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뎀션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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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체감온도가 기분 나쁠 정도로 오슬오슬거립니다.. 나름 난방을 준비한 공간속에서 이렇게 조금만 벗어나도 오슬거리는 쌀쌀함이  장난이 아닌데 말이죠.. 이 초겨울의 쌀쌀함이 가득한 계절에 난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수많은 공간속에 놓여진 사람들은 얼마나 추울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저지른 죄로 인해 자유를 구속당한 체 교도소에서 자신에게 집행된 형을 살아가는 수많은 재소자분들도 이런 어려움을 많이 겪을겁니다.. 물론 그들이 피해를 입힌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처벌이라 생각하면 될 터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현재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인 경우 사형수들의 감정적 온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감에 더해지겠죠.. 물론 97년 마지막 사형이 집행된 이후로 15년 이상 사형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젠 잠정 사형폐지국가로 분류가 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사형은 이루어질 수있는 것이죠... 사실 전 사형반대론자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사형을 꼭 집행해야한다는 입장에 놓여있지도 않죠.. 왜, 전 그런 입장에 놓여본 적이 없으며 그런 주변상황을 경험해본 적도 없어서 섣부른 주장을 하기가 그렇네요... 하지만 여기에 70년 후반부터 사형제가 폐지된 북유럽의 스웨덴에서 사형제에 대한 딜레마에 대한 스릴러를 보여줍니다.. 재미납니다..

 

    안데슈, 버리에 콤비의  애버트 그렌스 시리즈의 한 권인 "리뎀션"입니다.. 사형제를 집행하고 있는 현재의 미국이라는 나라와 사형제가 폐지된 스웨덴의 입장에 대해서 두나라를 배경으로 한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시작과 함께 사형을 기다리는 한 남자 존 메이어 프레이는 초단위로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예민함을 어쩔 수 없이 익히게 됩니다.. 자신의 사형기일까지의 시간은 자신의 의자와 다르게 진행되는 중이니까요..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동년의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고 수감중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형기일은 조금씩 다가오죠.. 같은 교도소에 수감된 사형수들이 하나둘씩 사형을 당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엄청난 공포감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존이 판결을 받을 당시의 나이는 고작 열일곱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여인의 아버지 에드워드 피니건는 존이 사형을 지켜보는게 목적입니다.. 그에게는 존에 대한 증오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어느시점에 누군가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는 사형수였던 존의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자유의 몸인 것처럼 보입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그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미국이라는 곳이 아니라 미국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인 것이죠.. 그렇게 존은 과거의 미국 오하이오 마커스빌의 교도소에 수감된 사형수로서의 인생과 현재 스웨덴에서 또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는 한 남자로서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에게 있어서의 미래의 삶은 어떻게 이어질까요, 아주 재미지게 이어지는 이야기의 구성이 제법 흥미롭습니다.. 두 작가의 전작들을 재미있게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 작품 "리뎀션"도 나쁘지 않으실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두 분의 작가님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이야기의 진행이 무척 빠르게 이어진다는겁니다.. 상황적 긴박감에 있어서는 여느 스릴러작가님들도 쉽게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흡입력을 보여주시는 작가님이시라고 여겨집니다.. 또한 이들이 내세우는 주제들도 만만찮습니다.. 대체적으로 범죄의 성향과 범죄의 구성에 대한 딜레마와 상황적 이중성을 다루는 구도가 아무래도 작가님들중 한 분이신 버리에 헬스트럼 아저씨가 교도소라는 배경에 대한 경험이 많이 작용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베트 그렌스라는 장년의 형사가 보여주는 고독함과 상황적 고립감에 대한 동정적 의도가 짙게 깔려있어 단순한 스릴러로서의 감성 이외에도 독자들의 상황적 공감도 잘 이끌어내주시는 것 같아서 독서에 허전함이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도 상당히 빠른 진행을 보이면서 이어지다가 마지막의 반전은 상당히 "뻥"집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 반전의 의도로 보일 수 있구요, 또 다른 면에서 보면 그 반전의 느낌이 제법 억지스러워보이고 허술한 감이 없지도 않습니다만 역시 흥미로운 결말이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듯 싶네요.. 

