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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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헌신이라함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누군가를 지켜내거나 사랑을 하거나 뭐 이런 아주 거룩한 말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타인에 대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그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거나 그러질 않습니다.. 뭐 직업상 헌신도 있을테고 가족적 헌신도 있을테고 애국적 헌신도 있을테지만 일반적으로 우린 함부로 이런 헌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거나 하지는 않죠, 아무래도 인간은 본성적으로 이기적인 자아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또 이 이기적인 본성이 어느순간 그 영역을 확장하게 되죠,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이 매개가 되는 연결의 울타리속에서 존재하는 가족이라는 공간에서는 더욱 이런 헌신의 단어가 와닿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와 다르지 않지만 나보다 더 중요한 존재들이라는 감정적 인식이 어느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리를 잡게 되죠, 나 하나 희생하더라도 나의 사랑하는 누군가를 제대로 지켜낼 수만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막상 그런 상황에 부딪힌다면 그 생각의 결론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우린 그런 상황을 미리 예상할 필요는 없으니 생각과 책임적 헌신의 마음가짐만으로 충분히 고귀한 인간의 헌신을 가진 대단한 존재라는 사실에 스스로 감격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령 아이와 아내가 물에 빠졌는데 둘다 구하다가는 나는 죽는다고 하면 웬만한 아부지들은 다들 죽음을 택하고 자신의 가족을 살리지 않을까하는 고귀한 헌신을 떠올릴겁니다.. 그것으로 된겁니다.. 실제 우리가 그런 일을 당하지 않고 살면 되니까요,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세상의 헌신은 충분한 값어치를 가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님 말고


    2. 하지만 이 헌신의 영역도 대개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 국한된 경우가 대다수의 우리의 삶의 모습입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헌신의 경우는 대체적으로 종교적 신념과 관련된 경우가 가장 많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헌신의 개념적 예를 드는 경우에는 늘 종교와 관련이 있습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경우를 보면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아무리 종교적 신념이 있다손 치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죠, 특히나 재난이라 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에 국민에게 봉사하는 수많은 직업군의 헌신적 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나름 살만한 세상이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오늘도 수많은 누군가는 자신의 본능과 욕망을 위해 타인을 해하는 동안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을 버리고 타인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용의자가 어떠한 범죄를 숨기기 위해 타인에게 헌신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단순한 상황적 도움이라고 하기에는 그 헌신이 너무나도 계획적이고 주도면밀하기 그지 없습니다.. 또한 누군가를 향한 자신의 일방적인 마음의 표현이라고 하기에도 범죄를 숨기고 묵인하고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범죄행위를 우린 과연 헌신이라고 볼 수 있는 지도 의문이기도 합니다.. 제목만으로 우린 아하, 이거이거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워낙 유명해서 딱히 드릴 말씀도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 센세이의 "용의자 X의 헌신"입니다.. 여기에서 용의자 X는 천재 수학교사인 이시가미라는 인물이죠, 그리고 이 소설은 갈릴레오 시리즈라는 유가와 마나부라는 천재 물리학자가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천재와 천재의 만남이라고 보시면 아주 멋지구리한 시작점이 될 듯 싶습니다..


    3. 이시가미는 변함없이 허허로운 삶의 외로움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출근길에 마주치는 노숙자들이 생활하는 강변로와 도시락을 사러가는 옆집 여인이 근무하는 벤텐테이로 일상을 시작합니다.. 그는 한결같이 야스코라는 여인이 있는 도시락 가게를 이용합니다.. 그가 그녀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런 그녀는 얼마전까지 밤업소에서 호스테스로 일하다가 현재는 중학교를 다니는 딸아이와 함께 이시가미가 사는 연립주택으로 이사를 와서 힘겹게 살아가는 중이죠, 하지만 과거 그녀의 남편이었던 도가시라는 인물이 야스코를 찾아옵니다.. 그는 그녀와 이혼한 후에도 그녀에게 치근대며 백수로 돈을 뜯어가는 질이 안좋은 인물입니다.. 야스코는 그를 뿌리치고 집으로 향하지만 어떻게 알았는 지 도가시는 그녀의 집까지 찾아옵니다.. 그녀의 집에서 행패를 부리던 도가시는 마침 집으로 돌아온 미사토에게까지 안좋은 모습을 보이고 그런 그가 야스코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에 미사토는 그에게 달려듭니다.. 도가시는 그런 미사토에게 폭력을 행사하다가 야스코가 그의 목에 감은 전선줄로 인해 죽음을 당하게 되죠, 갑자기 벌어진 이 상황에 모녀는 당황하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릅니다.. 그러던 와중에 옆집의 이시가미는 이 곳에서 벌어진 상황을 정확하게 꿰뚫고 이 모녀가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완전범죄의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시가미의 논리적 판단에 따라 야스코 모녀가 살인범이 되지 않는 빈틈없는 알리바이와 완전범죄의 계획이 완성됩니다.. 뒤늦게 발견된 도가시의 사체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야스코는 천재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미리 만들어놓은 계획에 따라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는 척 하지만 경찰은 사건의 중심으로는 나아가질 못하죠, 여기에서 수사를 하던 구사나기는 늘 그렇듯 자신을 도와주는 유가와 교수에게 이시가미가 그들이 다녔던 데이토 대학 동창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유가와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자신과 필적할 수있는 유일한 천재인 이시가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천재와 천재의 만남이 이루지면서 이시가미가 염두에 두었던 완전범죄의 틀은 조금씩 유가와로 인해서 깨어질 듯 보이나 유가와 또한 아무런 의미없은 타인을 위한 그의 역할이 무엇인 지 정확하게 꿰뚫지를 못합니다..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4. 모든 것을 이성적 판단의 논리적 근거에 대한 완벽한 계획을 만들어놓은 이시가미와 그 완벽함의 논리속에서 그가 아는 이시가미의 감정선을 찾는 유가와의 대결이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결론적으로 로맨스라고 보셔도 될 듯 싶습니다.. 치열한 삶의 헌신을 다룬 가슴 시린 로맨스입죠, 초반과 중반에 걸쳐 우린 단순하게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천재의 일방적인 사랑의 행동으로 생각하며 이 소설의 논리적 추리를 따라가게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중간에 야스코라는 여인의 행동에 열불이 터지기도 하죠, 게이고센세이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대중적 공감과 추리적 즐거움과 상황적 묘미를 너무나도 잘 적용시킨 멋진 추리소설 작품을 만들어 냈으니 말이죠, 전 수년동안 책장에 꽂힌 이 작품을 언제 읽지 하면서 바라보다 이번 기회에 뒤늦게 읽게 되었지만 무척이나 즐거운 추리소설이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왜 사람들이 게이고게이고하는 지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으니 말이죠, 저 역시 게이고 센세이의 작품을 제법 많이 읽었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경향이 짙은 것은 알지만 이 작품이 주는 즐거움은 아주 대단했습니다.. 유가와가 등장하는 작품도 몇 읽어본 기억이 나지만 아마도 제 머리속에서 앞으로 가장 뚜렷하게 기억되는 작품 역시 이 작품 "용의자X의 헌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천재와 천재의 만남이 주는 캐릭터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유가와의 고뇌와 이시가미의 마지막 고통의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 합니다..


