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의 천국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맥신 패트로 지음, 이영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제가 어린시절에는 쥐를 잡자라는 국가에서 써붙인 포스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간첩신고와 불조심과 더불어 삼대 포스터에 들어가는 공익광고였죠.. 아, 잘키운 딸하나 열아들 안부럽다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제가 어린시절에는 동네 구석구석에 쥐들이 많았고 쥐덫이나 쥐를 잡기위한 도구가 집앞 가게에서 생필품처럼 판매가 되었습니다.. 저희 집도 쥐를 잡기 위해 쥐덫을 설치했었죠.. 쥐덫안에 음식은 넣어놓고 두면 늘 하루에 한마리씩 잡혔습니다.. 근데 잡은 쥐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잖아요..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방법을 찾게 됩니다.. 인간의 잔인성과 폭력성과 파괴적 본능이 눈뜨는 시기인거죠.. 물론 어린 아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행동들이 너무나도 무서운 일인걸 알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랬구요.. 물을 담은 대야속에 쥐를 넣어 익사를 시키기나 신나를 뿌리고 불을 붙이거나 하는 잔인한 행동들이 일반적인 쥐 척살의 방법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는 입장에 불과했지만 여러 형들이 불로 쥐를 태워 죽일때의 그들의 눈에 비친 흥분된 모습은 아마도 저 역시 그때 그런 모습으로 불타며 미친듯이 꿈틀대며 비명을 질러대는 쥐를 바라보고 있었을겝니다.. 물론 그때에는 그게 얼마나 무서운 행동이고 잔인한 모습인지는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죠.. 하지만 한때의 인간의 파괴적 본능이 사회를 배우고 학습을 하며 도덕성이 생기고 본능과 이성이 균형적 조화를 이루면서 그런 행위의 잘못을 대부분 인지하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간들이 자라나면 소시오패스와 같은 사회적 부적응자가 나타나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들은 우리들의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는거지요.. 

 

    개인적으로는 제임스 패터슨이라는 작가 덕분에 스릴러라는 세계에 대한 재미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런지 상당히 각별한 느낌이 듭니다.. 그가 만든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의 "스파이드 게임"과 "키스 더 걸"은 아주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죠.. 그리고 단행본으로 나온 그의 작품들도 스릴러라는 기준에서 상당히 대중적 즐거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읽는 동안 패터슨만큼 즐거운 집중도를 보여주는 작가를 이전에는 알지 못했거덩요.. 그리고 국내에서는 패터슨의 작품중에서 유일하게 시리즈의 일곱번째까지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우먼즈 머더 클럽이라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네명의 여인네들이 자신들의 삶속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는 시리즈이죠.. 미국에서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누렸던 시리즈입니다.. 찾아보니 게임으로도 나왔더군요.. 소설은 벌써 11편까지 출시되었다는군요.. 그만큼 생명력이 대단한 대중적 스릴러 시리즈이죠.. 어떻게 보면 국내에서 최근에 패터슨을 아신 분들에겐 대표작으로 우먼스 머더 클럽을 떠올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제임스 패터슨이라는 작가에게 덕이 될지 해가 될지는 제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초기의 걸작들을 더 볼 수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그러니까 벌써 일곱번째 시리즈가 나왔다는겁니다.. 제목은 "제7의 천국"입니다.. 원제에서는 모두 숫자가 들어갑니다.. 그동안 이 우먼스 머더 클럽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린지 박서라는 여주인공은 첫 시리즈에서 병도 앓고 4인의 멤버들에게 아픔이 생기고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이어져온 굳건한 샌프란시스코 범죄관련 전문여성 도모다찌 계모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큰 틀은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제가 읽었던 내용들 - 희한하게도 내용이 전혀 떠오르지 않아서 찾아보니 대강 감이 오긴 하더군요 - 속에서 그들의 존재감들이 이번 작품속에서는 많이 사라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린지와 리처라는 파트너에 집중이 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일반적인 크라임소설의 범주에서도 독특한 설정이 이 작품의 매력이었는데.. 조금은 허술해 보였습니다.. 신디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클레어도 만삭의 몸이라 그런지 큰 활약상을 기대하기 힘들었고 린지 박서와 뒤늦게 멤버가 된 지방검사보 유키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펼치더군요..