 

    특히나 이 작품은 단순한 사형제에 대한 거부적 반응을 어중간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형이라는 개념에 대한 체감이 본질적으로 다른 두나라를 내세워 독자들의 판단을 스웨덴적 사형제 폐지의 의도를 짙게 깔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사형제는 사라져야한다는 주제를 깔고 가는거죠 - 작가들이 스웨덴 사람이니까요 - 초반에 말씀드린바대로 제가 이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드릴 수는 없지만 충분히 설득이 될만큼의 사형제 폐지에 대한 대중적 상황을 잘 만들어내신 듯 싶습니다.. 그렇다고 골치아프게 깊게 들어가서 독자들을 어지럽게 하지는 않으니 단순한 스릴러소설로 여기시고 펼쳐보셔도 상당한 재미를 선사해줄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전작인 "쓰리 세컨즈"를 읽어면서 스릴러적 재미만 따지고 본다면 개인적으로도 열손가락에 꼽을 수있을 정도의 즐거움을 주신 작가님이시라 이번 작품도 그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물론 "쓰리 세컨즈"가 더 대중적 재미가 많았는데 말이죠.. 알고보니 이 작품 "리뎀션"이 국내에서는 후발이지만 원칙적으로는 전작에 해당되더군요.. 아무래도 앞으로 더 좋은 스릴러소설을 선보여주실 작가님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척 기대되는 분들입니다.. 근데 이 작가 아저씨들 프로필 사진을 왜 범죄자처럼 찍은거야, 설정인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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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공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에리카 종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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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비행기를 많이 타보질 못해서 비행공포에 대한 느낌이 확실하게 다가오진 않습니다만 비행기가 뜰때 느꼈던 뭔가 쏴아한 공포감은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 비행기를 타본 적이 아마도 팔 년정도 되었으니 뭐, 국내에서 비행기타고 댕길만큼 바쁘게 서두르는 일을 하지도 않는데다가 외국나갈 일이 전무한 직종이기도 하고 여유를 가지고 여행 한번 편하게 갈만한 시간도 없어서 비행기는 그저 아이들 눈에 신기한 하늘에 떠다니는 반짝거리는 장난감정도로 여기지는 판국입니다.. 여하튼 비행기를 타는 일은 아무래도 돈이 들어가는 일이니 좀 있어보이기는 합디다.. 게다가 뭔가 조금은 똑똑하고 전문적인 글로발스러운 일들을 하시는 분들에게 어울리는 그런 교통편인거죠.. 무식한 지역 촌넘 입장에서는 최큼 뽀다구나는 모양새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부럽지는 않아요.. 전 복지부동을 사랑하니까,

 

    초장부터 헛소리 최큼 지껄였습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쉽게 이해가 되는 자전적 소설이면서도 아주 어려운 한 인간의 정체성을 다룬 작품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어도 무방한 듯 한데 읽다보면 머리가 아플 정도의 여러가지 인간적 정체성에 대한 고퀄리티적인 메타포와 비유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수많은 문학작품들과 사상가들과 문학가에 대한 이야기가 대입되기도 하니까 말이죠.. 그러니 한마디로 이 소설은 대단히 똑똑해 보이는 척하는 그런 작품인 듯 싶습니다.. 아니 척이 아니라 똑똑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에리카 종이라는 여성이구요, 제목은 "비행공포"입니다.. 솔직히 제목의 의도는 이사도라라는 소설속 여주인공이 가지는 수많은 공포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제가 파악하지 못한 다른 뭔가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여하튼 그녀는 비행기 타는 것을 싫어합니다.. 시작부터 이사도라의 비행공포가 나오죠.. 그녀는 남편 베넷과 함께 정신분석의들의 세미나가 열리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이사도라는 조금은 별스러운 여성입니다.. 시대에서 통용되는 사회적 편견과 일반적 관습속에서 어울리지 않는 여성이지요..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주구장창합니다.. 일단은 자신의 남편을 따라 정신분석의들이 모이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상상속에서 바라고 원하는 일종의 자유로운 삶의 영혼적 정체에 어울리는 새로운 남성과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일종의 바람을 피우는겁니다.. 베넷에 대한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나름의 고통을 생각하고 예전에 자신이 상상하고 추구하고 원하던 현실속에서 이루어지기 힘들었던 그런 성적 상상을 만들어줄 그런 남자에 준하는 또다른 정신분서의인 에이드리안을 만나게 되는거죠.. 그렇게 그들은 관습이 만들어준 굴레에서 벗어나려합니다.. 물론 이사도라의 남편인 베넷도 그들의 관계를 압니다.. 그리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그녀를 탓하지만 그녀는 쉽게 멈출 수가 없는 듯 싶습니다.. 그렇게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내면서 이사도라의 자전적 이야기는 쭈욱 이어지죠.. 과연 그녀는 에이드리안과 베넷사이에서 어떤 결론에 도달할까요,

 

