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말로는 경관님이 그 이후에 데니스에게 원한을 품었다고 하던데요. 홀리의 시신이 발견된 후 데니스의 집으로 찾아간 게 경관님이었다면서요. 데니스와 그 범죄를 연관 지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는데도 말이죠." P 061 - P61

"증거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당신 쪽 사람들은 체모를 잃어버렸죠. 당신은 증인들을 유도해서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하게 만들었고요. 아들의 친구에 대한 당신의 개인적 원한 때문에 말이에요. 결국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한데 엮어 십 대 남학생한테 누명을 씌운거에요" P 067 - P67

"왜 이곳 사람들은 그애들이 죽었다고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 조사는 전부 날림으로 이루어졌어요. 그애들을 찾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왜 그렇게 했는지 한 번도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P109 - P109

난 당신을 사랑해요. 내가 원하는 건 당신뿐이에요. 우리가 지금 떨어져 있는 건 내게 아무런 문제도 안돼요. 면회를 하고 싶어요. P 025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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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사는 우리는 그 모든 소리와 더불어 자동차 경적,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휴대전화 벨소리, SNS알림음, 공사 현장의 소리, 비행기 소리까지 들으며 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공적인 문제와 사적인 문제가 우리를 쉴 새 없이 짓누른다. (중략) 우리가 시달리고 있는 문제의 규모와 절박함은 현대의 것이지만 그 뿌리는 시대를 초월한다. - P8

지리상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나 성격이 얼마나 다른지와 무관하게 거의 모든 고대 철학은 완벽하게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기원전 500년에 공자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든, 그로부터 100년뒤에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든, 그로부터 한 세대가 흐른 뒤 에피쿠로스의 정원에 앉아 있던 제자든지 간에 하나같이 침착함과 차분함, 평온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가르침을 듣게 될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우뻬카(upekkha)라고 하고 이슬람교에서는 아슬라마(aslama)라고 부른다. 히브리서에서는 히쉬타부트(hishtavut)라고 한다. 힌두교 3대 경전으로 꼽히는 《바가바드 기타》의 2장은 전사 아르주나에 관한 서사시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로 사마트밤(samatvam), 즉 ‘마음의 평정 또는 한결같은 평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스에서는 에우티미아(euthtmia), 헤시키아(hesychia)라고 하고 에피쿠로스학파에서는 아타락시아(ataraxia)라고 일컫는다. 기독교에서는 아이콰니미타스(aequanimitas)라고 한다. 그리고 영어로는 스틸니스(stillness). P 017 - P17

고요는 외부의 방해에 취약하므로 세상의 소란함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우리 내면의 소음에, 우리 영혼과 육체의 소음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찰나의 고요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가장 힘든 상황에서조차 일관성 있게 끌어어낼 수 있는 집중과 지혜다. P 113 - P113

일상에서 마주치는 갖가지 스트레스와 곤경은 우리를 쓰러뜨릴 수 있다.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다 보면 우리는 하나를 닫으면 또 하나 열리는 온갖 정보 속에 사로 잡힌다. 거기에 앉아 그 모든 것을 흡수해야 할까? P243 - P243

나폴레옹은 우편물이 밀리는 상황을 즐겼다. 그 때문에 다른 누군가를 화나게 할 수도 있고 중요한 가십거리를 놓치는 일이 생기더라도 말이다. 사소한 문제들은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해결되기 때문이었다. 우리도 실시간으로 뉴스를 받아들일 게 아니라 나폴레옹처럼 여유를 갖는 태도, 유행에 한두 계절 쯤 뒤쳐지는 태도, 내 삶을 받은편지함의 노예로 만들지 않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P 056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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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빠져 있는 것. 이 책에 담긴 이야기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지극히 사적인 기호보다 균형 잡힌 일상을 가꾸기 위해 내 마음이 나아가는 방향을 기록한 것에 가깝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니다. 오래전 나는 사는 게 허무해서 작은 물건이라도 쇼핑하며 하루를 견디듯 살았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미니멀리스트로 나의 태도를 변화시킨 뒤 모든 면에서 달라졌다.