 

    호크와 피지라고 불리우는 두 남자가 어떤 중년 부부를 살해합니다.. 불태워 죽이죠, 이유는 모릅니다.. 왜인지는 나중에 나오겠죠.. 그리고 전 주지사의 아들 마이클 캠피언이 실종된지 3개월만에 누군가의 제보로 3개월전 매춘부의 집에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심문하죠.. 마이클 캠피언은 어려서부터 심장이 안좋아 어려움을 겪은 전국민들이 알고 있는 모성애를 자극하던 아이였습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마이클에 미디어는 일종의 국민적 아픈 동생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으니 마이클이 실종되었을때 대단한 파장을 안겨주었죠.. 그런데 사건은 지지부진했고 3개월이 흘러 새로운 제보로 이 사건은 다시금 물위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두남자가 부자인 중년의 부부를 살해한 사건 이후로 비슷한 연쇄방화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방화를 한 후 꼭 라틴어로 문구를 만든 단서를 남겨둡니다.. 이렇게 두가지의 사건이 벌어지는거죠.. 여기서 린지 박서는 연쇄방화사건에 집중을 하게 되고 유키는 마이클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매춘부 주니 문의 재판에 집중하면서 이야기는 평행선을 이어가며 긴장감을 극도로 독자들에게 집중시킬려고 합니다.. 역시나 400페이지의 두께에 챕터가 125개나 만들어 속도감하나는 기가차게 좋습니다.. 속도감 하나만 따지고 볼때 스릴러계의 람보르기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의 챕터가 평균 4페이지를 넘어가지 않습니다(제가 곱하기, 나누기는 좀 합니다).. 패터슨이 주장하는 챕터의 마력입죠(진짜로 주장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대중적 재미는 상당히 좋습니다.. 말그대로 드라마 한 편 보는 듯한 스피드한 줄거리들니다.. 이 또한 패터슨의 소설의 매력입죠.. 언제부턴가 맥신 패트로는 꾸준히 패터슨과 공저로 시리즈를 이어나가고 있으니 기본적 감성이나 틀도 변화없이 그들이 주창하는 보다 대중적이고 보다 자극적인 내용의 구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허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디 토마스라는 여인의 활달하고 거친 기자적 면모를 나름 멋지게 생각하고 있어 이 작품속에서 신디의 역량이 보이질 않아 허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린지가 담당한 연쇄살인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는 부분도 꼼꼼하지 못하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마지막 결말부의 화끈한 충격적 내용들은 아주 좋았습니다.. 유키를 이야기해보면 주니 문과 마이클 캠피언의 재판과정에서의 내용과 사적 스토커의 이야기인 제이슨 트윌리의 이야기도 퍼석한게 좀 쫀득거리는 맛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은 헉, 이 "헉"의 판단은 앞으로 읽어보실 독자들의 몫입니다..

 

    시리즈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것이 아마도 한 편 읽기 시작하면 좋으나 싫으나 끝까지 볼 수 밖에 없는거겠죠.. 특히나 중간중간 좋은 내용과 즐거움이 가득하다면 더욱 거부하기 힘들겁니다.. 게다가 우먼스 머더 클럽같은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와 구성이라면 절대로 외면하기 힘듭니다.. 시리즈로서 많은 장점을 가진 작품입니다.. 현재 거의 공저로 장르소설 공장장으로 많은 부분 폄하되었지만 역시 패터슨의 역량은 제대로 글쓰기에 집중하든, 캐릭터와 전체적 구성에만 관여하든 독자들의 입맛을 제대로 알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 입맛이 톡 쏘는 맛은 있지만 여운이 남고 오랫동안 음미할 만큼의 진득한 미각은 없네요.. 근데 또 사실 우리가 아니 제가 근래 들어 보여주는 패터슨씨의 작품경향에 대해서 딱히 그런 미식가의 맛을 바라지는 않으니까요.. 한번 보고 흘려버리고 향후 또 시리즈가 이어지면 찾아보고 아, 이런 내용이었지라는 단편적 기억만으로도 족한 작품이라 생각하니 큰 실망감은 없네요..와따가따합니다.. 그러려니하세요.. 다음편 볼때는 전혀 생각안날테니..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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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중석 스릴러 클럽 32
조힐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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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첫사랑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때까지 어떤 누나를 만나고 블라블라는 그냥 어린시절 치기어린 그런 홍역같은 경험이라 치부하고 진정한 사랑이라는 느낌으로 나이 사십이 넘어가버리는 현재까지 머리속이나 가슴속에 그대로 각인된 기억의 첫사랑은 대학교때의 그녀입니다.. 지나고 보면 그렇게 오래 사귀지도 못했군요.. 막 입학하던 시절부터 군대를 가서 상병이라는 계급을 달아서 헤어졌으니 뭐 삼년도 채 안되는 시절동안 미친듯이 사랑하고 좋아하고 보고싶고 그리워하던 사랑입니다.. 흔히들 보아오는 그런 만남과 헤어짐에 불과하지만 그렇게도 아픈 사랑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전 왜 그녀가 저에게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에 두번 다시 절 보질 않았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었을텐데요.. 제대후 그녀를 만났지만 분노만 남았었고 증오의 눈길로 그녀를 바라 볼 뿐이었죠.. 그렇게 그녀는 떠나버렸고 지금도 그녀의 이별의 이유를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근데 책 내용이랑 전혀 무관하지않냐고 물으신다면  뭐 내가 읽고 떠오른 이야기니 크게 무관하진 않겠네요.. 자꾸 쓸데없는 이야기 지껄인다고 태클걸면 니 엉덩이에 뿔난다아 

