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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권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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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운명을 믿습니까?
 
길을 걷다가 우연히 어떤 한 사람에게 시선이 꽂혔다. 장소는 어느 버스정류장이었고, 그 사람은 자신이 가야할 길을 향해 바삐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이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불충분한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나는 대략 1분에서 1분30초 가량 그 사람을 바라보았었고(실제로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짧은 순간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내 내가 가야할 길로 돌아선적이 있었다. 지극히도 당연한 결말이었지만 그 사람과 나는 각자의 길을 걸어간 것이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브리다'를 읽으며 나는 그 날의 일을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었다. 그 사람의 뒤를 쫓아 따라갔었어야 한 것은 아닌가 하는 후회를 해보기도 하고, 우리가 인연이라면 언젠가 다시 한번 만나게 될 것이라는 미련을 가져보기도 했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애틋한 감정이었다.
 
브리다Brida, 이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소설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 '브리다'라는 인물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브리다라는 스물한살의 한 여자가 마법을 배워가고 그 과정 중에 이 세상 가장 위대한 힘인 '사랑'을 알게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가장 큰 뼈대이다.
 
저자의 다른 작품인 '연금술사'에 비해 스토리에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었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이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소설 속 주인공인 브리다가 던지는 질문과 내딛는 발걸음을 통해서,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나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가지고 고민하게 해준다는 것에 그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당신은 이번 생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가? 혹시 당신의 삶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섞인 막연한 느낌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이러한 근본적이고 도전적인 질문들에 대답을 하다보면 한줄기 섬광과도 같은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책 '연금술사'에서는 우리가 잊어버렸거나 잃어버렸던 '꿈'에 대해서, 그리고 이번 책 '브리다'에서는 우리가 꼭 찾아야 할 위대한 비밀인 '사랑(소울메이트)'에 대해서 일깨워준다. '자아의 신화(자아의 실현)'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꿈'과 함께 '사랑'이 필요한데, '꿈'은 굳어있던 우리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해주고 '사랑'은 이전까지는 결코 알지 못했던 세상의 위대한 지혜-아는 것과 변화는 것-를 알게 해준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 책에서 말하듯이 '사랑'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잇는 유일한 다리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할까봐 두려워하기를 그칠 때에 비로소 우리는 온몸을 던질 수 있게 되고 소울메이트를 찾아 나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미 자신의 반쪽을 찾았다면 그 관계에 충실하도록 하자. 한편 지금 이 순간 혼자라고 해서 너무 속상해하지는 말자. 자기 소울메이트를 찾지 못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살아가다보면 어느 한 순간, 우리 모두는 자신의 소울메이트와 만나고 그를 알아보게 될 것이다. 다만 지금은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모든 것은 때가 되어야 이루어진다. 그 순간을 위해서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차례이다. 브리다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운명을 찾아 나서야 할 때인 것이다. 그 과정 가운데 적지않은 아픔이 있을 수도 있고 또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 길을 걷는 자 이외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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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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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PROUST적인 삶의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남을 배려하며 겸손할 수 있는 것,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라도 진부하지 않게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것, 이러한 모든 것이 PROUST적인 삶의 방식인 것이다.

한 인간의 삶과 그의 사고 및 행동방식에 대해서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인지도 모른다. 허나 이 책을 읽은 내가 PROUST적 삶의 방식에 대해 그저 추종하고자 한다면 결코 이것은 PROUST적 삶의 방식이 아닐 뿐더러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것도 아닐 것이다.

결국 나는 이 책을 통해 PROUST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PROUST적 삶의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제 나는 이 책을 저멀리 치워버리고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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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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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지, 그건 사랑이었지..."

                                                     - 루시드폴 '그건 사랑이었지' 가사 中

 
한비야의 신간,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다보니 문득 내가 좋아하는 루시드폴의 '그건 사랑이었지'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제목의 유사성뿐만 아니라 내가 책을 읽고 느낀 느낌도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조곤조곤하며 나지막한 루시드폴의 노래가 그 가사와는 상관없이 듣는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면, 이야기 하듯 쓰여진 비야 누나(?)의 책은 마치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비록 글-문자-을 통해 일방적으로 비야 누나(?)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것이지만, 나는 혼자 속으로 맞장구를 치기도하고 고개를 끄덕끄덕거리기도 하며 경청하듯하니 그럴싸하지 않은가? ^_^;

 책을 읽고난 지금,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부터 조금은 진중한 이야기까지 어려워할 것도 망설일 것도 없이 편히 이야기하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평소 말이 많은 편이 못되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나에 대해서 전화기로 전화해서 이야기 하면 되지 뭘 망설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만나서 서로의 얼굴과 눈빛을 보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즐겁다고 생각한다. 또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치즈케익을 곁들일 수 있다면, 아! 
 