    뭐 이런 작품속에서 내포된 주제의식이 일종의 페미니즘에 걸맞은 이야기인가요, 사실 전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충격적이지도 그렇다고 이상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제가 줄거리의 첫부분에서 별스럽다고 한 이유는 그녀가 너무 똑똑하고 예민한 심성을 지닌 아주 뛰어난 지능을 가진 여성이라서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녀가 원하는 삶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전혀 별스럽지 않습니다.. 그녀가 추구하는 섹스적 판타지 역시 저에게는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물론 그 시대에서는 그런 직설적인 성적 표현과 묘사적 단어의 제시가 독자들이나 평론가들에게 아주 대단하고 획기적인 일이였는지 모르겠지만 전 그러려니 싶네요.. 그녀가 원한 인생의 자유로운 삶 역시 관습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하는 매듭이긴 하지만 자신이 원한다면 그리고 상대방이 상처를 입더라도 허용이 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사도라는 그런 인생에 어울리는 지능과 예민한 감성을 지닌 여성이니까 말이죠.. 끼리끼리 어울리는거죠..

 

    사실 지금도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까놓은 이야기는 일종의 이슈가 되긴 하더군요.. 아무래도 남성이 중심이 되는 사회속에서 여성의 정체성은 언제나 주눅이 들기 마련인 모냥입니다.. 특히나 보수적 사회상이 반영된 1970년 이전의 삶속에서는 더욱더 심화된 남성편향적인 세상이었겠죠.. 그러다보니 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성이 자신의 내면과 인생과 삶에 대해 자유로운 영혼에 대해 직설적으로 떠들어대는 모습이 충격적이고 시대를 앞서가는 페미니스트로 받아들여지는가 봅니다.. 보통 이런 작품은 어쩔 수 없이 해설을 참조하게 되는데 해설의 첫머리에도 헨리 밀러나 존 업다이크가 극찬을 했다는 말을 보고 뭐야, 쟤네들(할배들인데 예의가 없네요, 제가)도 남자잖아라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나 여성으로서의 사회속에서의 자유로움과 중심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자신 내면의 혼란을 자신의 자전적 삶을 중심으로 드러내놓은 작품이라서 남성의 입장에서 전 크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수많은 똑똑한 척하는 문학적 재능에 대한 이야기들은 무식하고 영미 고전문학에 대해 전무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된장, 너무 똑똑한 척 하는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부유하고 삶이 자신에게 있어서 여러가지 정체성이나 인격적 성장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가 있을 정도의 경제적 터전이 보장이 된 여성이라는 것이 제가 판단하는 사회적 기준으로볼때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솔직히 공감되는 부분이 적었습니다.. 그 시대에 그런 삶과 행동과 인생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으니까 말이죠..

 

    그렇게 길지 않는 시간동안 이사도라는 에이드리안을 만나고 베넷을 떠나고 그녀의 과거의 삶을 돌이켜보고 자신이 여태껏 상상해온 정체성과 자유로운 여성적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한층 성장하게 됩니다.. 그녀 나이 이제 스물아홉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아홉수였겠죠.. 열 세살부터 시작된 그녀의 삶의 혼란은 서른 즈음에 새로운 안정적 삶을 다시 살아가게 될까요, 수많은 공포의 삶속에서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고 자유롭고 싶었던 그녀만의 삶을 앞으로 제대로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잘은 모르지만 "비행공포"로 시작했던 그녀에게 빈으로 향했던 그 시점은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생각은 듭디다..

 

    소설속의 모든 이야기는 자전적 실화에 근거를 둔 에리카 종의 삶을 그대로 표현한 듯 싶습니다..나름 읽는 재미는 있죠.. 그렇다고 아주 집중이 되는 그런 문장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고전이라 칭하는거겠죠.. 아님 말고,, 아무래도 자신의 내면과 사생활을 너무 까발려서 좋을 것은 없을 듯 싶은데(물론 제 생각이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워낙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선보여주시는 작가님이셔서 전세계에서 에리카 종의 오덕후들이 많이 양산되었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이후에도 수많은 자전적 작품과 자유로운 삶에 대한 자신만만한 당당함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계시니 뭐, 멋진 분이긴 하네요.. 사실 전 이 작품만으로는 훅하니 다가오는 공감이나 느낌이 덜했지만 모르죠, 또 많은 여성분들이나 시대적으로 앞서간 한 여성작가의 사상적 내면에 대해 고개를 심하게 끄덕이는 분들도 계실지... 결론은 에리카 종, 멋지구리..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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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악마
모 헤이더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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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에서 비롯되는 악행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해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절대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네,라고 하면서 그 당시에 저는 무지했습니다라고 용서를 구한다면, 과연 그 무지라는 이유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수긍 가능한 무지라면 그리고 전후 사정을 올바로 판단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가 용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제가 저의 입장에서 저의 기준으로 단언컨데 그 당시의 그들의 행위들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용서 할 수가 없는 일들이죠.. 단순히 전쟁이라는 방패막을 들이밀어본다치더라도, 그 속의 광기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낱 미비한 존재의 인간이었다고 할지로도 그들이 저질러놓은 악마적 행동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겁니다.. 그리고 용서할 수도 없을겁니다..