    5. 이 작품은 이시가미라는 용의자의 시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보니 대중독자들 역시 이시가미가 계획해놓은 완전범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에 따라가게 되죠, 경찰 수사를 담당하는 구사나기는 자신에게 주어진 단서속에서 끊임없이 사건 용의자인 야스코를 의심하고 그 틀속의 미로에서 헤매게 됩니다.. 무엇보다 늘 그렇듯 머리를 담당하는 유가와 교수는 구사나기와는 다른 이시가미의 머리속에 들어가보려고 노력하죠, 자신가 대등하거나 오히려 자신보다 더 뛰어난 천재적 논리를 보유한 이시가미이기에 유가와는 긴장하며 이시가미의 논리의 틈을 찾아보려고 하면서 과거 자신이 알던 이시가미와 현재의 이시가미의 감정적 변화를 중심으로 감정보다 논리가 중요하던 이시가미가 왜 변화되었는가에 대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논리로서는 그를 이길 수 없을 지도 모르니까요, 그만큼 이시가미는 단순한 완전범죄의 구성적 계획을 넘어선 모든 추리적 진입로를 차단하거나 방향을 틀어버리는 대단한 계획을 만들어 놓습니다.. 충격적인 반전이라고 할 이유도 없는 것이 이시가미가 아니 게이고 행님이 만들어놓으신 추리적 논리와 그 계획은 이 작품이 가장 성공적인 게이고의 장편 추리소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기에 조금의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 소설의 후반부에는 뭔가 상황적 뜬끔포나 충격적인 반전이 갑자기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시가미라는 인물이 자신이 가진 천재적 논리와 수없이 많은 변칙적 수식까지 예상한 완벽한 시나리오가 등장하니까요, 그리고 그가 단 하나 예상하지 못했던 논리는 다름아닌 감정이었습니다.. 휴,


    6. 워낙 유명해서 과거 일본소설을 처음 읽기 시작한 무렵 누군가의 추천으로 가장 먼저 산 작품중에 이 작품이 있습니다.. 그리곤 읽어야지하면서 여태껏 먼지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번에 새로운 완역본으로 재출시 되지 않았다면 여전히 먼지만 후후하고 불어내며 언젠가는이라고 되풀이하고 말았겠죠, 좋네요, 많은 게이고 센세이의 좋은 작품들도 있지만 추리소설로서의 장르적 재미만 놓고 본다면 가장 재미진 작품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네요, 물론 딱딱한 추리적 방법론에 포진한 감정적 격정도 이 작품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것중 하나이죠, 치밀하고 속도감 넘치는 상황적 변환이 독자들로 하여금 가독성과 집중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죠, 늘 그렇듯 작품이 재미지고 재미없고를 떠나서 읽어나가는 문장의 맥을 이어나가는 가독성 하나는 제가 아는 모든 대중소설작가중의 탑에 들어간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의 즐거움까지 독자들에게 선사한다는 것은 두 말 할 것 없는 최고의 추리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으실 만 하다는 것이죠, 물론 저는 이번에 그런 느낌을 만끽했지만 버얼써 십년도 더 전에 이 작품으로 독자들은 대단한 즐거움을 맛보셨을 거라고 생각하며 이 참에 새로운 완역 출간작으로 다시한번 그때의 즐거움을 만나보셔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아무래도 추리소설들은 어느순간 머리속에서 잘 잊혀지는 휘발성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기 떄문에 새로이 경험해보셔도 새로운 느낌이 드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요즘 과거 독자들의 즐거움을 주었던 게이고 센세이의 작품들이 재출간되는 경향이 있어 보이던데 역시 좋은 작가는 시대와 상관없이 늘 사랑받는 이유가 있나 봅니다.. 난 내가 논리적이지 않아서 좋고 외로움을 잘 잊어먹어서 좋습니다.. 아무렴, 집에 들어가도 외로움에게 정신이 기댈 틈이 없으니 당연하지, 그들이 잠들때까지, 휴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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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 엔시 씨와 나 시리즈 3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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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하게도 기억나는 학창시절이라하면 고등학교때가 가장 선명합니다.. 중학교때의 이미지도 머리속에 많이 남아있긴한데 모든 학창시절의 중심은 고등학교 3년인 것 같아요, 그 뒤의 대학교 시절의 이미지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옅어져만 가는데 희한하게도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들은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아마 여지껏 변함없이 만나고 허물없이 욕을 해대는 친구들이 그때 그친구들이기에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늘 똑같은 시절의 똑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그때에 치기어린 행동들에 대해 웃으면 이야기할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행복속의기억입니다만 다들 나와 같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한번씩 많은 동기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때면 그때 그시절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없던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상처로 자리잡고 있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잊혀져가긴 하지만 그당시 아무렇게나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던 끼리들의 배타적 행동들이 뒤늦게 상처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지요, 물론 아직까진 그런 기억으로 인해 누군가가 오랫동안 그 상처가 덧난 경우는 없는 듯 하니 다행이기는 한데, 끼리들의 치기어른 행동들로 인해 누군가가 외로움을 당한 사실을 뒤늦게 안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도 조금 부끄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정시에 입학한 저로서는 굳이 학교를 다시 방문할 일이 없었지만 재수를 하는 친구들과 1년 후 학교를 방문했을때에는 참 많은 생각을 하던 기억이 오롯이 떠오릅니다.. 일년이 지난 시점에 학교의 교정에 앉아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보낸 3년의 시간을 간직한 이 공간이 1년만에 이렇게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어 이 학교를 올 일이 있어면 얼마나 이 시절을 떠올리게 될까, 그때까지 학교는 변함이 없을까, 변함이 없었습니다.. 수십년이 지나 우연히 들른 학교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더군요, 교정의 한쪽을 차지하던 살구나무는 여전히 든든히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몇몇 건물이 다시금 들어서긴 했지만 그시절 그때 울타리 건너의 개구멍이 있던 담장 근처에서 숨어서 태우던 담배꽁초의 연기가 아직도 제 콧구녕으로 스며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그시절의 기억은 절대 잊혀지지 않는 듯 합니다..


