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스라이 스러지다 ㅣ 판타스틱 픽션 그레이 Gray 4
앨라페어 버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2/11/07/10/nanjappans_1879085359.jpg)
사실 전 독후감을 쓰면서 보통은 첫단락은 저의 인생사나 경험했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적는 경향이 짙습니다.. 소설이랑 전혀 무관한 경우도 있고 연관성을 두고 적는 경우도 있죠.. 대략은 소설을 읽고 떠오르는 그런 추억이나 경험을 적는데 말이죠.. 이게 어떻게 보면 아주 개인적이고 사생활적 측면에서 저만 알고 있는 그런 일들이라는거죠.. 혹시라도 이런 저의 블로그를 접하고 사기를 칠 마음을 가진 작자가 있다면 어떻게보면 제가 아주 쉽게 걸려들 위험도 다분하다는거죠.. 한 아주 매력적이고 아리따운 여인네가 예전의 저를 아는척 막 들이대고 친한 척 한다면 과연 안넘어갈 자신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제가 거짓으로 이야기를 지어낸다손 치더라도 모든 이야기들이 거짓을 아닐겝니다.. 그러니 누군가가 저를 파악하고 알기에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저를 추출해낼 자료들이 무궁무진하다는거죠.. 제가 가입한 페이스북, 트위터, 카페, 블로그들만 추려서 파악을 해보더라도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어쩌면 저보다 더 빠삭하게 파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니 초큼 무섭다, 하기사 뭐 가진거 없는 월급쟁이에 사기칠 엄두조차 안날지도 모르지.. 아닌가, 있는 넘 등쳐먹는 것보다 없는 넘 뼈골 빼먹는게 더 수월한가,
잘난 아버지를 둔 자식들은 참 복받았다는 생각을 예전에 많이 했습니다.. 아버지의 그늘밑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속에서 뜻모를 분노나 시기도 많이 느껴보았구요.. 근데 나이가 들고 아이가 생기고 또 주변에 있었던 그런 친구들의 현재의 모습을 지켜보니 딱히 부럽지 않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여기에 대단한 아버지를 둔 스릴러 작가 한 분이 계십니다.. 그 대단한 아버지가 누구시냐면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분이시지만 "제임스 리 버크"라는 저~쪽 나라들에서는 그랜드 마스터로 불리우는 유명 범죄소설 작가이신 분이십니다.. 국내에 작품이 소개가 되었는지는 모르겠고 이 분 원작인 영화는 있습니다.. "헤븐즈 프리저너"라는 알렉 볼드윈이 출연한 처절한 범죄영화였죠.. 상당히 자극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님 말고, 여하튼 오늘 소개시켜드릴 분은 이 분의 따님이시자 이 소설 "아스라이 스러지다"의 작가이신 엘라페어 버크라는 분입니다..
굳이 아버지가 누구고 자식이 뭐냐가 중요한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왜 말씀을 드리냐면 이 소설속의 내용들이 그런 대단한 아버지를 둔 자식의 감정이입이 잘 묻어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설속 주인공 앨리스 험프리는 37살의 싱글이자 현재는 백수입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아주 대단한 아버지를 둔 부티나는 집안의 자식이죠.. 그녀의 아버지는 유명한 영화감독 프랭크 험프리입니다.. 미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성이 자자한 분이시고 자식에게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앨리스는 그런 아버지의 후광이 이제는 싫습니다.. 홀로서기를 하고자 하는데 쉽지가 않나보네요.. 또한 아버지의 사생활에 대한 혐오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한 남자가 갤러리 매너지를 추천하며 자신의 사업에 도움을 주길 요구합니다.. 생전 처음보는 남자이지만 뭔가 믿음이 갑니다.. 의심을 하게되지만 여러정황상 믿어도 될 듯 싶어 앨리스는 그의 사업에 동참을 하고 자신의 앞날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건 드루 캠밸이라는 이 남자의 차디찬 시신을 발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용의자가 됩니다.. 또 다른 한 도시에서는 베키 스티븐슨이라는 한 소녀가 실종이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학교생활과 주변상황을 파악을 하던 중 그녀의 생물학상 아버지인 한 남자를 찾게 되죠.. 