 실제 법의국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부검을 경험하고 현장을 접하면서 쌓아온 지식들을 총망라되고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다. 또한 저자는 인세의 2/3를 다음 책을 쓰기위한 비용으로 투자한다고 하니 한편의 이야기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로 인해 최첨단 방법이 동원되는 요즘의 현실에서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현실감있는 스토리를 위한 저자의 수고가 있기에 계속된 시리즈가 출간되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거 같다. 과연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스카페타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어서빨리 두번째 이야기인 <소설가의 죽음>과 세번째 <하트 잭>을 만나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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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크리처스 - 그린브라이어의 연인,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3-1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3
캐미 가르시아.마거릿 스톨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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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판타지와 친하지 않다. 내가 지극히도 현실적인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그런 이야기는 나에게 특별한 감흥을 주기에는 부족했었다. 하지만 이런 내가 처음으로 흥미롭게 만난 이야기가 있었으니 그 유명한 '트와일라잇' 이었다. 처음 이 책이 출간될때만 하더라도 별다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이듬해 초 영화가 개봉되었고 이 영화를 보고온 지인 P양의 에드워드 타령이 시작되었다. 시도때도없이 나의 에드워드라며 주절대는 그녀를 보면서 그 나이가 되서 영화속 인물에 빠졌다며 한심해 했었다. 이런 나를 보고 그녀는 트와일라잇 책을 사줬다. 너는 영화보다는 책을 좋아하니 읽어보라면서 말이다. 그렇게 그 책과 만나게 되었고 예상외로 흥미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때 보았던 뱀파이어 영화와는 또 다르게 다가왔었고 판타지가 이런 맛이 있구나 생각했었다. 그 이후 뉴문, 이클립스, 브레이킹 던까지 쭉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판타지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변하게 되었고, 예전 같았으면 피하고 봤을 판타지를 요즘은 간간히 만나보고 있는 것이다. 
 

트와일라잇 이후 그동안 몇몇 판타지 소설들을 읽어봤었다. 그 중에는 트와일라잇의 영향으로 출간된 뱀파이어 이야기를 비롯해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트와일라잇만큼의 감흥을 준 책은 없었다. 나에게 있어서 트와일라잇은 판타지에 대한 기준으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그 기준이 너무 높아서인지 만족스런 책을 찾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다른 판타지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뷰티풀 크리처스>라는 제목의 이 책은 겉표지가 일단 마음에 들었다. 검은 바탕에 나뭇가지가 마구마구 펼쳐진 모습은 이 책을 신비롭게 느껴지게 하고 있었다. 띠지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올해의 소설>이란 문구는 더욱더 이 책에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물론 그동안 띠지의 홍보 문구와 실제 내가 느낀 만족감이 불일치한 경우가 제법 많았지만 그래도 이러한 문구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면서 가질수 있는 설레임을 배가시켜주는것 같아 나쁘지만은 않은거 같았다. 
 

멍청이와 떠나지 못한 사람 이렇게 두 종류로 마을 사람을 분류하는 아버지 밑에서 이선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개틀린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선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 개틀린에서 떠나고 싶어하는 16세의 평범한 소년인 것이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그가 다니는 스톤월 잭슨 고등학교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지만 전혀 새롭지가 않다. 이미 내가 어느 자리에 앉을지, 누구와 말을 할지, 어떤 농담을 할지, 여자애들은 어떨지 이미 다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특별할 것이 없어보였던 이선의 삶에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 그 시작은 바로 꿈이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같은 꿈을 꾸고 있는데 꿈속에서는 어떤 여자애가 떨어지고 나는 그 여자애를 붙잡으려고 하지만 매번 실패하는 그 꿈.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 여자애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새 레몬과 로즈마리 냄새를 풍기는 그녀를 이선은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후 운명처럼 이선의 학교에 리나라는 여학생이 전학을 오게 된다.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에게 이선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리나의 운명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점점 환상적인 세계로 독자들은 끌어당기게 되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때는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버겁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이들 앞에 펼쳐질지 두군두군 거렸던거 같다. 특히나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중 하나인 남북전쟁 시대의 사랑과 현대의 사랑을 연관시킴으로써 이들의 만남과 사랑이 결코 우연히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래서 더욱더 흥미로우면서도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책을 보면서 판타지라는 장르는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재미를 주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어떤 특정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해준거 같기도 하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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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 - 휴먼 스페이스의 기하학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후루야마 마사오 지음, 김미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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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라는 것은 추상적 공간 구조 안에서 자연과 역사, 전통과 사회 등 현실 세계에서 명확하고 투명한 논리로 구성된 구체적인 요소들을 표현하는 작업이다." - 안도 다다오
 

