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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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지, 그건 사랑이었지..."

                                                     - 루시드폴 '그건 사랑이었지' 가사 中

 
한비야의 신간,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다보니 문득 내가 좋아하는 루시드폴의 '그건 사랑이었지'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제목의 유사성뿐만 아니라 내가 책을 읽고 느낀 느낌도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조곤조곤하며 나지막한 루시드폴의 노래가 그 가사와는 상관없이 듣는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면, 이야기 하듯 쓰여진 비야 누나(?)의 책은 마치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비록 글-문자-을 통해 일방적으로 비야 누나(?)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것이지만, 나는 혼자 속으로 맞장구를 치기도하고 고개를 끄덕끄덕거리기도 하며 경청하듯하니 그럴싸하지 않은가? ^_^;

 책을 읽고난 지금,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부터 조금은 진중한 이야기까지 어려워할 것도 망설일 것도 없이 편히 이야기하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평소 말이 많은 편이 못되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나에 대해서 전화기로 전화해서 이야기 하면 되지 뭘 망설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만나서 서로의 얼굴과 눈빛을 보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즐겁다고 생각한다. 또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치즈케익을 곁들일 수 있다면, 아! 
 
비야 누나를 실제로 만난다면 어떨까.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책에 나오듯 쩌렁쩌렁한 큰 목소리를 가지고 계시다고 하니 차분하고 작은 목소리를 가진 나는 애써 큰 목소리로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충분히 즐거울 거라고 생각한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와 이 책을 통해 이미 비야 누나에게 쏙 빠져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호감이 있는 상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내겐 즐거운 일이니깐! 
 
비록 직접만나진 못해도 이렇게 책을 통해서 만나는 것도 즐겁다. 간접적이고 나만을 위해서 하는 말도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용기가 되는 말을 듣기도 하고, 이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도전을 받기도 하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책에서 비야 누나는 내게 이런 저런 조언들을 해주셨다. 물론 스스로 느끼고 깨닫고 밑줄 긋기 한 것이지만!
 
먼저 마음과 관련된 교훈들. 행복감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 '오늘 최근 어떤 감(感)에 빠져있는가? 혹은 누리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했고, 감정 특히 내가 주로 갖고 있는 '화(火)'와 '분노'를 다스릴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마음 속의 늑대와 양의 이야기를 통해 도출해낸 '좋은 마음에는 두 배로 먹이를 주고 나쁜 마음에는 절 반의 먹이를 주자'라는 교훈을 통해 내가 가진 성품을 어떻게 가꾸어 갈까 하는 고민에 대한 간결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이런저런 교훈들. 몰랐던 아프리카의 여성할례문제의 심각함에 대해 알게 되었고, 배낭여행의 짐을 꾸리는 비유를 통해서 많은 돈을 벌어 많이 소유하는 것이 진정 자유로운 것과는 같지 않을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하는 나에게 두가지 화두 1) 자신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기질) 혹시 자신이 호랑이 인데 사막에 있다거나 또는 자신이 낙타인데 숲에 있지는 않는가?  2)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를 던져 주기도 했다. 잊지말고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질문해야 겠다. 그리고 내가 제일로 궁금해 하는 글 잘쓰는 비법들(다독-많이 읽기, 다작-많이 쓰기, 다상량-많이 생각하기, 다록-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많이 기록해놓기, 글로 쓴 뒤 말로 해보기 등)에 대해서도 일러주셨는데, 다작, 다록, 그리고 다상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반성해야겠다. 진정한 반성은 실천에 있는 것이니 결과로써 반성한 흔적이 보여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글을 마무리 하면서 '그건, 사랑이었네?!' 라고 새삼 놀라본다. 앞서 초두에서 이야기 한 루시드폴의 '그건 사랑이었지'란 노래가 한 사람에 대한 애틋한 사랑 표현이라면 비야 누나의 책 '그건, 사랑이었네'는 그녀 자신의 삶과 우리네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에 관한 메시지다. 이는 책제목을 통해 쉽게 짐작했듯이 그 원동력은 바로 '사랑'이다. 문득 대문호(大文豪) 톨스토이의 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떠오른다. 제목이자 책 전체에 걸쳐 던져지는 질문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톨스토이의 대답 역시 '사랑'이었다. 자기 자신과 타인, 각박한 세상임에도 훈훈한 온기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하느님(하나님)에 까지 이 모두에 대한 '사랑'이 그녀를 살아가게 했듯 또한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이 아닐까. 그래, 그건 사랑이었다!

지금 나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질투나 시기와 같은 것들일까. 아니면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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