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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서양 편 -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역사책을 읽을 땐, 주로 한일관계사 책을 많이 읽는 나지만, 그렇다고 세계사에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우리집에 있는 역사책(전문/교양책 포함)중에서 세계사책 비율이 대략 20%정도라는게 함정일 뿐. 그저 한국사와 일본사, 한일관계사에 대한 비중이 높을 뿐이다. 아무리 적은 비율을 차지하는 세계사 책이라지만, 다른 집에 비하면 평균 이상의 분량이니 뭐 ㅋㅋㅋㅋㅋㅋ 내 나름대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간 세계사 책이 내 손에 들어왔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 읽으라는 하늘의 계시인거죠!
내 개인적으로는 세계사를 처음 접했던 건 고등학생때다. 사탐 선택과목 중 하나가 세계사였던지라, 얼마나 빡세게 공부했던지! 그 전까지만해도 한국사홀릭이었는데, 그놈의 수능이 뭔지 세계사까지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 생각보다 재밌는 세계사에, 한동안 빠져서 이책, 저책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다만, 내가 좋아했던 세계사는 역시나 고대사 ~ 중세까지. 서로 치고박고 하는 스펙타클한 그 시대! 이 나라 왕이나, 저 나라 왕이나 이름이 똑같아서 더럽게 헷갈렸던 그 시대! 그 시기가 세상 재미있었다. 그렇게 재밌게 공부하던 세계사도, 근대사로 들어오면서 세계사가 세상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아마 이후로는 치열하게 암기만 했었던 기억이...? 그리고 다시 한국사, 일본사만 파고 지내다가 조금씩 세계사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내 주관적으로 편항된 시대, 또는 흥미로운 주제에 한해서만이었지만.
이렇게 세계사 편식을 했던 내가, 모 예능(벌거*은 세계사)을 보면서 점점 세계사 박애주의(?)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읽게 된 책이 이 책,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이다. 이 책이 여타 세계사 책과 다른 이유는 세계사를 보는 관점이, 왕조국가라던가, 민족이라던가 이런게 아니라 바로 ‘지리’이기 때문이다.
내가 모 예능에서 세계사에 대한 편식이 사라진 이유가, 바로 ‘지리’였다. 왜 이 나라가 저 나라를 침략하는지, 왜 이 나라는 이만큼 발전했는데 저 나라는 아직도 저모양인지에 대한 설명에 ‘지리’를 대입하니 그렇게 이해하기 쉬울 수가 없었다. 새삼.....고등학교 때 세계사 공부를 이렇게 했다면, 암기가 아닌 이해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로!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는 세계사를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각 챕터 내에서도 자연지리와 역사, 인문지리 및 요약정리로 나뉘어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헷갈릴 일도 전혀 없다.
챕터1. 문명의 요람에서 혼란의 대륙으로, 중동
챕터2. 지리가 만든 여러개의 나라, 유럽
챕터3. 지리가 만든 초강대국, 미국
챕터4, 가지각색 아메리카, 중남미
챕터5, 인류의 시작과 세계의 끝, 아프리카
때마침 내가 즐겨보는 모 예능에서도 요근래 위 챕터에 대한 나라들이 주제로 나왔었는데 말이다! 그 예능을 보고 이 책을 읽으니 왠지 세계사 복습을 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반대로 이 책을 읽고 그 예능을 다시보면 그건 그것대로 이해하기가 더 쉬울 것 같기도 하다.
챕터1. 문명의 요람에서 혼란의 대륙으로, 중동
‘중동’이라는 용어는 사실 유럽적 시각에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19~20세기 영국에서 유럽 대륙의 동쪽에 위치한 동양 세계를 근동, 중동, 극동으로 부른데서 나온 말이에요. 유럽의 눈으로 만들어진 만큼, 중동 대신 ‘메나’, ‘서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라는 용어로 대신 부르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p 019
지금의 중동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은 1등 공신은 단연 이슬람교입니다. 지도를 보면 앞서 말했듯 중동 지역 대부분이 8세기 이슬람 제국의 영향력 아래에 들어옵니다. 14세기부터는 아나톨리아반도와 맞은편의 발칸반도도 이슬람 제국의 영토로 들어오죠. p 042
중동 문명이 남긴,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유산은 무엇일까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유일신 사상의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까지 모두 중동에서 뿌리를 내리고 세계적인 유일신교로 발전했죠. p 048
내가 즐겨본다는 모 예능에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주제가 나온적이 있었다. 솔직히... 지금의 내 관점에서 중동근방은 분명 이슬람교가 태반인데, 어떻게 유대교인 이스라엘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나 싶기도 했다. 그저 돈이 많으면 장땡인가 싶기도 했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중동은 지금의 관점으론 이슬람교가 태반이긴 하나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는, 우리가 아는 큼직 큼직한 유일신 사상의 종교들의 발생지였을 뿐이고. 하..하ㅏ...
