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
제바스티안 피체크.미하엘 초코스 지음, 한효정 옮김 / 단숨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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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성범죄가 우리 생활의 중심 화제로 대두되기 시작한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성범죄속에 포함되는 관련 범죄는 무수히 많습니다.. 우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성범죄의 행위 자체를 크게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웬만하면 남부끄러우니 쉬쉬하고 넘어가고 나의 아이, 나의 가족임에도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자신들만의 비밀의 생채기로 평생을 짊어지고 가기 일쑤이고 현재도 그러한 아픔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이기에 가장 잔혹해질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성범죄를 일으키는 사람은 이러한 사회의 일면속에서 비웃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면서 타인의 삶을 파괴시키곤 하죠.. 그리고 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범죄로 인해 벌어지는 피해에 대한 경각심 수준의 처벌 이외에는 크게 받질 않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지옥보다 더한 삶의 구덩이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삶을 마감하는 수많은 아픔에 대해서도 그다지 깊게 생각하질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범죄가 살인보다 더한 흉악한 범죄라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도 버젓이 우리의 주변을 맴돌며 나의 아이, 우리의 아이들을 비롯한 자신이 어떠한 짓을 해도 될 듯한 힘없어 보이는 범행의 대상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2. 제바스티안 피체크 작가는 상당히 매력적인 스릴러작가님이시죠, 독일 작가님이신데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 작가님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사이코패스의 등장이 많죠..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는 속도감 넘치는 서스펜스의 느낌이 아주 강한 작품을 많이 보여주시더라구요, 전작들이 대체적으로 대립적 관계에서 벌어지는 치밀한 상황적 진행이 독자들에게 멋진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곤했습니다.. 초반부터 너무 칭찬이 많나요, 그런 작가님이 이번에는 법의학을 소재로 잡았군요.. 그리고 이번에는 우리 생활에 가장 깊숙히 침투하고 있는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문제점을 스릴러에 대입시켰습니다.. 근데 이러한 법의학에 대한 중심을 잡기 위해 유명한 독일의 법의학자 한 분이 집필에 참여를 하십니다.. 미하일 초코스라는 법의학자님이신데 독일 법의학계에서는 상당한 명망을 가진 분이시라네요.. 검색해보니 며칠 전 발생한 독일항공기 추락사고에서도 법의학 조사팀을 이끌고 있는 분이시랍니다.. 그런 분이 참여하신 작품이 "차단"입니다..

 

    3. 린다라는 여인은 전 남친의 정신병적 집착으로 인해 헬고란트로 도망쳐왔습니다.. 현재 헬고란트는 겨울 폭풍이 몰아쳐 더이상 섬에서 출입이 되지 않는 차단된 공간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녀는 예전 자신을 괴롭히던 남자 대니의 존재를 느끼게 됩니다.. 어디에도 없지만 분명이 자신의 주변을 서성이는 대니에 대한 공포심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해변가를 걷다가 우연히 죽은 남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베를린으로 배경 이동, 파울 헤르츠펠트는 시체 검시를 하던 중 쪽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 쪽지에 자신의 딸이 위험에 처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쪽지에 남겨진 단서를 중심으로 딸을 찾아나서게되죠.. 그 단서의 처음은 헬고란트로 향합니다.. 그리고 단서는 조금 전 린다가 발견한 시신에 담겨져있죠.. 헬고란트로 가는 길이 차단된 파울은 전화로 린다에게 시신을 해부해주길 요청합니다.. 그렇게 린다와 파울은 파울의 딸 한나를 찾기 위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극한적 상황에서 조금씩 그 진실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그러나 밝혀지는 진실은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4.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법의학과 관련된 소재답게 시체를 검시하면서 그속에 숨겨진 단서를 찾아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주인공 자체가 법의학자를 내세운데다가 초반 범인으로 보여지는(물론 아닐 수도 있음) 인물 또한 법의학자로서의 상황을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부학적 관점에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근데 단순하게 주인공이 검시를 하고 단서를 찾아내면 별 재미가 없어 보일 듯하니 법의학쪽하고는 눈 씻고 봐도 전혀 무관한 한 여인을 내세워 아무도 들어오고 나갈 수 업는 고립된 섬에서 주인공과 연계하여 시체를 해부하며 사건의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방식을 채택하면서 보다 높은 긴장감과 극적 상황의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형성한다는거죠..

