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글쓰기 - 모든 장르에 통하는 강력한 글쓰기 전략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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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 기자님 새 책이 나왔다. 음... 새 책인가? 제대로 말하자면 과거에 출판됐던 「기자의 글쓰기」 개정판이다. 이미 구판을 가지고 있는 나지만, 개정판은 또 못참지!!!

 


 

「기자의 글쓰기」 초판을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 개정판도 어김없이 배울점이 많다. 그리고 반성할 점도 많다T_T. 분명 초판을 읽었을 때도 반성을 했는데?? 이제 고쳐야지, 했는데??? 이게 참. 반성만 하고 개선을 못했다. 사람은 학습하는 동물이라고 대체 누가그런거여. 왜 난 학습이 안되건데?! 그래서 난 여전히 글쓰기 반성중 ^_T (심지어 초판을 읽고, 잊지 않기위해 블로그에 리뷰까지 썼는데, 개선을 못했음.하ㅏㅎ..핳하ㅏㅎ.ㅎ)

 

 

과거 포스팅을 곱씹어보자. 생각해보면 한동안은 「기자의 글쓰기」 에서 박종인기자님이 강조했던 ‘쉽고, 구체적이고, 짧게’를 상기시키며 포스팅을 했었다. 분명 그랬다. 벗뜨... 임신과 함께 나에게 온 그 이름 ‘매너리즘’. 그렇게 나는 매너리즘이라는 친구와 함께(^^) 오랜 기간 함께했다. 최근 몇 년간 도서 리뷰의 70%는 매너리즘과 함께한 포스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랄까. 문장도 길고, 쓰잘데기 없는 수식어도 많고. 그 옛날 대학 레포트를 길게 늘려쓰기 위해 아무말을 늘어놓던, 그 때의 내 모습이랄까? 하하하. 다시금 반성...!

 

 

근데 이 매너리즘이 블로그 포스팅에만 온 게 함정. 회사에서는 매너리즘이고 나발이고 ‘쉽고, 구체적이고, 짧게’를 오백프로 지키는중;;

 

 

이 책은 진실한 글에 대한 책도 아니고 도덕적인 글에 대한 책도 아니다. 그렇다고 부도덕한 글은 절대 아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진실한 글도 잘 쓰자는 말이고 도덕적인 글도 기왕이면 재미있게 잘 쓰자는 이야기다. 악마를 소환하는 글도 악마를 감동시킬 만큼 재미가 있어야 악마를 부를 수 있다. 악마도 맛있게 읽고 천사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글에 관한 요리책이다. p 011

 

 

복잡한 원칙은 원칙이 아니다. 원칙은 간단해야 한다. 몇 가지 원칙만 익히면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다. 사람들이 글쓰기 자체를 두려워하기에 원칙을 적용하지 못할 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원칙을 깨닫게 해주는 목적으로 썼다. 글쓰기는 어렵지 않다. 몰라서 못쓰지, 원칙을 알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p 013

 

 

박종인 기자님이 말하는 글쓰기 원칙은 한결같다. 글쓰기는 ‘상품’과 같기 때문에, 소비자(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상품(좋은 글)이어야 한다. 모름지기 좋은 상품이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다. 좋은 글도 똑같다. 독자에게 쉬운 글이어야 한다. 쉬운 글은 내용이 구체적이고(이해하기 쉽고), 문장에 리듬이 있어서 읽는 데 끊김이 없다.

 

 

한마디로 좋은 글이란 ‘쉽고, 구체적이고, 짧아야’ 한다. 여기서 조금 더 디테일을 더하면 ‘팩트를 기반으로, 수식어 및 진부한 비유는 빼고,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1. 좋은 글은 쉽다.

2. 쉬운 글은 전문 용어나 현학적인 단어가 아니라 평상시 우리가 쓰는 입말을 사용해 짧은 문장으로 리듬감 있게 쓴 글이다.

3. 독자는 글을 읽으면서 감동받기를 원한다.

4. 감동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서 나온다.

5. ‘매우’ ‘아주’ ‘너무’ 같은 수식어는 그 감동을 떨어뜨린다.