    2. 딸아이가 초딩때부터 붙어다니던 친구가 여름방학동안 아주 멀리 이사를 가면서 전학을 했습니다.. 거의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친구였는데 부모로서 걱정이 많았죠, 사실 방학동안 그 친구가 이사간 곳으로 딸아이와 함께 가족들이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자동차로도 3시간이 훨씬 넘는 곳을 방문하면서도 걱정은 유일한 친구처럼 보이던 아이를 떠나보낸 딸이 많이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하고 부모로서 침울하고 외로움을 더 타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부모는 자식을 제대로 모른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호들갑이었죠,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달라져서 떨어져도 떨어진 것이 아닌 것 같은 세상이었고 무엇보다 그동안 몰랐던 친구가 새롭게 등장하더라구요, 새로운 친구가 놀러와서 너무 친하게 딸과 어울리는 모습에 그동안 걱정하고 고민했던 호들갑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리더라구요, 중학생이 된 후로 이젠 아이가 아님에도 여전히 제 눈엔 아이로 보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과 소통하고 만들어나가는 것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과 같은 아주 무서운 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중학생들의 행동을 보면 또 부모로서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이지만 여전히 보호받아야하는 존재들이기에 부모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또 그들만의 세상속에서도 얼마나 많은 고통과 아픔이 내재들어 성장해가는 지 이 시대의 어른으로서 눈치를 채고 살아가야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딜레마가 있는 것이지요, 뭐 이런저런 생각이 들고 가슴이 너무 아픈 작품을 읽다보니 저의 학창시절과 딸아이의 현재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되네요, 얼마전에 무척 행복하게 읽었던 기타무라 가오루 작가의 "밤의 매미"에 이은 장편소설 "가을꽃"입니다.. 일상 미스터리적 형식을 취한 소소한 삶의 이면을 다루고 있죠, 하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무게감이 나가는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사람이 죽습니다..


    3. 마침 우리네 계절 감성과 딱 맞아 떨어지는 시간적 배경입니다.. 가을이 짙어가는 시점에 대학교 3학년을 무난하게 넘기고 있는 '나'에게 찾아온 여고 후배의 죽음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쇼코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얼마전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음을 당한 쓰다라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죠, 과거 같은 동네에 살던 쓰다와 이즈미는 '나'와 함께 초등학교에 통학을 했습니다.. 나와는 3년 차이가 나지만 같은 동네다 보니 아이들이 나름 의지하는 선배정도 되었던 모냥입니다.. 그렇게 지내온 이즈미와 쓰다는 초중고를 함께 다니며 떨어질 수 없는 친구사이가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학교 축제를 위해 학생회 활동을 하던 중 밤 늦은 시간에 홀로 학교 옥상에 올라간 쓰다가 떨어져버린 것이죠, 옥상문을 바깥쪽에서 잠겨 있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구조임에도 어떻게 올라갔는 지, 그리고 자살과는 전혀 무관한 대단히 재능이 뛰어난 긍정적인 아이인 쓰다가 어떠한 이유도 없이 죽음을 맞이한 것인 지 모두들 당황해하게 되죠, 무엇보다 그런 쓰다의 죽음을 바로 겪었던 이즈미의 고통은 말 할 수도 없이 괴로울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쇼코와 함께 있던 날 '나'의 집으로 과거 쓰다가 쓴듯한 교과서의 한쪽을 복사한 문서가 전달됩니다.. 정치경제를 다룬 책의 복사본은 애덤 스미스에 대한 내용중의 일부로 거기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문장에 덧칠된 미스터리한 단서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정황으로 봐서는 이즈미가 보낸 듯한데,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즈미와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그 교과서가 쓰다의 다른 유품들과 함께 태워져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누가 보냈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홀로  남겨진 이즈미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세상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했던 한명의 죽음이 남겨둔 고통을 이즈미는 어떻게 감당할까요, 잔잔하지만 이런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주변사람들의 삶과 함께 '나'는 주어진 미스터리의 단서를 찾아나가고자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후반부에는 라쿠고가 장인인 엔시 다이노스팬이신 엔시 씨가 등장하면서 사건의 미로에 빠진 사건의 정황을 잘 풀어주지 싶습니다..


    4. 그렇죠, 이 작품은 일명 '엔시 씨와 나"라는 시리즈로 불리우는 작품입니다.. 국내에는 이번 장편 "가을꽃"을 비롯해 전작들 단편집 두권인 " 하늘을 나는 말"과 "밤의 매미"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여느 미스터리소설들과는 조금 다른 감성적 느낌이 전반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일상 미스터리라는 설정으로 주인공인 '나'의 생활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삶의 이면을 다루고 있죠, 전작들은 말그대로 사소한 미스터리의 생활적 측면에서 드러나는 잔잔한 감동적 반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극적이지도 그렇다고 대단히 드라마틱한 구성도 없지만 작품이 주는 독특한 대중적 공감은 상당히 오랫동안 머리와 가슴에 남게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단편집인 "밤의 매미를 읽었지만 상당히 행복한 감성적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는 장편으로 하나의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진지하고 조금은 무거운 삶의 아픔을 다루고 있죠, 죽은 이의 미스터리에 집중하기보다는 남겨진 이에게 주어진 삶의 모습에 우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질 수 있을만큼 성숙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그들만의 자신감으로 성인이 될 수도 있었던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우린 보게 됩니다.. 이젠 조금은 자신의 삶을 그려낼 수 있는 '나'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대중들은 들여다보게 되죠,