비야 누나를 실제로 만난다면 어떨까.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책에 나오듯 쩌렁쩌렁한 큰 목소리를 가지고 계시다고 하니 차분하고 작은 목소리를 가진 나는 애써 큰 목소리로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충분히 즐거울 거라고 생각한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와 이 책을 통해 이미 비야 누나에게 쏙 빠져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호감이 있는 상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내겐 즐거운 일이니깐! 
 
비록 직접만나진 못해도 이렇게 책을 통해서 만나는 것도 즐겁다. 간접적이고 나만을 위해서 하는 말도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용기가 되는 말을 듣기도 하고, 이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도전을 받기도 하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책에서 비야 누나는 내게 이런 저런 조언들을 해주셨다. 물론 스스로 느끼고 깨닫고 밑줄 긋기 한 것이지만!
 
먼저 마음과 관련된 교훈들. 행복감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 '오늘 최근 어떤 감(感)에 빠져있는가? 혹은 누리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했고, 감정 특히 내가 주로 갖고 있는 '화(火)'와 '분노'를 다스릴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마음 속의 늑대와 양의 이야기를 통해 도출해낸 '좋은 마음에는 두 배로 먹이를 주고 나쁜 마음에는 절 반의 먹이를 주자'라는 교훈을 통해 내가 가진 성품을 어떻게 가꾸어 갈까 하는 고민에 대한 간결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이런저런 교훈들. 몰랐던 아프리카의 여성할례문제의 심각함에 대해 알게 되었고, 배낭여행의 짐을 꾸리는 비유를 통해서 많은 돈을 벌어 많이 소유하는 것이 진정 자유로운 것과는 같지 않을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하는 나에게 두가지 화두 1) 자신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기질) 혹시 자신이 호랑이 인데 사막에 있다거나 또는 자신이 낙타인데 숲에 있지는 않는가?  2)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를 던져 주기도 했다. 잊지말고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질문해야 겠다. 그리고 내가 제일로 궁금해 하는 글 잘쓰는 비법들(다독-많이 읽기, 다작-많이 쓰기, 다상량-많이 생각하기, 다록-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많이 기록해놓기, 글로 쓴 뒤 말로 해보기 등)에 대해서도 일러주셨는데, 다작, 다록, 그리고 다상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반성해야겠다. 진정한 반성은 실천에 있는 것이니 결과로써 반성한 흔적이 보여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글을 마무리 하면서 '그건, 사랑이었네?!' 라고 새삼 놀라본다. 앞서 초두에서 이야기 한 루시드폴의 '그건 사랑이었지'란 노래가 한 사람에 대한 애틋한 사랑 표현이라면 비야 누나의 책 '그건, 사랑이었네'는 그녀 자신의 삶과 우리네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에 관한 메시지다. 이는 책제목을 통해 쉽게 짐작했듯이 그 원동력은 바로 '사랑'이다. 문득 대문호(大文豪) 톨스토이의 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떠오른다. 제목이자 책 전체에 걸쳐 던져지는 질문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톨스토이의 대답 역시 '사랑'이었다. 자기 자신과 타인, 각박한 세상임에도 훈훈한 온기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하느님(하나님)에 까지 이 모두에 대한 '사랑'이 그녀를 살아가게 했듯 또한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이 아닐까. 그래, 그건 사랑이었다!

