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직접 거주했던 사고 부동산(그 장소에서 사건이나 사고가 있었던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다양한 사진과 (실어도 되나?) 평면도가 함께 실려 있어 실감나게 다가온다. 후반부에는 집이라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저자가 직접 방문했던 심령스팟이나 ‘장소’와 관련해 들었던 괴담이 소개되어 있다.
ADHD를 비롯한 ‘발달불균형증후군’(저자는 ‘발달장애’라는 표현 대신 해당 단어를 사용하기를 강권한다.)의 다양한 사례와 원인을 짚은 초반부는 좋았으나 일본인 저자가 쓴 비문학 글이 늘 그렇듯 감성적이고 모호한 내용으로 마무리 된다. 10년도 더 전에 쓰여 업데이트 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음을 감안하고 읽어야 할 듯 하다. 21년에 재인쇄가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전문 용어의 오역(정확히는 한국어판 DSM-V의 표기를 따르지 않은 부분)이나 일본식 한자어표기 등을 수정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전작을 워낙 재밌게 읽어서 그런지 감동도 재미도 덜 하다. 전작은 작가가 특정 인구집단에 속해 있음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나이 든 사내에 대한 자기 연민이 엿보이지 않아서 좋았던 건데… 쓸 시간이 부족했나? ‘아재 개그’ 와 ‘중년 남성의 삶에의 연민’으로 점철된 후속작이 아쉽다.
요즘 줄글이 잘 안 읽힘에도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었다. 대화체로 쓰인 르포 형식의 글이라 쉽고 빠르게 읽힌다. 한때 유명했던 일본의 도시(부동산)괴담에 사연을 덧붙여 추리물 형식의 책으로 만들었다. 일본식 괴이담을 좋아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