    5. 이야기는 무리없이 남겨진 단서를 중심으로 주변의 상황과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이야기의 틈을 조금씩 메꿔가면서 진행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이즈미라는 아이가 감당해야하는 상실감을 대단히 구체적으로 보여주죠, 작가는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나'의 시선으로 주변에서 벌어지고 엮어지는 생활의 모습속에서, 기억속에서 조금씩 진실이 뭔지 되짚어나가고자 합니다.. 이 소설속에서는 우리의 일반적인 삶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냥 우리와 동일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 어느순간 아무렇지도 않게 툭 튀어나와버리는 아픔을 단조롭지만 가슴시리도록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아직 미래의 삶의 모든 것을 가늠하지 못하고 만들어나가려 노력하는 한 아이의 죽음을 다룬 설정은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지지만 작가는 변함없이 주변의 이야기와 따뜻한 인간들의 배려적 감성을 곳곳에 배치하여 편안함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의 죽음을 감내하기도 힘든 어머니에게 남겨진 아이의 아픔과 고통을 다독거리고 걱정하는 인간적 따스함도 보여줍니다.. 살아남았으니 어떻해서든 우린 견뎌내어야한다는 이야기이죠, 그리고 '나'에게 주어졌던 단서의 미스터리를 정리하면서 엔시 씨와 주고받는 문답의 결론적 마무리는 그리고 그 해결적 방식은 개인적으로는 상당한 감동이었습니다.. 작위적이고 꾸며낸 소설적 감성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우리의 삶과 직면한 현실적 인간의 모습으로 이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 잠들었어요" 이 한마디가 주는 감성은 이 작품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6. 전작인 "밤의 매미"를 읽으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긴한데, 저같은 장르소설 취향의 속도감 넘치고 자극적이고 조금은 과장된 폭력적 감성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어떻게보면 이런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를 다룬 잔잔한 작품은 재미적인 측면에서 크게 어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 작품만은 조금 달리 보고 싶습니다.. 단순한 코지스타일의 추리소설의 측면이 아니라 감성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자리잡는 편안하면서도 감동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것이지요, 저 역시 중간중간 이어지는 주변의 이야기의 몇갈래의 가지들은 쳐내고 싶었습니다만 그럼에도 작가가 그려내기 위해 설정한 삶의 모습은 상당히 중요해 보였습니다.. 단지 라쿠고가라는 장르를 캐릭터에 부여한 상황적 의도와 일본의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저에게 뭐랄까요, 그들의 생활의 공감을 전적으로 얻어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없진 않았습니다만 그렇다고 일일이 주석이나 해설을 달았다가는 흐름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야될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보다 이 작품의 인간미와 작가가 그려내는 소소한 일상의 감성들이 주는 감동이 너무나 좋아서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럼 좋은 느낌으로 한 곡조,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어디엔가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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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유산
손선영 지음 / 트로이목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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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0년도 더 전에 아부지가 구닥다리 화병을 하나 애지중지 감싸서 들고 오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저의 부친께서는 구닥거리 골동품 같은 물건을 어디서 자꾸 들고 오시는 취미가 있어서 어머니가 골머리를 앓고 계셨던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보시기에는 완전 쓰레기같은 물건을 옛날 어른들이 쓰시는 골동품이라면서 탁자 구석구석에 전시를 해놓으신 경우도 많으시고 십장생이 그려진 통나무 탁자를 그때 당시 수십만원이나 주고 사서 몇십년동안 보관해오시다 결국 어머니가 손자들 다친다고 베란다 내놓았다가 창호샷시 고치다가 만신창이가 되어버려 아부지가 몇날몇일을 앓아 누우셨던 기억도 나네요, 여하튼 그때 아부지가 들고 오신 화병은 조선시대 백자라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또 돈을 꽤 주고 사오신 모냥이었습니다.. 국민학생인 제가 봐도 군데군데 금이 간 자국하며 화병 윗부분은 사금파리를 이어 붙인 자국도 있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화병을 오래 보관하다보면 언젠가는 돈이 될거라면서 전시 탁자 상단에 떡하니 올려놓고 뿌듯해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티브이에 진품명품이라는 골동품 감정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주말마다 유심히 보시곤 했죠, 그러다가 비슷비슷한 물건들을 보시게 됩니다.. 금도 가고 깨진 백자같은 골동품이 아무리 조선시대, 고려시대 청자로 만들어져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가치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도 아신거죠, 알고보니 그 화병을 사실때 꽤 많은 돈을 주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말그대로 사기 당한 것이죠, 수석같은 것도 몇가지 모으시곤 했는데 솔직히 말씀드려 골동품 보시는 눈은 전혀 없으시더라구요, 뭐 저라고 뭔들 알겠습니까만, 그동안 많은 아부지의 골동품들이 어머니의 깔끔함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사라졌지만 이 화병은 어디엔가 있는 것 같던데, 본가가면 자세히 한번 살펴봐야 겠습니다.. 또 모르죠, 알고보니 조선 왕실에서 쓰던 화병인지도,


    2. 우스개소리로 시작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문화재의 사회적 가치는 여느 국가의 중요성과는 다른 존재성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한 나라의 유산으로 여태껏 내려오는 수많은 문화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것을 지켜야함에도 그동안 우린 수많은 삶의 이유들로 인해 우리의 역사적 보물들이 외면당하고 국외로 반출되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지켜보아야했던 것이지요, 과거의 역사의 침략과 전쟁으로 인해 문화재의 손실이 발생한 것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지금 현재에도 우린 우리의 문화와 역사적 유산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나 시선은 아직도 부족한 면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쉽게 다녀오는 유럽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유산을 관광자원으로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감탄사를 내보이면서 내나라 내민족이 가져왔던 그 문화의 유산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흔한 유럽의 국가들과 같은 자부심과 지켜나가기 위한 책임의식이 아직까지는 부족한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저부터 그렇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문화와 사회가 공존하고 도시와 역사가 공존할 수 있는 시대적 도시계획을 말로만 떠들지 말고 이제는 문화가 중심이 되고 우리의 역사가 지켜지는 삶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을 해봐야되지 않나 싶습니다..


    3. 한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대가 흐를수록 언어의 유기적 변화는 수시로 달라지고 세대에 따라 신종 언어가 새롭게 발생하고 또 소멸하게 되지만 기본적인 소통적 언어의 영역은 어떻게 해서든 보존되고 지켜내야야함에도 요즘 아이들의 언어생활과 문화적 국어의 모양새는 말그대로 엉망에 가까워보이는 느낌마저 들때가 있습니다.. 한 나라의 가치적 유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화의 판단은 언제나 자국의 언어였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민지치하의 40년의 세월이 흘러도 우리의 언어는 뿌리기픈 나무처럼 굳건히 삶의 바닥에서 자리잡은 것이지요, 우리 한글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린 알아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상의 언어중 가장 과학적인 접근으로 이루어진 뛰어난 말인 한글은 단순히 세종대왕이 언문으로 취급되길 바라고 모든 것을 바쳐 모든 우리의 백성이 쉽게 깨우쳐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깨우치라는 대단히 위대한 인류학적 가치를 중심으로 만들어내신 것이죠, 역사적 유산과 관련해서 끄적거리다보니 너무 말이 많아졌습니다.. 여하튼 이번에 읽은 작품은 손선영 작가님의 "마지막 유산"이라는 역사스펙타클스릴러미스터리소설입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아픔과 함께 봉인되었던 마지막 유산에 대한 100년지 대계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이 그려진 모험소설입죠,


