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인문학책 『채근담』은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아온, 시대가 증명하는 아주 유서깊은 인문고전 책이다. 어느정도로 유서깊은 책이냐면, 『채근담』의 저자 홍자성은 명나라 말기 문신이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대충 17세기 조선에 해당한다. 홍자성은 유교, 도교, 불교 등 인간에게 가르침을 주는 모든 사상들을 융합하여, 이 책 『채근담』을 썼다. 쓰여진지가 벌써 기백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서로에게 추천하고 열광한다.


기백년전에 쓴 사람이 쓴 글이라면,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이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채근담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관계맺기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모두가 내 맘 같지 않고, 저마다 개성이 다르며, 저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채근담』은 바로 이런 인간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린다.




삶에서 마주하는 불편한 말, 마음을 거스르는 일들은 때론 우리를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연마재가 됩니다. 듣기 좋은 말만 들으며, 늘 기분 좋은 일만 겪는 삶은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결국 자아를 성장시키지 못하고, 삶의 깊이만 얕아질 뿐입니다. 말 한마디에도 사건 하나에도 내면이 흔드릴 때, 그것을 되돌아보며 다듬는 과정이야말로 참된 수양입니다. 달콤함만 좇는 삶은 결국 인생을 망치는 독이 되고, 쓴맛을 견디는 삶은 결국 단단한 지혜를 남깁니다. p 032


참된 가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진짜 청렴한 사람은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지 않으며, 오히려 “나는 청렴하다”라고 이름을 내세우는 순간, 그 마음속에는 이미 탐욕이 깃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진정한 능력은 조용히 발휘됩니다. 과도하게 기술을 자랑하고, 자신의 솜씨를 과시하려 드는 사람은 오히려 미숙함이 들통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덕과 능력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록되어야 합니다. 겸손한 실천이야말로 오래 남는 힘이며, 조용한 정직함이야말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진짜 능력입니다. p 091


우리는 살면서 ‘기분 좋은 것’, ‘맛있는 것’을 좇으며 그 순간의 만족에 안도합니다. 그러나 그 즉각적인 쾌락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입에 좋은 음식도 지나치면 병이 되고, 마음에 드는 일도 지나치면 탈이 됩니다. 절제는 부족함이 아니라 넘침을 막아주는 방패입니다. 오래도록 자신을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순간의 기쁨보다 지속될 평온을 선택해야 합니다. p 133


사람 사이의 관계는 그 깊이가 생기기 전까지 성급히 평가하거나 표명해서는 안됩니다. 선한 사람이라 해도 아직 신뢰가 단단히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드러내어 칭찬하면, 도리어 주변의 질시를 불러일으켜 그 사람을 해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악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도 섣불리 배척하거나 공격하면, 예상치 못한 보복이나 억울한 꼬리표를 감당해야할 수 있습니다. 진정 현명한 사람은 감정보다 상황을 먼저 살피고, 행동보다 침묵의 무게를 아는 이입니다. p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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