그는 조지 하디라는 한 보수적 목사입니다.. 근데 이 남자는 위의 앨리스의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혐오스러운 포르노그라피 사진에 대한 시위를 벌리고 있는 자죠.. 그런 그가 자신이 버렸던 베키를 만났다는 정황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베키가 죽은 드루 캠벨의 장소에 지문을 담긴 것도 알게되죠.. 이렇게 두개의 사건은 연결이 되고 이어집니다.. 앨리스는 갈수록 빠져나갈수 없는 살인용의자의 증거를 알게되고 베키의 실종은 오리무중입니다.. 그리고 앨리스 주변에서 벌어지는 정황은 뭔가 께름칙한 단서를 조금씩 남겨주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줄거리가 기네요.. 그 이유인즉슨 이야기를 시작하고 속도감이 붙기까지 한참을 서론을 펼치는 작가님의 구성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이건 뭐 제 생각입니다.. 어떻게보면 꼼꼼하고 섬세한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적 연결을 고려해놓으셨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근데 전 좀 지겨웠습니다. 뭐랄까요, 너무 뜸을 오래 들였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밥이 눌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거죠.. 그 누른 누룽지가 맛날 수도 있고 이빨새 많이 낑껴서 불편할 수도 있는거니까요.. 그리고 밥이 한쪽은 설익고 한쪽은 타고 중간은 나름 먹을만하고 윗층은 설익은 것 같은 고산지대에서 처음 밥을 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하여튼 전반적으로는 조금 뭔가 저랑은 삐긋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두가지의 구성으로 이야기는 진행이 되지만 중점적 이야기는 앨리스의 상황입니다.. 그녀에게 닥친 빠져나가기 힘들 정도의 주변적 상황은 익히 보아온 바가 있습니다.. 개고생하면서 혼자서 누명을 벗어나려는 이야기는 널리고 널렸으니까요.. 그렇죠.. 그러니 큰 감흥이 없습니다.. 오히려 베카라는 한 고딩이 실종된 사건에서 저는 약간의 공감을 받게 되었는데 말이죠.. 일종의 왕따와 배척이라는 고딩시절의 주변상황과 실종이라는 연결고리가 잘 맞아떨어져보였지만 어라, 앨리스의 사건과 연결이 되니 더 흥미로워지더군요.. 뭔가 있다, 라고 느꼈습니다만 결론은 휴우,, 또한 앨리스와 연관성 주변상황의 해결적 능력면에서도 누룽지가 맛은 났지만 이빨새에 낑긴게 한참동안 빠지지않아 조금은 찝찝한 느낌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의 대중적인 비전문가적 관점에서 초보적 스릴러작가의 느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범죄적 상황의 현실적 감각은 나름 좋았습니다.. 전직 검사님이시라 그런 감각은 나름 좋더군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이어나가는 방식에서의 지루함과 사건의 단서와 연결적 구성과 해결적 구도상에서의 보편적인 스릴러의 구성은 익히 보아오던 것이었고 주변의 연결인물들의 호기심적 떡밥은 짜증스러웠습니다.. 그 떡밥이 오랫동안 물속에 담겨서서 허물거리다 사라져버린 것도 마찬가지구요, 물론 마지막 해결지점에서의 한방의 반전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만약 마지막의 반전조차 없었다면 초큼 많이 실망을 했지 싶습니다.. 그나마 누룽지의 고소함이 이 작품을 살린 듯 싶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와 주인공의 일반적이면서 평범한 공감대적 감성은 아주 좋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가 자신의 모습이 나름 투영한 주인공이어서 제가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정도의 캐릭터와 이야기의 구성으로 꾸준히 이어진다면 상당히 내실이 꽉찬 작품이 나올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니 제가 뭐 전문가된 듯 하지만 느낌이 그러네요.. 읽고나면 어설프고 뭔가 허전해보이지만 읽는동안에는 이야기속에 그런대로 잘 빠져드는 그런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엘라페어 버크작가님과 친하신 작가분들 -뒷표지에 막 칭찬해주신 분들- 이 나름 제가 좋아라하는 분들이시라 같이 댕기시면서 좀 배우셔서 저의 독서생활에 기쁨을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싫음 말고,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