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지막 유산
손선영 지음 / 트로이목마 / 2017년 7월
평점 :

1. 30년도 더 전에 아부지가 구닥다리 화병을 하나 애지중지 감싸서 들고 오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저의 부친께서는 구닥거리 골동품 같은 물건을 어디서 자꾸 들고 오시는 취미가 있어서 어머니가 골머리를 앓고 계셨던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보시기에는 완전 쓰레기같은 물건을 옛날 어른들이 쓰시는 골동품이라면서 탁자 구석구석에 전시를 해놓으신 경우도 많으시고 십장생이 그려진 통나무 탁자를 그때 당시 수십만원이나 주고 사서 몇십년동안 보관해오시다 결국 어머니가 손자들 다친다고 베란다 내놓았다가 창호샷시 고치다가 만신창이가 되어버려 아부지가 몇날몇일을 앓아 누우셨던 기억도 나네요, 여하튼 그때 아부지가 들고 오신 화병은 조선시대 백자라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또 돈을 꽤 주고 사오신 모냥이었습니다.. 국민학생인 제가 봐도 군데군데 금이 간 자국하며 화병 윗부분은 사금파리를 이어 붙인 자국도 있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화병을 오래 보관하다보면 언젠가는 돈이 될거라면서 전시 탁자 상단에 떡하니 올려놓고 뿌듯해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티브이에 진품명품이라는 골동품 감정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주말마다 유심히 보시곤 했죠, 그러다가 비슷비슷한 물건들을 보시게 됩니다.. 금도 가고 깨진 백자같은 골동품이 아무리 조선시대, 고려시대 청자로 만들어져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가치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도 아신거죠, 알고보니 그 화병을 사실때 꽤 많은 돈을 주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말그대로 사기 당한 것이죠, 수석같은 것도 몇가지 모으시곤 했는데 솔직히 말씀드려 골동품 보시는 눈은 전혀 없으시더라구요, 뭐 저라고 뭔들 알겠습니까만, 그동안 많은 아부지의 골동품들이 어머니의 깔끔함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사라졌지만 이 화병은 어디엔가 있는 것 같던데, 본가가면 자세히 한번 살펴봐야 겠습니다.. 또 모르죠, 알고보니 조선 왕실에서 쓰던 화병인지도,
2. 우스개소리로 시작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문화재의 사회적 가치는 여느 국가의 중요성과는 다른 존재성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한 나라의 유산으로 여태껏 내려오는 수많은 문화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것을 지켜야함에도 그동안 우린 수많은 삶의 이유들로 인해 우리의 역사적 보물들이 외면당하고 국외로 반출되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지켜보아야했던 것이지요, 과거의 역사의 침략과 전쟁으로 인해 문화재의 손실이 발생한 것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지금 현재에도 우린 우리의 문화와 역사적 유산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나 시선은 아직도 부족한 면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쉽게 다녀오는 유럽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유산을 관광자원으로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감탄사를 내보이면서 내나라 내민족이 가져왔던 그 문화의 유산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흔한 유럽의 국가들과 같은 자부심과 지켜나가기 위한 책임의식이 아직까지는 부족한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저부터 그렇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문화와 사회가 공존하고 도시와 역사가 공존할 수 있는 시대적 도시계획을 말로만 떠들지 말고 이제는 문화가 중심이 되고 우리의 역사가 지켜지는 삶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을 해봐야되지 않나 싶습니다..
3. 한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대가 흐를수록 언어의 유기적 변화는 수시로 달라지고 세대에 따라 신종 언어가 새롭게 발생하고 또 소멸하게 되지만 기본적인 소통적 언어의 영역은 어떻게 해서든 보존되고 지켜내야야함에도 요즘 아이들의 언어생활과 문화적 국어의 모양새는 말그대로 엉망에 가까워보이는 느낌마저 들때가 있습니다.. 한 나라의 가치적 유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화의 판단은 언제나 자국의 언어였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민지치하의 40년의 세월이 흘러도 우리의 언어는 뿌리기픈 나무처럼 굳건히 삶의 바닥에서 자리잡은 것이지요, 우리 한글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린 알아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상의 언어중 가장 과학적인 접근으로 이루어진 뛰어난 말인 한글은 단순히 세종대왕이 언문으로 취급되길 바라고 모든 것을 바쳐 모든 우리의 백성이 쉽게 깨우쳐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깨우치라는 대단히 위대한 인류학적 가치를 중심으로 만들어내신 것이죠, 역사적 유산과 관련해서 끄적거리다보니 너무 말이 많아졌습니다.. 여하튼 이번에 읽은 작품은 손선영 작가님의 "마지막 유산"이라는 역사스펙타클스릴러미스터리소설입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아픔과 함께 봉인되었던 마지막 유산에 대한 100년지 대계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이 그려진 모험소설입죠,