 

    일단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넘어갑시다.. 작가는 자신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판단해주길 원하시겠지만 후광이라는 것은 없애고 싶다고 쉬이 사라지는게 아니니 후광운운한다고 삐져서 뿔나며 곤난해, 아시겠지만 아버지라는 분이 스티븐 킹쌤이십니다.. 조셉 힐스트롬 킹은 아버지의 이미지가 자신을 옭아맬지도 몰라 필명인 "조 힐"로 영국에서 먼저 작가 인생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대단한 아버지니까요..  왜 굳이 들먹이느냐면 개인적으로 조 힐의 작품들을 볼때 아버지인 스티븐 킹의 감성과 이미지적 느낌을 지울 수가 없으니까 그렇습니다.. 물론 제 선입견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읽은 선 단편인 "20세기 고스트"를 읽어보았을때도 그랬고 장편소설인 이번 "뿔"에서도 그런 감성을 저는 떠올렸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느낌들이 아버지의 작품들에 대한 모방이나 일종의 카피적 개념으로 생각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 "뿔"만 가지고 보면 스티븐 킹쌤의 느낌보다 더 즐거운 독서의 집중도를 줘서 만족하니까요..

 

    이그나티우스 페리시는 전날밤의 폭음으로 숙취에 시달리며 깨어나서 거울을 보니 머리에 뿔이 자란 모습을 보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아주 매력적인 도입부죠.. 그리고 뿔난 자신의 머리에 대해 병원을 찾게 되면서 뿔이 안겨주는 능력에 대해 알게됩니다.. 뿔이 난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는 판이한 속마음들이죠.. 충격적입니다.. 아주 충격적입니다.. 이그 페리시는 자신의 머리에 뿔이 자라는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전날 밤 일년전 강간살인을 당한 연인인 메린 윌리엄스의 살해장소인 오랜 주물공장 주변에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지옥같은 현실에 대한 신의 무관심에 복수하고 싶어 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전히 이그는 자신이 연인인 메린을 강간살해했다는 주변의 의심스러운 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죠.. 다만 자신만 그리고 자신의 형인 테리만 자신의 무죄를 알아 줄 뿐입니다.. 그런 그의 머리에 뿔이 나서 주변의 사람들이 속마음을 털어놓고 보니 일년 전 벌어졌던 메린의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게 됩니다..  진실을 알게된 이그 페리시는 단순하게 뿔만 난게 아니라 진정한 악마성에 자신을 던져넣게 됩니다.. 물론 인간이 악마보다 더 무섭다는 진실과 함께 말이죠.. 진실은 그를 무너뜨리고 주변을 무너뜨리고 이기의 삶 전체를 뒤바꿔 버립니다.. 그리고 이기는 진실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죠.. 무섭도록 잔인한 진실에 대해 말입니다..

 