그나저나 중동이라는 말 자체가 유럽중심의 단어라는 말에 조금 욱했다. 생각해보면 한국이나 일본을 극동이라 부르는 것도 결국 유럽중심의 시각이다. 분명 공부할 때 배웠음에도, 크게 자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저 때 유럽은 서로 땅따먹기하며, 자국을 팽창시키느라 바빴다. 그 과정에서 배를 몰고 나가 신대륙발견도 하고 말이다. 반면에 동양은.... 땅덩어리가 큰 중국이라는 나라 하나에 조아리고, 우물안에 살고 있었으니. 휴. 그 덕분에 세계지명들이 대부분 유럽중심으로 정해진 것도 어쩔수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중동이란 이집트-메소포타미아문명이 꽃피고 이슬람 제국이 형성된 지역을 가리킵니다. 민족적으로는 아랍인들이 많고,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교를 믿으며, 지시적으로는 사막이나 고원지대가 많죠.
아라비아반도에서 살던 아랍인들은 이슬람교를 바탕으로 현재 중동 권역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페르시아제국을 세운 이란인들과 셀주크-오스만제국을 세운 터키인들은 이슬람교를 받아들이면서도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오스만 제국이 멸망하면서 중동 사람들은 각기 독립하지만, 유럽 열강의 영향력에 놓이게 됩니다. 특히 전 세계를 떠돌던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고향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로 돌아오면서 중동 지역에 갈등이 유발됩니다. 또한 20세기에 중동 각지에서 석유가 발견되며 경제적 이권을 둘러싼 갈등이 현재까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p 065 (요약정리 中)
이 책에서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은 역시나 요약정리! 각 챕터내에 자연지리나, 역사, 인문지리에 대해 나라별로 알기쉽게 설명을 해준다. 분명 이해하기도 쉽다. 근데 이게 참, 이해하는 것과 남에게 아는 척(?)하면서 알려주는건 또 다른 일이라서^_T 이렇게 별도로 요약정리된 설명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더군다나 익숙하지 않은 중동국가는 더더욱!!
챕터3. 지리가 만든 초강대국, 미국
20세기 세계 역사를 주도한 나라, ‘초강대국’이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리는 나라, 그러나 건국된지 고작 300여 년 밖에 되지 않는 나라. 어디일까요? 바로 미국입니다. p 125
3억 3300만여 명이 사는 세계 3위의 인구 대국, 약 9800만km2의 면적을 자랑하는 세계 3위의 영토 대국, 미국은 어떻게 거대한 영토를 차지했을까요? 미국 영토의 역사에 대해 아는 척하려면 총 여섯장면을 기억해야 합니다. p 134
1732년 영국의 13개 식민주 완성. 1783년 독립을 인정받으면서 미시시피강 동쪽까지 진출. 1803년 프랑스에 미시시피강 서쪽 루이지애나 구입. 1819년 스페인에 플로리다반도 매입과 대륙횡단조약으로 태평양 진출 발판 마련. 1845년 텍사스 병합과 미국 멕시코 전쟁을 통해 본토의 대략적인 영역 확정. 1867년 알래스카반도 구입. 1898년 미국 스페인 전쟁을 통한 대서양과 태평양 거점 마련. 이 정도면 미국의 영토가 어떻게 꾸려졌는지 아는 척 할수 있겠죠? p 147
영국의 식민지 팽창(?)의 일환으로 시작된 미국. 몇 차례 전쟁을 거쳐 엄연한 국가로 독립한 미국. 건국된지 삼백년이 고작인 미국. 하지만 초 강대국이 된 미국. 미국은 어떻게 초강대국이 되었을까? 심지어 뿌리는 분명 영국인데, 왜 영국과는 다른 문화의 나라가 된걸까? 언제나 궁금했는데, 막상 공부하려니 딱히 손이 안갔던게 미국 역사다. 그러다가 이번에도 모 예능에서 미국에 대해 나오면서, 그때서야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았다고나 할까? 다만 ... 내 지적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는 조금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 덕분에 미국 역사도 완벽하게 클리어!
미국은 지리적으로 천연 요새의 모습을 띱니다. 동서로 거대한 바다가 존재하고, 남북으로는 사막과 얼음 땅이 있어서 역사적으로 본토를 공격받은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국토 중앙에는 로키산맥과 애팔래치아산맥 등에서 발원하는 미시시피강과 많은 지류가 흐르면서, 농업에 적합한 대평워닝 형성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미국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미국은 크게 북동부와 남부, 중서부와 서부로 나눌 수 있죠. 각 지역은 지리적으로 구분될 뿐만 아니라 주민 구성과 역사적 경험도 조금씩 달라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p 161 (요약정리 中)
서양편을 읽고보니, 동양편은 언제나오나 목이 빠지게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