 

    더 나아가서 저는 우리에게 남경(난징)으로 알려진 중국의 한 도시에서 벌어진 지옥의 참상은 그 폭력의 행위자가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너무 과장되고 과한 반일감정이라고 거부감을 내보이셔도 상관없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역사적으로 자신들에게나 주변의 국가에게 저지른 광기의 폭력에 대한 증거는 무수히도 많습니다 - 굳이 말씀드릴 필요도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의 국내의 민간들을 살상하고 전리품으로 귀와 코를 잘라간 사실도 엄연한 그들의 역사이죠 - 세상의 중심이 되고자 아침 해가 떠오르는 깃발을 휘두르는 그들에게 잔인성은 애초부터 내재된 본성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무서운게 지금도 우린 알게모르게 그들의 잔인성과 폭력성에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적응되어 있는지도, 그들에게 소장품이나 전리품은 일종의 종교적 의식인 듯 싶습니다.. 살인을 하고 그 전리품을 가지는 행위에 대한 거부반응이 나라의 미신적이 속성에서 기인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뭐 너무 많이 나가면 안되니 여기서 미신적 행동은 저만의 생각을 끝내겠습니다..

 

    그렇게 접한 작품입니다.. 그것도 일본의 주변국인 우리나라나 중국등에서 그 실상을 다룬게 아니라 영국의 한 여성작가님께서 난징의 역사를 다룬 것이죠.. 모 헤이더라는 작가님의 "난징의 악마"입니다.. 제목에서 주는 의미는 난징 대학살의 주범이 일본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일깨워줍니다.. 그들이 행한 난징의 대학살에 중국내 난징의 민간인 난민 3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단순히 전쟁이라는 배경을 들이밀기에는 그들이 저지른 악행은 일반적인 광기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죠.. 그들은 서양에서 피를 토하고 현재까지 나치의 악마적 행위인 유대인 학살에 대한 경각심과 반성을 지금도 해나가는 것과는 아주 다릅니다.. 일본은 반성은 둘째치고라도 그 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있죠.. 난징에서 그들이 행한 학살은 일종의 중국 공산당의 음모론이며 실제 그들이 전쟁으로 살상한 기준은 밝혀진 참상과는 비교도 안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일본에서 출간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작품의 내용에 충분히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두갈래로 흐릅니다.. 현재의 그레이라는 여대생이 도쿄에서 난징의 참상에 대한 필름을 찾아가는 이야기와 지옥도가 펼쳐진 1937년 12월의 난징에서 살아남은 한 남성의 이야기입니다.. 난징에서 살아남은 남자는 스충밍이라는 현재 그레이가 도쿄로 찾아와 그에게서 그 당시의 참상을 담은 필름을 보여주길 원하는 남자입니다.. 그레이는 난징의 광기를 알아내고자 도쿄로 무조건 옵니다..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필름을 보겠다는 일념하게 오게 되는거죠.. 하지만 그 당시의 참상을 담은 필름을 소장한 것으로 보이는 스충밍교수는 일언지하에 그녀의 요구를 거절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그 필름의 내용을 알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스충밍은 그녀에게 제안을 합니다.. 현재 일본에서 호스티스로 생황를 하는 그레이에게 그녀가 다니는 바에 자주 찾아오는 야쿠자 두목인 후유키에게서 무언가를 가져다주면 자신이 소장한 필름을 보여주겠다고 하죠.. 그러나 스충밍은 그레이에게 찾아올 것이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그레이는 위험천만한 거래를 스충밍과 하게 되면서 조금씩 진실을 찾아나갑니다.. 그리고 스충밍의 일기로 진행되는 난징의 하루하루도 조금씩 악마의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죠...