    초반부의 충격적이면서 독창적인 집중도가 대단한 지점을 지나고 나면 과거와 현재가 엮이고 얽히면서 상황적 긴장감과 감정적 이입을 안겨줍니다.. 초현실적이면서 환상적 잔인성과 상황적 파괴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대중적 흥미거리를 자극적으로 보여주고자하는 의도적이라고는 느껴지지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묘사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해결부로 넘어가게 되죠.. 재미지네요.. 상당히 재미집니다.. 분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집중하게되는 마력은 역시나 아버지의 능력을 많이 배우고 닦고 기름치고 조였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유전적으로 바탕에 깔리는 글쓰는 능력적 후광도 있으니 대단한거죠..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단순하게 보면 사랑과 살인과 배신과 복수를 다룬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그 주변장치로 초현실적 환상의 덮개를 기분나쁘게 혹은 좋게 입혀놓은거죠.. 현실속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이면서 아픈 상황적 모습을 감성적으로 환상이라는 개념으로 공감시켜내기에는 웬만해서는 쉽지 않을터인데 그걸 아주 잘 이끌어낸 듯 싶습니다.. 아주 공감이 잘되었구요, 특히나 이그 페리시가 행하는 모든 행동의 이유와 상황적 묘사들은 나라면, 나같아도, 나역시라는 생각으로 다가서게 만들어주는 듯 싶더군요.. 사실 제가 "20세기 고스트"라는 단편을 보면서 조금은 지루하고 잰체하면서 똑똑한 척 현학적인 개념을 환상이라는 매개로 만들어 뭔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인간적인 상황의 의도를 표현해내서 한마디로 재미가 별로였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말이죠.. 단편이라 뭐 이 독후감도 좀 우습기는 하지만서도 여하튼 전반적으로 별로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도 그런 전반적인 구성은 비슷합니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주변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환상적 개념을 대입을 시켰고 스릴러적인 긴장감과 자극적이고 파괴적인 모습까지 엮었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집중하고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없이 서사가 흘러가게 만들어주는걸보니 와우, 아직도 젊을텐데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영화가 만들어진답니다.. 지금 촬영중이라니 조만간 개봉을 하게 되겠죠.. 우습게도 악마의 뿔을 가진 주인공이 우리의 해리 포터인 다니엘 래드크리프라는군요.. 소설속에서도 해리 포터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당히 대비적이죠, 진정한 악마에 대항해 세상을 구한 해리가 자신 스스로 악마가 되어버린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나타나니까 말입니다.. 이 작품 "뿔"은 아주 단순한 내용이고 이야기지만 환상과 초현실적인 철학적 선과 악이라는 개념의 모호성과 종교적이면서 도덕적 사회와 인간의 본능적 감성들을 너무나도 적절하게 잘 표현해서 비주얼적인 측면도 상당히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봐야겠지만 일단 소설에다가 한 표를 던지겠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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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가 잠긴 방
기시 유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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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쇳대"를 제대로 채우고 댕기지 못하면 평생 빌어먹고 산다라는  돌아가신 울할매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늘 집에 문 잠그는걸 잊어먹는 저를 보고 화가 나셔서 하셨던 말씀입니다.. 지금이야 문만 닫으면 저절로 삐릭하면서 자물쇠가 채워지고 보안처리가 가능하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열쇠꾸러미를 들고 댕기면서 문을 잠그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섬턴이라 불리우는 문 손잡이의 꼭지를 꼭 두르면 잠기는 형태가 참 많았죠.. 물론 아직도 그런 형태의 보안 자물쇠가 흔하디 흔합니다.. 예전 방 문같은 경우는 대부분 이런 형식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도둑들이 마스터키로 문을 열때에도 철사뭉치같은 쇠를 열쇠구녕에 꽂아서 이리저리 돌리는 형식을 보셨을 겁니다.. 하여튼 이렇게 문을 잘 잠그고 댕겨야 도둑님들이 들이닥치지 않는데 말이죠.. 요기에 보니까 문을 너무 잘 잠궈도 문제가 발생하는군요.. 자물쇠를 꽉 걸어잠궈 버리는 바람에 밀실이 만들어져서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곳같은 공간속에서 살인이 벌어지는 형태의 밀실살인에 대한 트릭을  독자들에게 알려주시려고 하는 작가님과 작품이 있네요.. "자물쇠가 잠긴 방"을 어떻게 파헤치는지 함 봅시다.. 

 

    밀실살인에 대한 일본의 본격 추리의 유형은 상당히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많은 본격추리물이 밀실살인을 다루고 있고 심지어 만화에서까지 광범위하게 추리적 영역을 펼쳐나가는 아주 일반적인 장르의 모습입니다.. 재미있으니 많이 생겨났겠죠.. 작가들이 고민고민해서 만든 작품속에서 독자와 대중의 머리와의 싸움과 반전을 늘 보여주는 즐거움이 있으니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나봅니다.. 여기에 "기시 유스케" 형님도 한 몫을 단단히 하시고 계십니다.."에노모토 케이와 아오토 준코"라는 콤비를 이용한 밀실추리소설을 꾸준히 발표하시고 계신데 말이죠.. 많은 분들이 대강 알고 계실테니 그냥 전 예전 작품들은 흘려 넘기겠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자물쇠가 잠긴 방"은 이 콤비의 새로운 단편소설집입니다.. 총 네편이 담겨있네요.. 예전에 도둑이었던 것 같은 에노모토 케이는 현재 방범 컨설턴트로 변호사인 아오코 준코와 함께 의심스럽거나 미해결된 밀실살인을 파헤치는 역할을 합니다.. 대체적으로 밀실트릭을 깨부수는 역할은 에노모토의 역할이구요 아오코는 변호사답게 사건과 관련하여 말과 상황적 유머스러운 멍청한 분위기와 화기애매한 상황적 연결을 맡고 있습니다.. 만담 커플인거죠.. 별로 친하지 않은,

