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줄 마음 처방전
오왕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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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입덧지옥 3개월을 지나니, 이제야 좀  주변을 둘러볼 틈이 생겼다. 정말 이 3개월간은 그 어떤 책도 읽기가 넘 힘들었다. 그나마 기존에 서평의뢰를 받은 책만큼은 어떻게든 읽어내리려 애썼고, 정말 더럽게 힘들었다T_T. 이후에는 앉아있기조차도 넘 힘들어서 서평의뢰를 1도 받지 않았다. 그래도 정말 시간이 약인지, 진짜 3개월이 지나니 어느정도 수그러들었고, 여유도 생겼다. 이제 슬슬 책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손에 집어 든 책이 내가 애정해마지않는 상상출판에서 출간된, 에세이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였다. 너무 늦게 읽은 감이 없진 않지만, 어떡하겠는가. 내 커..컨디션이...크흡ㅠㅠㅠㅠ



어떤 에세이든 저자의 이력을 보게되곤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이력보단... 띠지에 실려있는 얼굴이 꽤나 낯이 익었다. 알고보니 여러 방송에 출연한 사람이었는데, 뭐 그 중에서 내가 봤던 방송이라고는 #놀면뭐하니 (유느...♡)하나. 그러니까 저자는 흔히들 말하는 무속인이라는 업을 가진 사람이었다. 꽤나 신선! 그도 그럴것이 난 우리나라 전통신앙을로써의 무속을 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내가 점을 보러간적은 1도 없지만, 하하하. 하지만 생각보다 가짜무속인이 판치는 세상에서, 그와 관련된  사건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요즘인지라 모든 무속인을 다 믿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난 세상에는 가짜 무속인 99%와 진짜 무속인 1%가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의 저자는 그 1%의 무속인이길 바라며, 이 책을 읽었다.



당신에게 사주팔자의 한계에 갇히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운이 안 좋으면 더 많은 노력을 하되 매사에 더 신중하고 조심해서 일을 처리하면 된다. 사주가 안 좋아서 평생 고생한다는 말을 들으면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살면 먹고사는 문제는 걱정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은 내 안의 욕심과 화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 p 21



어려서부터 사주팔자 한번 쯤은 보고 싶었으면서도 보고싶지 않았다. 결국 3n년간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점집, 철학관, 타로카페 등 미래를 봐준다는 그런 곳은 단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 분명 엄청 궁금한데, 가고 싶지 않은 그런 너낌적인 너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을 지도 모른다. 만약 점을 보러 갔는데,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면 그 이후의 내 삶에.... 그 부정적인 이야기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을테니까. 반대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도 그렇다. 굳이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잘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인해 역시나 내 삶에 악영향을 끼치는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고로 나는 점을 보러 가지 않는다.



‘사주팔자의 한계에 갇히지 마라’



근데 놀랍게도, 무속인인 저자가 내가 우려하는 부분을 콕 집어주었다. 놀라운 이야기! 보통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가짜무속인(?)들은 돈을 더 요구하며 미래를 좋게봐주겠다는 등 그런 감언이설로 속이는 경우가 많던데(흔한 그알 애청자1), 저자는 정반대였다. 오래전, 마을마다 사람들이 믿고 의지하던 진짜 무속인들의 모습이 저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누군가 나에게 사람을 가려가면서 보냐고 따지듯이 물은 적이 있다. 당연하다. 나는 사람을 가려서 본다. 인연법이 없는 자가 잘못 들어오면 아홉의 선량한 목숨들이 구제받지 못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도 사람을 가려 사귀면서 대인관계를 맺어야 한다. 사람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가장 해롭다. p 048



와, 따지고보면 무속인이라는 직접도 어디까지나 서비스업이고 사람을 상대하며 돈을 버는 업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을 가려 받는다는 이야기는, 저자는 돈을 벌기위해 무속을 업으로 삼았다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생각보다 돈을 많이 들고오는 손님들도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러한 마인드난 ‘돈’이면 다 될거라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사람을 가려 사귀라고 조언하는 저자의 마음이 확 와닿았다. 당장 오늘만해도, 난 핸드폰을 들어서 여러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싹 지우고, 카톡에서도 차단했으니 말이다. 마음같아선 핸드폰번호를 싹 바꾸고, 진짜 내 사람들 몇몇이랑만 연락하며 살고 싶은데, 휴. 그건 일단 퇴사 이후에나 가능한 일인걸로...



인생은 순간이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나도 없고 상대도 없다. 소중한 존재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두 변해버리고 만다. 자식이 대학에 합격해야만 행복한 것일까? 반드시 아파트를 사고 원하는 회사에 취업해야만 사는 의미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순간을 즐길 수 있다. p 168



‘인생은 순간이다.’



진짜 오백프로 공감한다. 살기가 너무 팍팍하고, 삶이 너무 힘들고, 내집마련하기가 너무 어려운 지금의 현실. 이 현실 속에서 ‘나’는 사라지고, 오로지 눈 앞의 목표를위해 열씸히 노력하고, 아둥바둥하며 사는게 요즘 사람들의 삶이다. 하지만 그 속에 ‘내’가 없다면, 과연 무슨의미가 있을까 싶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분명한데, 그 과정에서 ‘나’는 사라진 그 느낌. 내 삶속에서 내가 사라졌기에, 그래서 현대인들이 번아웃이 자주오는건가 싶기도 하다.



과거의 우리 부모님들은 본인들의 삶을 희생하며, 자식을 키웠다. 그래서 난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고,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듣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더해 안타까움도 있다. 분명 내 엄마도, 아빠도 본인들의 삶이 있었을 건데, 나와 동생을 키우느라 그 삶을 온전히 영유하지 못한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모든 부모들은 내 삶은 뒤로하고, 자식을 위해 사는것이 맞는것일까? 하는 그런 의문이 요즘들어 더더욱 많이 든다. 나는 내 새끼가 나오면, 우리 부모님이 그러하였듯 내 삶은 뒤로 한 삶을 살게 될까? 누구의 엄마이기 전에, 온전히 내 이름으로 불리는 삶을 살고 싶은데 말이다.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는 온전히 내 몫이기에,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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