    4. 소설은 100여년전 대한제국 말기의 융희황제인 순종때부터 시작됩니다.. 일본인인 음양사 아베노 히로시라는 사람의 시점부터 시작하죠, 아시다시피 음양사라는 것은 일종의 주술사이자 우리나라로 따지면 무당입죠, 하지만 조금 더 과학적인 천문학적 접근까지 가능한 일본의 주술사라고 보시면 되는데 이 아베노라는 인물이 조선 궁중의 음양사로서 뭔가 일을 꾸미고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순종의 명을 받든 남무천이라는 내관무사가 찾아오고 아베노를 보필하던 궁녀 단아와 이렇게 세명이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조선의 미래를 관통하는 마지막 유산과 관련된 계획을 만들게 되죠, 그리고 시대는 현재로 넘어옵니다.. 여주인공인 장윤정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재를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100년전 것으로 보여지는 가죽가방 하나가 주어집니다.. 이 가방에 뭔가 있음직하다는 예감에 윤정은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에게 가방의 내막을 알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가방의 주인이 대한제국 말기의 순종의 왕실과 관련된 사실을 알게되고 조금씩 그 진실을 향해 단서를 찾던 중 윤정의 아버지인 장지유에게 그동안 감춰졌던 삼신기단의 암살자가 찾아옵니다.. 전덕남이라고 자신을 밝힌 암살자는 이 한순간의 임무를 위해 12년간 한국인으로 위장한 체 살아왔던 것이죠, 하지만 아오타 노리오라고 불리우는 전덕남은 장지유와의 대면에서 그에게 주어진 임무보다 더 자신이 알고싶은 자신의 혈육과 과거를 알려주려는 장지유와 손을 잡고 새로운 진실을 찾아나가기로 하죠, 전덕남은 이로서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주기로 한 장지유의 자식인 윤정과 일한과 함께 가방의 원천을 찾아 나섭니다.. 가방속에 적힌 다섯문장의 문구를 통해 단서의 암호를 하나둘씩 맞추기 시작한 이들은 마지막 유산이 존재하는 곳을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보여지는 장소는 휴전선이 놓여진 철원 일대의 통제구역이죠, 또한 이 휴전선 금방에서는 박연희라는 군인과 진성욱이라는 병사가 박연희 대위의 부친을 찾아 나섭니다.. 과연 이들과 장윤정 일행과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되어지는 걸까요, 복잡하게 얽히고 꼬인 인과관게의 실타래를 단순히 끊어버리면 될까요, 그렇게 간단할까요, 아니올시다.....


    5. 언제나 역사모험소설은 멋진 스릴러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의 상상력이 가미된 미스터리일수록 더욱 흥미롭죠, 이 작품 역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의 일부를 중심으로 작가의 독창적인 상상력이 가미된 즐거운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이 소설의 중심은 다섯 문장의 문구의 진실을 찾아 헤매는 것이지요, 단순한 기록처럼 보이는 문구의 느낌만 놓고 보더라도 이 작품이 주는 감성은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이 문구속에 감춰진 암호를 해석하여 마지막 유산의 진실을 찾아내는 설정으로 이어지죠, 독자들은 흥미롭게 역사적 모험 미스터리소설의 느낌을 가질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역시 인물의 구성의 확장이 너무 과한 느낌이 들어서 재미진 이야기의 설정이고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구요, 서사의 연결적 구성에 있어서도 속도감과 상황적 전환적 의도가 조금은 일정부분을 건너 뛰는 느낌이 들어서 어색한 장면전환이 제법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명으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을 주요 인물들의 활약과 기준으로 좁혀주셨다면 보다 더 흥미로운 느낌으로 집중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하지만 작가님께서 설정한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엮인 설정과 흐름은 대단히 즐겁고 매력적입니다.. 배경의 현실적 사실에 역사적 상상력이 아주 멋드러지게 적용되어 독자들은 작가가 의도한 모험적 스토리에 푹 빠지게 됩니다.. 특히나 후반부에 드러나는 진실의 반전은 일반적인 대중적 모험소설의 마무리와는 조금 다른, 이시대와 사회가 안겨주는 가치적 판단의 공감적 심정을 제대로 담아낸 것 같아서 전 아주 좋았습니다.. 고종이 몇조에 이르는 금괴를 숨겨놓았다는 것이나 조선 말기의 누군가가 수천억의 보물을 미로속에 숨겨놓고 보물지도를 남겨놓았다고 한들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울 아부지가 수십만원을 주고 조선시대 화병을 사왔지만 알고보니 조잡한 사기그릇에 불과하다는 것처럼 내 것이 아닌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작가는 우리 민족과 역사속에 남겨진 인식적 세계관에 대한 자부심적 가치를 독자적 공감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끔 드러냅니다..


    6. 문득 생각합니다.. 꼭 왕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왜 우린 식민지 시대를 벗어나 새로운 광복의 세상에서 우리의 나라를 만들면서도 우리의 것에 대한 진정한 자부심을 되찾지 못한 것인 지, 뭐 말할라치면 끝도 없겠지만 여전히 친일의 잔재가 사회의 곳곳에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존재감을 내보이고 있는 현실을 보더라도 우린 뭔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경제를 살리고 배불리 먹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회적 최면이 있었던 시대가 지난지도 한참이지만 여전히 우린 그 시대의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권력에 기대고 친일에 기대고 보수적 사회관념의 하나의 체제를 위해 내 배부름을 위해 사회에서 지켜야될 문화적 책임의식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팽개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여전히 우린 말로만 떠들어대고 눈으로만 보는 가면적 책임감으로 문화를 지키고 보수하고 찾고 만드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역할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한번 또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전 고종의 죽음도 순종의 괴로움도 덕혜옹주와 영친왕의 아픔도 절절히 공감하질 못했습니다.. 여전히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그시절 그시대 민초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일궈낸 이나라의 재산을 자신의 것인냥 지금도 자신에게 뻔뻔하게 귀속시키려는 더러운 족속들이 버젓이 나라의 권력층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데 이나라의 중심이었던 그리고 나라를 지키려던 수많은 애국자와 왕의 자손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잘은 모르지만 이런저런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무지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재미진 모험소설에서 또 이런 사회적 가치관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돌이켜보게 되는 느낌이면 이 작품 나름 괜찮은 즐거움을 안겨주는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으실 듯, 작가가 선보이는 현실적 역사의 상상적 물음속에 빠져보시라능, 싫음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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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맨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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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라고 여겼던 사람이 돈버는 일을 추천합니다.. 자신과 함께 해보자는 것이지요, 큰 돈 밑천없이 그동안 모아 놓은 돈 있으면 조금씩 용돈 벌이로 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합니다.. 그래서 시작합니다.. 몇백만원 정도 융통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렇게 전달된 금액의 이자가 꼬박꼬박 주단위로 조금씩 자신의 통장에 들어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이 투자한 원금을 돌려받으려 합니다.. 말을 꺼내자마자 바로 통장으로 원금이 입금됩니다.. 하지만 입금 기준으로 그 주에 지급하기로 한 이자는 차감되어버립니다.. 이제 이 투자사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되는거지요, 다시 이전에 투자한 원금 외에 잠시 돌려 막아도 무방한 몇백만원을 다시금 투자합니다..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또 한달 이상 시간은 흐르고 여전히 작지만 투자금에 대한 이자가 매주 몇만원씩 통장으로 들어옵니다.. 몇개월 모인 이자가 제법 큽니다.. 은행 이자와는 비교도 되지 않죠, 심지어 기본 이자 외에 수당 및 투자 금액의 비율에 따른 복리적 이자비용을 산정하여 수천만원을 투자한 주변 사람들은 일종의 투자 지분적 금액을 산정받는 것도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1천만원을 투자하면 년간 100만원의 이자를 받는다면 5천만원 이상 투자하면 복리와 지분들을 합쳐 년간 1천만원에 가까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임을 주구장창 설명하고 실제로 그런 금액으로 큰 돈을 번 사람을 수시로 등장시켜 신뢰를 쌓아갑니다.. 대부분 작은 금액을 투자한 서민들은 조금씩 자신의 투자금을 높여나가죠, 이유는 투자원금으로 인해 매주 이자가 끊임없이 들어오니까요, 금액을 높일수록 이자는 더 많아집니다.. 심지어 작지만 이자 외 투자수당의 명목으로 입금되기도 하는터라 많은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추천하고 끌여들여 수당과 이자를 더 받곤 합니다.. 그렇게 높여가기 시작한 투자금은 어느순간 터져버립니다.. 원금은 고사하고 그동안 들어오던 이자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 후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거죠, 이유는 수많은 투자자의 돈으로 이자를 나눠주는 돌려막기식의 다단계가 들통이 나거나 어느순간 멈춰버리고 사라져버리는 것이죠, 그런 피해는 작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주곤 합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작은 이자에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느낌을 받는 서민들이라는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도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피해를 보셨고 여전히 그 피해의 중심에서 주변사람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식해서, 잘 몰라서, 단순히 돈놓고 돈먹기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었으니 말입니다.. 과거에 당신들이 알고 지내던 많은 사람들은 이제 철천지 원수처럼 달려듭니다.. 추천한 잘못이 있다손 치더라도 결국 자신의 판단으로 저지른 문제임에도 그들은 피해의 탓을 타인에게 돌리기게 급급합니다.. 아마도 우리 부모님도 다르지 않을겁니다.. 그렇게 세상은 무식하게 살아가는 작은 돈에 목숨거는 사람들의 약한 틈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용하는 범죄자들이 들끓고 있습니다..


