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63 -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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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9월 14일(음력 8월 15일) 저녁 만약 그때 고모의 첫사랑이었던-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국어선생이었던- 분과의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면 제가 생각하고 원하는 대학을 가게 되었을거고 그럼 새로운 사랑을 만나 새로운 결혼을 하고 새로운 아이를 낳고 새로운 직업에 새로운 지역에서 새롭게 살아가는 새로운 인생이 펼쳐졌을 것인데 말이죠.. 하지만 역시나 과거는 변하지않는 것이라는걸 알기에 상상속에서나마 또다른 인생에 대해 공상해본다는거지요.. 만약 제가 과거의 어느시점으로 돌아가서 바꿀수만 있다면 상상이 아닌 현실속에서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전 어떻게 행동할까요, 거대한 목표를 두고 세상을 바꿀 수있는 역사적 변화를 꿈꾸는게 아닌 저 스스로의 삶의 일부분의 궤도를 바꾼다는 전제하에 말이죠..그럼 미래에는 제가 원하는대로 인생이 바껴져 있을까요, 과연, 학실히,, 하지만 아주 작은 변화가 미래에 아주 중요한 본질적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러니까 나비가 한번 살랑거린 몸짓 하나가 저쪽 멀리에서 폭풍우를 일으키고 있을수도 있다는 뭐 그런 이야기말입니다.. 영화도 있었죠.. 과거로 돌아가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지만 결국 또다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는 그런 영화말입니다.. 안봤으면 뭐, 하여튼 과거를 바꿀려고 하면 미래는 언제나 그 책임을 물어온다는 또는 그만큼 과거는 고집이 세다는 말이고, 쉽게 변화시킬 수 없다는 이야기겠죠.. 그냥 예전에 일밤이라는 예능티비에 나왔던 이휘재의 그래, 결심했어라는 프로그램이 떠오르네요.. 모르면 말고. 

 

    다들 이런 상상 한번은 해보셨죠, 과거나 미래로 갈 수만 있다면 얼매나 좋을까, 타임머신같은 시간여행에 대한 인간의 선망은 여러 미디어 매체나 소설 작품들속에서 그 빛을 발했습니다.. 그런 상상을 실제로도 너무나도 해보고 싶은게 인간이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현재의 삶과 과거의 모습과 미래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만 있다면 좋겠어라는 욕망적 본능을 인간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늘 이런 상상적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선보여주는 장르는 나름의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물론 그 짜임새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만드는 작가나 감독들의 몫이겠죠.. 이런 시간적 상상력을 주제로 보여준 워낙 많은 자료들이 있으니 말이죠.. 웬만큼 하지않고서는 큰 반향도 얻지 못할뿐더러 심지어는 보통적 재미조차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할겁니다.. 그동안 독창적이고 탁월한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과거와 미래로 이끈 많은 작품들이 허다하니까 말이죠..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여기에 스티븐 킹이라는 걸출한 장르소설작가님이 계십니다.. 뭐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킹쌤으로 불리우시는 분이십니다.. 워낙 대단하신 분이시라 이 분의 작품을 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꼭 한번은 경험해보셨을 정도입니다.. 국내에서도 그럴진데 국외에서는 어떠하겠습니까, 아시다시피 이 분은 수십년동안 참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러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여주셨습니다.. 굳이 열거하다가는 이 독후감 끝을 모를겝니다.. 그러니 닥치고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만 합죠.. 제목은 11/22/63이라는 암호같은 제목입니다.

 

    1963년 11월 22일 미국 댈러스에서 전도유망했던 젊은 대통령이 저격으로 사망을 합니다.. 존. F. 케네디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는 하려고 합니다.. 제이크 에핑이라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시간제 교사로 일하는 한 평범한 인물입죠.. 하지만 우연히 자신이 자주 다니던 한 식당의 주인에게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현재의 미국의 모습과 아픔과 병든 사회를 그날 그 당시에 케네디가 저격을 당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보다 나은 미국이 되고 보다 정의로운 나라로 바뀌어 있지 않았을까라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식당의 주인인 앨은 자신이 하고자 하던 일을 제이크에게 요청하게 됩니다.. 그럼 앨은 왜 자기가 안하냐고 하시면 폐암에 걸려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거덩요.. 아참, 어떻게 과거를 바꾸냐구요, 앨의 식당 창고에 과거의 한 지점으로 통하는 문이 있습니다.. 언제나 그 문을 통하면 1958년 9월 9일로 넘어가는거죠.. 앨은 그 문으로 가서 5년후에 있을 저격사건을 제이크가 저지해주길 바랍니다.. 과연 제이크는 앨의 요구를 들어줄까요, 물론 들어줘야 이야기가 진행되겠죠.. 하지만 제가 읽은 1권에서는 시작과 케네디를 만나기전까지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근데 제이크는 왜 앨의 그 미친 이야기같은 요구를 받아들일까요, 시도를 하게되는 이유가 이 1편에서 보여집니다.. 그건 읽어보시면 알구요