 

    이 작품의 모든 것은 마지막에 담겨 있습니다.. 초중반을 거쳐 그레이와 스충밍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의 진행은 마지막의 단면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일 뿐인거죠..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진실의 무게는 단순한 호기심과 집착이라는 일반적인 무게가 아닌 역사의 한 단면인 것이죠.. 그냥 한 개인의 집착으로 인해 알고 싶은 역사의 진실로 치부하기에는 난징의 악마가 저지른 행위는 용서받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단순한 무지나 전쟁을 핑계로 꾸며대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죄악인 것입니다.. 마지막의 단 몇페이지에서 보여주는 진실의 표현은 공포라는 감정으로 정리하기에도 부족합니다.. 분노의 단계로 판단하기에도 모자랍니다.. 이 모든 것이 한 영국작가의 상상력에서 기인한 허구적 문학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들이 저질러 놓은 우리의 역사의 참상이 절대적 거짓이 되는 것입니다... 분명한 건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마지막에 가서야 보여지는 이야기는 실화이고 진실이고 사실이라는겁니다.. 그토록 그들이 외면하고 거부하고 은폐하고자 하는 일들이 말입니다... 왜 그들은 그렇게까지 숨기고 싶은걸까요,

 

    지금도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 빠져 있습니다.. 과거를 외면하면서까지 그들만의 정체성에 우익이라는 국수주의, 애국주의로 나라에 최면을 걸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어려울테죠.. 하지만 과거를 잊지말아야하는 사실은 그들도 알고 주변의 나라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외면하지만 우리는 잊지않습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인거죠.. 부끄러운 일입니다.. 스스로가 깨우치지 못한 역사의 한 단면에 대해 그들이 저지른 참상에 쉽게 다가서지도 못한 영국의 한 여성작가가 그들에게 제시한 소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말이죠.. 그녀는 제목에서 한 개인을 지칭하는 악마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행한 모든 악행의 중심이 인간임을 그리고 그 나라의 모습임을 보여주는거죠.. 그래서 이 작품은 출간된지 10년이 넘는 현재까지 아직도 일본에서 출판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한 듯 싶습니다..

 

    사실 생각만큼 거대한 전쟁의 상흔을 보여주고자하는 의도는 아닙니다.. 한 개인의 삶과 또다른 한 개인이 살아온 지옥속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역사의 한 편린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진실을 찾아가는 스릴러의 방식을 택하고 있죠..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구체적인 심리와 상황적 긴박감이 제법 흡입력이 좋습니다.. 그리고 앞에도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은 마지막까지 읽어야 진정한 의미를 알 수가 있습니다.. 반전이라고 부르기에는 그 진실이 너무 직접적입니다.. 읽는 동안 분명 마지막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마무리가 되었구요.. 그러니 단순히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마지막에 접하게 되는 진실의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책을 덮고도 숨을 몰아 쉴 수 밖에 없는거죠.. 아마 마지막 진실에서는 절대로 눈을 책에서 떼시지 못할거라고 자신합니다..

 

   이 작품은 별점을 다섯개를 주고 싶습니다.. 책의 재미를 떠나서 그들이 행한 역사적 진실에 대한 한 여성작가의 소설적 접근방법은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대중적 소설을 지향하는 스릴러작가가 보여주는 한 나라에 대한 안티적 이야기는 분명 작가에게도 엄청난 결정이었음이 분명함에도 모 헤이더 작가는 거리낌없이 그들은 노출시킵니다.. 무엇보다 일본속에서 그들의 삶에 함께 한 경험이 있는 작가이기에 더욱 그들의 모습을 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릴러기법에 대한 그녀의 방식은 일반적인 스릴러소설이 보여주는 음울하고 파괴적인 감성에 잘 부합되는 작가님인 듯 싶어서 앞으로 많은 작품이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이, 맨날 아리가또나 외치면서 고개 주억거리지말고 이제는 좀 부끄러운줄도 알고 반성도 하고 좀 그래라,, 뭐냐 이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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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계곡 모중석 스릴러 클럽 35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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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엉산을 그렇게 좋아하질 않습니다.. 아니 거의 산에 갈 일이 없죠, 이제는 나이도 있고 몸도 그렇고 힐링을 위해서 주변 지인들은 등산을 하는 취미생활을 많이 배우시고 계시더군요.. 주말에 조금 부지런히 서둘러 야트막한 산에 아이들과 다녀오면 그렇게 상쾌하답디다.. 저보고도 많이 권하기는 합니다만 어휴, 등산 함 갈라치면 대군을 이끌어야 됭께로 쉽지 않네요.. 거의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어가는 느낌으로다가 부담감이 백배입디다.. 여하튼 산은 아직까지는 저와 거리가 먼 친구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산과 관련된 이야기나 드라마나 스릴러는 그 재미가 만만찮죠.. 산은 늘 인간을 시험하고 자연의 위대함을 가르쳐주는 매개물이 되니까 말이죠.. 여기에 산에서 벌어진 일과 인간의 욕망과 보잘 것 없는 인간의 사악함이 안겨주는 장르소설이 한 편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몇 편 사이코패스와 관련된 그런 스릴러소설을 선보여주셨던 독일 작가님이신 안드레아스 빙켈만 작가의 작품입니다..