 

    5. 소설은 두개의 시점과 두개의 배경을 중심으로 벌어지죠.. 파울이라는 법의학자, 린다라는 만화가의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유선상으로 연결되어 사건의 단서를 찾아나갑니다.. 급박한 시간적 구성이라 분명히 속도감이 넘치고 상항적 긴박감이 아주 좋긴 합니다.. 근데 너무 구체적이고 섬세한 법의학적 해부에 대한 측면을 강조하고 보여주려고 하는 부분이 오히려 스릴러의 가독성을 조금 놓치게 만드는게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분명 아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부분까지 설명하면서 상황적 표현을 잘 이끌어내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원하는 것은 단서를 찾아서 빨리 상황을 타개해나가는 부분이지 시체 검시적 측면의 전문적 기술이나 해부학적 지식을 알려고 하는 부분은 아닌지라 기존의 피체크의 작품들보다는 그 속도감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6. 그리고 주인공들의 주변인물들의 참여도와 관련해서도 여러 부분에서 추리적 모양새나 상황적 반전을 목적으로 이런 저런 개연적 장치로 포장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존재감이라는게 아주 헐거워서 의미성을 부여하기 어렵더군요.. 또한 린다라는 여인의 상황적 관점 또한 이 소설의 큰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극적인 재미는 부족했던게 아닌가 싶군요, 하지만 파울의 딸을 찾기 위한 단서와 그 상황을 만들어낸 연결고리들은 아주 적절하고 나름의 스릴러적 감성이 적절하게 구비되어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피체크의 전작들이 워낙 재미있지만 그 소재와 구성방식이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변화된 모습을 원했는데 이렇게 소재와 구성에 대해 달라진 부분을 보니 오히려 예전의 단순하고 급박하게 벑어지는 - 물론 이 작품도 급박하고 속도감은 여전하긴 하지만 - 깔끔한 스릴러의 구성이 더 좋아보이더라구요..

 

    7.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전문적인 지식과 상황적 구성의 묘미는 프로적 느낌이 다분하다는 생각으로 스릴러소설을 좋아라하시는 분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실속의 성폭행이라는 성범죄의 소재 선택 역시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관점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임에 읽는 동안 옳고 그름의 판단적 행위에 대한 독자적 딜레마가 생겨나는 것도 좋은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단순한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극한성을 둔 대중소설이긴 하지만 그 중심에는 분명 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진중한 주제의식이 담겨있는거죠.. 전작보다는 재미가 조금 떨어지지만 반면에 오히려 전작에 비해 전문적 밀도나 상황적 구성의 치밀성은 더 좋아졌다고 해야될까요, 이러나저러나 피체크는 재미집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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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중독자 2015-07-15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피체크 작품을 즐겨 읽는 사람입니다. 원래 법학박사에 PD까지 한 경력이 있는 작가라 쉽사리 공상에 맡기지 않는 섬세한 현실감각과 논리적 스토리구성이 좋아서.....본능적 공포심만 자극하는 스릴러물보다 사설이 길다싶어도 얻을게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그리움마다 2015-07-15 12:25   좋아요 0 | URL
상당히 멋진 스릴러적 긴장감을 보여주시는 작가분이시라 저도 많이 좋아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크르르르 - 제3-4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8
김민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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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제 어느 시점이나 좀비는 늘 좀비입니다.. 꾸준하죠, 좀비들이 세월이 흘러도 끊임없이 새롭게 변형되어 재창조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좀비의 개념은 유지한 체 말입니다.. 예전처럼 좀비가 그렇게 무섭지는 않습니다.. 단지 살아있는 인간의 살을 뜯어먹는다는 설정 자체가 워낙 엽기적이고 잔인하기 때문에 보통은 성인용으로 분류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좀비가 공포스럽다거나 뭔가 꿈속에 나타나서 악몽을 꾸게 만든다거나 무서워서 견딜수가 없을 정도의 호러적 감각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없을 정도고 좀비하면 일종의 스릴과 서스펜스와 액션이 가미된 일반적인 장르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듯 싶습니다.. 심지어는 친근하기까지 하며 좀비가 되었다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설정 역시 감성적 좀비로서 죽은 자의 인간성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좀비는 그냥 우리 삶의 좀비입니다.. 실재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 상상속에서만 있는 것도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종의 허구적 존재감이 가득한 명칭이 되어 버렸습니다..

