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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
이종학 지음 / 파람북 / 2022년 2월
평점 :
- 한일근현대사를 전공한 박정민은 교수로서 지금까지 삶의 굴곡이 없이 국회의원의 딸인 황미숙을 만나 장인의 도움과 아내의 내조로 인해 성공의 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특히나 한일간의 근현대사에 있어 뛰어난 역사적 고찰을 중심으로 일본에서조차 그의 논문과 연구방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세미나를 위해 잠시 출장을 일본으로 온 그는 그간 10여년동안 자신만을 위해 스스로를 포기한 체 내조에 매달린 아내와 여행 간단한 자유 패키지여행을 합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동안 모든 것을 정민에게 맞춰 생활했지만 육체적 관계만은 거의 외면했습니다.. 그런 그가 릿쿄대학의 스가노 교수를 만난 후 우연히 들른 가부키죠에서 한 여성에게서 성매매와 관련된 전단을 받게 됩니다.. 이 전단에 나온 여성의 모습은 그의 첫사랑이 강렬하게 떠오를 정도의 충격을 주게 되고, 그동안 그에게 숨겨진 욕망의 감성이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그는 전단속의 여성을 알지 못한 체 자신의 가이드였던 디지에게 여성의 신상을 한번 알아봐주길 요청한 후 귀국을 하게 되죠, 하지만 끊임없이 그의 마음속에서는 전단속의 여성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 사라지질 않고 어느날 디지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그리고 그는 급작스레 일본으로 향하게 되는데.....
1. 사실 전 대놓고 쪽바리라고 떠듭니다.. 물론 일본의 대부분의 국민들이나 사람들을 무시하는 발언은 아니지만 오해하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제가 일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그러합니다.. 특히나 일본의 기득권들이 떠들어대는 정통성이나 정치체제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크고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자국의 애국과 관련된 우익집단이나 일부의 국민적 편향성에 대해서는 그러려니합니다.. 저희도 다르지않을테니까요, 하지만 그토록 오랜시간 세습과 족벌로 뭉친 일본의 정치집단과 기득권들의 행태들을 볼작시면 참으로 개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이들은 일부 국민적 편향성과는 다른 족속들이니까요, 국가의 권력을 토대로 아주 몰지각한 최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는 족속들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물론 저 역시 극단적 배척으로 떠들어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일본의 국민들이 국가와 권력집단에 대한 관점의 방식을 쉽게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물론 대선을 치른 우리나라의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도 너무나도 아픈 마음을 금치 못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등한 권력의 배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나름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하지만 일본은 어떤가요, 어느누가 정치와 국가의 행태에 제대로된 관심을 가진 집단지성의 발현을 본 적이 있나요, 물론 저 역시 그 나라 국민이 아니니 함부로 이야기하는걸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압니다.. 부디 제 생각이 틀렸길 바랍니다..
2. 이 작품 '재즈 느와리 인 도쿄'는 이러한 한일간의 국제적 정세와 사회적 이면을 드러내려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한 인간의 본성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소설은 이러한 두가지의 굵직한 내용으로 이어져나갑니다.. 아무래도 극중 주인공의 직업과 사회적 전문성에 기인한 방법론이 서사에 활용된 부분이겠죠,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작가의 의식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전문적 인식에 있어서 역사적 고찰과 그 당위성을 설명하는 방법도 나름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일간의 근현대사에서 단순하고 편향된 시선으로 바라본 관점을 보다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그려내는 점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역사소설이나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이 아닙니다.. 어떻게보면 아주 대중적인 개인적 인간의 치정과 본능을 주제로 삼은 작품이라는 점이 조금 낯섭니다.. 이런 두가지의 흐름을 하나로 뭉쳐내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3. 원칙적으로 이 작품은 느와르라는 제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만, 못배운 저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단어적 느와르의 개념은 소설속에서 이루어지는 감성과는 조금 많이 다릅니다.. 저에게 있어서 느와르라는 개념은 범죄와 폭력과 파괴적 성향의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대한 느낑이 강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팜프파탈같은 캐릭터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이 제가 대중적으로 즐기는 느와르 장르의 매력인셈이죠,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느와르의 감성과는 조금 동떨어지는 경행을 소설의 흐름상에서 보여줍니다.. 단순히 이 작품은 한 남성의 성적 본성과 취향의 원초적 감정을 호소하는 것처럼 보여지거덩요, 특히나 남성의 영역속에서 일반화되어진 남성의 성적 본성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외의 인물들이나 대상들이 보여지는 방식은 대단히 피상적입니다.. 박정민이라는 인물과 연결된 여인들이 행하는 행동이나 방식등은 아주 대중적이면서도 전형적이 여성적 지위를 벗어나질 못합니다.. 그의 아내인 황미숙이라는 인물은 특히 심각한 캐릭터적 문제를 안고 있죠, 또한 일본에서 그의 수호천사처럼 행동하는 여제자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달리 해석되어야될 이유가 있는 지도 의심스럽구요, 무엇보다 이 작품의 핵심이 되는 전단지속에 등장하는 한 미모의 여성에 대한 캐릭터성의 부여도 개인적으로는 딱히 창의적이거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유형은 아니었습니다..