 

    빙켈만 작가는 국내에 시리즈로 작품이 소개된 적은 없네요.. 전작들인 "사라진 소녀들"과 "창백한 죽음'도 단행본으로 소시오패스와 관련된 그런 인간의 악한 감정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었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조금 색다르게 산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작품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상당히 매력이 있네요.. 아무래도 이런 방향으로는 제법 필력이 대단하신 작가님이신 듯 합니다.. 시작부터 집중도가 좋습니다. 한 여인이 겨울의 알프스의 산을 오릅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그녀는 지옥계곡이라 불리우는 곳에 다다릅니다.. 그리고 구조대원으로 자원봉사중인 로만 예거는 이제 겨울로 접어 드는 산에 한참동안 발걸음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하산을 하고자 하지만 우연히 발자국을 발견하게 되는거지요.. 그리고 그 발자국을 따라 올라갑니다.. 발자국의 크기로 보아 여자이거나 아이임을 직감한 로만은 현재 급변하는 날씨에 산을 오른 사람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지옥계곡의 다리 난간에 도착하자 중간에 서있는 여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로만이 다가섰을때 로만을 보고 공포와 경악에 가득찬 눈길로 낭떠러지로 뛰어내려 버립니다.. 가까스로 그녀의 손을 잡은 로만은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공포의 눈빛과 더불어 그에게서 떨어지고자 하는 그녀를 더이상 끌어올리지 못하고 결국 그녀는 추락하여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자살한 그녀의 이름은 라우라 바이더라는군요..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왜 알프스까지 와서 그것도 지옥계곡에서 자살을 선택한 것일까요, 로만 예거는 그녀의 죽음에 대해 자책과 함께 그녀가 죽음 직전에 자신에게 던진 공포와 경악의 눈빛에 대해 그 이유를 찾고자 합니다.. 그렇게 라우라와 로만은 엮이게 됩니다.. 그 시점에 라우라의 친구인 마라 란다우는 라우라를 걱정하며 그녀가 요즘 고통받는 일에 대해 죄책감과 그녀의 삶에 비집고 들어가보려고 노력중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사라져버린체 그녀에게 의미를 모르는 문자 메세지를 하나 보냅니다.."위로"라는 단어였죠.. 그리고 마라는 라우라의 죽음을 알게됩니다.. 그녀의 자살로 인해 그동안 라우라가 당했던 고통에 대한 주변 친구들의 진실들이 조금씩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죠... 물론 지옥계곡에 숨겨진 진실까지 말입니다... 한 겨울의 산은 무척 춥습니다.. 글로 읽어도 춥습니다..

 

    빙켈만 작가의 작품은 전작에서도 제가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소재나 인물들의 입체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야기의 흥미도 제법 뛰어나고 말이죠.. 이 작품 "지옥계곡"도 초반 도입부부터 독자들의 집중을 끌어들이는데 아주 뛰어납니다.. 중후반부까지 궁금증을 중심으로 사건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구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두갈래로 이어지죠.. 기본적인 줄거리인 라우라 바이더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게임 하나와 어떤 미지의 한 남자의 과거의 행적을 1인칭 시점으로 따라가는 이야기의 구성입니다.. 물론 이 갈래들은 가장 중요한 소설의 중심 매듭임에는 두말할 필요는 없죠.. 뒤로 가면 하나로 묶어지는 방법론도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나 배경적 조건으로 매개물이 되는 겨울의 알프스의 산은 스릴러의 감을 배가시켜주는 역할을 잘 수행합니다.. 물론 무엇보다 전혀 어렵지 않은 구성이고 초보 스릴러 독자들에게는 꽤 즐거운 작품이 될 수 있을 듯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작들에서 또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위의 이런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꼭 뭔가 빠진 듯 싶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구성도 좋고 인물적 입체감도 좋고 사건의 흐름도 나쁘지 않은데 이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들이 너무 헐거워보인다는겁니다.. 예를 들어 인물들의 묘사들은 뛰어난데 그 인물을 구체화하고 그 인물들이 사건속에 녹아들면서 빠져들게 하는 방법들은 빠트리는게 너무 많은 것 같다는거지요.. 무엇보다 미지의 인물이 행하는 사건과 관련된 뜬끔없는 난입이 조금은 당황스러운겁니다.. 그래서 미지의 누군가에 대한 설정 자체도 억지스럽기도 하구요.. 주변의 친구들로 나오는 인물들의 역할론적 진행도 꽤나 어설퍼보입니다.. 시작은 꽤나 훌륭하고 이끄는 방식도 좋았는데 그걸 정리하고 마무리하고 처리하는 과정의 뭉뚱그림은 상당히 허접해 보입니다.. 그게 많이 아쉽습니다..