 

    사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킹쌤께서는 뭔가 이 작품을 통해서 어떠한 주제의식과 의도를 가지신 느낌이 납니다.. 현재의 미국의 사회상에 대한 일종의 회의적 모습속에서 과거의 한 지점에서 새롭게 변화시켜보고자하는 상상적 현실을 소설속에서나마 만들어보고싶어 하시는 뭐 그런 느낌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전문적인 분야는 저와는 동떨어진 세계이므로 전적으로 전 재미적 측면만 고려해보았을때 흔히들 보여지는 과거나 미래로 가는 이야기들의 허구 많은 이야기중에 이 작품이 독자의 눈을 끌고 집중시키는 방법은 아무래도 인간적인 부대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으로는 거대한 주제의식이 숨어있을지언정(제목에서만 봐도 뭔가 거창해보임) 1편에서는 사실 그런 거대한 계획보다는 소소한 과거의 인간적인 변화를 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한 인물의 현재의 삶에 대한 아픔과 고통을 과거를 통해서 변화시켜주고자하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모습과 공감들을 잘 표현하고 삶이라는 공간에 대한 과거나 현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하고 묘사해내고 있다고 봐야겠죠..

 

    그동안 제가 느꼈던 킹쌤의 아주 적절하고 레알 맛드리는 묘사에 대해서 이 작품은 조금 변화된 모습입니다.. 물론 세세한 묘사나 긴장감을 보여주는 서사적 방법은 킹쌤 특유의 문체가 잘 드러나 있지만 그래도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동안 제가 재미없어했던 이유중 하나인 구구절절하고 처절한 묘사적 방법은 많이 줄어들어서 오히려 전 좋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도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워낙 많은 작품에 몇 작품 읽어봤다고 한 작가의 특성이 이렇네 저렇네 하는 것도 좀 웃긴 이야기이기도 하죠.. 하여튼 이 작품만으로 두고보면 전 상당히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인간적인 공감과 상황적 공감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단순한 듯 하면서도 뭔가 어긋나가는 시간적 개념에 대한 긴장도 끝까지 유지해나가는 모습속에서 대중의 집중도를 절대 놓치지 않는 것 같거덩요.. 어떻게 보면 상당히 단순한 이야기의 내용을 특유의 대단한 상상력적 연결구도를 잘 이용해서 독자들의 관심을 모아두는 역량은 절대적으로다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겝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존경할 수밖에 없네요..

 