    2. 서두가 느무 길었나요, 아무래도 당한게 있으니 그런 것 같습니다.. 속에서 천불이 나죠, 왜 그렇게 저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런 일을 저질렀느냐고 따져 묻고 화를 내어도 쉽게 화가 삭질 않습니다.. 아내는 말합니다.. 부모님이라고 그럴 줄 알고 그러셨겠냐고, 작은 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조금씩 투자한 비용이 상당했고 결국 그 비용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지만 그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해서 노년에 조금이나마 아들 도움 없이 사시고 또 남은 돈은 자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셔서 그러셨을거라고 말이죠, 사실 그러셨을 겁니다.. 누굴 탓한 들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자식은 부모의 잘못된 판단을 무심하게 흘려 버렸고 부모님은 주변의 지인들의 말만 믿고 잘못된 판단을 하신거고 세상은 그런 착한 서민들의 꼬깃꼬깃 모은 손때묻은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갈취하는 것이고,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놈들에게는 타인의 삶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죠, 당한 우리만 아픈것입니다.. 아픈 사람들끼리 싸우고 탓하고 책임을 전가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이 작품을 읽다보니 여전히 힘들어하면 살아가시는 부모님과 주변 어르신들의 아픔과 분노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되살아나서 화가 나더군요, 좋은 작품입니다.. 일본 추리소설 간만에 읽었습니다.. "립맨"이라는 시즈쿠이 슈스케라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여기서 립이라는 의미는 영어의 'R.I.P' 즉 'Rest In Peace'라는 뜻의 편히 잠드시길,이라는 의미의 죽은 분들에 대한 애도의 인사같은 말이죠, 그럼 왜 이 말을 하는 "립맨"이 제목이 되었는 지 한번 챙겨봅시다.


    3. 시작과 함께 보이스피싱에 대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격인 도모키는 대학교까지 졸업한 재원이지만 과거 미나토당이라는 제과회사에 입사를 하였지만 회사에 불어닥친 악재로 인해 입사도 못해보고 강제로 퇴사된 경험을 가진 후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보이스피싱를 하는 범죄조직에 관여를 하게 되죠, 자신이 알바를 하던 주점에 온 자신의 동생인 다케하루의 조폭 두목의 소개로 보이스피싱 영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죠, 보이스피싱 조직은 점조직의 형태로 영업팀과 조사팀과 수령팀등이 구성이 되고 도모키는 영업을 담당하는 업무로 전화로 기존 정보로 이루어진 서민들을 속이고 돈을 뜯어내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일반인들에 대한 정보는 아와노라는 인물이 파악한 사람들의 정보를 토대로 이루어지죠, 아와노라는 인물은 비밀에 쌓인 사람으로 그 정체를 쉽사리 드러내지 않은 이 범죄조직의 가장 중요한 중개자의 영역에서 보이스피싱에 관여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렇게 보이스피싱을 하면서 쉽게 벌어들이는 돈은 도모키를 비롯한 수많은 구성원들이 나눠서 가집니다.. 아와노는 이렇게 성공한 보이스피싱의 습득액중 얼마를 수수료를 받죠, 도모키팀이 이번에도 보이스피싱을 성공하고 그 돈을 수령한 후 각자의 몫을 나누고 아와노의 몫을 떼어놓는 상황에서 사장에게 전화가 옵니다.. 아와노는 자신의 몫을 필요없다면서 마지막으로 '레스트 인 피스'라고 하면 전화를 끊죠, 사장은 뭔 말인 지 이해를 못하지만 대학까지 나온 도모키는 그 의미를 눈치 채고 자신의 동생인 다케하루를 데리고 살며시 사무실을 빠져나옵니다.. 바로 그순간 형사들이 사무실로 들이닥치고, 다행히 일찍 눈치 챈 덕분에 도모키와 다케하루는 붙잡히지 않죠, 그리고 이어지는 경찰조직이 등장합니다.. 마키시마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수사팀이 등장하죠, 그리고 이 팀이 수사중인 보이스피싱의 급습 상황도 이어집니다.. 이들은 점조직처럼 이어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검거하지만 실질적 총책을 맡고 있던 인물과 사라진 몇명은 검거에 실패하죠, 그리고 시간은 흐릅니다.. 이 사건에서 검거되지 않은 아와노와 도모키 형제는 새로운 범죄형태의 사업을 시작하려 합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유괴사업이죠, 그리고 그 중심 타켓은 과거 도모키를 내쳤던 미나토당과 관련이 있습니다.. 완벽 범죄를 꿈꾸는 아와노의 뛰어난 머리와 끈질기게 이들을 찾아내고자 노력하는 마키시마팀의 대결은 과연,,,,