우리 인간의 삶에서 건축은 뗄레야 뗄 수가 없다. 우리는 수많은 건축물들에 둘려쌓여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곳도 아파트라고 불리는 콘크리트 건축물 속이다. 그런데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이러한 건축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본적은 없는거 같다. 한때 건축공학을 전공으로 삼으려고 했던 적도 있었지만 제도의 어려움을 알게되면서 포기한 이후 건축은 나의 관심에서 멀어져간 듯 하다. 물론 내가 특별함이 없는 평범한 건축물들에 둘려쌓여 살고 있어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다. 간혹 비범한 건축물을 보게 될때면 멋져보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 건축물을 볼때마다 도대체 어떤 건축가이기에 이런 건축을 만들어냈을지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건축을 업으로 삼은 이를 만날수 있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마로니에 북스에서 출간된 베이직 아트 시리즈를 그동안에 몇 권 만나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예술가들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100페이지가 될까 말까한 얇은 분량의 책이지만 그 속에서 한 예술가의 생애와 예술혼을 느낄수 있다는게 참 좋아보였다. 사실 이런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야 수백 페이지의 두꺼운 책이 반갑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분량이 두려울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분량은 예술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든 없던 사람이든 누구나 부담없이 접할 수 있게 해주는거 같다. 이번에 만난 안도 다다오는 일본의 건축가이다. 이 책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평생가도 모를 사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는 나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책 속에는 그가 만들어낸 여러 건축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앞표지에 담겨진 오사카의 <빛의 교회>라는 작품부터해서 그의 건축물들은 평범하지가 않다. 물론 그가 만든 모든 건축물들이 비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책 속에 그의 모든 건축물을 담겨져 있지는 않을 것이고 무언가 특별함을 지닌 작품들만 실어 놓았을테니 말이다. 어쨌든 이 책 속에 실려있는 그의 건축은 나의 눈길을 확 사로잡고 있었다. 특이함도 특이함이지만 무엇보다도 좋게 와닿았던 것은 자연과의 조화였다. 자연 속에 지어진 건축물은 그 조화를 깨뜨릴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는 결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의 자연을 더욱더 빛나게 해주는거 같았고 더불어 그의 건축 역시 화려함을 뽐내고 있는거 같았다. 아마추어인 나의 눈으로 봤을때 안도 다다오는 자신만의 철학을 지닌 건축을 만들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작품을 만들어내기까지 그는 나름의 고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고통이 쌓이고 쌓여 이러한 특별한 건축을 만들어 냈을테니 말이다. 지금까지 일본인 중에서 나에게 즐거운 영감을 전해준 사람은 없었던거 같은데 그가 처음으로 나에게 그러한 느낌을 준거 같다. 지금껏 내가 유일하게 알던 건축가인 안토니 가우디를 통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안도 다다오를 통해 그의 작품을 만나러 일본으로 가고 싶어진다. 그러고보면 위대한 건축가가 만들어낸 작품은 크나큰 관광자원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파리의 루브르나 빌바오의 구겐하임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중에는 그곳의 수많은 예술작품들을 만나기위해 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처럼 그 건축물 자체를 보고 싶어 가고자 하는 이도 있을테니 말이다. 우리나라에도 조선시대의 한옥과 같은 건축을 보기위해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건축을 보기위해 찾을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앞으로 길을 걸을때 주위의 건축을 좀더 세심하게 쳐다보게 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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