 

    2. 그래서 그런지 국내에서도 늘 좀비라는 소재를 다룬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좋아라하는 소재이기도 하구요, 잔인하고 엽기적이고 아주 폭력적일 수 밖에 없는 극단적 장르의 한 분류이긴 하지만 가장 인간적인 느낌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의 소재 역시 좀비문학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이런 개인적 취향에 걸맞게 늘 한 출판사에서는 좀비문학 공모전을 개최를 하곤 있지요.. 이번에도 이런 문학적 감성을 잘 살린 작품들을 담은 작품집이 출시가 되었습니다.. 제목은 뭐 좀 유치해버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좀비의 느낌을 잘 살린 제목이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 표지 이미지는 별로입니다만, 아시다시피 좀비는 말을 하질 못합니다.. 늘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만 지르죠, 어떻게? 이렇게.. "크르르르"

 

    3. 각각의 작품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죠.. 첫 작품 "엘리베이터 액션"은 예전 조지 로메로 감독의 원작에서 백화점같은 몰에서 갇혀서 좀비를 막던 영상이 떠오르는 단편입니다.. 마트에 숨어있는 인간이 우연히 발견한 스니커즈 초콜렛바를 먹기위해 내려왔다가 좀비들에 둘러싸여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체 벌어지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일종의 심리적 느낌이 강한 작품입니다..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보이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생존의 본능으로 조금씩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엘리베이터 액션을 선보이죠.. 개인적으로는 그저 그랬습니다..

 

    4. "장마"라는 작품은 전체 작품집에서도 가장 긴 중편 정도의 작품입니다.. 설정 자체도 상당히 매력이 있습니다.. 일단은 좀비가 되는 기준이 비를 맞게 되면 비에 포함된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로 변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비를 맞고 좀비가 된 변한 사람들은 비와 물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게 되어 비가 오면 비를 피해 거리에 나오질 않게 되는거죠.. 살아있는 사람들은 비가 올때만 조금은 여유롭게 거리를 나와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다는 설정이죠.. 그리고 주인공이 자신의 동네에서 장마가 되는 시점에서 한 여인을 구하게 되면서 좀비 창궐 이후 자신의 삶과 현재의 삶에 대한 내용과 좀비의 세상속에서 살아남은 자의 비애와 인간이기에 겪을 수 밖에 없는 비참함을 보여주고자 하죠.. 상당히 긴 내용답게 좀비라는 방법론 속에 이야기적 추리개념을 접목하고 스릴러적 감성까지 적절하게 만들어내고 있네요.. 상황의 중심이 한 동네라는 시점의 한계 역시 소설을 읽는내내 머리속에 그려질 정도의 단순함이 있기 때문에 나름 가독성도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5. "여름 좀비"라는 작품은 창의적인 좀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분명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긴 한데 조금은 색다른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속의 좀비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좀비가 노예의 개념에서 인간의 에너지원이 되는 이야기이죠.. 그리고 이 에너지원을 살아남은 인간이 사냥을 하여 돈을 번다는 설정입니다.. 짧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의 구성이어서 나쁘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설정으로 조금은 더 긴 스릴러적 액션성을 가미한 작품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6. "해피랜드"는 갑자기 좀비가 쏟아져나오는데 놀이공원 대관람차에 탑승한 인간들은 살아남지만 언제까지 멈춰 선 대관람차에서 먹지도 못한 체 언제까지 살아있을 지 알수 없는 극한적인 상황을 다루고 있죠.. 게다가 이 좁은 관람차 안에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결혼한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며느리를 탐탁찮게 생각하는 시오마시(시어머니)와 뭔가 제대로 하는것도 없는 아들, 그리고 탐탁찮은 며느리가 들어앉아 있느니 극한 사항속의 지옥같은 밀도가 가득한 작품인거죠, 짧고 깔끔하고 절망적인 세기말적 상황에서 일반적인 가정의 고부간의 갈등을 가미하니 꽤 읽을만 하더이다..

 

    7. "좀비, 눈뜨다"는 요즘 좀비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설정이 나름 인기가 있다보니 만들어진 작품처럼 보여집니다.. 자신이 좀비였다는 사실을 알게된 한 남자가 여전히 좀비의 무리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입니다.. 딱히 큰 느낌은 들지 않는 soso한 작품이었습니다.. 뭐랄까요, 조금 더 좀비에서 인간으로 돌아온 한 남자의 좀비들 무리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긴장감있게 그려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다시 인간이 되었음을 들키지 않기위해 벌이는 보다 극한적인 심리적 상황을 표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좀 있었습니다..

