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세 기적의 뇌과학 육아 - 컬럼비아대 뇌과학자 엄마가 알려주는 생후 1,000일 애착 형성 가이드
그리어 커센바움 지음, 이은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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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첫 돌이 되기 전까지는 육아책을 자주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첫 돌이 지난 후부터 두 돌이 된 지금까지, 한동안 육아책을 보지도 사지도 않았다. 일단 회사-육아 쳇바퀴 일상으로 바쁜 것도 있었고, 과거에 읽었던 육아책에서 하지 말라는 것들은 대게 1분 1초가 바쁜 워킹맘에게는 지키기가 너무 어려운 게 많았으니까. 예컨데 일상 생활습관 면에서.




나는 출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출근하기 전에 아이 깨우고, 밥먹이고, 씻기고, 옷입히고, 등원을 시켜야 한다. 육아책에서는 엄마가 다 해주면 안된다고, 떠먹여주면 안되고, 아이에게 ‘보상’을 주면서 하게 하면 안되고, 어쩌고 저쩌구. 죄다 하면 안된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태반. 그래서 난 육아책을 멀리했다. 



그렇게 내 아이는 이제 두돌이 지났다. 놀랍게도 육아책에서 하지말라던 그런 것들을 해왔음에도, 내 아이는 너무 정상적으로 잘 자랐다. 너무나 독립적이며, 심지어 또래 개월수보다 성장 발달도 빠르다. 전문가가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했는데도 너무 잘 자라줘서, 내 아이가 예외인가 싶었다. 



이제 어느정도 육아관 정립이 되었기에 #육아책 한 권을 골랐다. 오늘 리뷰하는 육아책 『0~3세 기적의 뇌과학 육아』다.



이 육아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사실 하나. 내 아이가 또래보다 발달이 빨랐던 건 예외 케이스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거기다 이 책에 따르면, 놀랍게도 나는 내 아이 뇌가 잘 발달할 수 있는 육아를 하고 있었다는 거다!! 이것은 마치 소가 뒷걸음 치다가 쥐를 잡은 느낌!! 


※흔히 널리 알려진 육아에 대한 ‘오해’ ▶ 진짜 ‘오해’인 이유※


아기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므로 영아기의 경험은 중요하지 않다 ▶ 영아기의 기억은 뇌에 암묵적 기억으로 저장되어 정서뇌와 무의식을 구성한다.


아기가 울 때 무조건 달래주면 버릇이 나빠지고 의존성이 높아진다 ▶ 아기가 보내는 신호에 충분히 반응해주어야 정서뇌가 발달하며 독립성 또한 커진다.


아기는 스트레스 상태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다 ▶ 3세 이전의 아이는 그럴 능력이 없다. 해마와 전전두피질이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와 무언가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 아이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와 부모의 뇌가 성장한다.


마땅한 이유가 있을 때만 아이의 스트레스와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 좋다 ▶ 아이의 모든 스트레스와 감정에 대해 그렇게 느껴도 된다는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


아이의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사야한다 ▶부모의 존재 자체가 아이의 뇌 발달에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잘 자라려면 많은 수업에 참여하고 사회활동을 하게 해야한다 ▶ 아이에게 필요한 건 부모의 몸으로부터 느끼는 감각 경험이다.


밥은 정해진 시간에 줘야한다 ▶ 아이가 생리학적 신호를 느껴 배고픔을 표현할 때 밥을 주면 된다.


우는 아기를 안아줘도 큰 변화는 없다. 아기들은 어쨌든 운다 ▶ 얼마나 오래 울든 간에 우는 아기를 안아주는 행위 자체가 좋은 육아다.


아기가 혼자 다시 잠드는 법을 배우려면 수면 훈련이 필요하다 ▶ 아기들은 늘 자라고 있다. 뇌 발달 과정에서 큰 변화를 겪으면 간혹 더 자주 깨는 경우가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뇌가 더 발달하며 수면 패턴도 안정된다.




정신 건강은 대체로 태어나 3세가 퇼 떄까지의 시기에 형성된 복잡한 정서적, 인지적 뇌 회로의 변화를 통해 형성된다. 영아기에는 네 개의 주요 뇌 회로가 생성된다. 편도체, 시상하부, 해마, 전전두피질이라 불리는 네 영역은 정신 건강, 관계, 인지 등 모든 뇌 기능의 근간이다. 뇌과학적 관점에서 정신적, 정서적 건강은 회복탄력적인 스트레스 체계에 뿌리를 둔다. p 008



안정적으로 보살펴주는 양육자가 있을 때 영아의 뇌는 옥시토신으로 시작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도파민, 세로토닌, 엔도르핀, 가바로 이어지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종합선물 세트를 분비한다. 아이의 뇌가 옥시토신에 둘러쌓이면 스트레스와 감정, 관계, 갈등을 다루는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회복탄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p 033



부모는 언제나 내 아이의 사회성, 사교성, 학업성취도, 공감능력 등을 걱정한다. 걱정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근데 아이를 낳고 보니, 정말 이 모든 걸 걱정할 수 밖에 없더라. 내 아이를 향한 수많은 걱정들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내가 걱정하는 이 모든 것들은 생각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전부 건강한 정신과 신체에서 발현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내 아이가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지니기 위해선 어떻게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회복탄력적인 스트레스 체계가 정립되어있어야 한다.



