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분신이자, 최선의 친구이자, 생의 선후배 사이인 엄마와 딸. 엄마를 온전히 끌어안고 싶은 ㅁ아므을 가득 담아 써내려간 버킷리스트. 엄마와 안경점에 가기, 스마트폰 이모티콘 선물하기, 건강 검진 같이 받기, 노래 플레이리스트 공유하기 …….
거창하지 않지만 마냥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을 따라가다 ‘엄마를 업고 걸어가는 봄밤’을 거닐 수 있기를. 세상의 모든 설렘을 모아 엄마에게 스무 살 시절을 선물하고 싶은 딸만 있다면, 엄마에게 마음에 꽃이 피는 계절은 바로 지금이니까.
이모티콘을 이모콘티라고 말해서 딸의 짜증을 촉발시킨다. 그 엄마는 요즘은 컴퓨터의 컨트롤 브이와 컨트롤씨도 모른다고 또 딸에게 혼났다. 생각해보면 엄마는 딸에게 가나다라를 가르쳐주려고 수백 번 설명해주고, 더하기 빼기를 알려주려고 수백 번 가르쳐주었다. 걸음마를 가르쳐주려고 수천 번 알려주고 한 걸음만 떼도 물개박수를 쳐주셨다. 세상 이치를 알려주려고 수천 번이나 얘기해주시는데 딸은 이모티콘이나 컴퓨터 설명 몇 번에 짜증을 낸다. - P88
시간이 엄마의 얼굴에서 젊음을 가져갔다. 김진호의 <가족사진> 속 노랫말처럼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엄마의 모습에 딸의 가슴이 무너진다. - P66
여행지는 어디든 좋다. 발 닿는 데로 가서 팔짱 끼고 걸으며 끝없이 수다를 떨면 된다. 무뚝뚝한 딸이라 미안하다고 속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하다는 고백도 해본다. 엄마는 내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고, 내가 엄마를 예쁘게 찍어주고, 이 골목 저 골목, 알려지지 않은 길을 걷다가 식당에 들어가기도 하고. 실수 좀 하면 어떤가. 엄마인데, 딸인데 ……. - P61
딸은 사실, 엄마의 아기 캥거루이고 싶다. 딸 옆에 엄마가 없으면 행복이라는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다. 엄마가 딸에게 그러하듯 딸도 엄마에게 바라는 건 금은보화가 아니다. 엄마가 돈 걱정하지 말고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옆에서 잔소리도 하고 도닥여주고 못난 딸 예쁘게 봐주면, 그러면 된다. 그러니 세상의 엄마들은, 딸을 위해서라도 건강해야 한다. - P48
저는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길래 엄마의 자식으로 태어났을까요?
엄마가 우리 엄마라는 사실은 제 인생 최고의 행운입니다.
엄마의 자식으로 태어나게 해주신 신께 감사합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고통스러울 때마다 다시 힘을 냅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눈물이 날 때마다 차라리 웃어봅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무릎이 꺾일 때마다 주먹 쥐고 일어납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땅을 보는 시선을 들어 하늘을 봅니다.
내 삶의 이유, 내 삶의 힘, 내 삶의 배경인 우리 엄마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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