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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언제쯤이었을까요, 기억도 미미하지만 여즉 생생하게 각인된 꿈속의 오감이 있습니다.. 그때 깨어난 체 한참동안 무서워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수많은 꿈들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기억입니다.. 어딘지 모를 새벽녘의 도로를 무엇인가로 부터 도망치고 있는 나, 시커먼 그림자가 마구잡이로 쫓아오고 난 잡힐 듯 미친듯이 뒤를 돌아보고 나를 쫓는 이가 누군지 알아보고 싶지만 얼굴을 전혀 보이질 않고 그렇게 어느순간 도망치다 도달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조금씩 사람들이 횡단보도 주변으로 모여들고, 사람들과 섞임에 나름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등뒤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칼날이 나의 몸으로 뚫고 들어오는 느낌, 숨도 못 쉬고 헐떡거리는 나를 외면한 체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그 꿈속의 감각이 그대로 남은 체 잠에서 깨어난 그 순간의 느낌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만약 이런 꿈속 이미지가 영상화가 가능하다면 내 꿈속의 이야기는 어떤 결과로 보여질까요, 이 꿈의 이야기는 내면에서 나온 것일까요, 아님 외부에서 받은 어떠한 경험이나 영향이 꿈속에서 표현화된 것일까요, 그건 그렇고 요즘은 거의 꿈을 꾸더라도 기억을 못하게 되니 오히려 다행인건가,
2. 간만에 온다 리쿠 아줌마의 작품을 접해봅니다.. 여름철의 후텁지근함에 온다 아줌마 방식의 서늘한 공포감은 상당한 즐거움을 주곤 하지요.. 특히나 국내 여성 독자분들에게 온다식 문체의 특징은 대단한 팬심을 보유하고 있는 듯 합니다.. 딱 잘라서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분들의 감성에 보다 잘 조합이 되는 작가님이신 듯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 작품 역시 그런 온다식의 공포적 감성이 끈적거리면서 여름철 서늘함을 보여주는 "몽위"라는 작품입니다.. 해석을 해볼라치믄 "꿈에서 달아나다"라는 뭐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는군요... 어떤 꿈이길래 이토록 도망치고 달아나고 싶은 걸까요,
3. 아마도 전체를 통틀어 이소설의 서두 부분이 가장 서늘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느낌이 강하더군요.. 일종의 유령적 느낌으로다가 현실속에서 주인공의 주변에서 슥삭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유령으로 말할 것 같으면 주인공인 히로아키가 젊은 시절 자신의 형의 약혼자였던 고토 유이코를 보는 것을 이야기하는거죠.. 이 소설의 중심은 현재 살아있는 히로아키와 죽은 고토 유이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히로아키는 현재 몽찰을 하는 전문 엔지니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참, 이 소설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속에서 인간들이 꾸는 꿈을 이미지화 시켜서 그 영상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광범위하게 대중화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꿈에 대한 파악이 가능한 시대라는 전제를 깔고 갑니다.. 그리고 그 꿈을 관찰하고 파악하고 해석하는 전문가중의 하나가 히로아키입니다.. 그리고 그런 몽찰이 가능하게 된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몽찰의 대상자가 바로 고토 유이코라는 예지몽을 꾸는 여인인거죠.. 여기서 한번 끊고,
4. 몽찰이 가능해짐에 따라 예지몽을 꾸는 고토 유이코의 꿈은 미래를 예견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역할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그 꿈은 언제 어느시점에서 벌어질 지 아무리 이미지화 된 영상으로도 파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죠.. 그리고 고토 유이코는 어느날 자신이 파악한 예지몽속의 화재가 발생하는 날 자신은 그 화재속에서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십년 가까이 시간이 흘러서 현재의 시점에서 히로아키의 앞에 유령처럼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보임과 동시에 전국에서는 알 수 없는 아이들의 집단 최면상태의 공포적 경험이 발생하게 되고 그 집단 최면상태에 빠진 아이들의 몽찰을 파악하고 그 현장으로 향한 히로아키 일행은 또다른 대규모의 실종사건에 접하게 됩니다.. 한 학교의 학생 수십 여명이 한순간에 증발하듯이 실종된 사건이 발생한거죠.. 그리고 이 사건들의 중심에는 고토 유이코의 유령이 주변에 나타난 정황이 포착됩니다.. 하지만 유령이라고 하기에는 그녀의 모습은 CCTV나 현실속의 모습속에 여러번 목격이 된 것입니다.. 과연 그녀는 죽은 것일까요, 그렇게 사건의 진실을 찾아 히로아키는 그의 꿈속에서 본 내면속의 현실을 찾아 조금씩 다가섭니다..
5. 줄거리가 장난아니죠, 온다 아줌마의 작품의 특성상 이야기의 진행은 상당히 끈끈하게 이어집니다.. 상황적 감성을 주로 다루면서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기 때문에 줄거리가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간단하게 이어지는 내용이 아닌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단 전제를 깔고 가는 것이 인간의 꿈속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이러한 상상이 온다식의 끈적한 호러감과 만나면 어떻게 변화될까를 상상해보시면 될 듯 싶네요.. 온다 리쿠의 특유적 감성은 이 작품속에서도 강렬하게 독자에게 전달이 됩니다.. 무턱대고 무섭지도, 잔인한 표현력도 전혀 없음에도 늦은 밤 작은 스탠드를 이용해서 이 작품을 읽노라면 분명 소름이 돋을 확률이 엄청나실 듯 싶습니다..
6. 이러한 온다 리쿠식의 방식은 사실 저랑 잘 안맞아요, 아줌마 특유의 끈적거리는 공포적 감성이나 스멀스멀 뱀의 혓바닥처럼 서늘하게 소름돋게 하는 그런 감성은 참 좋은데 말이죠, 이야기의 흐름이나 중심으로 다가가는 문체의 구성등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지루합니다.. 하지만 일본식의 호러적 감성이 잘 스며든 독자분들에게는 상당히 즐거운 독서가 될 법한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전 영미쪽 감성으로다가 책을 읽는 버릇이 심해서 서양식 방식의 호러에 적응이 많이 되어 있는 듯 싶습니다.. 사실 온다 리쿠식의 감성적 공포감은 직접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남성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이 아닐까라는 개인적 평도 나름 해봅니다.. 나름 몇 권의 온다 아줌마의 작품을 읽었음에도 현재까지 전 그닥,
7. 많은 국내 여성 독자분들께서는 이러한 온다의 특성이 여성적 감각에 잘 스며드나봅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대강 보니 온다 리쿠의 작품은 남성의 팬심보다는 여성의 팬심이 더욱 강하지 않나 싶더군요, 물론 아님 마는겁니다.. 인터넷을 보니까 여성팬들 이야기가 많아서요, 특히나 이번 작품은 꿈을 본다는 상상력이 빚어내는 서늘한 감성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어 제법 읽는 재미가 솔솔하지 싶습니다.. 한 남성이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일반적이지 않았던 한 여인의 삶과 그녀의 죽음 이후의 삶속에서 여전히 자신속에 남아있는 여인의 모습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 나름 짠하기도 하구요, 그녀가 현실속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드러내는 이야기도 단순한 공포적 감성과는 다른 온다 리쿠식의 끈적함이 전제가 되어 있으니 온다 아줌마를 살앙하시는 독자분들께서는 아주 멋진 선물이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희한하지, 난 온다의 방식을 별로인데도 자꾸만 읽게 되고 독서가 댕기는 이유는 뭐냐고, 이것도 혹시 온다 아줌마가 의도한건가,,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