    킹쌤하면 환상적인 감성을 전제로 두고 호러적 이미지와 인간적인 공감을 주는 이미지가 공존하는 작가님이시잖아요. 잘은 모르지만 이 두개의 감성은 보통 따로 구현되었던 것 같습니다.. 굳이 이 작품 11/22/63을 구분을 하자면 후자에 많이 치우치는 상황입니다.. 보다 인간적이지요.. 1편에서는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무난해보이는 시작부이기도 하겠지만, 상당한 집중도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전개였다고 보여지지만 아시다시피 이 작품의 중심은 분명 63년 11월 22일 벌어진 저격사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거, 2편에서는 정말 거대하고 거창하고 파격적이면서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 킹쌤표 긴장감 백배 서스펜스 묘사 릴레이가 벌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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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1/22/63 2 11/22/63 2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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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대선 투표와 결과가 함께 이루어졌네요.. 많은 생각과 고민과 아픔과 충격과 허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더 감정적 시너지 효과를 받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열망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저 역시 제가 선택한 후보가 한 나라를 이끌어가고 그와 함께 숨쉬는 5년이 되길 바랬습니다만  잘 되지 않네요.. 많이 허탈하고 뭔가 속에서 꽉 막힌 것같은 느낌으로 이 독후감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이 킹쌤의 작품속의 이야기처럼 과거로 돌아가서 조금만 역사를 바꾸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만 역시나 과거와 역사는 고집이 쎄니까요.. 쉽게 변하질 않을겁니다.. 이로 인해 또다른 나비효과와 파장도 만만치 않을테니까 말이죠.. 이번 11/22/63의 2편도 그러한 이야기로 펼쳐집니다.. 역사를 바꾸기 위한 한 남자의 고군분투가 이 이야기의 중심이니까 말이죠.. 리 하비 오스왈드가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를 죽이지 못하게 하는거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63년 11월 22일은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달라스라는 도시에서 오픈카를 타고 행렬을 하다가 저격을 당해서 암살당한 날입니다.. 그 날 리 하비 오스왈드는 바로 체포가 되죠.. 그리고 새로운 미국을 이끌어갈 것이라 내다봤던 한 위대한(?) 대통령은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과거에 남게 되죠.. 하지만 현재인 2011년의 햄버거 가게 주인인 앨은 과거를 통하는 문을 통해 역사를 바꾸고자 하지만 암으로 시한부 인생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현실속으로 돌아와서 제이크 에핑이라는 남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죠.. 그리고 에핑은 과거로 갑니다.. 1편에서는 이런 줄거리로 자신의 목표를 중심으로 조금씩 역사를 바꾸는 에핑의 모습을 봤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은 제 독후감 1편을 보시구요.. 다른 분들 독후감도 보세요, 하여튼 에핑이 과거로 가는 시점은 58년의 9월입니다.. 제목의 날짜까지 가기에는 5년이 걸리는거죠.. 그동안의 시간을 다룬 소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아마도 1편에서 한 2년 흘렀을겁니다.. 그리고 나머지 3년의 과거의 삶과 에핑이 이루고자 한 목표인 케네디를 살리는 일과 미래의 변화에 대해서 아마도 2편에서 나오겠죠..

 

    1편에서 몇몇의 인물의 수호천사가 되어 그들의 미래를 바꾸어준 제이크 에핑은 달라스 근교의 조디라는 한 소도시에 정착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죠.. 2편에서는 자신의 과업(?)인 케네디를 살리기 위한 작업을 찬찬히 해나갑니다.. 그리고 조디의 한 고등학교에서 비정규직 선생으로 역할도 담당하죠.. 그곳에서 한 여인을 만납니다.. 새디 던힐이라는 사랑을 말입니다.. 2편은 그의 새로운 사랑과 역사적 임무와 과거의 역사에 대항하며 미래를 바꾸고자하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차근차근 60년부터 시작해서 63년까지 시간은 흘러갑니다.. 리 하비 오스왈드의 주변에서 그가 앞으로 행할 일들을 조목조목 파악하고 그의 미래를 판단하고 최대한 과거를 변형시키지 않는 상황에서 미래를 바꾸고자 합니다.. 언제나 과거는 고집이 세다는 사실을 이젠 제이크 에핑도 알고 있거덩요, 아니 과거의 이곳에서는 그는 에핑이 아닌 조지 앰버슨입니다.. 조지는 새디를 사랑하고 과거는 고집스럽게 변하지 않기위해 조지 앰버슨의 주변에서 불길한 예감을 계속 보여줍니다.. 비록 과거의 삶이지만 조지 앰버슨 또는 제이크 에핑의 삶은 현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속으로 새디 던힐이라는 여인이 들어선 것이지죠.. 과연 그들의 과거속의 삶과 역사의 변형을 어떻게 만들어져 나갈까요, 킹쌤입니다.. 긴장감이나 서스펜스와 짜릿함은 뭐 말 안드려도 충분히 아시겠죠, 모름 말고

 