6. 독자들은 ‘너무 예쁘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예쁜 이유, 즉 구체적인 팩트를 원한다.

7. 불명확한 글, 결론이 없는 글은 독자를 짜증나게 만든다. 명확한 팩트로 구성된 명쾌한 글은 독자에게 여운을 준다.

- 「기자의 글쓰기」 ‘좋은 글이 가지는 일곱 가지 특징 中’

 

 

 

 

글을 쓰려면 재료가 필요하다. 재료는 상상에서 나오지 않는다. 일상생활 경험과 남이 던진 이야기, 읽은 책, 검색한 자료에서 나온다. 그렇게 얻은 재료를 물 흘리듯 보내버리면 글을 쓸 재간이 없다. 반드시 기록해 둔다. 그게 글 보따리다. p 045

 

 

축적해 놓은 글 재료들을 되도록 엑셀 파일로 정리해 둔다. 방대한 재료들이 분류와 검색이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진화한다. 키워드를 만들어서 한 칼럼은 그 키워드를, 자료는 파일 이름과 컴퓨터 폴더명, 인터넷 URL을 분류해서 엑셀에 정리해 놓으면 기가 막힌 글보따리가 된다. 글을 쓰기로 작심했다면 꼭 이를 실천해보시라. 한번 쓰고 글짓기 그칠 사람은 이럴 필요 없다. p 047

 

 

2018년 12월, 박종인 기자님 북토크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 때 기자님이 했던 말이 있었다. 바로 기자님 본인이 모아온 ‘데이터’에 관한 것.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본인이 취재하며 찍었던 사진들을 찾기 쉽게 정리하고, 갑자기 떠오르는 내용들도 까먹지 않도록 메모해둔다고 하셨던 것 같다. 이른바 ‘데이터 베이스’. 

 

 

박종인 기자님은 이 책에서도 ‘데이터 베이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본인이 관리하는 데이터 요약 화면까지 보여주면서.

 

 

위에서도 언급했듯 좋은 글은 좋은 상품이다.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선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재료를 수급하여 생산계획에 따라 제조한다. 좋은 글쓰기도 똑같다.

 

이제부터 발상을 전환한다. 글은 글이 아니라 ‘상품’이다. 독자에게 팔아먹기 위해 필자가 만드는 상품이다. 제조업이 됐든 금융업이 됐든 한 업종 한 업체가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첫 번째가 생산 계획이다. (…) 왜 글쓰기가 아니고 글 생산이어야 할까. 일기장을 쓴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글은 대게 남에게 읽히기 위해 쓴다. (…) 팔리지 않는 상품은 무가치하다. 읽히지 않는 글은 무의미하다. 그래서 업체들은 저마다 계획을 세우고 상품을 만든다. 글에서는 이 계획을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글을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p 072

 

 

 

 

 

 

 

이렇게 좋은 글 쓰는 과정을 배웠다면, 바로 써봐야 하는 법! ....라고 하기엔 나같은 글쓰기 풋내기들에겐 너무 이르니, 책에 실려있는 예문을 보자. 기자님이 쓴 (땅의 역사)원고 뿐만 아니라, 글쓰기 수강생(?)들의 글과 수강생들의 글을 고친 글 등이 실려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 

 

 

에세이와 평론은 ‘사실’에 대한 근거 제시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에세이가 상황 묘사와 주관적 느낌에 중점을 둔다면 평론은 사실 자체에 더 비중을 둔다. 따라서 평론적인 글쓰기를 위해서는 글에 등장하는 여러 에피소드가 창작이 아니라 사실임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이게 학계에서 논문에 첨부하는 각종 인용 출처, 주석이다. 출처가 없는 사실은 독자에게는 사실이 아니라 주장밖에 되지 않는다. ‘소설’을 쓰겠다면 출처가 굳이 필요 없겠지만 사실을 담은 글, 논픽션을 쓰려면 출처 게시는 필수다. p 074

 

 

사건, 사고를 보도하는 신문기사는 철저하게 두괄식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뒤 육하원칙에 따라 그 상세한 상황을 끌까지 서술한다. 이유는 명쾌하다. ‘침략했다’라는 사실이 독자가 읽고 싶고 듣고 싶은 첫 번째 사실이니까. 에세이와 평론은 어떻게 시작해야할까. p 075

 

 

뿐만 아니다. 기자님은 여행 에세이, 역사평론, 인물에세이 쓰는 방법도 알려준다. 기자님이 이 정도로 떠먹여줬으니, 이제 배부르게 소화만 잘 시키면 되는데!! 내가 그게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게 함정. 하^_T. 일해라 머리야!!!!! 