생활과 건강에서 최소 취향이 확고해진 뒤 내가 집중하는 건 배움. 머릿속에 든 건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고 평생 가져가는 거라 하지 않던가. 물건보다 경험을, 경험보다 배움과 깨달음을 얻으며 충만함을 느낀다. - P5

가지고 싶은 물건을 손아귀에 넣는 순간 느끼는 성취감. 돈을 버는 건 언제나 어렵지만, 물건을 사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견디며 돈을 벌 이유가 없었다. 지금의 나와 다른 생각이지만 그때는 그게 맞는 방향 같았다. 가장 손쉬운 기분전환, 수집인지 호딩인지 알 수 없는 시간을 보내며 돈과 시간을 많이 썼고… P 041 - P41

내가 오랫동안 고생했던 문제, 물질에 대한 통제력을 키우고 부러움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노력한 끝에 소비중독에서 점차 벗어나게 되었다. 지금은 감정적 소비가 드물뿐더러 물질 자체에 큰 비중을 두고 살지 않는다. 물질이 채우지 못한 공허와는 다른 감각으로 여백은 여유로웠으나 삶의 재미와는 거리가 있었다. 욕구를 느끼고 싶었다. 그런 내게 찾아온 부러움의 대상이 공부하는 사람들이었다. P 193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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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 신드롬을 분석하는 것은 단순히 인기 캐릭터기 때문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 펭수는 지금 한국 사회의 트렌들르 세심하게 반영해서 만든 입체적 캐릭터다. 펭수가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진화할 수 있었던 데는 연출자, 작가 그리고 연기자의 유연한 팀플레이가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초기의 펭수가 2019년 9월을 기점으로 어떻게 달라지고, 2020년에는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통해 2020년의 펭수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펭수가 한국 사회의 트렌드, 그중에서도 라이프 트렌드와 사회문화 트렌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서 가능하다. 다시말해, 펭수는 트렌드의 산물이자 우리 시대의 욕망을 담은 아이콘이다 - P5

펭수를 2030 밀레니얼 세대가 적극 지지하는 것은 펭수의 외모 때문이 아니고 펭수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거침없이 사회와 기성세대에 바른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P 028 - P28

2020년 1월 초, 펭수는 ‘펭수의 고향 남극으로’라는 에피소드에서 "새해를 맞아 고향에 감. 카톡 안받아요" 라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진다. 펭수를 찾아간 제작진이 다음 날 촬영인데 갑자기 사라지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내일이 촬영이잖아요? 저 오늘 월차 냈습니다."하며 당당히 휴일에는 카톡하지 말라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휴일에 연락하면 지옥 갑니다.", "일도 쉬어 가면서 해야죠." 라며 사이다 발언을 이어간다. 이런 발언을 속 시원하게 여기는 2030세대가 많다는 것은 아직도 현실 직장에서는 이런 말을 당당히 하지 못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P 150 - P150

펭수가 글로벌 스타가 되려면 환경이나 젠더, 윤리 이슈에 좀더 투자해야 한다. 한국에서 펭수가 사랑받은 결정적 계기가 안티꼰대였다. 갑질과 꼰대 문제 같은 사회적 이슈를 재미있게 풀어내며 공감을 샀던 것이 2030세대에게 사랑받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는 환경, 젠저, 윤리, 불평등 문제다. 오래전부터 있던 문제였지만, 기성세대가 상대적으로 외면헀던 이슈였고 그 결과 양극화는 더 심각해져갔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환경문제는 시대의 상식이 되었고, 경제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과거와 같은 시각으로 환경문제를 보지 않는다. 글로벌 10~30대, 즉 MZ 세대의 공감과 함께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펭수는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그동안의 펭수는 빨리 배우고, 적응하고, 변화를 받아들여 왔다. 그리고 앞으로의 펭수에게 기대하는 점도 이것이다. 펭수의 진화가 결국 글로벌 스타로서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 줄 무기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P 241 - P241

오디션 영상에서 펭수는 남극에서 저가 항공을 타고 스위스에 불시착해 요들송을 배웠고, 스위스에서 헤엄쳐서 인천 앞바다까지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스위스에서 인천공항까지 비행기로 직선거리가 9,000킬로미터 정도다. 하지만 물길을 따라오면 지중해와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지나고 홍해 ,아덴만, 아라비아해, 남중국해를 거치는 동선이 최적일 것이다. 이렇게 해도 1만 4,000~1만5,000킬로미터는 된다. 이 정도의 장거리를 헤엄치는 것이 가능한 펭귄은 황제펭귄이 아니라 아델리펭귄이다. 아델리펭귄은 이동기가 되면 약 1만3,000~1만 7,000킬로미터의 바닷길을 헤엄치기도 하고, 귀소본능이 탁월해 비행기를 태워서 4,0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떨어뜨려도 10개월 후 원래 살던 곳으로 찾아간다. - P56