 

    각각의 단편은 약간씩 분위기가 다릅니다.. 첫작품인 "서 있는 남자"와 "자물쇠가 잠긴 방"은 상당히 인간의 악함이 담긴 계획적인 밀실살인을 다루고 있구요 "비뚤어진 상자"와 "밀실극장"은 일반적인 살인의 우발적인 유형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단편들에 있어서 중심적인 것은 살인자를 찾아내는 추리적 내용이 아닙니다.. 살인자는 처음부터 대체적으로 밝혀집니다.. 물론 마지막 "밀실극장"은 살인자가 마지막에 밝혀집니다만 이 작품에 있어서의 추리적 해결은 살인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살인자가 만들어 낸 또는 만들어진 밀실에서의 살인을 어떻게 파헤치고 밝혀내는지가 중점입니다.. 밀실이 있고 절대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살인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죠.. 그러니까 밀실 안에서 혼자서 죽은것 처럼 보이는 사람으로 인해 잠긴 자물쇠를 밖에서 열어보겠다는 말입니다.. 뭔말이야,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이 수반된 밀실트릭입니다.. 특히나 자물쇠가 관련되거나 과학적 지식을 이용한 밀실의 트릭은 아주 고퀄리티의 영역이라서 읽는 동안 눈을 부릅뜨고 봐야 이해가 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훑어넘기기에는 생각을 좀 해야될 필요는 있더군요.. 총 네 편의 단편중 세 편이 이런 형식으로 머리를 굴리는 즐거움을 주고 마지막 "밀실극장"은 앞부분에서의 전문적 지식에 대해 독자가 약간 짜증스러워할 상황을 대강 짐작한 우리 기지우개형님께서 배려를 해주신건지 상당히 유쾌하고 만담형식의 추리조차 즐거운 상황적 재미가 가득한 마무리를 해주시더군요.. 사실 이 작품은 살인자를 찾는 것같은 긴장감 넘치는 추리를 하는 독자적 즐거움은 별로 없습니다.. 그냥 밀실이라는 한 주제를 가지고 그 트릭을 파헤치고자 하는 작가의 해결방법에 대해 따라가면서 읽는 즐거움만 있을 뿐이지요.. 그러니 큰 반향을 일으키거나 충격적 반전이 있는 그런 형태는 아니라 소소한 재미와 밀실추리의 즐거움만 안겨주는 그냥 편안한 단편 밀실추리소설로 보시면 큰 무리가 없겠습니다.. 그동안의 기시 형님께서 장중하고 무겁고 음침하고 근원적인 인간의 악함과 본능적 잔인함과 거대한 상황적 세계관을 많이 보여주셨다면 이번에는 아주 가볍습니다.. 이전 "도깨비불의 집"과 같은 느낌이 납니다.. 아무래도 밀실트릭은 유쾌하면서 가볍게 읽게 해주시고 싶으신 듯 싶네요.. 또한 케이와 준코 콤비의 유쾌한 만담스타일의 즐거움도 계속 될 것 같구요... 그래서 그런지 사실 전 그렇게 큰 재미는 없네요.. 조금 억지스럽게 마무리를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 싶기도 하고 말이죠, 기시형님의 말씀대로 밀실에 대한 아이디어는 상당하신데 그걸 풀어내는 방식은 이번 작품속에서는 조금은 뭔가 어색해보입니다.. 재미는 있지만 집중은 좀 안되더라구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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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라이 스러지다 판타스틱 픽션 그레이 Gray 4
앨라페어 버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사실 전 독후감을 쓰면서 보통은 첫단락은 저의 인생사나 경험했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적는 경향이 짙습니다.. 소설이랑 전혀 무관한 경우도 있고 연관성을 두고 적는 경우도 있죠.. 대략은 소설을 읽고 떠오르는 그런 추억이나 경험을 적는데 말이죠.. 이게 어떻게 보면 아주 개인적이고 사생활적 측면에서 저만 알고 있는 그런 일들이라는거죠.. 혹시라도 이런 저의 블로그를 접하고 사기를 칠 마음을 가진 작자가 있다면 어떻게보면 제가 아주 쉽게 걸려들 위험도 다분하다는거죠.. 한 아주 매력적이고 아리따운 여인네가 예전의 저를 아는척 막 들이대고 친한 척 한다면 과연 안넘어갈 자신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제가 거짓으로 이야기를 지어낸다손 치더라도 모든 이야기들이 거짓을 아닐겝니다.. 그러니 누군가가 저를 파악하고 알기에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저를 추출해낼 자료들이 무궁무진하다는거죠.. 제가 가입한 페이스북, 트위터, 카페, 블로그들만 추려서 파악을 해보더라도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어쩌면 저보다 더 빠삭하게 파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니 초큼 무섭다, 하기사 뭐 가진거 없는 월급쟁이에 사기칠 엄두조차 안날지도 모르지.. 아닌가, 있는 넘 등쳐먹는 것보다 없는 넘 뼈골 빼먹는게 더 수월한가,