 

    8. 늘 그렇듯 좀비문학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개인적으로는 기본적인 즐거움을 주는 소재입니다.. 특히나 국내 좀비문학 작품집은 기본 이상의 재미는 보장을 합니다.. 고루한 소재임에도 참신하고 신선한 방법론으로 젊은 작가들의 좀비의 사랑이 많이 느껴지는 작품집입니다.. 이번 작품집 "크르르르"도 이런 즐거움이 생각보다는 많습니다.. 무엇보다 읽는 즐거움이 많았구요, 가독성도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작품들이 기본적인 재미 이상은 되었던 것 같구요.. 그렇다고 아주 재미진건 또 아니라서 그냥저냥 좀비를 사랑(?!)하시는 독자분들께는 나쁘지 않는 선택이 되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문가도 아닌 것이 읽다가 이건 이렇게 조금 더 다듬었으면 좋겠다는 웃기지도 않은 작가적 교정을 하고 있는 내가 같잖더라구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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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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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릴때 자주 가위에 눌리곤 했습니다.. 온몸이 뻣뻣하니 움직이지도 못한 체 서서히 다가오는 검은 형체의 무엇인가를 공포스럽게 느끼는 기분은 당해보신 분들은 아시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그래서 미신이긴하지만 베개밑에 식칼을 두고 자면 가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을 아이들이 하길래 무서워서 식칼은 안되겠고 작으만한 과도를 수건으로 돌돌 말아서 베개밑에 두고 잔 적이 있습니다.. 뭐 그 뒤로 가위가 더 눌렸는지 아닌지는 기억이 잘 나진 않습니다만 그때만큼은 상당한 위로가 되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어린시절 할머니댁은 화장실이 밖에 있었습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화장실까지 철벅철벅 걸어가야되었죠... 물론 화장실에 구비한 화장지 역시 신문지였습니다.. 우리가 두루마기를 제대로 사용한 시절이 그렇게 오래 되진 않았습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많은 집에서 신문지와 철 지난 일력이 나온 달력을 화장실에 구비해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그럴때는 휴지를 일보는 내내 부시럭부시럭거리며 부드럽게 만들 필요가 있었죠.. 아님 누군가에게서 휴지를 받든지, 물론 그 시절 유행했던 화장실 유령 시리즈의 휴지의 색깔론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겝니다.. 보통은 빨간 휴지보다는 파란휴지를 원했더랬죠... 그런데 이 휴지의 이야기가 일본에서도 있나봅니다..

 

    2. 일본분들은 약간은 애매모호하면서도 뭔가 섬뜩하면서도 애잔한 공포를 전해주는 그런 작품들을 상당히 좋아라하나 봅니다.. 물론 미신의 나라답게 수많은 공포적 대상들이 존재하기도 하니 공포와 유령에 있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아닐까 싶긴 한데, 뭐 그건 그렇다치고 이번에 읽는 작품은 이런 생활 밀접형 감성적 호러소설에 많은 독자를 보유하고 계신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의 "테두리 없는 거울"이라는 작품입니다.. 총 다섯 편의 단편으로 묶어놓은 일본식의 괴담에 대한 이야기입죠..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통용되는 이야기들이니 왜색이 짙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대부분 공감가는 생활 밀착형 감성호러라고 보셔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3. 각각의 단편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죠, "계단의 하나코"는 전형적인 학교괴담을 중심으로 하는 추리적 형태의 호러가 보여집니다.. 상당한 섬뜩함을 보여주죠.. 가장 호러소설다운 단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교내에서 펼쳐지는 왕따와 일반적인 무리적 행태의 관행적 폭력등을 잘 표현해내고 있죠.. 상당히 멋진 추리적 기법으로 조금씩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방식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4. "그네를 타는 다리"라는 단편 역시 학교내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종의 분신사바와 비슷한 이야기속에서 착한 유령을 불러내는 귀신 소환술에 영적 능력이 있는 여학생이 주변의 인기를 받게 되면서 발생하는 학생들간의 관심과 시기등을 담고 있죠.. 첫작품에 비해서 호러적 감각은 다소 약하지만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더랬습니다..

 

    5. "아빠, 시체가 있어요"라는 작품은 시골의 외떨어진 산골에서 지내시는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댁에 청소를 해주기위해 방문한 외손녀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입니다.. 거의 가구가 사라지고 5가구 정도만 지내는 외진 곳에 할머니의 집에 청소를 하러 간 딸과 손녀 가족은 시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치우죠, 그 다음주에도 방문하지만 더욱더 시체는 늘어만 납니다.. 근데 희안하게도 이들은 시체에 대한 감응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전 주에 치운 시체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먹고 있죠.. 왜 이들은 시체에 대한 감응이 전혀 없는 것일까요, 가장 난해하고 뭔가 비유적 표현이 다소 짙은 단편으로 마지막의 결말부에서는 더욱 독자들의 이해도를 낮추는 열린 형식인지라 개인적으로는 뭔 말을 하려는지 제대로 파악을 못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그 많은 시체의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거죠... 읽고 나서 아시는 분 좀 알려주셈

