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살고 있는 나지만, 난 꽤나 우리 민속&전통문화를 중시한다. 예로부터 전해내려온 금기담도 어느정도는 지키려고 하는 편이다. 다 이유가 있으니 생긴 전통문화, 금기담이 아니겠는가? 이 책도 그 연장선이다. 




본디 우리나라에 있던 세시풍속은 농업의 주기에 맞춰 생겨났다. 한마디로 세시풍속은 곡식의 씨를 뿌리는 시기, 잘 자라는 시기, 수확하는 시기, 농사를 쉬는 시기에 맞춰 생겨난 것이다. 해서 매 계절, 절기마다 그에 따른 세시풍속이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절도 세시풍속중 하나인 것이다. 벗뜨, 시간이 흘러흘러 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는 산업국가가 되어버렸다. 당연히 세시풍속도 잊혀져갔다. 대표적으로 일년 중 제일 큰 명절인 4대명절 설날, 추석, 단오, 한식 중에서 설날과 추석정도만 살아남았다. 그나마 단오는 여러 지자체에서 자체행사를 하기도 하지만, 한식은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옛날엔 4대명절 중 한식을 제일로 쳤는데, 2022년인 지금 한식은 아예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외국에서 들어온 기념일을 챙기기 시작했고,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기념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시대가 변화하니 어쩔수 없는 일이라지만, 그래도 난 옛부터 전해져 내려온 세시풍속이 하나둘 사라져가는게 슬펐다. 그래서 ‘나라도 알고 있어야지, 나라도 지켜야지’ 싶은 그런 마음이랄까? 뭐 역사를 좋아하는지라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여튼!!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예로부터 전해져내려온 세시풍속을 월별로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서 보여준다. 1페이지당 세시풍속 1개씩이고, 그나마 페이지의 반 이상이 일러스트다. 글이 많은 편도 아니어서 읽기 어렵지도 않다. 거기다 책도 손바닥만해서 보기도 편하다. 집에 아이들이 있다면, ‘이 달의 세시풍속은 뭐가있나?’ 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겸사겸사 하나둘 정도는 직접 챙겨보면 더 좋고.



아래는 9월에 해당하는 세시풍속 중 일부다. 아! 여기서 주의해야하는 건, 세시풍속은 ‘음력’ 날짜 기준이라는 것.


음력 9월 9일은 중양절로 양기가 가득한 날이다. 이날에는 연고가 없이 객사한 이들, 자식이 없어 제사를 못 지내는 이들을 위로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를 망제라고 한다. 망제는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못한 소회된 혼령을 위로하는 의미가 있다. p 276



양기가 가득한 중양절엔 귀신을 쫒는 풍속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수유열매를 머리에 꽂는 것이다. 산에 올라가 수유 열매를 꽂고 돌아다니면 잡귀를 물리친다는 속설이 있다. 수유 열매의 붉은색이 벽사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 279



봄에는 진달래 화전을 먹듯 가을이 오면 국화를 따 국화전을 요리한다. 요리하는 방법은 진달래 화전과 동일하다. 찹쌀가루 반죽을 얇게 펴고 그 위에 국화를 올린 뒤 부치는 것. 국화는 잡귀를 물리치는 힘을 가진 식물이기도 하다. p 280



음력 9월이 되면 가정에선 마당에 엄나무를 심거나 베어서 문에 매달아둔다. 엄나무의 날카로운 가시에 귀신의 도포가 걸려 못 들어온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p 285



경상남도 함양에서는 중양절이 되면 시냇가에 모여 앉아 손을 씻는다. 손을 씻는 풍습은 액을 떨쳐내는 것과 연관이 있는데 단옷날 창포물로 머리감기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다. 중양절 냇물은 양기가 가득해 음기가 있는 귀신을 씻어낼 수 있다. p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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