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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3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평점 :

갑자기 병원에 잘 계시던 분이 어느날 사라지신겁니다.. 아무도 어디로 갔는지 몰랐죠.. 실종신고를 내고 한 달이 흘러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그냥 그렇게 묻혀 버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오랜 과거가 아닙니다.. 80년대니까 나름 요즘이라고 볼 수 있죠, 아닌가.. 하여튼 여전히 기억이 나는데요.. 제가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 2학년때였으니 10살 정도였겠네요.. 그러니 나름 기억을 합니다.. 큰아버지께서 사라지시기 전날까지 병원에서 사촌형들이랑 신나게 놀고 귤도 까먹고 했는데 다음날 아무런 말도 없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신겁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죠.. 경찰에서 그 당시 잘은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그런 이야기로서 기다려보자고 했겠지요.. 그렇게 기다리고 기억속에 묻혀서 삼십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이젠 언제, 어디에서 살고계신지, 돌아가신지조차 알 수 없으니 기제사를 올리자는 자식들의 의견도 있고 여전히 어디선가 삶을 이어가시고 계실꺼라고 굳게 믿고 계신 큰어머니의 의견도 있습니다.. 지금도 형들은 어디선가 객사를 하셨는지, 아님 살아계시는지 그것만이라도 알고 싶다고, 하지만 큰어머니는 삼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묵묵부답으로 분명히 어디선가 살아계실거라는 말씀만 하십니다.. 벌써 칠순이 넘어셨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사라지신 어른의 비밀이 뭔지 알 수 없는거죠..
코벤 스타일은 늘 우리의 모습속에 있습니다.. 그런 코벤의 이야기적 재능은 독자들을 한순간에 집중시켜주는 매력이 있죠.. 특히나 공감이라는 아주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달려들면 누구보다 쉽게 항복을 얻어낼 수도 있다는걸 잘 알고 있는 작가님이십니다.. 키도 크고 머리도 빡빡 미셔서 싸움 잘하게 생기셨습니다.. 인상은 착하게 생기셨구요.. 농담입니다..쿨럭, 특히나 코벤 형님이 보여주시는 단행본에서의 이야기들은 대략적으로 비슷합니다.. 누군가가 실종되거나 사라지거나 모함을 받거나 배신을 당하는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스릴러 소설이 다 그렁거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코벤 형님의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우리들중의 한 명이 되어도 무난한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죠.. 어느날 어느순간 어떻게 된지는 몰라도 뭔가 '펑'하고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유도 모르고 내막도 없이 무작정 누군가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유가 있고 답이 있습니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소설속의 주인공이 답을 찾아 진실을 찾아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처절한 대응을 하면서 독자들과 감응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인거죠.. 개인적으로는 이제는 어느정도 정형화된 코벤 스타일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제가 처음으로 혹한 작품들도 그런 초기의 코벤 형님의 작품들이었습니다..
근데 이 스타일이라는게 어느정도 가면 조금씩 변화를 줘야 지리하고 반복적인 주제에 대한 감각을 나름 신선하게 이어갈 수있는데 말이죠.. 그 변화가 없으면 어느순간엔가 뭐 이넘이나 저넘이나 주인공만 다르지 내용은 별반~ 뭐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거죠.. 코벤 형님이 조금 그런 경향이 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용서할 수 없"는이라는 작품부터 초기의 박력과 속도감이 제대로 살아나기 시작하더군요.. 그렇다고 앞선 작품들이 재미가 없었다는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은 알아주셔야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코벤행님의 작품을 거의 다 읽어서 하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여하튼 그런 형님이 "용서할 수 없는"에서부터 초반부터 독자를 확 잡아끄는 매력이 다시금 생겨서 무척이나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 "숲"이라는 작품도 만만찮군요..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재미가 다분합니다.. 전 그래요,
폴 코플랜드는 20년전 캠프장에서 자신의 누이가 살해되는 경험을 한 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신을 찾진 못하죠.. 그의 아버지는 몇년간 캠프장이 있던 숲을 돌아다니며 누이의 시신을 찾고자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맙니다.. 그리고 연쇄살인범인 웨인 스튜벤스가 잡힙니다.. 웨인은 폴과 함께 캠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이었고 살해된 네명의 아이의 용의자이었고 이후에 다른 살인사건에서 그의 내막이 밝혀집니다.. 하지만 그는 숲에서 벌어진 4명이 살인사건에 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웨인은 18년동안 살인죄로 복역중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 살해되었던 4명중의 한명인 한 남자 길 페레즈가 20년 후에 다시금 나타납니다.. 살인사건이 벌어질 당시 두구의 시신을 밝혀졌지만 길 페레즈와 폴의 누이인 카밀의 시신은 끝까지 발견되지 않았으니 20년이 지난 후 폴이 보게되는 길의 현재의 모습에 자신의 누이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생겨나게 되는겁니다.. 그리고 현재 폴 코플랜드는 에섹스 카운티라는 뉴저지의 한 지방에서 검사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역적 명망도 높은 인물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사람이죠.. 길 페레즈가 나타나면서 폴의 인생이 심각한 변화를 맞게 됩니다.. 과거가 되살아나고 그 시절의 숲이 말을 걸어옵니다.. 그의 첫사랑인 루시와 함께 말이죠.. 과연 진실은 어떤것일까요, 읽다가 숨을 쉬어야된다는 사실도 깜박할 수 있습니다.. 조심하시길.
자꾸 독후감이 길어진다 그죠, 짧게 끝냅시다..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흠뻑 빠졌더랬습니다.. 초기작부터 출간된 작품을 다 읽어보려고 노력했고 거의 90% 이상은 읽어봤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다 재미집니다.. 특히나 번역이 엉망일지언정 초기작품들은 무척이나 즐거운 스릴러소설이었죠.. 그리고 꾸준히 출간되는 편이라서 자연스럽게 읽고 있습니다만.. 분명한 건 요즘들어 보여지는 코벤형님의 작품들이 상당히 좋다는겁니다.. 다른 말 필요없구요, 이번 작품 "숲"도 코벤의 정석에서 벗어나질 않지만 독자의 감을 새롭게 붙잡는 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느껴집니다.. 초반부터 확 휘어잡죠.. 그리고 그리샴형님의 스타일까지 겸비한 법정공방전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길지도 않고 두껍지도 않고 딱 스릴러소설의 느낌을 강하게 느끼고 마무리할 수 있는 수준의 즐거움입니다.. 게다가 뭐 반전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이거시 진정한 제가 사랑하는 코벤 스타일,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