    역사를 바꾸고자 하는 이야기의 중심소재에 대해서는 충분히 아셨을겁니다.. 미국을 제대로 이끌어주고 위대한 미국을 만들어줄 대통령이었던 한 남자를 살려내는 일이니까요.. 그를 살려냄으로서 진정한 평화와 세계의 공존이 잘 이루어졌을 거라는 믿음으로 과거로 가는 길을 알게 된 한 소설속 남자의 치기어린 이야기에 젊은 주인공이 역사를 바꾸면 어떻게 될까를 보여주고자 한 허구적 이야기이니까요..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거대한 목표의식과 거창한 시공간적 태엽의 어긋남을 보여주는 판타지적 방식보다는 한 남자의 과거의 몇 년간의 삶과 그 행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더 크게 다가오네요.. 한 자그마한 마을의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미래의 남자와 과거의 여자가 만들어내는 알콩달콩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사랑의 이야기가 더 쉽게 다가선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들의 삶과 역사적 이야기는 하나의 굴레에 묶여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왜 케네디  대통령을 꼭 살려내야해,라는 물음이 생길 정도로 리 하비 오스왈드에 대한 이야기들은 별반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 대신 조지 앰버슨과 새디 던힐의 모습이 더 좋았죠.. 아마도 다들 저처럼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봅니다.. 어떻게 보면 킹쌤의 능력중에서 이런 판타지적 영역속에서 인간적인 감성으로 다가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실테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역시 킹쌤에게서 제가 받게되는 느낌은 너무 이야기를 끌어나간다는거지요.. 물론 재미없진 않습니다만 굳이 이런 절차까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참 구구절절, 꼼꼼쌉사름하게 구체적으로다가 하나하나 설명하고 묘사하고 표현하고 제시하고 알려주는 이야기들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더군요.. 1편에서 느꼈던 바대로라면 2편에서는 뭔가 거창하게 속도감있게 펼쳐질 과거에 저항하는 한 남자의 판타스틱하고 나름의 액션스러운 호러틱한 역사 되돌리기 게임이 이루어질거라고 어설프게 짐작한 편견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2편의 내용이 실망스러웠다는건 절대로 아닙니다.. 너무 좋았지만 제 생각과는 달랐다는거지요.. 1편의 독후감에서도 언듯 언급을 했다시피 판타지적 영역보다는 뭔가 인간적인 감성에 기댄 이야기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이지요.. 잘 조합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2편에서는 휴머니티가 강조된 이야기로 많이 흘러가죠.. 마지막 역사적 변형을 이루기까지 대체적으로 말입니다..

 

    킹쌤을 좋아라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독서의 맛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하기에 이만큼 좋은 소재도 드물거라는 생각도 들구요.. 미국분들에게는 많은 향수와 감성적 공감을 일으켜줄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좋아할만한 소재이니까 말이죠.. 읽는동안 즐겁고 행복하고 재미있었던 부분도 많고 빨리 다음장에는 제대로 뭔가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답답함도 함께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벌어지는 일들과 소설속 내용들이 나름 비빔밥처럼 머리속에 그려져 오히려 더 재미지게 마무리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역사는 바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나비효과가 더 커진다고 합니다.. 과거는 자꾸 돌이키면 아픔만 남게 되죠.. 미래를 볼 때인 것 같습니다.. 제가 현재 살아가는 이 공간의 모습은 비록 허탈하고 안타까울지라도 나의 아이들과 그들의 미래에는 보다 나은 삶이 있을테니까요.. 누군가의 말씀처럼 우린 희망을 분명 보았으니까요.. 분명한 건 전 앞으로 지금의 어른들처럼 세상을 바라보진 않겠다는 나름의 다짐만으로도 조금이나마 개인적 희망을 더해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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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5
우타노 쇼고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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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걱정이신 분들은 아래 시작후 4번째, 5번째 단락은 부디 건너 뛰세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때면 참 많은 공감을 받곤 합니다.. 특히나 등장인물들의 심리나 상황적 묘사에 대한 공감은 여느 서양소설에서 받을 수 없는 그런 동양적 진동이 비슷하게 작용한다는거죠.. 특히나 사회적 딜레마나 아픔을 다루고 있는 그런 작품들은 거의 동질적 감성이 많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읽은 우타노 쇼고의 작품은 상당히 많은 공감적 아픔을 느끼게 해주네요.. 잘은 모르지만 원래 이 우타노 쇼고라는 작가는 유명한 본격미스터리작가님이시라는군요, 말 그대로 추리소설의 마지막 반전에 있어서는 거의 탑의 경지에 오른 그런 작가님이시라고 하는군요.. 사실 전 이 작가의 데뷔작인 "긴 집의 살인"이라는 한 작품만 읽어봐서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여하튼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작품은 워낙 유명해서 언젠가는 책장에서 꺼내 읽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가 읽은 이 작품은 미스터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추리적 기능이 많이 담겨있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에 사회적 아픔과 인간적 고통과 가족의 해체와 소통의 부재로 인한 참담함을 담았죠..