    4. 아따, 뭔가 말도 길고 내용도 길고 그렇습니다.. 이제 독후감을 적어야되는데 벌써 지치는 것을 보니 위에다 쓰잘데기 없는 말들을 느으무 많이 끼적댔나 봅니다.. 여하튼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소설의 내용이 무척 꼼꼼하고 구성지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줄거리도 길 수 밖에 없습니다.. 상당히 꼼꼼한 상황적 연결을 하나하나 문장이나 배경속에 배치하고 설명하는 작간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전 잘 몰랐습니다만 이 작품은 일종의 시리즈더군요, 마키시마라는 수사반장의 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나 봅니다.. 전작인 "범인에게 고한다"라는 작품에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준 마키시마 수사팀이 이번에도 천재적인 범행을 설계하고 조직하는 능력을 가진 립맨이라 불리우는 아와노라는 인물과의 대립적 모습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주된 시점이 범행을 저지르는 인물들 그중에서도 대단히 일반적인 평범한 인물인 도모키라는 대중적 공감이 생기는 범죄자의 모습을 통해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범죄의 중심에 있지만 실질적 범죄의 조절자인 아와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도모키를 통해 보여주죠, 마키시마 역시 사건의 해결적 측면을 위해 등장하지만 이 소설은 범죄의 현실적 상황에 중점을 두고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는 새로운 범죄 유형인 유괴사업을 아주 꼼꼼하게 조작하고 설계하는 방법론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5.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립맨"이 만들어내는 범죄의 방식은 대단히 현실적이면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완벽한 범죄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범죄를 저지름에도 전혀 꺼리낌이 없는 느낌마저 듭니다.. 독자들 역시 심각한 유괴를 저지르는 범죄를 인식하면서도 그게 엄청난 버모지라는 인식이 들 지 않을 정도로 아와노라는 인물이 만들어내는 범죄의 조작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누구도 다치진 않지만 누군가가 자신에게 피해를 입힐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세상 누구보다 냉정한 아와노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작가는 그려내고 있는 것이지요, 이 소설에서 중심이 되는 마키시마 형사팀의 모습은 어떤 면에서는 곁가지의 역할이 멈춰 있습니다.. 대단한 활약을 만들어내는 영웅적 모습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아와노 일당이 저지르는 범죄의 단서를 찾아나가는 구성이지만 아와노가 획책한 범죄의 설계는 형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방법들입니다.. 단지 마키시마의 경력과 형사적 촉이 가장 중요한 단서적 역할을 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 소설은 전반적으로 아와노와 관련된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이지요, 이런 흐름을 사건의 당사자이지만 객관성이 부여된 도모키라는 인물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것이구요, 그래서 이 작품은 상당히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긴박감 넘치는 유괴적 상황의 전형적이 방법론보다는 범죄의 설계와 조작이라는 차원의 천재적인 완벽한 범죄의 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꼼꼼하게 드러내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죠, 독자들은 그대로 작가의 이야기를 받아 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6. 빠른 전개와 이야기의 서스펜스가 넘치는 범죄소설은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사실적 현실감이 넘치는 범죄소설로 봐야겠지요, 경찰소설로 보는 부분도 무리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경찰들이 활약상보다는 범인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즐거움이 있기에 이 작품은 흔한 경찰소설과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이 시리즈이 전작을 읽지 않아서 작가의 이전 스타일을 모릅니다만 범죄와 관련된 액션스릴러의 느낌보다는 추리적인 대립적 머리싸움과 범죄를 만들어나가는 현실적 상황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일반적 딜레마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현실속의 범죄자의 모습을 대단히 리얼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하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근래 들어 읽은 일본소설중에서도 손 꼽히는 재미를 보여주기는 하는데 희한하게 전 읽는데 오래 걸리더군요, 재미는 있으되 여러 설명과 구체적 이해도가 높은 소설적 문장들이 많아서 그런 지 집중도와 가독성은 조금 끊어 읽어도 무방할 정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게다가 다음편으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은 아마도 작가 스스로 만들어 낸 캐릭터의 느낌을 그대로 이어나고 싶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로 이렇게 마무리되면 조금 아쉬웠을 것 같았거덩요, 여하튼 다음편에서도 이어질 시리즈의 이야기에 조금 관심을 가질 수 밖에는 없습니다.. 벌써 R.I.P로 애도를 표하기에는 아쉬우니까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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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
제인 하퍼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1. 요즘은 사실 이웃이나 동네라는 개념의 친밀한 관계의 형성이 쉽지 않죠, 대다수가 아파트문화에 적응해서 살아가기 때문에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 지도 잘 모르고 몇년을 살다 또 이사가고 하는 뭐랄까요, 정착의 개념이 그렇게 와닿지 않는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도시를 조금 벗어난 곳이나 제가 어릴때만 하더라도 이런 정착의 느낌은 상당히 중요한 문화의 일부분이었죠, 지금도 시골에서는 누구네 집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좋은 일, 굳은 일 서로 도와가며 살곤 하죠, 과거에 우리네 삶도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누군가에게 안좋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동네 사람들은 쉬쉬하면서 뒷담화를 그렇게 해대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가정에 불화가 있는 집의 경우에는 특히나 심했죠, 술을 먹고 폭력을 행사하는 어른들이 그시절에도 그렇게 많았습니다.. 밤마다 동네 입구 대포집에서 거나하게 취한 아저씨가 아버지를 데리러 나온 딸아이와 함께 집으로 가면 얼마안가 비명과 함께 세간살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동네 어른들은 경찰에 신고할 생각을 안하셨죠, 아니 몇번은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그당시만해도 저집 사정은 저집에서 해결해야된다는 생각을 하셨는 지는 몰라도 늘 변함없이 그 어른의 폭력은 한번씩 동네를 시끄럽게 했습니다.. 몰래 도망나온 아이들은 옆집 아주머니집에서 울다 지쳐 잠이 들고 무서운 아버지가 잠들고 나서야 집으로 가서 가방을 들고 학교를 가곤 했습니다.. 그 시절은 그러했습니다.. 늘 맞고 사는 엄마는 어느날 말도 없이 사라지고 남은 아이들은 결국 시골에서 올라오신 노년의 할머니가 키울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동네 사람들은 원인제공을 한 폭력 아부지를 욕하기보다 그 폭력을 못참고 떠난 아이들의 엄마를 욕하더군요, 그 여자아이는 3년 내내 같은 반이었는데 중학교를 올라가면서 저도 이사를 가고 그 친구는 계속 그곳에서 살았던 것 같은데 얼마전 초등학교 모임 밴드에 그 친구가 보여서 무척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2. 표정만으로는 그 친구가 견뎌내야한 삶의 아픔이 어떠했는 지 전혀 알 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사진으로 보여지는 친구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또래의 중년의 나이에 예쁜 아이 두명과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사진으로 반갑게 친구를 찾는 느낌이 좋아서 당장 가입을 해놓고 아직까지 만나보진 못했지만 그시절 우리는 왜 그렇게 무식하게 살았는 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과거가 우리의 삶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죠, 어느나라건 가부장적이고 자기위주적인 대단히 폐쇄된 곳에서 자신들의 삶에만 집착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은 듯 합니다.. 스웨덴같은 선진국에서도 소규모의 시골 동네에선 제가 경험한 삶보다 더 극단적인 이야기를 소설의 내용으로 보여주기도 하더군요, 물론 소설의 자극적 설정을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없는 사실을 지어낼 이유는 없을테고 이번에 읽은 소설 "드라이"(죽음을 질투한 사람들)이라는 호주 작품도 그러합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키와라라는 지역의 삶 역시 대단히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인간의 모습이 담겨있는 곳이죠, 그리고 수년째 비가 오지 않아 가뭄에 모든 사람이 지쳐있는 곳이라면 그 배타적 감성은 극단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곳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한 가족이 살해된 사건인데 살인범이 그 집의 가정인 듯 합니다.. 그리고 그 가장의 친구인 경찰이 그곳으로 돌아가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3. 호주의 남부의 메마른 땅 키와라지역이 한 농장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죽음을 알리는 파리의 모습으로 농장의 살인사건의 참상이 보여지죠, 그리고 살아남은 한 어린아이의 찢어지는 듯한 울음소리로 그 서막을 엽니다.. 그리고 장례식이 거행되는 곳에 에런 포크가 왔습니다.. 에런은 자신의 친구인 루크와 그의 아내와 어린 아들의 장례식에 참석을 한 것이죠, 20년만에 고향을 찾은 에런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자신을 다시 이곳으로 이끈 루크의 아버지의 한마디 때문입니다.. 20년전 포크가 키와라를 떠날때 자살한 엘리와의 관계에 있어서 루크와 자신의 알리바이가 거짓이라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죠,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친구이기도 한 루크의 참혹한 살인사건에 대해 루크의 부모님은 에런으로 하여금 아무리 비관적이라도 루크가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 살해할 이유가 없다며 에런에게 사건의 진실을 조사해주길 원합니다.. 여전히 키와라는 에런에게 냉대하고 과거 벌어진 엘리의 자살이 에런과 그의 아버지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소문을 진실처럼 여기고 있는 지독히도 폐쇄된 곳이기도 합니다.. 에런 포크는 두번다시 이 땅을 밟지 않으리라 여겼지만, 그리고 지금이라도 바로 멜버른으로 떠나고자 하지만 자신에게 어머니와 같았던 루크의 어머니 바브의 부탁으로 지역 수사관 라코와 함께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 지 조금씩 찾아나가려고 하죠, 그가 조금씩 사건속으로 들어설수록 주변의 인물들은 그와 과거 엘리 디컨과의 관계와 여전히 살아남아 그를 괴롭히는 엘리의 아버지, 그리고 그의 조카 그랜트 다우의 협박을 견뎌내며 루크가 어떻게 살아오고 어떤 방식으로 자신에게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4. 승질나는 작품입니다.. 재미있어서 승질이 나고, 빌어먹을 동네 사람들 때문에 승질이 나고, 그것을 감내하며 진실을 밝혀내려는 주인공의 아픔을 보면서 승질이 나고 무엇보다 뒤늦게 밝혀지는 진실과 또다른 반전때문에 정말 승질이 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무척이나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아주 메마른 가뭄이 극에 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모든 것이 메마르죠, 감성과 상황과 인간들 할 것 없이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모든 것이 퍽퍽하기 그지 없습니다.. 조금나 건드려도 파사삭거리며 부스러져버릴 것 같은 불안함이 끝없이 이어지는 작품입니다.. 자연이 주는 최악의 메마름은 인간을 편헙하게 만들 수 밖에 없죠, 특히나 자신이 가진 것들을 변화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 그곳에서만 살아온 정착민의 경우에는 쉽게 자신이 만들어온 땅을 포기하지 못하고 힘들고 괴로워도 여전히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그들 내부의 고립된 세계를 형성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누군가는 희생양이 되어야하고 누군가는 그들을 단죄하는 역할을 뻔뻔스럽게도 자처하고 나서도 누구하나 거부하는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외면하고 모른척하며 개인이 어떠하더라도 전체의 의견을 따라가면 스스로 문제될 이유는 없으니까요, 또 그런 합리화가 결국은 진실처럼 여겨져 자기들 끼리 뭉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너네들이 뭘 알어, 여긴 우리 땅이야, 꺼져,, 뭐 이런 식입니다..


