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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코의 마법 물감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21
벨라 발라즈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김지안 그림 / 사계절 / 2011년 3월
평점 :
잘 알려지지 않은 동유럽 작은 나라 헝가리의 작가 벨라 발라즈.. 하지만 책과 작가 소개를 보니 꽤 유명하신 분의 저명한 작품인 것 같더라구요. 시, 소설, 영화 시나리오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헝가리 최고의 예술가. 그래서일까요. 책 속엔 눈에 보일듯 선명한 색채감과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가득하답니다.

일단 간략히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우리의 주인공 페르코는 엄마의 세탁물 일을 도와 배달을 하느라 숙제할 시간도 없어 늘 게으름뱅이 자리를 독차지 하고 있는 아이입니다. 그런 페르코와 반대되는 부잣집 아이 칼리... 그 칼리가 어느날 늦은 덕택에 페르코의 게으름뱅이 옆자리에 앉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되지요. 페르코는 칼리에게 그림물감을 빌려 그림을 그려주기로 약속합니다. 그런데, 하늘을 칠해야 할 파란 물감이 얼마 남질 않았네요. 게다가 그마저 생쥐가 먹어버리고 말았어요. 이제 도둑으로 몰리게 된 페르코는 파란 물감을 직접 구하기 위해 나섭니다. 그리고 만난 하얀 수염의 이상한 수위 아저씨... 그렇게 정오에 단 1분만 피는 참하늘빛 꽃에서 물감을 구하게 된 페르코. 이제 우리의 페르코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까요?
그냥 성장동화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판타지 적 요소들이 많이 섞여 있어 재미를 더하는 이 소설. 파란 물감을 집어삼킨 생쥐가 파랗게 변하고 또 그 생쥐를 잡아 먹은 고양이 친츠도 파란 고양이가 되지요. 도화지에 그린 참하늘빛 하늘은 진짜 하늘이 되어 별이 반짝이고, 천둥번개도 친답니다. 참하늘빛 물감을 빼앗은 칼리와 페르코가 그린 그림을 갖게 되는 주지... 이 아이들에겐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은 어떻게 자라날지.. 자꾸만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 지는 동화에요.
참하늘빛 물감을 다 써버린 페르코에게 남은 건 반반지에 묻어있던 작은 얼룩뿐입니다. 끝까지 간직하고픈 마음에 점점 자라면서도 반반지를 벗지 않는 페르코는 마치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꿈의 섬에 머무르려는 피터팬 같아요. 하지만 그런 페르코를 한뼘더 성장하게 한 건 바로 주지... 반바지에 남은 참하늘빛보다 훨씬 아름다운 푸른빛의 눈동자. 단지 그 빛깔때문만은 아니겠죠. 아마도 소년의 소녀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읽는 내내 소소한 웃음과 마음 따뜻함을 느겨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아이들 책도 재미 위주인 경우가 많아 가볍기도 하고 또 너무 흥미 위주로만 느껴져 아쉬움이 많았는데, 페르코의 마법물감은 스토리 전개가 심심치 않고 재미있으면서도 왠지 따뜻해지는 그런 이야기에요. 우리와 동떨어진 먼 나라 헝가리의 이야기란 것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공감이 되는 것은 아마도 아이들은 아이들의 마음은, 또 그 마음이 자라나고 커가는 것엔 차이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
눈이 아릴듯한 파란빛, 참하늘빛.. 삽화 속 색감도 잘 고른 듯 하지만 굳이 그림이 없었다 해도 눈앞에 펼쳐질 것만 같은 참하늘빛 꽃밭.. 아마 이 책을 읽는 이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한번쯤은 눈감고 참하늘빛 하늘과 꽃밭을 떠올려 보게 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