하지만 일부 펭귄은 야생 상태에서도 50년까지 살았다는 기록도 있고, 동물원이나 사육 시설에 있는 펭귄의 경우 야생 펭귄보다 수명이 길다. 펭수는 인간 세계에서 살고 있는 설정이기에 야생 상태에서보다 수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국의 미세먼지를 비롯해 환경오염 문제, 연예인으로서 펭수가 겪는 스트레스, 펭귄 무리와 떨어져서 홀로 살면서 겪을 외로움 등을 변수로 계산할 수는 있겠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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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감기 때문에 제조 약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본 적이 있을 거다. ‘내 약에 항생제가 들어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그러한 생각 말이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두눈 부릅뜨고 약봉지를 보면서 항생제가 있으면, 빼낸 적도 여러번 있었다. 회사에서도 병원 제조약에서 항생제를 빼고 먹는 동료들도 여럿 보았다. 뿐만 아니다. 항생제 내성이 두려운 엄마들이 ‘안아키’라는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만들기도 했다.



항생제는 인간에게만 사용된 게 아니다. 동물들에게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어떠한 동물은 가축으로 길러져, 인간들의 식탁에 올랐다. 또 다른 동물들은 인간의 반려동물로 키워졌다. 가축이든, 반려동물이든 그들이 먹는 사료 속에도 항생물질이 들어 있었고, 인간의 식탁도 항생물질에 찌들어졌다. 그렇게 항생물질이 우리의 생활을 점령하였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항생제에 계속 노출된 박테리아들은 진화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거다.



인간을 살리기 위해 사용한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이, 정작 인간을 죽이는 박테리아를 진화시켜버린 것이다. 진화한 박테리아를 죽이기 위해서는, 더 강한 항생제가 필요하게 되었고, 더 강한 항생제는 또 더 진화한 박테리아를 만들어냈다. 이 악순환 속에서 정작 우리 인간들은 매우 강한 항생제 치료로 인해 죽어가거나, 혹은 죽이지 못한 박테리아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다.

그때가 바로 내가 약물 내성을 지켜보기만 하던 수동적 관찰자에서 증가하는 슈퍼버그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한 경주에 뛰어든 능동적인 참여자로 바뀐 순간이었다. 그러나 임상시험의 멀고도 험한 여정을 시작하기전에 나는 톰 스타이츠, 톰 월시와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 이면에 숨겨진 놀라운 과학 발전뿐만 아니라 이전 세대들의 실패한 연구들과 끔찍한 윤리적 과실로부터 얻은 고통스러운 교훈에도 익숙해져야 했다. - P10

슈퍼버그는 1960년대 이전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고, 1990년대까지도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사들의 잘못된 항생제 처방 관행과 함께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상업적 농업이 박테리아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약품들을 노출시켰고, 그 결과 박테리아들은 그 약효를 무력화시키는 법을 알아냈다. 다시말해 인간에게 치명적인 감염의 주요인인 슈퍼버그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P 012 - P12

동물에게 항생제를 무분멸하게 쓰는 관행은 슈퍼버그의 출현은 주요인 중 하나였다. 동물 안에 사는 박테리아들이 우리가 가진 최고의 약물들에 노출되면서 그것들을 피할 방법을 학습하는 까닭이다. 최근 18개월 주에서 100명 이상에게 발병한 감염의 최종 원인은 예기치 않게도 강아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된 개들 거의 전부가 애완동물 가게에서 팔린 것들이었고, 최소 한 차례 항생제를 투여 받은 이 개들 속에 살던 치명적인 슈퍼버그가 새 주인에 옮겨간 것이었다. P 172 - P172

대다수 항생제와 달리 메로페넴은 항생제 분해 효소에 강한 저항력이 있어서 심한 감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생제 중 하나다. (중략) 그러나 그의 소변에서 추출된 박테리아는 의사들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메로페넴을 파괴할 수 있는 효소를 가진 박테리아였다. 참담한 사태였다. 그건 박테리아가 환자와의 줄다리기에서 또다시 이기고 있다는 신호였다. 만약 박테리아가 메로페넴에 완전히 내성이 생긴다면 매년 수 만 명이 죽을 것이다. P181 - P181

궁극적인 문제는 많은 항생제의 수익성이 낮다는 것이다. 아이디어 수준에서 신약의 생산과 시판 단계까지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며 거기에는 1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비아그라 같은 약을 만들어낸다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므로 그 비용이 정당화된다. 그러나 항생제의 경우 몇 가지 특성 때문에 이윤이 적다. 항생제는 대체로 환자가 아플 때만 단기로 처방되며, 훌륭한 새로운 항생제라도 머잖아 그에 대한 내성이 발생하게 된다. 항생제 내성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생긴다. P 039 - P39

