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왜 울어? - 자녀교육 그림책
전성희 옮김, 장-마리 앙트낭 그림, 바실리스 알렉사키스 글, 곽금주 도움글 / 북하우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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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랗고 뾰족한 새빨간 손톱의 손가락.
그것이 향하고 있는 건 주눅든 작은 아이.
자녀교육그림책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은 너 왜 울어?



너 왜 울어? 요즘들어 안돼, 하지마와 더불어 부쩍 자주 쓰고 있는 이 문장.
그림책 형식이라니 일단은 금새 읽을 수 있을것 같아 반갑다.
둘째가 태어나고 6개월쯤 되니 두 아이를 챙기는 일이 배로 늘어난 기분에
실제로 책 읽을 짬도 많이 줄었기에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되니 말이다.
책을 읽기 전엔 그저 무에 그리 다를까 싶은 마음에 별 생각 없이 책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책 표지를 넘겨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뜨악~~~
책 한페이지에 짧은 문장 한 두 줄이 겨우 등장하는 이 그림책은 뭐랄까.
그야말로 거울을 보는 느낌이었다.
누가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괜시리 도둑이 제 발 저린 심정마냥 얼굴이 화끈거렸다.

외출을 준비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놀이터를 거쳐 슈크림빵을 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 동안 엄마가 쏟아내는 무수한 말들.
모두 익숙한 대사들이었다. 외출하기 전, 또 놀이터에서, 혹은 마트같은 가게에서,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까지.
전부 한번쯤은 내 입을 통해 내 아이의 귀에 들렸을 그 말들...
그 어떤 육아서나 육아 프로그램보다 명쾌하게 답을 알려주고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의 행동과 모습에서 화가 나기 시작하면 부모도 인간이기에 분별력이 흐려지기 마련.
곧 후회하며 반성은 하겠지만, 그 때의 그 모습을 정확히 보고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점을 정확히 집어내어 표현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탁월함이리라.
또 한가지.. 첨엔 바로 내 모습인양 낯부끄러워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다시 읽으며 느낀 것은 바로 책 속엔 아이의 목소리가 전혀 없다는 것.
그저 엄마의 말만이 잔뜩 들어있을 뿐이다.
그리고는 생각해 보았다. 나 또한 그리 일방통행으로 아이를 대해 오지는 않았는지.
물론 아이를 키우며 즐겁고 행복한 날들도 많다.
재미난 놀이도 하며 즐거이 소통의 시간을 가지는 날들 말이다.
문제는  아이가 말안듣고 떼부릴 때. 그조차 아이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튼 그 때 엄마의 태도가 어떠한가가 매우 중요하단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되었다.
좋을 때야 그 누가 부드럽고 상냥하고 긍정적으로 말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은 순간에도 판단력을 잃지 않고 아이를 대할 수 있다면 정말 훌륭한 엄마가 아닐까.
너 왜 울어? 도대체 왜 그러니? 뭐 땜에 그래?
이런 말은 이미 아이의 답을 구하는 게 아님을 아마 모든 엄마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를 향해 던지는 이 질문들이 아이에게 어떤 상처로 남게될지 생각해 보니 조금 두렵기까지 하다.
 
그림책이란 새로운 형식의 육아서. 짧지만 강렬한 내용. 참 많은걸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서평을 쓰려 마음 먹고는 사실 주절 주절 길게 쓸 필요가  없단 생각이었다.
그저 곁에 두고 책 속 말들이 내게서 사라질 때까지 읽고 또 읽으시라. 라고만 적고 싶었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그림 속 아이는 엄마라는 감옥에 갇혀 무표정하게 서 있다.
그게 내 아이의 모습이라 생각하면 섬뜩해지기까지 한다.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는 말. 내 아이에게 어찌 쓰일까.
한번쯤 깊이 고심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사랑스러운 내 아이가 엄마(나)라는 감옥에 갇히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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