 

    와, 위에 단락은 아주 전문가같군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 꽤 있어보이는 척 떠들어 댔군요.. 그래도 이 책 재미있습니다.. 특히나 빙켈만 작가가 보여주는 인간의 심리적 묘사와 소시오패스적인 감성적 상황과 사회적 불안심리에 대한 꽤 심도있는 표현방법은 무척 짜릿합니다.. 전작에서도 대강 짐작은 했습니다만 독자들에게 기본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꾼으로의 능력은 상당히 뛰어나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작품속에 등장하는 산을 매개로 한 스릴감은 제대로 장르독자님들의 취향에 잘 맞춰진 듯해서 나쁘지 않더군요.. 이야기의 유기적 연결이나 인물들의 역할적 흐름들이 헐거워서 많이 아쉬웠지만 페이지터너로서의 역할과 즐거움은 충분한 작품이니 빙켈만 작가의 전작들을 재미지게 읽어보신 분들에게는 분명 괜찮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네요.. 전 최큼 아쉬웠지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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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긴 잠이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0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 간만에 출시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작품을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는 대체적으로 이런 서두로 시작하시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이 작품은 사와자키시리즈라는 하드보일드 소설입니다.. 일본의 작가님이신 하라 료 슨생께서 집필하신 작품인데 말이죠.. 꽤 오랜 기간동안 국내에서 보이질 않다가 이번에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전작들인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와 "내가 죽인 소녀"가 2008년과 09년에 국내에 출시된 후로 한 4년만인게지요.. 근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하라 료 작가님이 작품을 4편 정도 집필하신 시간이 거의 15년이 훌쩍 넘는답니다.. 실제로 전작 두편을 집필하신 후에 이번에 출시된 "안녕, 긴 잠이여"를 출간한 시점도 국내에 발간 시점과 엇비슷한 듯 싶더군요.. 참 과작(寡作)을 하시는작가님이시라 이 작품 시리즈의 희소성이 제법 있어보이는거지요.. 근데 재미도 없는 작품이 희소성만 있으면 독자들이 여태껏 기다리겠습니까, 아무래도 목을 빼고 기다리시는 수많은 독자님들의 입장을 보더라도 이 사와자키 시리즈는 뭔가 다른 매력이 있는게 분명한 것이죠.. 동양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하드보일드의 전형을 제대로 맛 보실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니까 말이죠..

 

    하라 료라는 작가의 사와자키 시리지를 평할라 치믄 어쩔 수 없이 필립 말로 시리즈를 엮을 수 밖에 없다지요.. 약간의 장르적 지식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상당히 유명한 하드보일드 소설의 대가이신 레이먼드 챈들러라는 탐정소설 작가의 작품집이 필립 말로 시리즈입니다.. 대단히 유명한 작가님이시고 이 작가님의 화려한 문체와 메마른 감성에서 묻어나는 문장의 필력은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하네요.. 심지어 일본에서는 노벨상이 분명히 주어질꺼라고 미리 신문에까지 넣었다가 못타게 되자 언능 삭제했다던 무라카미 하루키 선쎄이도 이 레이먼드 챈들러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했으니 엄청 유명한거죠..

 

    물론 챈들러를 모르고 필립 말로를 모르신다고 해도 이 작품을 읽으시는데 전혀 무리는 없습니다만 필립 말로 시리즈를 단 한권이라도 읽어보시면 아, 사람들이 왜 필립 말로와 사와자키를 비교하는지 대강 짐작은 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뭐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필립 말로 시리즈에 정통한 것도 아니고 예전에 한 두권을 읽어본게 전부라서 그냥 그 감성이 어떤지만 짐작할 뿐이죠.. 한마디로 이런 하드보일드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담배"에 대한 애환이 너무 강하다는 겁니다.. 물론 '만고'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담배가 뭔 장점이냐고 하시믄 개인적으로 금연을 한 입장에서 담배가 주는 느낌이 무척이나 강하게 감정 대입이 되어서 좋아서 그렇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피어대는 담배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사실이 자신의 건강은 둘째 치고라도 부러웠으니까요.. 담배가 주는 씁쓸함도 하드보일드스럽죠.. 암요,