 

 

글은 문장으로 주장 또는 팩트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좋은 글은 리듬 있는 문장으로 팩트를 전달한다.

리듬 있는 문장은 입말로 쓴다.

- 기자의 글쓰기 p 111

 

1. 한국말의 외형적인 특성을 100퍼센트 활용한다:

문장 속 단어를 이리저리 순서를 바꾸거나 단어 자체를 바꿔보면 어느 순간 ‘이게 더 읽기 쉽네’하는 구성이 나온다.

 

2. 수식어를 절제한다:

수식은 ‘꾸민다’는 말이다. 뒤집어서 말하면 불필요하다는 뜻이다. ‘의’자와 ‘것’자를 절제한다: 의와 것을 남발하면 리듬이 끊어진다. 쓸 때는 모르지만 두 글자를 안 쓴 문장과 쓴 문장을 비교하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3. 입말과 리듬:

글은 무조건 입말이다. 왜? 말을 문자로 옮기면 글이 되니까. 글이란 문자로 기록한 말이니까.

 

4. 단문과 리듬:

리듬 있는 문장을 쓰려면 단문이 좋다. 리듬이 있다면 문장이 길어도 상관이 없다. 비결은 리듬에 있다.

 

5. 상투적인 표현-사비유 금지:

사비유는 죽은 비유를 뜻한다. 처음에 그 표현을 만들었던 사람은 주변 사람들한테 칭찬을 받았겠지만 이제는 개나 소나 다 알고 있는 표현을 혼자 알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네 라는 반응이 나올듯한 표현들을 총괄해서 하는 말이다.

- 「기자의 글쓰기」 ‘한국말의 특성: 외형률과 리듬  中’

 

 

우리들이 글에 담아야 할 것은 주장이 아니라 팩트다. 거짓말 가운데 제일 좋은 거짓말은 그럴듯한 거짓말이다. 그럴듯한 거짓말은 왜 그럴듯할까? 구체적일수록 그럴듯하다.

‘옛날옛날’이 아니라 ‘서기 1821년 6월 7일에’라고 쓴다.

‘두 시쯤’이 아니라 ‘2시 11분’이라고 쓴다.

‘강원도 두메산골’이라고 쓰지 말고 ‘1993년에 전기가 들어온 강원도 화천군 파로호변 비수구미마을’이라고 쓴다.

‘20대 청년’이 아니라 ‘스물다섯 살 먹은 키 큰 대학 졸업생 김수미’라고 쓴다. p 130

 

원래 주장을 하기 위해 사람들은 글을 쓴다. 당연하다. 아무리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글을 쓰더라도 필자가 가지는 주관적인 관점을 벗어날 수 없다. 소설가도 자기 원하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소설을 쓴다. 수필가가 수필을 쓰는 이유도 똑같다. 기업 직원이 쓰는 보고서에도 목적이 있다. 모든 글, 아니 모든 창작물은 그런 법이다. 자기가 갖고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이러이러한 팩트, 이러이러한 재료를 버무려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다. 이 팩트가 제대로 수집되지 않는 상태에서 글을 쓰게 되면 오로지 주장밖에 보이지 않는다. p 131

 

 

잊지말자. 좋은 글은 짧고 쉽고, 팩트를 기반으로 한다. 회사 업무 메일이나 기안문만 이렇게 쓸 게 아니라, 내 공간인 블로그에서도(!!!) 제발 좀 이 원칙들을 잊지말자. 

 

 

 

 

 

 

기자님이 말하길, 이 책은 딱 두 번 읽고 버리라는데, 음. 나...나에겐 어려운 일일지도^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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