4. 소설은 100여년전 대한제국 말기의 융희황제인 순종때부터 시작됩니다.. 일본인인 음양사 아베노 히로시라는 사람의 시점부터 시작하죠, 아시다시피 음양사라는 것은 일종의 주술사이자 우리나라로 따지면 무당입죠, 하지만 조금 더 과학적인 천문학적 접근까지 가능한 일본의 주술사라고 보시면 되는데 이 아베노라는 인물이 조선 궁중의 음양사로서 뭔가 일을 꾸미고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순종의 명을 받든 남무천이라는 내관무사가 찾아오고 아베노를 보필하던 궁녀 단아와 이렇게 세명이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조선의 미래를 관통하는 마지막 유산과 관련된 계획을 만들게 되죠, 그리고 시대는 현재로 넘어옵니다.. 여주인공인 장윤정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재를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100년전 것으로 보여지는 가죽가방 하나가 주어집니다.. 이 가방에 뭔가 있음직하다는 예감에 윤정은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에게 가방의 내막을 알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가방의 주인이 대한제국 말기의 순종의 왕실과 관련된 사실을 알게되고 조금씩 그 진실을 향해 단서를 찾던 중 윤정의 아버지인 장지유에게 그동안 감춰졌던 삼신기단의 암살자가 찾아옵니다.. 전덕남이라고 자신을 밝힌 암살자는 이 한순간의 임무를 위해 12년간 한국인으로 위장한 체 살아왔던 것이죠, 하지만 아오타 노리오라고 불리우는 전덕남은 장지유와의 대면에서 그에게 주어진 임무보다 더 자신이 알고싶은 자신의 혈육과 과거를 알려주려는 장지유와 손을 잡고 새로운 진실을 찾아나가기로 하죠, 전덕남은 이로서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주기로 한 장지유의 자식인 윤정과 일한과 함께 가방의 원천을 찾아 나섭니다.. 가방속에 적힌 다섯문장의 문구를 통해 단서의 암호를 하나둘씩 맞추기 시작한 이들은 마지막 유산이 존재하는 곳을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보여지는 장소는 휴전선이 놓여진 철원 일대의 통제구역이죠, 또한 이 휴전선 금방에서는 박연희라는 군인과 진성욱이라는 병사가 박연희 대위의 부친을 찾아 나섭니다.. 과연 이들과 장윤정 일행과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되어지는 걸까요, 복잡하게 얽히고 꼬인 인과관게의 실타래를 단순히 끊어버리면 될까요, 그렇게 간단할까요, 아니올시다.....
5. 언제나 역사모험소설은 멋진 스릴러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의 상상력이 가미된 미스터리일수록 더욱 흥미롭죠, 이 작품 역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의 일부를 중심으로 작가의 독창적인 상상력이 가미된 즐거운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이 소설의 중심은 다섯 문장의 문구의 진실을 찾아 헤매는 것이지요, 단순한 기록처럼 보이는 문구의 느낌만 놓고 보더라도 이 작품이 주는 감성은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이 문구속에 감춰진 암호를 해석하여 마지막 유산의 진실을 찾아내는 설정으로 이어지죠, 독자들은 흥미롭게 역사적 모험 미스터리소설의 느낌을 가질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역시 인물의 구성의 확장이 너무 과한 느낌이 들어서 재미진 이야기의 설정이고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구요, 서사의 연결적 구성에 있어서도 속도감과 상황적 전환적 의도가 조금은 일정부분을 건너 뛰는 느낌이 들어서 어색한 장면전환이 제법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명으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을 주요 인물들의 활약과 기준으로 좁혀주셨다면 보다 더 흥미로운 느낌으로 집중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하지만 작가님께서 설정한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엮인 설정과 흐름은 대단히 즐겁고 매력적입니다.. 배경의 현실적 사실에 역사적 상상력이 아주 멋드러지게 적용되어 독자들은 작가가 의도한 모험적 스토리에 푹 빠지게 됩니다.. 특히나 후반부에 드러나는 진실의 반전은 일반적인 대중적 모험소설의 마무리와는 조금 다른, 이시대와 사회가 안겨주는 가치적 판단의 공감적 심정을 제대로 담아낸 것 같아서 전 아주 좋았습니다.. 고종이 몇조에 이르는 금괴를 숨겨놓았다는 것이나 조선 말기의 누군가가 수천억의 보물을 미로속에 숨겨놓고 보물지도를 남겨놓았다고 한들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울 아부지가 수십만원을 주고 조선시대 화병을 사왔지만 알고보니 조잡한 사기그릇에 불과하다는 것처럼 내 것이 아닌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작가는 우리 민족과 역사속에 남겨진 인식적 세계관에 대한 자부심적 가치를 독자적 공감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끔 드러냅니다..
6. 문득 생각합니다.. 꼭 왕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왜 우린 식민지 시대를 벗어나 새로운 광복의 세상에서 우리의 나라를 만들면서도 우리의 것에 대한 진정한 자부심을 되찾지 못한 것인 지, 뭐 말할라치면 끝도 없겠지만 여전히 친일의 잔재가 사회의 곳곳에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존재감을 내보이고 있는 현실을 보더라도 우린 뭔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경제를 살리고 배불리 먹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회적 최면이 있었던 시대가 지난지도 한참이지만 여전히 우린 그 시대의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권력에 기대고 친일에 기대고 보수적 사회관념의 하나의 체제를 위해 내 배부름을 위해 사회에서 지켜야될 문화적 책임의식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팽개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여전히 우린 말로만 떠들어대고 눈으로만 보는 가면적 책임감으로 문화를 지키고 보수하고 찾고 만드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역할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한번 또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전 고종의 죽음도 순종의 괴로움도 덕혜옹주와 영친왕의 아픔도 절절히 공감하질 못했습니다.. 여전히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그시절 그시대 민초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일궈낸 이나라의 재산을 자신의 것인냥 지금도 자신에게 뻔뻔하게 귀속시키려는 더러운 족속들이 버젓이 나라의 권력층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데 이나라의 중심이었던 그리고 나라를 지키려던 수많은 애국자와 왕의 자손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잘은 모르지만 이런저런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무지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재미진 모험소설에서 또 이런 사회적 가치관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돌이켜보게 되는 느낌이면 이 작품 나름 괜찮은 즐거움을 안겨주는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으실 듯, 작가가 선보이는 현실적 역사의 상상적 물음속에 빠져보시라능, 싫음 말고..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