    5. 그곳에 떡하니 과거 문제가 있어 야반도주를 했던 사람이 돌아왔으니 동네가 발칵 뒤집히는게 정상이겠죠, 하지만 이 아이는 현재 경찰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친구이기도 한 루크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것이죠, 과거와 현실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이야기는 에런 포크라는 주인공이라는 존재의 모든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가 성장하고 자아를 찾았던 곳은 키와라이고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내쳐졌습니다.. 20년만에 돌아온 곳에서는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그를 살인을 저지른 아이로 기억하고 편견과 분노와 배척을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냅니다.. 진실과는 상관없는 그들만의 단두대를 만들어 놓은 곳이죠, 그리고 그곳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과거 자신의 친구인 루크와 그레첸을 통해 그가 알지 못했던 진실을 하나둘씩 끄집어내게 됩니다.. 작가는 이렇게 벌어지는 진행과정상의 모습들을 아주 밀도있게 보여줍니다.. 에런이라는 인물을 통한 키와라의 가려진 이면을 하나씩 끄집어내는 것이죠, 이는 대단히 불쾌하면서도 그 어느것도 확신할 수 없는 궁금증을 함께 독자들에게 던져놓으며 진실을 찾아나가기 시작합니다.. 작가의 데뷔작이라는데 구성력이나 상황적 흐름에 대한 방법론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건의 시점을 그려나가는 추리적 방법론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사실 하나의 사건에 과거를 접목시키고 또한 지역적 감성을 제대로 묶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작가는 무난하고 오히려 긴장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고로 상황적 분노가 자아내는 서스펜스의 감성은 상당히 뛰어납니다..


    6. 이 작품은 아주 진지하고 소설의 감성에 걸맞게 뜨거운 한여름의 열기가 넘쳐 흘러 언제 터져버릴 지 모르는 분노를 몇년동안 비 한방울도 오지 않아 메말라버린 지역적 감성에 숨겨서 차곡차곡 독자의 마음속에 쌓아갑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터져버립니다.. 한 인간이 평생동안 아파하고 그리워하고 분노한 자신의 고향의 모든 것을 털어버리는거죠, 그속에는 그에게 주어진 억측같은 편견과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자신이 선택한 외면에 대한 회환, 그리고 여전히 가시지않는 분노와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선의라는 가면속에 늘 악의와 욕망에서 비롯된 죄책감등을 감추고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죠, 이 작품은 인간의 이면을 대단히 날카롭고 섬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숨기고 싶은 비밀은 하나씩은 있다는 인간 관계의 진리를 이 작품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그대로의 모든 것이 아닌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은 밝혀질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이 작품은 차분하면서 집중할 수있는 즐거운 독서를 주는 아주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또한 스릴러소설로서의 매력이 아주 대단해서 감성과 여운과 재미를 모두 안겨주는 괜찮은 작품인 듯 싶습니다.. 남부는 여전히 비가 안와서 가물었는데 오늘 시원하게 비가 제대로 내려주네요, 이제 여름도 이렇게 가는건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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