 

    6. "테두리 없는 거울"은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과 자신의 정체가 흔들리는 삶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상당히 무섭습니다.. 일단 읽는 동안에는 큰 공포감이 들진 않지만 마지막 마무리 단계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무섭더군요.. 한 인간이 주변의 상황과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에서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무척이나 당혹스럽더라구요, 게다가 그 대상이 자신의 환상속의 아이에게 주입되는 모습이 요즘 흔히 보이는 부모의 역할을 못하는 사람이 자식들까지 죽음으로 내모는 뉴스를 보면서 분노를 해던 기억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를일입니다.. 단편집의 표제로 하기에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7. "8월의 천재지변"은 시골 아이들의 학교생활의 참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을 내세우기 위한 방편으로 뭔가 거짓말을 한 후 그 거짓말이 진실이 되게끔 비는 모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한번씩은 겪어본 이야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본적인 호러의 방식은 아닙니다.. 상당히 감성적인 추억적 이야기로 어떻게보면 따사로운 추억담으로 봐야하겠네요.. 전체적인 테두리속에 놓인 호러의 양상은 띄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이 단편집의 마지막에 둔 이유가 가장 인간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만큼의 가공할만한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건 아니니 미리 대단한 공포적 묘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치는 마시길,

 

    8. 전반적으로는 감성호러라는 의도에 잘 들어맞는 작품인 듯 싶습니다.. 모든 단편들이 웬만한 가독성은 주기 때문에 읽는 동안 즐거움은 상당합니다.. 또한 단편집의 특성상 똑같은 분량의 장편과 비교해서 읽는 시간이 줄어들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각 편마다 마무리를 하면 그 기분이 제법 좋은 편입니다.. 게다가 단편 모두에 기대를 걸지 않기 때문에 나쁘지 않으면 좋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 의미에서 단편집 "테두리 없는 거울"은 나름 즐기기에 무난한 작품으로 사료되므로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의 문체와 감성에 예전에도 좋게 생각하신 분들께서는 스스럼없이 선택하셔도 될 듯 싶습니다.. 저도 예전에 "츠나구"라는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이 작품을 읽고 생각해보니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 상당히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뭔가 따사로운 감성적 호러의 방식에 잘 맞는 작가의 문체, 마음에 듭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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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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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사속에서 숨겨졌던 진실은 어느 시점이 되면 꼭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숨겨진 시점에서 올바른 인식으로 자리잡지 못한 그 대상은 후대에 인정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죠.. 국내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렇고 외국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사에서 전쟁이라는 개념은 절대 지울 수 없는 역사의 기둥이죠... 인간은 언제나 역사를 만들때 자신들의 권력적 욕망을 대입시켜 세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현재라고 다르진 않겠지만 굳이 오래전이 아닌 수십년 전만해도 세계대전은 펼쳐졌죠.. 더이상의 전쟁은 없어야된다고 늘 떠들어대고 있지만 역시나 보여지는 부분은 전쟁 없이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우리나라만해도 여전히 남북이 대치된 전쟁의 불씨는 타오르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외면하고 인식하지 않을려고 할 뿐이지요.. 아주 나쁜 측면의 판단이긴 하지만 역시 전쟁을 통해서 수많은 미래의 발전적 모델이 탄생한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그게 꼭 인간을 파멸로 몰아넣어서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텐데, 여하튼 전쟁을 겪고 나서 많은 학문적 발전이 있었다는 점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당시가 아닌 어느 시점이 지나고 나면 그 의도와 그것을 만들고 창조해낸 인물들의 진실이 밝혀지기도 하죠.. 그 숨겨진 진실 속의 한 인물이 요즘 부쩍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의 삶은 컴퓨터가 지배하는 환경이 되어버려서 더 그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는 앨런 튜링입니다..

 

    2.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나름 각광을 받고 이런저런 입소문이 퍼지고 그동안 전혀 몰랐던 한 인물의 업적이 상세하게 드러나면서 알게된 현재의 우리 주변의 삶에 있어 중요한 단초를 만들어준 한 수학자가 있습니다.. 앨런 튜링이라는 천재인데 말이죠, 이 천재 수학자는 역사적으로 거의 드러나질 못했습니다.. 그 이유중의 하나가 2차대전 당시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독일의 암호체계의 중심인 이니그마라는 기계의 해독을 해내었지만 전쟁 내내 그리고 그 이후로도 국가 기밀로서만 존재한 인물이었고 무엇보다 앨런 튜링은 동성애자로 그 당시 영국의 실정법상 엄연한 범죄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국가적 영웅이지만 반면 시대적으로는 사회적으로 배척되어야 할 자이기에 역사속에 숨겨져버린거죠.. 그리고 뒤늦게 그의 모든 것이 드러나기 시작한겁니다.. 그런 앨런 튜링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입니다..