 

    잘난 아버지를 둔 자식들은 참 복받았다는 생각을 예전에 많이 했습니다.. 아버지의 그늘밑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속에서 뜻모를 분노나 시기도 많이 느껴보았구요.. 근데 나이가 들고 아이가 생기고 또 주변에 있었던 그런 친구들의 현재의 모습을 지켜보니 딱히 부럽지 않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여기에 대단한 아버지를 둔 스릴러 작가 한 분이 계십니다.. 그 대단한 아버지가 누구시냐면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분이시지만 "제임스 리 버크"라는 저~쪽 나라들에서는 그랜드 마스터로 불리우는 유명 범죄소설 작가이신 분이십니다.. 국내에 작품이 소개가 되었는지는 모르겠고 이 분 원작인 영화는 있습니다.. "헤븐즈 프리저너"라는 알렉 볼드윈이 출연한 처절한 범죄영화였죠.. 상당히 자극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님 말고, 여하튼 오늘 소개시켜드릴 분은 이 분의 따님이시자 이 소설 "아스라이 스러지다"의 작가이신 엘라페어 버크라는 분입니다..

 

    굳이 아버지가 누구고 자식이 뭐냐가 중요한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왜 말씀을 드리냐면 이 소설속의 내용들이 그런 대단한 아버지를 둔 자식의 감정이입이 잘 묻어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설속 주인공 앨리스 험프리는 37살의 싱글이자 현재는 백수입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아주 대단한 아버지를 둔 부티나는 집안의 자식이죠.. 그녀의 아버지는 유명한 영화감독 프랭크 험프리입니다.. 미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성이 자자한 분이시고 자식에게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앨리스는 그런 아버지의 후광이 이제는 싫습니다.. 홀로서기를 하고자 하는데 쉽지가 않나보네요.. 또한 아버지의 사생활에 대한 혐오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한 남자가 갤러리 매너지를 추천하며 자신의 사업에 도움을 주길 요구합니다.. 생전 처음보는 남자이지만 뭔가 믿음이 갑니다.. 의심을 하게되지만 여러정황상 믿어도 될 듯 싶어 앨리스는 그의 사업에 동참을 하고 자신의 앞날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건 드루 캠밸이라는 이 남자의 차디찬 시신을 발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용의자가 됩니다.. 또 다른 한 도시에서는 베키 스티븐슨이라는 한 소녀가 실종이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학교생활과 주변상황을 파악을 하던 중 그녀의 생물학상 아버지인 한 남자를 찾게 되죠.. 그는 조지 하디라는 한 보수적 목사입니다.. 근데 이 남자는 위의 앨리스의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혐오스러운 포르노그라피 사진에 대한 시위를 벌리고 있는 자죠.. 그런 그가 자신이 버렸던 베키를 만났다는 정황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베키가 죽은 드루 캠벨의 장소에 지문을 담긴 것도 알게되죠.. 이렇게 두개의 사건은 연결이 되고 이어집니다.. 앨리스는 갈수록 빠져나갈수 없는 살인용의자의 증거를 알게되고 베키의 실종은 오리무중입니다.. 그리고 앨리스 주변에서 벌어지는 정황은 뭔가 께름칙한 단서를 조금씩 남겨주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줄거리가 기네요.. 그 이유인즉슨 이야기를 시작하고 속도감이 붙기까지 한참을 서론을 펼치는 작가님의 구성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이건 뭐 제 생각입니다.. 어떻게보면 꼼꼼하고 섬세한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적 연결을 고려해놓으셨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근데 전 좀 지겨웠습니다. 뭐랄까요, 너무 뜸을 오래 들였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밥이 눌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거죠.. 그 누른 누룽지가 맛날 수도 있고 이빨새 많이 낑껴서 불편할 수도 있는거니까요.. 그리고 밥이 한쪽은 설익고 한쪽은 타고 중간은 나름 먹을만하고 윗층은 설익은 것 같은 고산지대에서 처음 밥을 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하여튼 전반적으로는 조금 뭔가 저랑은 삐긋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두가지의 구성으로 이야기는 진행이 되지만 중점적 이야기는 앨리스의 상황입니다.. 그녀에게 닥친 빠져나가기 힘들 정도의 주변적 상황은 익히 보아온 바가 있습니다.. 