 

  "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이라는 제목으로 출시가 되었네요.. 아마 보통 일본어 원제들을 국내에서는 그대로 해석해서 올리는 경우가 많은 듯 한데 원제도 그러한 듯합니다.. 우타노 쇼고의 작품 제목들 중에서 아마도 "벚꽃피는 ~"이랑 이 작품 "봄에서 ~"의 제목이 상당히 감성적인 듯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표적 작품으로 봐도 될 듯 싶네요.. 전 이 쇼고 아저씨의 다른 작품을 제대로 안 읽어봤으니 제가 선택한 대표작으로 뽑을랍니다.. 여기서 감성적이라는 의미는 로맨스라는 느낌보다는 인간의 근원적인 아픔이나 분노, 후회, 외로움, 두려움, 소외감 뭐 이런 거라 생각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전 벚꽃~ 안읽었으니 봄에서~라는 이 작품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중년의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히라타 마코토라는 아저씨인데 말이죠 지방 소도시인 요시우라의 대형 마트에서 보안책임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한 여인의 절도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 여인의 이름은 스에나가 마스미라는 사람입니다.. 상당히 궁색하고 삶에 찌들린 모습입니다.. 두번 다시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히라타는 그녀를 돌려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씩 히라타의 삶과 과거와 아픔이 드러나죠.. 히라타는 딸아이를 교통사고로 잃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딸이 사망을 한거죠.. 그리고 그의 부인은 그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신적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칠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현재 도쿄에서 잘나가던 히라타는 지방의 소도시로 와서 자신의 과거의 아픔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딸과 같은 나이의 스에나가 마스미라는 사람이 나타난거죠.. 과연 이들은 어떻게 서로를 알아가게 될까요, 그리고 밝혀지는 과거의 히라타의 아픔과 마스미의 현재의 삶의 고통은 또 어떤 결말을 만들어 낼까요,,, 마지막 책을 덮기 전까지는 절대로 그 답을 알 수가 없을겁니다.. 진짜루,

 

  비록 추리소설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이 작품의 마지막은 참담하기까지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성적으로나 본능적 감성으로나 모든 면에서 마지막의 모습은 말 그대로 참담해져버렸다고 해야겠습니다.. 정말 참담하군요,, 소설을 잘 쓰고 못 쓰고의 차이를 떠나서 한 인간의 모습을 이토록 절절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글 자체에서 보여지지 않은 이면의 모습까지 상상하게 만들어버렸으니까 말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억지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의 진행이라고 하더라도 그 공감만은 가히 최고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앞 단락을 읽으시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도대체 왜,라고 하실 분들도 제법 되시지 싶습니다.. 이왕 스포를 날리는 김에 조금 더 날려 드리면 이 작품의 이야기는 히라타 마코토라는 중년 아저씨를 중심으로 과거 그의 딸 하루카가 사고로 죽은 직후와 남겨진 부부의 삶의 고통과 후회와 자책을 중간중간 끼워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은 현재의 히라타 아저씨의 삶의 배경인 요시우라의 대형마트의 삶에서의 스에나가 마스미라는 여인과의 이런저런 만남의 상황과 모습을 다루고 있죠.. 두가지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공존합니다.. 전반적으로는 크게 주의 집중시키거나 호기심을 엄청나게 유발시키는 부분은 없습니다.. 어떻게보면 차분하고 물흐르 듯 진행해나가죠.. 자연스럽게 상황을 파악하게 되죠.. 그리고 대강 짐작도 가능합니다.. 아니 짐작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거죠.. 당연히 그러한 모습으로 다가가면서 조금씩 상황을 비틀어주는 모습입니다만 에이, 이렇게 끝나는거였어,라고 나름의 실망이 이루어지면 역시나 마지막 몇 페이지의 반전이 자신의 추리의 어긋남의 참담함과 공감해버린 히라타의 아픔의 이면에 남겨진 참담함과 주변의 모든 상황의 참담함까지 한꺼번에 다가옵니다.. 전 그러했네요.. 지금 이 독후감을 끄적대고 있는 순간에도 그 상황적 참담함이 머리속에서 벗어나질 않습니다.. 그러니 읽어보셔야겠죠..