 

    3. 소설은 앨런 튜링의 자살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튜링은 자신의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먹고 죽습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레오나드 코렐이라는 경장이 담당을 하게 되죠.. 코렐은 지식인 아버지에게서 나름 인텔리겐챠의 삶을 살다가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 경찰이 된 인물이죠.. 그리고 그는 아버지의 그늘 아래에서 겪었던 지식적 토대를 이번 튜링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자신을 재발견해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코렐이 처음 알게된 앨런 튜링은 난잡한 동성애자일 뿐이었죠.. 튜링이 죽기 3년 전 경찰에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든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화학적 거세를 할 수 밖에 없는 범죄자로서의 낙인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성 호르몬을 주기적으로 투입할 수 밖에 없었던 앨런 튜링은 자신의 삶과 현실에 대한 상처와 후회로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죽음을 택한 것이죠.. 그리고 코렐은 자신이 처음에 가졌던 선입견으로서의 동성애자 앨런 튜링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역사적으로 숨겨진 튜링의 이야기에 현혹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튜링이 남긴 진실과 주변의 인물들에게서 진정한 튜링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죠.. 그리고 자신 또한 그동안 소심하고 나약하고 편견덩어리였던 삶에 대해 조금씩 바꿔나가게 됩니다.. 앨런 튜링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대단한 미래의 삶에 대한 천재적 지식으로 가득찬 인물이었지만 세상은 그를 있는 그대로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4. 이 작품은 앨런 튜링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사실은 레오나드 코렐이라는 형사를 통해서 보여집니다.. 온전히 튜링을 위한 작품만은 아니라는거죠.. 그의 죽음으로 인해 드러나는 숨겨진 진실을 코렐이 하나씩 알아나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튜링의 역사적 업적등은 코렐의 수사 과정상 드러나는 정황의 역할이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이 코렐이라는 주인공의 과거와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지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온전한 튜링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 듯 합니다.. 하지만 튜링의 삶을 되짚어 나가는 방식으로 시대적 상황과 튜링의 업적을 파악하는 것으로는 나쁘지 않죠.. 결국 이 작품은 튜링의 이야기도 아닌 것이, 코렐의 성장기도 아닌 것이, 범죄와 관련된 스릴러소설도 아닌 것이, 이것저것 어중간하기만 합니다.. 온통 이야기는 튜링이 과거에 주변의 인물들과 행했던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지식인으로서의 업적을 전해듣는 것과 그에게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전쟁 시의 튜링의 역할에 대한 부분, 코렐이 그 주변의 인물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에 대해 또 되짚어나가는 성장적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5. 전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를 아직 보진 못했습니다만 이 작품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을 읽으면서 꼭 앨런 튜링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시대가 거부한 불운한 천재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있겠지만 현대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한 사람의 역사적 인물로서의 앨런 튜링의 모습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삶과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지식외에는 세상 모든 것이 의미가 없었던 인물이지만 그 인물이 이 세상에 기여한 바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역사적 자산인지 알게 되니 더욱 그러하네요... 단지 사회성이 부족하고 인간적 관계에 있어 모자람이 있고 자신의 성향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숨겨지고 배척당할 수 밖에 없었던 위대한 인물의 아픔의 역사를 주의깊게 알아가보고 싶은 생각은 이 소설을 읽은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6. 소설속에서도 튜링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사고방식의 역설적 반문으로 인해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는 천재적 재능은 탁월하게 표현됩니다.. 문장의 역설적 표현을 이해하는 방식과 도저히 인간의 두뇌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암호체계의 패턴과 알고리듬의 방식을 시대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그만의 기계인 튜링머신을 만들어 세상을 바꾸어나간 앨런 튜닝의 사상적 기반과 기준은 단순히 사회에 편향된 일반적인 삶으로서의 일반인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을겁니다.. 늘 그렇듯 생각을 넓히기 위해서는 생각이 날개를 달 수 있게 만들어주어야하거늘 부모로서의 저와 누군가의 아들로서의 저를 돌이켜볼때 세상은 그들 속에 편입되기를 원하고 지금도 전 그렇게 아이들을 가리치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서 조금 달리 생각해야겠네요..