 

    사와자키는 소설속에서 그언 일년이 지나서 자신의 일자리로 돌아옵니다.. 숨이 막힐 것같은 도쿄의 도심으로 부터 훌쩍 벗어나 400여일이 지나서 돌아온거죠.. 오자마자 이 소설의 발단이 되는 의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노숙자가 의뢰인의 명함을 들고 사와자키의 사무실을 기웃거리고 있는걸 본거죠.. 하지만 의뢰를 한지 오래되어 더이상 의뢰인과 연락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사와자키는 의뢰인과 미리 계약을 하기전에 사건에 대한 파악을 위해 명함에 적힌 스포츠용품점에 먼저 파악을 하게 되지만 우연찮게 한 판매사원이 죽음을 당한 것을 알게됩니다.. 그렇게 사건은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실제 의뢰인인 우오즈미 아키라에 조금씩 다가가게 되죠.. 아키라의 의뢰는 자살을 한 자신의 누이인 우오즈미 유키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입니다만 그런 진실을 찾기도 전에 아키라는 누군가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게 되고 사와자키는 아키라의 의뢰를 받아들여 유키의 자살과 관련된 스포츠 도박과 유키의 자살속에 담긴 진실을 조금씩 찾아나가게 됩니다..

 

    지금도 기억이 새록새록한게 제가 처음으로 일본 미스터리를 접한 시점이 사와자키 시리즈의 첫 편인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라는 멋진 제목을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그때 무척 애를 먹었던게 아무래도 생경한 일본 지명과 이름들이었죠.. 그 이름이 그이름 같아서 무척 고생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하라 료는 저의 일미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름인지라 조금 객관성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분명한건 예전에 제가 보았던 영미권의 하드보일드 소설의 느낌이 일본적인 감성과 더불어 제대로 혼합된 장르의 느낌이라 무척 매력적이었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전작들과의 시간적 텀이 무척 큰지라(4년이 넘음) 그때 당시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그런 하드보일드와 일본적 감성의 적절한 배합이 조금은 독후감적 융통성이 생기게 된 요즘에 와서 보게되니 그 매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상당히 꼼꼼하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첫 시작부터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적 진행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제법 긴박한 흐름을 보여주는 도입부와 함께 호기심으로 시작하여 독자가 자연스럽게 탐정이 이끄는 방식대로 따라가게 만드는 이야기적 구성은 전작에서 조금 인식하지 못했던 하라 료 방식의 하드보일드적 방법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희석시켜 주더군요.. 아마도 그땐 정말 일본미스터리에 적응을 못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법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따라가다보면 전혀 헷갈리지 않을 것 같구요.. 중간중간 사와자키의 허세 아닌 허세들도  즐거움을 주기에 적합합니다.. 사실 전작들의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은 점에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 뭐 기회가 되면 다시 읽으면 될텐데, 전작들이 다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찾아봐도 없더군요 - 이번 작품 " 안녕, 긴 잠이여"는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많은 독자분들에게는 즐거운 책읽기가 되실 듯 싶습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반전도 기다리고 있구요.. 인간의 얄팍한 본성과 이기적 만행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서 끝까지 즐길 수 있는 그런 작품인 듯 싶습니다..

 

    하지만 여타 탐정소설류보다는 이야기의 긴박감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구요, 하드보일드스러운 과거의 시점에서 집필된 내용인지라 빠른 진행과 상황적 전환이 빠른 유기성에 적응이 된 젊은 독자분들에게는 더딘 책읽기가 되실 수도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건 읽고 난후에는 진득한 재미의 모양새가 제법 잘 갖춰진 작품이라고 여기실 듯 싶은데, 아님 말구요.. 앞으로 하라 료 작가의 작품을 다시금 새롭게 만날 수 있을지는 몰라도 - 아마 "어리석은 자는 죽는다"라는 사와자키 시리즈가 한 권 더 남아있는 듯 싶긴 한데 말이죠 - 상황적 현실감과 이야기적 섬세함이 하드보일드를 만날때 느껴지는 매력을 전작들과 함께 다시 되새겨볼 필요는 있을 듯 싶습니다.. 하라 료 할아버지, 아직 정정하신데 마흔 넘어서 작가 데뷔하시고 느무 작품 집필이 뜸하시다아, 그죠.. 신경 좀 써주세요.. 독자들 목 빠집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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