 

  담배를 끊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덮고나니 정말 담배가 무지하게 댕기게 됩니다.. 벌써 끊은 지 삼년이 되었네요.. 그때 태어난 쌍둥이들도 벌써 만 세살이 되어갑니다.. 전 사실 저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가족을 위해 태어날 아기들을 위해 금연을 시작했습니다만 이제는 저의 건강도 생각하게 되긴 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꾸준히 금연의 상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런 작품은 조금은 빨리 머리속에서 지워버려야 될 듯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지금 끄적댄 이 넋두리 역시 우타노 쇼고의 이 작품 "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이라는 소설을 읽어보시면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히라타라는 중년의 아저씨의 삶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의 아버지들과 별반 다르질 않습니다.. 그리고 그가 행한 모든 행동 역시 우리들, 아니 저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을겁니다.. 이 책의 내용과 문장과 서사적 이야기를 차치해두더라도 그 히라타라는 한 인물의 모습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저에게 대단한 각인을 만들어버리네요.. 이 흡연의 욕구를 참아내기 위해 언능 또 다른 작품을 펼쳐야겠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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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1 : 재능있는 리플리 리플리 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그책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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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느 집이나 그렇지 않은 집이 없겠지만 저희 집 역시 상당히 가깝게 생각했던 분에게서 사기를 심하게 당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부친의 입장에서는 아주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입으셨죠.. 몇년동안 가족만큼 친하게 생각하시고 함께 일을 해오던 분께서 작정하고 말아먹을 계획을 세운 것이었으니까요.. 근데 이 사기를 치고자 마음을 먹고 달려드는 인간들에게는 어떻게 방법이 없을 듯 합니다.. 나를 기준으로,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나보다 더 꿰뚫고 들이대는 인간들이니까 말이죠.. 아무리 혹하지 않을려고 의심을 하더라도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한다면 그 의심이 무너져버리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진짜 단시일내에 사기를 쳐 답을 얻어내려는 사람들은 꼬리가 밟히게 되죠.. 하지만 오랜기간동안 목표대상에 포함되어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해버린 사기꾼들에게는 제 경험상으로는 큰 벌을 제대로 받지 않더라구요.. 여전히 사기죄는 범죄의 처벌중에서도 아직까지는 중죄로 취급하지 않은 현실도 한 몫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 약간의 형사처벌과 갚지도 못할 민사소송을 함께 진행하지만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버리는게 사기범죄의 정리법이니까 말입니다.. 물론 저희 집에 사기를 친 인간 역시 얄팍한 형량을 받고 현재는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바가 있습니다.. 우리와 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말길 바라며 살짝 언질을 줬는데 귓등으로 흘려듣더군요.. 알아서들 잘 하거찌, 다들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만 세상에 모여있으니...  

 

    고전입죠, 암요 클래식이라고 해도 무방한 작품이고 이야기입니다.. 물론 소설보다는 유명한 알랑 들롱의 생김새가 먼저 떠오를테지만 그래도 톰 리플리를 생각하면 무조건 알랑들롱의 비릿하면서도 우울하고 사악한듯한 그 미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 애들은 모르나, 아니 맷 데이먼으로 기억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여튼 이 작품의 캐릭터는 무척이나 유명하면서도 대단한 이미지를 심어준 하나의 인물로서 반세기동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작가를 우뚝 세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듯 합니다.. 리플리 시리즈입니다.. 그중에 1편이죠... 에일리언의 리플리 아닙니다..

 

    1955년 첫 작품인 이 작품 "재능있는 리플리"를 집필한 후로 36년동안 총 다섯 편에 걸쳐 꾸준히 리플리 시리지를 집필하시고 95년 타계를 하신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할머니께서는 뭔가 사악하고 음울하면서 불안한 인간의 근원적 심리에 대한 묘사가 아주 뛰어나신 분으로 평가를 받으시는 듯 합니다.. 실제로 이 작품속에서의 리플리의 행동이나 심리나 모습들은 무척이나 악마적이고 양심에 털이 없어 보이는 일종의 소시오패스적 행동이지만 이게 또 참 공감스럽게 다가온다는 이야기입니다.. 괜히 동화가 되어버린다고 할까요, 그만큼 아주 리얼하고 섬세한 감성적 심리의 모양새를 잘근잘근 씹어서 입에까지 넣어주셔서 소화시키기 쉽게 만들어 주신다는 말입니다..