스트레스 회복탄력성이 부족한 아이가 성인이 된다면, 이러한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이들은 사회에서 맞닥뜨린 각종 시련과 사고에 대처할 능력이 부족하여, 그로 인한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에 잠식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성인이 된 이들 중 일부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신의학적인 치료나 명상 등의 도움을 받을 지도 모른다.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이렇게 자라지 않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그 방안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회복탄력적인 스트레스 체계를 정립하는 시기를 잘 케어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 시기가 언제인가? 다름아닌 0세 ~ 3세, 영아기다. 



영아의 뇌는 이미 기능하고 있는 생존뇌 회로, 미성숙하고 아직 발달 중인 스트레스 체계를 포함한 정서뇌 회로, 이제 막 생겨나기 시작하는 사고뇌 회로라는 독특한 구성을 보인다. 정서뇌와 사고뇌회로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이 시점에서 양육은 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태어나 첫 3년 동안 유전적 요인과 경험에 의해 이 회로의 뇌세포가 연결되며, 개인으로서 지녀야 할 능력이 점차 성숙된다. p 046



기존의 연구는 두 가지 중요한 점을 보여준다. 첫째, 부모가 되는 누구든 커다란 뇌의 변화를 겪는다. 둘째, 부모의 뇌는 더 큰 변화를 경험하며, 육아에 필요한 능력은 생후 초기에 아이를 돌보는 데 쏟는 시간에 비례해 얻는다. 부모가 되고 처음 몇 달 동안은 ‘부모의 뇌’가 발달하는 시기로, 이때 부모의 뇌가 부모 자신과 아이에게 도움이 되도록 변하게 하려면 양육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 p 077



여러 연구에 따르면 ‘어머니기’와 ‘아버지기’는 성인기에 발견되는 가장 놀라운 되 변화와 신경가소성 발현의 시기다. 즉 육아를 위해 건강한 뇌 회로를 새롭게 만들 기회이자 우리 정신 건강의 기저에 있는 정서뇌 회로를 바꿀 기회다. 영아기의 아이들을 풍부하게 양육할수록, 가까이 있을수록, 더 반응해줄수록 옥시토신이 더 많이 분비된다. (…)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는 먼 나라 이야기다. 특이 열악한 육아 문화에서는 부모의 변화를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거나 보듬어 주지 않으며,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심도 보이지 않는다. 부모에게 그 어떤 사회적 지원도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와 직장 문화 개선을 요구하는 동시에 부모로서 필요한 사항을 요구하고 구축해가는 건 우리의 몫이다. p 078



부모가 되며 뇌가 변화할 때 많은 부모가 양가감정이라고 하는 상반되는 감정을 느낀다. 부모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생기는 일이다.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도록 누군가 와서 아이를 좀 데려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가 꺄르르 웃는 소리에 완전히 매혹되었다가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데서 원망이 느껴지는 때도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상반되는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되리라는 점을 꼭 이해하면 좋겠다. 깊은 사랑은 물론 깊은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많은 초보 부모가 이럼 감정이 들 때 부모로서 잘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를 부모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주요한 인생 경험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상반되는 당신의 감정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모두와 공유하자. 당신의 감정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p 092



아이를 낳고 키운지 이제 2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내가 들어왔던 육아 정보들 중 제일 큰 비중을 차지했던 건 부모 없이 혼자 잘 수 있는 ‘수면교육’, 너무 자주 안아주면 버릇이 나빠지며 아이 ‘독립심’도 키울수 없다 등이었다. 그래서 나 역시 애 낳고 초반에는 수면교육이다 뭐다하며 아이를 울리는 일이 잦았다. 그러다보니 어느순간부터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이가 싫다며 우는데, 수면교육을 하는게 맞는건가? 오히려 같이 자면서 아이를 편안하게 해주는게 맞지 않나. 뭐 이런 거? 물론 같이 자면 부모 수면의 질이 떨어지긴 하지만, 아이와 달리 우리는 성인이니 그 정도야 어떻게든 버틸만하니까. 그래서 갓 두돌이 지난 지금도 나는 아이와 같이 자고 있다. 



위에서도 말했듯 나는 육아 전문가들이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했다. 하지만 이 육아책에 따르면, 나는 의도치 않게 아이 뇌 발달을 돕는 뇌과학 육아를 하고 있었다. 그런 우리 아이, 두 돌이 된 우리 아이는 이렇게 자랐다. 



독립심이 엄청나다. 뭐 지금이 그런 시기이기도 하지만, 뭐든 ‘스스로’ 하는 걸 좋아한다. 수면도 그렇다. 부모와 같이 잠들면 편안하게 잘잔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도 있다. 예컨데 아프거나, 치아가 나오거나, 혹은 성장통! 근데 이런 예외상황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평소처럼 돌아온다. 



그 뿐만이 아니다. 또래 개월수 대비해서 성장발달이 꽤 빠르다. 빠르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얼집 선생님 말씀을 들어봐도 그렇고, 얼집에서 같은 반 아이들을 봐도 그렇고 우리 아이가 확실히 빠른 편이다. 대화는 기본이고 긴 문장 구사도 잘하며, 타인의 슬픈 감정을 인지하여 위로할 줄도 안다. 



정말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었던 내 육아법이 잘못된게 아니란 사실에, 알고보니 과학적이라는 사실에 두 번이나 놀라게 한 육아책  『0~3세 기적의 뇌과학 육아』. 내년에 엄마가 될 내 친구에게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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