페니실린이 처음으로 시판된 뒤로 2세대가 지나면서 수억명의 생명을 구했는데 지금에 와서 전 세계적으로 재고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쉽게 믿기지 않는다. (중략) 페니실린의 유효 성분을 생산하는 회사는 오직 4개 뿐인데, 중국과 호주에 본사를 둔 제조사들이 이윤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생산 수준을 낮게 유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P 103 - P103

환자들에게는 이런 약들이 필요했지만, 시장은 그것들을 감당하게 설계되지 않았다. 누가 한 알에 1,000달러 또는 그 이상을 지불할 것인가? (중략) 일반적으로 신약 제조사들은 특허권을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이전하지 않는 한 복제약 제조사들과 경쟁하기 전에 12년에서 15년간 판매 독점권을 갖는다. 하지만 복제약 제조사들이 생산에 나서지 않는다면 특허가 만료된 후에도 가격이 오를 수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항생제 10종 중 1종이 경쟁 부재로 인해 가격이 90%인상됐다. P 211 - P211

임상시험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많은 조치가 있었지만 내 연구처럼 환자들이 어떤 실험적 약을 투여 받는지 알고 있는 공개 임상시험에도 장애물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그즈음 나는 그 사실을 절감하고 있었다.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는 회의에서 동료 의사들은 임상시험 대상제 배제 기준이 너무 엄격해졌고, 효중성 백혈구 감소증과 장기부전, 패혈증 같은 배제조건이 임상시험이 필요한 환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매번 불평했다. 임상 연구의 개정적 고려사항을 읽으면서 따분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항생제 연구가 너무 복잡해지고 비용도 너무 많이 든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P 280 - P280

우리의 슈퍼버그 연구는 대부분 항생제 개발과 임상시험에 초점을 두지만, 진단도 그만큼 주요한 역할을 한다. 더 나은 검사는 더 정확한 진단을 의미하며 결국에는 더 정확한 항생제 처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계속해서 불필요한 약에 노출되며, 이는 진단이 불확실할 때 주로 발생한다. 우리는 훌륭한 진단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의문을 제거하고 의사들이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을 때 항생제를 중단시킬 자신감을 느끼게 해주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비용을 대야 한다. P 316 - P316

우리는 슈퍼버그나 새로운 변종 박테리아로 인한 피부 또는 연조직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달바가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적인이 알아보고자 했다. P 080 - P80

임상시험 계획서를 검토하는 위원들을 바라보는 동안 속에서 조용한 분노가 차오르는 걸 느겼다. 결국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쓸 수 있는 약이 이제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환자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P 192 - P192

이 약은 사람들에게 정말로 도움이 될 것이며, 제약사에서 무료로 제공할 거라고 목청껏 외쳐왔지만, 이 약을 시도해볼 용의가 있는 적합한 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후보 환자 중 일부는 내가 만나러 갔을 때는 평온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아프고 겁에 질려 동의서를 작성해줄 수 없었다. 동의서를 작성해줄 수 있는 환자들 가운데서도 일시적 혈압강하나 비정상적인 혈액 검사 결과 같은 세부 조건으로 인해 배제되는 이들이 종종 생겼다. 임상시험이 가장 필요한 환자들이 종종 참여 자격이 안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괴로웠다. P276 - P276

"우리는 방어력이 없는 이들을 방어해준다" P 088 - P88

나는 환자들이 자신의 삶 속으로 나를 끌어들이는 방식에 놀라워하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이날뿐 아니라 많은 날 나는 생각했다. ‘나는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닌데, 그럴 자격이 없는데’ 의사 가운은 환자들에게 속내를 털어놓게 만든다. 사람들은 가장 친한 친구와 가족에게도 절대 털어놓지 않을 사연을 내게 들려준다. 나는 플로리다 근교의 가톨릭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하며 자랐는데, 지금 나는 고해소의 반대쪽, 신부님의 자리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P 265 - P265

의사라는 위치는 남다르다. 나는 의료진의 극심한 피로에 대한 글을 써왔고, 그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까 봐 걱정하는 젊은 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있다. (중략) 의사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다시 정상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들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잠을 자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저녁에 친구와 어울리며 술도 한잔 할 시간을 가질 자격이 있다. 그들은 병원이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을 필요로 한다. P270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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