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 읽는 책들은 주로 역사책이지만, 어릴때만해도 이야기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전래동화부터 시작해서 어린이용 고전소설까지, 지금과는 달리 이야기책을 즐겨 읽었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는 성인과 달리 상상력이 풍부하다보니, 무엇이든 상상하며 그려낼 수 있는 이야기책이 재미있었나보다. 상상력이 메마른채 커버린 지금의 나에게는 전혀 찾을 수 있는 모습이랄까?


우리 뿡뿡이 만큼은 나처럼 상상력이 메마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림책을 자주 읽어주고 있다. 이 그림책 『이야기 귀신이 와르릉 와르릉 1. 딱 하나만 들려주오』도 그런 일환이긴 한데, 어머 세상에. 연령 미스다^_T. 우리 뿡뿡이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주려면 몇 년은 더 지나야 할 느낌? 뭐랄까, 이 책은 초등 저학년부터 읽으면 좋을 듯하다.


이 그림책은 이야기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가, 재미난 이야기를 보따리에 모아둔 영감님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대체 뭐하는 거요?”


“재미난 이야기를 이 안에다 모아 돔둥.”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영감님의 이야기 보따리가 너무 궁금했다. 영감님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아이가 조르기 시작하니, 영감님이 말하길!



한집에 어머니가 둘, 딸이 둘인데

모두 합하면 셋이다. 어찌 된 일일까?



수수께끼를 풀면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한다. 단, 이 수수께끼는 삼 년 안에 맞춰야만 한다. 삼년 째 되는 날 답을 알게되어서 영감을 찾아갔더니 글쎄! 영감은 죽고 영감의 외동딸만 남아있네? 이 외동딸이 하는 말이, 영감이 죽은 뒤 영감이 살던 방에서 밤마다 자꾸 귀신소리가 나서 무섭다고 한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리의 주인공! 냉큼 영감이 살던 방으로 들어가 귀신 소리가 나는 곳을 찾다보니, 벽장 속 낯익은 보따리가 보였다. 삼년 전 영감이 이야기를 모아놓은 보따리였다. 아이가 이 보따리를 풀어주니, 어머나?



“아이고, 이제야 숨 좀 쉬겠네 우릴 풀어주어 참말 고맙소!”



수많은 이야기가 보따리 속에서 나와 창밖으로 나갔는데, 몇 개의 이야기는 나가지 못하고 아이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우린 너무 오래 갇혀 있는 바람에 본모습을 잃었소. 우리조차 우리가 무슨 이야기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누가 우릴 알아보겠소. 그냥 딱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신세지. 엉엉엉”


“그럼 이렇게 합시다! 내가 찬찬히 들어보고 없어진 부분을 만들어주겠소. 어차피 되찾을 길이 없으니 아예 새로 지어내자 이말이오.”



그렇게 본 모습을 잃어버린 이야기를, 새 이야기로 만들어주기 시작하며 이야기 속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게 아이가 새로 만들어준 이야기 세 편이 이 책에 실려있다. 아이가 듬성듬성 구멍난 이야기를 새로이 창작했으니, 그 제목은 「세상에서 젤 운 없는 사내」, 「신기한 대나무 베개」, 「빨래꾼과 복복이」. 하나 같이 맛깔나는 이야기다. 


성인인 내가 봐도 맛깔나게 만든 이야기인데,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아이들이 보면 얼마나 재미있을지! 초등학생들 그림책으로 강력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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