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까지만해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난이 사회적 문제였다. 따라서 생산성이 높은 품종을 개량하고, 대체 음식을 만드는 게 화두였다. 그런 과정에서 장기 보관이 쉽고, 이동이 쉽고, 그 자리에서 먹기 쉬운 가공식품들이 무수히 개발되었다. 문제는 가공식품을 만드는데 있어서 수많은 합성첨가물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보존제, 발색제, 방부제, 합성 조미료등은 기본이고 설탕 및 소금이 과하게 들어간다. 이런 가공 과정에서 식품 원형의 맛이 사라지는 건 물론이고, 다량 섭취했을 때 몸 속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지금처럼 가공식품이 일상화되기 전, 그러니까 위에서 말한 1970년대까지만해도 사회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질병은 코로나19처럼 결핵, 천연두, 콜레라 같은 감염성 질병이었다. 하지만 가공식품이 일상화된 지금, 사회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질병은 당뇨, 류머티즘, 치매, 각종 염증성 질병이다. 너무 흔하게 발병하는 위염, 장염, 치주염, 피부염 기타 등이 모두 염증성 질환이다. 이렇게 염증성 질환이 일상화가 된 이유는 위에서도 말한 합성 가공식품의 대중화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서구적인 식습관이 있다.


다시 가공식품이 일상화되기 전으로 돌아가보면, 한국인의 밥상에 올라가는 음식들은 찌고 삶고 데치는 요리들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식재료가 풍부하지 않았기에, 먹는 음식도 한정적이었고, 먹는 시간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가공식품의 일상화되는 그 시점에 발맞춰 전 세계적으로 보다 빠르고 편리한 삶을 지향하고, 식량난이 사라지며 잉여 농산물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먹는 행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노동을 하기 위해 먹었다면, 지금은 즐기기 위해 먹는다. ‘먹는 행위’가 노동이 아닌 여흥을 위한 행위로 바뀐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먹방’, ‘미식’, ‘맛집찾기’ 등이다. 


거기다 요즘 사람들에게 핫한 음식들은 위에서도 말한 서구적인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들이다. 기름으로 볶거나 튀기고, 직화로 한 요리들. 혹은 정말 맵거나, 달거나, 짠 요리들. 먹방 프로그램에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이런 요리들이 주로 나온다. 요리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불맛이 중요하다며 직화를 하거나, 튀기거나 볶는다. 거기다 설탕을 과하게 넣기도 한다. 직화든 튀기든 직접 조리한 요리는 가공식품보단 몸에 좋겠지, 하고 안심하고 먹기엔 이런 요리들도 건강에 좋은 선택지는 아니다. 


그렇다면 옛날 사람들이라고 기름에 볶고, 직화한 요리를 안먹었을까? 옛날 사람들도 분명 먹었다. 다만 그때는 식량 자체가 귀했을뿐더러, 넘쳐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요즘처럼 무분별하게 먹지 않았을 뿐이다. 귀한날, 잔칫날이나 되야 먹던 음식이었다. 반면에 현대인들은 이런 류의 요리를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


그렇게 가공식품과 서구식 음식에 길들여진 우리 몸에 남은 건.... 독소다. 당독소. 이름부터 ‘독’이 들어간다. 이름값을 하려는건지 모르겠지만, 당독소는 몸에서 각종 염증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주자였다. 


 

당독소가 혈액이나 조직에 축적되면 우리 몸에 교란이 일어나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 당뇨, 암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유발한다. 그뿐만 아니라 백내장, 황반변성, 녹내장, 제3신경통, 치주질환, 역류성 식도염, 위무력증, 수전증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독소의 해로움이 신체적 영향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울증을 심화시키고 불안을 높이며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등 심리적 정신적 인지적 문제와도 연관이 깊다. 당독소라는 단어에 독소, ‘독성물질’이라는 의미의 ‘toxin’이 포함된 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정직한 용어인 셈이다. p 035


당독소는 조리 방법의 문제와 서구화된 식습관과 연결되어 있다.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습관적으로 먹어 과잉 에너지가 누적되면 당독소, 활성산소, 염증이 많아진다. 정제된 탄수화물 같은 당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할 때 남은 당과 찌꺼기들이 혈관과 체내의 곳곳에 쌓여 당독소가 된다. 그런데 당독소는 자연적으로 소모되지 않고 체외로 잘 배출되지도 않는다. 분해가 잘 되지 않는데다 체내에 머물면서 활성산소를 만들어내기 바쁘다. p 054



당독소는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기 때문에 중독이 되기 쉽고 탐닉을 일으킨다. 끝없는 자극 추구와 즉각적인 보상 체계는 뇌의 도파민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자제력을 약화시킨다. 당독소가 높은 음식들은 쉽게 중독되는 특성이 있다. ‘아는 맛이라 더 맛있는 맛’에 대한 갈망을 불러 일으킨다. 당독소 자체가 마약처럼 중독성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당독소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탐닉하게 만들고 대사질환과 퇴행성질환 발병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연구가 유명 저널에 발표되었다. p 065


과일을 몸에 좋은 것으로만 인식하고 건강을 위해, 체중조절을 위해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과일은 초콜릿과 다를 바 없는 당 덩어리다. 달달한 음식이 없었던 100년 전 사람들에게 과일은 귀하고 좋은 음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칼로리가 풍요롭게 남아도는 잉여 시대에 살고 있다. 끼니마다 몸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이상을 섭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일이 몸에 좋다는 옛말만 믿고 따르는 것은 몸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p 083


과당은 우리 몸에 물과 영양이 부족할 때 저장모드로 바뀌는 데 필요한 일종의 메신저다. 그런데 우리가 밖에서 필요 이상으로 이 신호를 많이 보내면 일련의 작용이 계혹 쌓여 탈수가 가속화되고 당독소가 누적되어 피로해질 뿐만 아니라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뱃살이 는다. 세포 바깥에 있는 물이 자꾸 줄어들어 피부와 점막이 건조해지고 갈증과 식욕이 촉진된다. 몸에서 발생하는 대사열을 식힐 물이 사라져 열증과 메마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탈수, 열압 상승, 염증이 반복되면 신장 또한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 맘 놓고 즐길 수 있는 단맛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p 084



요근래 스트레스를 푼다고, 입이 심심하다고, 별별 이유로 단걸 너무 많이 먹고 있다고 느끼고 있기에, 이 책 『당독소 쇼크』는 말 그대로 정말 쇼크였다. 정제 탄수화물이 몸에 안좋다는 사실도 알고,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안좋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내 몸은 왜 자꾸 몸에 안좋은 음식만 탐닉하는지, 하.


당독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삶고 찌고 데치는 요리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러한 요리 방법으로도 맛있는 식사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쉬운 예로 흔한 음식 재료인 달걀부터 바꿔보자. 달걀은 어떻게 해 먹어도 맛있지만 내 몸을 생각한다면 프라이보다 삶아서 먹는 것이 좋다. 스크램블을 볶을때보다 쪄먹을 때 당독소 함량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프라이와 스크램블은 물론 튀기고 볶은 음식을 아예 먹지말라는 게 아니다. 기존의 방식을 조금만 더 줄이는 대신 삶아먹고 쪄먹고 데쳐먹는 방식을 늘려보자. 내 몸이 먼저 좋은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p 071


날 닮아서 뿡뿡이가 계속 단걸 찾는건가 싶기도 하고. 지금이라도 식습관을 조금씩 바꿔나가야하는데, 이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가 않는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건강한 돼지가 되려면..... 단것 2개 먹을 때 1개 먹는거로 줄여나가는 것 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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