개고생하면서 혼자서 누명을 벗어나려는 이야기는 널리고 널렸으니까요.. 그렇죠.. 그러니 큰 감흥이 없습니다.. 오히려 베카라는 한 고딩이 실종된 사건에서 저는 약간의 공감을 받게 되었는데 말이죠.. 일종의 왕따와 배척이라는 고딩시절의 주변상황과 실종이라는 연결고리가 잘 맞아떨어져보였지만 어라, 앨리스의 사건과 연결이 되니 더 흥미로워지더군요.. 뭔가 있다, 라고 느꼈습니다만 결론은 휴우,, 또한 앨리스와 연관성 주변상황의 해결적 능력면에서도 누룽지가 맛은 났지만 이빨새에 낑긴게 한참동안 빠지지않아 조금은 찝찝한 느낌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의 대중적인 비전문가적 관점에서 초보적 스릴러작가의 느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범죄적 상황의 현실적 감각은 나름 좋았습니다.. 전직 검사님이시라 그런 감각은 나름 좋더군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이어나가는 방식에서의 지루함과 사건의 단서와 연결적 구성과 해결적 구도상에서의 보편적인 스릴러의 구성은 익히 보아오던 것이었고 주변의 연결인물들의 호기심적 떡밥은 짜증스러웠습니다.. 그 떡밥이 오랫동안 물속에 담겨서서 허물거리다 사라져버린 것도 마찬가지구요, 물론 마지막 해결지점에서의 한방의 반전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만약 마지막의 반전조차 없었다면 초큼 많이 실망을 했지 싶습니다.. 그나마 누룽지의 고소함이 이 작품을 살린 듯 싶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와 주인공의 일반적이면서 평범한 공감대적 감성은 아주 좋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가 자신의 모습이 나름 투영한 주인공이어서 제가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정도의 캐릭터와 이야기의 구성으로 꾸준히 이어진다면 상당히 내실이 꽉찬 작품이 나올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니 제가 뭐 전문가된 듯 하지만 느낌이 그러네요.. 읽고나면 어설프고 뭔가 허전해보이지만 읽는동안에는 이야기속에 그런대로 잘 빠져드는 그런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엘라페어 버크작가님과 친하신 작가분들 -뒷표지에 막 칭찬해주신 분들- 이 나름 제가 좋아라하는 분들이시라 같이 댕기시면서 좀 배우셔서 저의 독서생활에 기쁨을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싫음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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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중석 스릴러 클럽 33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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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병원에 잘 계시던 분이 어느날 사라지신겁니다.. 아무도 어디로 갔는지 몰랐죠.. 실종신고를 내고 한 달이 흘러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그냥 그렇게 묻혀 버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오랜 과거가 아닙니다.. 80년대니까 나름 요즘이라고 볼 수 있죠, 아닌가.. 하여튼 여전히 기억이 나는데요.. 제가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 2학년때였으니 10살 정도였겠네요.. 그러니 나름 기억을 합니다.. 큰아버지께서 사라지시기 전날까지 병원에서 사촌형들이랑 신나게 놀고 귤도 까먹고 했는데 다음날 아무런 말도 없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신겁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죠.. 경찰에서 그 당시 잘은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그런 이야기로서 기다려보자고 했겠지요.. 그렇게 기다리고 기억속에 묻혀서 삼십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이젠 언제, 어디에서 살고계신지, 돌아가신지조차 알 수 없으니 기제사를 올리자는 자식들의 의견도 있고 여전히 어디선가 삶을 이어가시고 계실꺼라고 굳게 믿고 계신 큰어머니의 의견도 있습니다.. 지금도 형들은 어디선가 객사를 하셨는지, 아님 살아계시는지 그것만이라도 알고 싶다고, 하지만 큰어머니는 삼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묵묵부답으로 분명히 어디선가 살아계실거라는 말씀만 하십니다.. 벌써 칠순이 넘어셨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사라지신 어른의 비밀이 뭔지 알 수 없는거죠..  