지금 나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질투나 시기와 같은 것들일까. 아니면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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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 제1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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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 대한 줄거리를 어느정도 담고 있다. 이점 참고 하시라.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할 것없이 섞여서 더불어 사는 것이 세상이니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주인공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완득이. 유명한 유머소재로 만득이가 있었던 것 같고, 내 고등학교 동창 중에 완덕이란 이름의 친구가 있었는데, 글쓴이도 알았을런지는 모를일이지만 아무튼 흔치않은 이름을 지은 것 같다. 이는 아마 완득이가 처한 환경이 참으로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완득이네 가족들을 살펴보자. 아버지는 춤을 사랑하는 춤꾼이자 또한 키가 몹시 작아 난쟁이로 놀림받는 어른이다.  완득이 삼촌을 제외한 아무도 어른으로 대우해 주지는 않지만 말이다. 완득이가 초등학교 4학년때 그 아버지의 키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겠는가. 그 다음으로는 완득이의 삼촌 남민구이다. 안타깝게도 완득이의 삼촌 또한 평범하지 않다. 키와 생긴 것 모두 멀쩡하지만 약간의 정신지체가 있다고 하고 또한 말을 심하게 더듬는다. 자기 소개를 할 때 '아,아,안녕하세요. 저, 저는, 나, 나, 남밍굽니다'라고 말해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난닝구로 오해하는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한다. 자, 이제는 완득이의 어머니다. 어머니는 베트남처녀로 브로커를 통해 한국으로 시집온다. 완득이의 아버지와 결혼하지만, 브로커가 완득이 아버지의 상태를 숨겼기 때문에 이에 대해 모르고 결혼했다. 다문화가정의 탄생인 것이다. 그런데 그래서일까 한국인남편과의 결혼으로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완득이가 조금 컸을 때에 집을 떠난다. 따라서 한부모가정으로 어머니 없이 살아간다. 이혼하지는 않았지만 깨어진 가정이랄까...


  거기다 완득이네 가족들의 수입은 변변찮다. 완득이 아버지와 삼촌은 둘다 카바레에서 춤꾼으로 일한다. 집도 좁디좁은 옥탑방이어서 사는 것이 편리하지는 않다. 게다가 옆건물 옥탑방에는 완득이 담임인 동주-완득이는 똥주라고 부른다-가 살고 있다. 맨날 완득이를 불러서 햇반-경제사정이 어려운 수급대상자를 위해 나오는 밥, 선생 동주는 완득이를 수급대상자로 만들어주었다-을 던져 달라느니 난리다. 거기다 똥주 선생은 욕이 입에 붙은 사회선생이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려 들지도 않는다. 한번은 누군가 수업에 충실하지 않는다고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을 두고 '니들 잘나가는 학원에서, 유치원 때 초등학교 마스터하고, 초등학교 때 중학교 마스터하고, 중학교 때에 고득학교 다 마스터하고 오잖아. 근데 나한테 뭘 가르쳐달라는 거야. 대학교 꺼?'라며 학생들을 향해 윽박지른다. 이런 선생이 옆 옥탑방에 살고 있으니 좋을리가 있을까.


  하지만 인생을 살다보면 항상 나쁜일만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되먹지 않아 보이는 동주선생을 통해 어머니 소식을 듣게도 되고, 그가 외국인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된다. 또한 어떤 사건-소설을 통해 확인하시라-을 계기로 반에서 일등인 정윤하와 가까워지게 된다. 친구하나 제대로 없이 스스로 외롭게 살아온 완득이었는데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세상 뒤에 숨어 살았으며, 세상과 자식앞에서 떳떳하지 못했던 완득이 아버지를 완득이 어머니가 설득하여 완득이가 원치않는 소설가가 되는 대신 그가 잘하는 운동-킥복싱-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완득이는 어떠한 어른이 될까. 내 생각으로는 장애로 인해 세상앞에 떳떳하지 못한 그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는 되지 않을 것 같다. 몹시나 궁금하지만 이 소설의 결말은 이 책에 나와있지 않다. 그 어느것도 이룬 것이 없이 소설은 종결된다. 이점은 보통의 성장소설과는 다르다. 열린결말을 취한 것은 아마 여러가지 다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독자가 어떤 상상을 해도 괜찮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상상처럼 아마 완득이는 대한민국의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찌되었든 그런식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상상하기를 바란다. 모든 것은 열려있다. 아직은 젊기에 말이다. 아마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10대~30대가 될 것 같다. 또한 나는 10대~30대가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가능성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를 바란다. 환경의 핑계를 대지 않기를 바란다. 완득이처럼 그 혹독한 환경속에서도 꽃은 피는 법이니깐 말이다. 부디 어려운 환경속의 당신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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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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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 대한 줄거리를 어느정도 담고 있다. 이점 참고 하시라.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할 것없이 섞여서 더불어 사는 것이 세상이니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주인공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완득이. 유명한 유머소재로 만득이가 있었던 것 같고, 내 고등학교 동창 중에 완덕이란 이름의 친구가 있었는데, 글쓴이도 알았을런지는 모를일이지만 아무튼 흔치않은 이름을 지은 것 같다. 이는 아마 완득이가 처한 환경이 참으로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완득이네 가족들을 살펴보자. 아버지는 춤을 사랑하는 춤꾼이자 또한 키가 몹시 작아 난쟁이로 놀림받는 어른이다.  완득이 삼촌을 제외한 아무도 어른으로 대우해 주지는 않지만 말이다. 완득이가 초등학교 4학년때 그 아버지의 키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겠는가. 그 다음으로는 완득이의 삼촌 남민구이다. 안타깝게도 완득이의 삼촌 또한 평범하지 않다. 키와 생긴 것 모두 멀쩡하지만 약간의 정신지체가 있다고 하고 또한 말을 심하게 더듬는다. 자기 소개를 할 때 '아,아,안녕하세요. 저, 저는, 나, 나, 남밍굽니다'라고 말해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난닝구로 오해하는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한다. 자, 이제는 완득이의 어머니다. 어머니는 베트남처녀로 브로커를 통해 한국으로 시집온다. 완득이의 아버지와 결혼하지만, 브로커가 완득이 아버지의 상태를 숨겼기 때문에 이에 대해 모르고 결혼했다. 다문화가정의 탄생인 것이다. 그런데 그래서일까 한국인남편과의 결혼으로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완득이가 조금 컸을 때에 집을 떠난다. 따라서 한부모가정으로 어머니 없이 살아간다. 이혼하지는 않았지만 깨어진 가정이랄까...