4. 추리소설의 방식을 택하지만 전혀 추리와는 별개의 내용과 서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면 후반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 조차 아주 치정극 드라마 이상의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소설은 큰 흐름을 남자주인공의 시선과 그의 심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만큼 이 소설은 어쩔 수 없는 '치정극' 이상의 감흥을 얻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히려 큰줄기를 한일관계의 사회적 이슈나 범죄적 영역속에서 어쩔 수 없는 국가적 혼란속에서 정체성과 고통을 겪고 일본이라는 나라의 사회적 테두리안에서 역사와 편향적 세계관을 중심으로 역으로 엮여버린 남녀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개인적으로는 무척 만족스러웠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아주 큽니다.. 무엇보다 결말부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그 상황들의 반전들은 너무나도 흔한 상황들이 뜬금없이 연결되고 이어지는 상황이었던지라 서사의 결로서도 대단히 부적절하고 무엇보다 반전의 연결의 개연성이나 우연성이 겹치게 이루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낙제점을 줄 수 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 역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여성적 고통을 소설적 재미와 그 극적 반전으로 이뤄내는 방식은 딱히 칭찬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이 소설속의 이야기는 대단히 현실적이고 어디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원하는 소설은 현실성을 부여하되 작품적 감흥은 분명히 전달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종편에서 자주 나오는 불륜을 다룬 페이크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보는거와 다를봐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5. 항상 한국작품들을 볼때면 이렇게 조금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신랄하게 독후감을 적고는 합니다.. 아무래도 외국작품들의 선별된 내용과 우수한 작품성을 추천하는 번역작품들과는 다른 일면이 있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안타까운 부분이 너무나 드라마틱한 서사와 전형적인 인물의 캐릭터성에 우리나라의 작품은 함몰된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작품 '재즈 느와르 인 도쿄' 역시 보다 전문적이고 매력적인 확장된 캐릭터의 영역을 보여주면서도 대중적 자극성과 그 전형적 의도에 너무 치우친게 아닌가라는 저만의 감상을 하는 것이지요, 제가 항상 이야기하지만 소설의 얼굴과도 같은 표지의 이미지나 제목, 띠지의 문구들이 너무 작품의 내용과 동떨어진 방향성으로 홍보를 하게되면 오히려 작품의 품질을 갉아먹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떻게보면 작은 부분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그 작은 부분에 저같은 독자는 신경을 쓴답니다.. 여하튼 충분히 매력적인 주제와 내용과 의도를 보여주는 작가의 전문적 지식이 담긴 재즈의 이야기도, 한일근현대사의 매력적인 역사적 고찰도, 남성적 욕구의 산물로 그려지는 듯한 성적 욕망의 농밀한 본능을 그려낸 인물의 설정과 그 개연적 연결등의 전형적 부분과 방법론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물론 서사의 추리적 묘미도 안타까운 부분이구요, 젠장, 일본에서는 뭐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엄써, 그냥 애니말고는 이제 관심가는 것도 엄써, 그럼에도 코로나 끝나면 제일 먼저 가고싶은 나라가 일본이라는 것도 좀 아이러니하지....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