 

    코벤 스타일은 늘 우리의 모습속에 있습니다.. 그런 코벤의 이야기적 재능은 독자들을 한순간에 집중시켜주는 매력이 있죠.. 특히나 공감이라는 아주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달려들면 누구보다 쉽게 항복을 얻어낼 수도 있다는걸 잘 알고 있는 작가님이십니다.. 키도 크고 머리도 빡빡 미셔서 싸움 잘하게 생기셨습니다.. 인상은 착하게 생기셨구요.. 농담입니다..쿨럭, 특히나 코벤 형님이 보여주시는 단행본에서의 이야기들은 대략적으로 비슷합니다.. 누군가가 실종되거나 사라지거나 모함을 받거나 배신을 당하는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스릴러 소설이 다 그렁거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코벤 형님의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우리들중의 한 명이 되어도 무난한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죠.. 어느날 어느순간 어떻게 된지는 몰라도 뭔가 '펑'하고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유도 모르고 내막도 없이 무작정 누군가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유가 있고 답이 있습니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소설속의 주인공이 답을 찾아 진실을 찾아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처절한 대응을 하면서 독자들과 감응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인거죠.. 개인적으로는 이제는 어느정도 정형화된 코벤 스타일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제가 처음으로 혹한 작품들도 그런 초기의 코벤 형님의 작품들이었습니다..

 

    근데 이 스타일이라는게 어느정도 가면 조금씩 변화를 줘야 지리하고 반복적인 주제에 대한 감각을 나름 신선하게 이어갈 수있는데 말이죠.. 그 변화가 없으면 어느순간엔가 뭐 이넘이나 저넘이나 주인공만 다르지 내용은 별반~ 뭐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거죠.. 코벤 형님이 조금 그런 경향이 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용서할 수 없"는이라는 작품부터 초기의 박력과 속도감이 제대로 살아나기 시작하더군요.. 그렇다고 앞선 작품들이 재미가 없었다는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은 알아주셔야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코벤행님의 작품을 거의 다 읽어서 하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여하튼 그런 형님이 "용서할 수 없는"에서부터 초반부터 독자를 확 잡아끄는 매력이 다시금 생겨서 무척이나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 "숲"이라는 작품도 만만찮군요..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재미가 다분합니다.. 전 그래요,

 

    폴 코플랜드는 20년전 캠프장에서 자신의 누이가 살해되는 경험을 한 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신을 찾진 못하죠.. 그의 아버지는 몇년간 캠프장이 있던 숲을 돌아다니며 누이의 시신을 찾고자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맙니다.. 그리고 연쇄살인범인 웨인 스튜벤스가 잡힙니다.. 웨인은 폴과 함께 캠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이었고 살해된 네명의 아이의 용의자이었고 이후에 다른 살인사건에서 그의 내막이 밝혀집니다.. 하지만 그는 숲에서 벌어진 4명이 살인사건에 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웨인은 18년동안 살인죄로 복역중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 살해되었던 4명중의 한명인  한 남자 길 페레즈가 20년 후에 다시금 나타납니다.. 살인사건이 벌어질 당시 두구의 시신을 밝혀졌지만 길 페레즈와 폴의 누이인 카밀의 시신은 끝까지 발견되지 않았으니 20년이 지난 후 폴이 보게되는 길의 현재의 모습에 자신의 누이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생겨나게 되는겁니다.. 그리고 현재 폴 코플랜드는 에섹스 카운티라는 뉴저지의 한 지방에서 검사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역적 명망도 높은 인물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사람이죠.. 길 페레즈가 나타나면서 폴의 인생이 심각한 변화를 맞게 됩니다.. 과거가 되살아나고 그 시절의 숲이 말을 걸어옵니다.. 그의 첫사랑인 루시와 함께 말이죠.. 과연 진실은 어떤것일까요, 읽다가 숨을 쉬어야된다는 사실도 깜박할 수 있습니다.. 조심하시길.

 

    자꾸 독후감이 길어진다 그죠, 짧게 끝냅시다..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흠뻑 빠졌더랬습니다.. 초기작부터 출간된 작품을 다 읽어보려고 노력했고 거의 90% 이상은 읽어봤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다 재미집니다.. 특히나 번역이 엉망일지언정 초기작품들은 무척이나 즐거운 스릴러소설이었죠.. 그리고 꾸준히 출간되는 편이라서 자연스럽게 읽고 있습니다만.. 분명한 건 요즘들어 보여지는 코벤형님의 작품들이 상당히 좋다는겁니다.. 다른 말 필요없구요, 이번 작품 "숲"도 코벤의 정석에서 벗어나질 않지만 독자의 감을 새롭게 붙잡는 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느껴집니다.. 초반부터 확 휘어잡죠.. 그리고 그리샴형님의 스타일까지 겸비한 법정공방전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길지도 않고 두껍지도 않고 딱 스릴러소설의 느낌을 강하게 느끼고 마무리할 수 있는 수준의 즐거움입니다.. 게다가 뭐 반전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이거시 진정한 제가 사랑하는 코벤 스타일,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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