 

    7. 딱히 스릴러소설로서의 재미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앨런 튜링이라는 인물에 대한 즐거움을 많이 주지도 않구요, 그렇지만 분명한 건 이 작품을 통해서 한 시대를 살아간 불운한 천재의 삶의 모습에 대한 엄청난 호기심과 그의 인생에 대한 존경적 의도는 충분하게 생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요즘 새롭게 부각되어지고 있는 앨런 튜링의 업적때문에 그러하기도 하지만 전 무엇보다 편견과 보수로 점철된 무식한 시대에서 유식한 삶을 살아가고 싶었던 한 인물의 자존적 모습의 앨런 튜링은 몇마디 말로서 표현할 방법은 없어 보이네요.. 그를 죽음으로 이끈 사과가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뉴턴처럼,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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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버 클럽 Medusa Collection 11
리사 가드너 지음, 이영아 옮김 / 시작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1. 대체적으로 우위의 권력을 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하대를 하거나 쉽게 자신의 생각대로 이끌어나갈려는 의도가 많죠.. 그런 차원에서 보통의 성폭력의 중심도 아무래도 권력이라는 개념을 무시 못할 것 같습니다.. 특히나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의 대비적 관점에서 여전히 남성의 권력적 우위가 시대적으로, 배경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쩔 수 없이 이어져옴에 따라 대부분의 성폭력의 희생자는 여성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수많은 성폭력과 관련된 범죄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법적 처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현실적으로도 많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사회에서 그들, 즉 피해자와 가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겠죠.. 특히나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무너질 수 밖에 없는게 이 사회의 현실이자 자화상입니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 하나에서부터 또다른 성폭력의 관점이 시작되는거죠.. 전 남자입니다만, 딸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여전히 바뀌지 않는 성폭력의 시선에 대한 분노가 생깁니다.. 왜 우리나라는 꾸준하게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개념을 바꿀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거죠, 아직까지 우리에겐 쉬쉬하고 숨기고 아무렇지도 않는 것 처럼 가장하는게 우선인 이유가 뭡니까, 또한 법적 판단의 근거나 결정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이유는 뭡니까, 결국 소수이고 힘없는 자일 수 밖에 없는 피해자의 아픔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이유는 뭡니까, 잘 좀 하자... 이 나라에서 나름 살고 싶게..

 

    2. 대다수의 성폭력의 경우는 주변에서 벌어지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전혀 의도치 않은 우연히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각한 범죄자가 피해를 끼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크나큰 상처가 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경우 범죄자는 자신의 죄값을 제대로(!) 받으면 되지만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한순간 세상이 무너지고 주변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평생을 숨기고 살아야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비단 국내의 문제만 아니라 세상 어디에서나 이런 문제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여기에 그러한 사회적 문제를 중심으로 아주 멋진 스릴러소설을 한권 만나게 되었습니다.. 리사 가드너의 "서바이버 클럽"입니다.. 이 리사 가드너 아줌마는 영미권에서는 아주 유명하신 스릴러작가님이십니다.. 여러 시리즈를 출간하셨고 - 국내에서는 바비 다지 시리즈(디텍티브 디디 워렌 시리즈)인 "얼론" 딱(!!!) 한권 선보여주심 - 이번 작품은 작가의 단행본으로 출시된 멋진 스릴러 소설입니다.. 제목처럼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모임을 일컬어 "서바이버 클럽"이라 명했습니다..

 

    3. 시작과 함께 나쁜 놈들이 성폭행을 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강간을 하고서 아무런 꼬투리를 잡히지 않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거죠.. 그리고 나름의 방법을 찾았나봅니다.. 이제 현재의 시점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한 범죄자가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고 누군가가 그를 저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 강간범죄자 에디 코모는 법원 마당에서 저격을 당하죠.. 그리고 저격범 역시 차량 폭탄으로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 벌어진 시점 주변의 한 곳 식당에서는 에디 코모에게 강간을 당한 여인 3명 - 일명 "서바이버 클럽"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모가 저격당한 오늘 하필이면 로언 그리핀은 18개월간의 휴직을 끝내고 새로운 출근으로 업무를 시작하려합니다.. 주경찰인 그는 저격사건과 살해사건에 곧바로 투입이 되죠.. 그는 18개월 전 소아성애자인 변태 연쇄 살인마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잡으면서 자신의 아내의 죽음과 함께 무너져버립니다.. 프라이스를 죽이려고 했지만 동료 형사의 저지로 형사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휴직을 한 것이죠.. 그리고 그리핀은 새롭게 시작함과 동시에 살인사건의 지휘를 맡게 됩니다.. 그리고 에디 코모와 그의 피해자 서바이버 클럽의 여인 질리언, 캐런, 메그를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의문점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과연 누가 에디 코모를 저격한 것인가, 현재의 용의자는 서바이버 클럽의 여인일 수밖에 없지만 조금씩 보여지는 사실과는 다른 단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작스럽게 변해만 갑니다..

