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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란노 이야기 성경
J. H. 뮬더 반 하링언 지음, 한너꺼 판 오우스트럼 그림 / 두란노키즈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전세계 최고의 베스트 셀러.. 바로 성경이 아닐까. 크리스찬이고 아니고를 떠나 성경은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아야할 그야말로 고전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막상 성경을 읽으려 펼치면 얼마 못가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결혼하며 하나님을 믿고 열심히 교회 출석하는 울 신랑의 제일 취약 부분도 바로 매일 성경 읽기. 아마도 딱딱한 문체와 잘 안쓰는 옛말이 많이 섞여있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 같다.(물론 쉽게 풀어 쓴 성경도 있지만..) 수학 공부를 하며 제일 첫 장 집합만 내~ 하다가 결국 끝나버리고 마는 학생마냥 성경도 창세기 출애굽기를 지나 레위기쯤 되면 조금씩 지치게 마련이다. 어른도 그러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성경이 따로 출간되는가 보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위해 어린이용 성경을 고르려고 보면 알맞은 것을 찾기가 꽤나 어렵다. 성경 66권의 내용을 부족함 없이 잘 담고 있으면서 딱딱하고 지루하지 않은 재미난 이야기 성경을 찾는 것이그리 쉽지가 않았다. 큰 아이는 3살, 이제 초등학생이 된 사촌 누나가 보던 베이비 성경을 물려 받아 읽고 있다. 노아의 방주나 다니엘과 요셉의 이야기를 다룬 단행본도 몇 권은 가지고 있지만 뭔가 부족하고 아쉽게 여기던 중에 두란노키즈에서 출간된 이야기 성경을 만나게 되었다. 6세 이상의 어린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인 성경 역사 이야기란 문구에 우리 아이뿐 아니라 8살 7살 조카들에게도 참 좋을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일단 책을 받아본 첫 느낌은 우왓~ 두껍고 무겁다. 책을 펼쳐보니 그림은 많지 않다. 글자 크기도 그리 크지 않고.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은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두께감으로 인해 느껴지는 부담감이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그만큼 내용적인 면에선 부실함이 없으리란 기대감이 든다. 큰 아이 돌 전에 늘 업어 재우며 잠들때까지 성경을 읽어 주었기에 아직 어린 둘째도 요 이야기 성경으로 그리 읽어주마 생각했는데, 왠걸 이건 성경책보다도 더 무거운 것 같다. 그만큼 제본과 인쇄 상태 등등은 훌륭하지만 그리 해주진 못할 것 같다. 요기까지는 책 겉만 보고 느겨진 것들.
그리고 일단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전에 책을 펼쳐 목차부터 살펴보고 읽어본 후 아이들에게도 읽어주었다.
구약 신약으로 나누어 구약 87개, 신약 56개의 총 143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이야기 성경은 엄마는 읽어주기 쉽고 아이는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텔링 형식의 구어체로 쓰여져 있다. 그리고 소제목 옆에 해당 내용이 성경의 어는 부분인지도 표기해 주어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
58. 다윗과 골리앗 (사무엘상 17장)
다윗의 무기가 무엇인지 아니? 먼저 막대기가 있지. 그러니까 목자들이 쓰는 지팡이 말이야.
그리고 돌팔매 끈이 있었어. 돌팔매 끈은 긴 줄처럼 생겼는데, 끈 중간에 가죽 조각이 붙어 있단다.
그 가죽 조각 위에 돌멩이를 올려 놓고 돌팔매 끈을 힘차게 빙빙 돌리는 거야.
그러면 '슝'하고 가죽 조각 위의 돌멩이가 멀리 날아가게 되지. --- 298p 중
정말 작은 부분까지 세밀히 묘사하고 있는 본문 내용에 놀랐다. 눈 앞에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기분이랄까. 6세 이상 아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고 한 그 문구가 그제사 이해가 됐다. 역시나 7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방대한 분량인지라 아직 전문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이 궁금히 여길만한 것들은 대부분 자세한 묘사로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점이 참 맘에 든다. 또한 보통 책을 읽어줄 때 일부러 내가 이야기하는 것마냥 바꾸어 읽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건 이미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여져 있어 읽어주기도 쉽고 읽어주는 나역시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한 이야기당 2~4장 정도의 분량이라 아이 연령에 맞추어 나누어 읽어 주기에도 적당하다. 3살 울 아이에게는 자기 전에 하나씩 읽어주니 딱 좋고, 8살 조카에게 물어보니 한번에 2~3개 정도 읽으니 딱 좋단다. 처음엔 두꺼운 책 겉만 보고는 헉~ 하더니 조카들와 울 아이까지 모두 모아놓고 하나 읽어주었더니 그 다음엔 제 스스로 읽겠다 한다.
특히 요즘 짧은 글밥의 그림책보다 명작동화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는 울 아이도 재미있게 들어주어 감사했다. 그리고 아직도 성경을 어려워하는 울 신랑도 이걸루 시작해야겠다며 열의를 보이니 감사하고. 또 신앙적인 면에서 나의 롤모델인 울 친정엄마도 재미있겠다며 빨리 읽고 빌려달라시니, 책 첫 장에 쓰인데로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알맞은 성경이란 생각이 든다. 유아들에겐 성경 이야기의 재미를 알게 해주는 시작점이 될 것이고, 초등학생 이후로는 어린이 성경을 거쳐 진짜 성경으로 발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고, 또 성경이 어려운 어른들에겐 성경과 친해지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고, 성경을 여러번 읽은 어른들에겐 풀어 쓴 성경 이야기가 색다른 재미를 주는 쉼터가 될 수 있으리라...
모두 143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으니 하루에 하나씩만 읽어주어도 일년에 두번 성경을 읽는 셈이 된다. 성경의 달고 오묘한 그 참맛을 우리 아이가 알 수 있도록 매일 이야기 성경과 함께 해야겠다. 영의 양식을 꾸준히 섭취하게 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이 바라시는 엄마의 모습 아닐까... 이야기 성경을 통해 아이들과 말씀을 나누고 누리는 시간이 점점 늘기를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