  거기다 완득이네 가족들의 수입은 변변찮다. 완득이 아버지와 삼촌은 둘다 카바레에서 춤꾼으로 일한다. 집도 좁디좁은 옥탑방이어서 사는 것이 편리하지는 않다. 게다가 옆건물 옥탑방에는 완득이 담임인 동주-완득이는 똥주라고 부른다-가 살고 있다. 맨날 완득이를 불러서 햇반-경제사정이 어려운 수급대상자를 위해 나오는 밥, 선생 동주는 완득이를 수급대상자로 만들어주었다-을 던져 달라느니 난리다. 거기다 똥주 선생은 욕이 입에 붙은 사회선생이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려 들지도 않는다. 한번은 누군가 수업에 충실하지 않는다고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을 두고 '니들 잘나가는 학원에서, 유치원 때 초등학교 마스터하고, 초등학교 때 중학교 마스터하고, 중학교 때에 고득학교 다 마스터하고 오잖아. 근데 나한테 뭘 가르쳐달라는 거야. 대학교 꺼?'라며 학생들을 향해 윽박지른다. 이런 선생이 옆 옥탑방에 살고 있으니 좋을리가 있을까.


  하지만 인생을 살다보면 항상 나쁜일만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되먹지 않아 보이는 동주선생을 통해 어머니 소식을 듣게도 되고, 그가 외국인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된다. 또한 어떤 사건-소설을 통해 확인하시라-을 계기로 반에서 일등인 정윤하와 가까워지게 된다. 친구하나 제대로 없이 스스로 외롭게 살아온 완득이었는데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세상 뒤에 숨어 살았으며, 세상과 자식앞에서 떳떳하지 못했던 완득이 아버지를 완득이 어머니가 설득하여 완득이가 원치않는 소설가가 되는 대신 그가 잘하는 운동-킥복싱-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완득이는 어떠한 어른이 될까. 내 생각으로는 장애로 인해 세상앞에 떳떳하지 못한 그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는 되지 않을 것 같다. 몹시나 궁금하지만 이 소설의 결말은 이 책에 나와있지 않다. 그 어느것도 이룬 것이 없이 소설은 종결된다. 이점은 보통의 성장소설과는 다르다. 열린결말을 취한 것은 아마 여러가지 다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독자가 어떤 상상을 해도 괜찮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상상처럼 아마 완득이는 대한민국의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찌되었든 그런식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상상하기를 바란다. 모든 것은 열려있다. 아직은 젊기에 말이다. 아마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10대~30대가 될 것 같다. 또한 나는 10대~30대가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가능성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를 바란다. 환경의 핑계를 대지 않기를 바란다. 완득이처럼 그 혹독한 환경속에서도 꽃은 피는 법이니깐 말이다. 부디 어려운 환경속의 당신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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