 

    4. 이 작품이 국내 출시된지도 5년 정도 전입니다.. 그 시점에는 정말 영미스릴러의 한축에서 좋은 작품들이 국내에 많이 출시가 되었더랬습니다.. 전 리사 가드너 아줌마의 국내 전작인 5년전 "얼론"을 너무 재미지게 읽어서 이번 작품 "서바이버 클럽"도 기대를 하고 있었더랬죠.. 그리고 5년이 지나 이번에 읽었습니다.. 정말 재미지네요... 리사 가드너 아줌마의 스릴러에 대한 감성은 정말 대단합니다.. 여성작가님임에도 스릴러 소설계의 캐슬리 비글로우라고 보면 될까요, 아, 비글로우 감독을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네요.. 쉽게 말하면 여성 작가이지만 남성작가의 거칠고 터프함 감각이 아주 잘 살아나 있고 더불어 여성적  심리의 묘사나 표현에 대한 섬세한 필치 또한 자연스럽게 묻어난다면 어떻겠습니까.. 대단히 멋진 스릴러소설을 집필하실 기본적 역량이 문장 곳곳에 묻어난다는거죠.. 물론 국내에는 제가 읽었던 단 두권만 출시되어 있습니다.. 영미권에서는 아주 대단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시지만 국내에서는 꽝,

 

    5.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대단히 짧습니다.. 에디 코모라는 범죄자가 저격을 당한 시점에서 채 3일을 넘기지 않습니다.. 그만큼 소설의 진행은 빠르게 이어지죠.. 무척이나 두껍고 얘기 꺼리도 많습니다만 전혀 지겹거나 지리한 흐름으로 가독성을 방해하진 않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구성상의 흐름조차 작가가 꼼꼼히 엮어 둔 덕분에 독자들은 전혀 어려움없이 흐름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각각의 챕터가 짧게 끝나지만 챕터의 시작지점에 이 챕터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을 제시함으로 해서 독자적 이해를 충분히 도와주는 배려도 나쁘지 않구요, 중간중간 복선과 암시적 방법과 인물들의 상황적 대치와 진실과의 딜레마들이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머리속으로 들어서면서 이야기의 흐름은 어디로 이어질 지 쉽게 감을 잠을 수 없게 만들어줍니다.. 기본적으로 장르스릴러작가의 프로페셔널한 구성이 자연스럽게 보여지는거죠.. 대단히 즐거운 스릴러 소설임을 다시한번 느껴봅니다..

 

    6. 소설은 매우 두껍습니다.. 여느 작품의 두권 분량의 수준으로 보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 작품이 출시될 당시에는 분권에 대한 독자적 원망이 많았었는지 분권을 하지 않고 출시를 해주셨지만 이후로 이 출판사의 이익이 줄어었는지 유아무야하게 장르소설 임프란트가 사라져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죠.. 하지만 그간 출시된 시작의 메두사클럽의 작품들은 아주 좋은 작품들이 나왔었다는 건 대단한 즐거움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 작품 "서바이버 클럽"은 손 꼽히는 서스펜스스릴러소설의 우선작으로 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많지 않은 작품이지만 혹시라도 구하실 수 있으시다면 리사 가드너의 "얼론"과 "서바이버 클럽"은 영미 스릴러소설을 무척 사랑하시는 독자분들께서는 꼭 한번 읽어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7. 그러고보니 뭐 제가 리사 가드너의 홍보담당자처럼 보여지겠네요, 그냥 전 이 작가의 작품을 쉽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간만에 또 꽉찬 느낌의 즐거운 스릴러소설의 즐거움이 가득하기도 하고, 근래들어 예전만큼 멋진 작품들이 생각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기도 하고 여유롭게 책 한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개인적 현실속에서 그나마 세상만사 잊어버리고 순간순간 책에 빠져들게 만들어주는 작품이 있어 행복하고,, 뭐 그렇습니다.. 딱히 새로울게 없는 봄날이 다가오지만 여전히 제 마음은 섣달 그믐 오호츠크해 차가운 북동풍의 영향으로 꽁꽁 얼어있음에 재미난 작품 한권의 위안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응, 뭐니 너..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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