 

    어떻게보면 전형적인 사기꾼의 모습이고 태생부터 소시오패스적 감성을 가진 아이인 듯 싶은 톰 리플리입니다.. 우연히 리처드 그린리프라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의 부친에게 듣게 됩니다... 뉴욕에서 잠시 함께한 친구였던 톰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그린리프씨는 톰을 찾아온 것이죠.. 디키의 아버지는 리플리를 디키를 이탈리아의 남부 촌구석 몬지벨로에서 뉴욕으로 데리고 올 사람으로 생각을 한거죠.. 행운인겁니다.. 리플리의 입장에서는 잘 알지도 못하는 한 부자님 도련님을 우연히 친구인 척 이탈리아로 가서 데불고 오면 되니까 말이죠.. 물론 의뢰만 받고 실행은 안하는게 사기꾼의 기본적 성향임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여하튼 그렇게 톰 리플리는 우연한 기회를 얻어 뉴욕에서의 거지같은 생활을 뒤로 한체 디키 그린리프를 찾아 이탈리아의 나폴리 인근의 몬지벨로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행 비용과 동행해서 뉴욕까지 오기전의 체류비용까지 받았으니 룰루랄라하면 되는데 말이죠.. 이 디키라는 도련님께서 눈치가 예사롭지 않네요.. 리플리는 초반부터 탁 깨놓고 이야기하고 디키와의 친분을 쌓습니다.. 이로서 디키의 뉴욕반환은 물건너 간거죠.. 그리고 리플리는 디키에 들러붙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시점이 지나가면서 디키는 톰에게 싫증을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부잣짐 도련님에게 엉겨붙은 쫄다구같은 느낌의 모멸감 또한 리플리는 받게 됩니다.. 그리고는 대강 아시다시피 큰 일을 벌이고 그가 가진 사기꾼의 악마적 진면목을 적나라하게 선보여주는거죠.. 대단한 재능을 가진 리플리씨가 되겠습니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진실의 얼음조각에서 버텨내기가 수월하지는 않을진데 아주 위태로운 상황을 어떻게 진행해 나가는지는 직접 읽어보셔야 와우, 대단한데라며 리플리의 재능에 감탄하시게 되지 싶네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알랑 들롱이 출연한 "태양은 가득히"라는 영화의 원작입니다만 영화와 원작의 내용이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최근에 말들어진 "리플리"라는 맷 데이먼이 출연한 영화는 제가 안봐서 잘 모르겠구요.. 하여튼 제가 기억하는 알랑 들롱의 삼각빤스를 입고 구리빛 몸매를 자랑하며 바다바람에 머리를 나부끼던 영화속의 내용과는 다르다고 말씀을 드리고 이 작품의 끝맺음은 뭔가 찜찜하면서도 대단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해준다고 정리하고 싶네요.. 보다 악의적이고 보다 원초적인 캐릭터의 심리를 꿰뚫고 표현해내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결말부의 반전은 무척이나 대단한 감정의 뒤흔듬을 안겨준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일반적인 형태의 마무리는 아닌 것이죠.. 특히나 작품이 출시되었던 시절의 50년대의 상황이라면 더욱더 유니크한 퍼트리샤 할매의 스타일을 제대로 표현해주었다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방식의 서사적 구성이나 내용들이 자신이 태어난 미국이라는 나라보다는 유럽쪽에서 더욱더 인지도를 받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배경도 한 몫을 단단히 한 것도 사실이구요.. 개인적으로는 전혀 미국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거덩요.. 다른 분들도 그렇지 않을까 살포시 예상해봅니다..

 

    총 다섯편의 시리즈를 다 출간하시려나봅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1편 과 함께 "지하의 리플리"(70년)와 "리플리의 게임"(74)이 먼저 한꺼번에 국내 독자에게 선보여졌네요.. 조만간 나머지 두 편인 "리플리를 따라 간 소년"(80), "심연의 리플리"(91년)도 조만간 출간이 될 듯 싶습니다.. 첫 작품 이후로 36년동안 이어진 작품이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할머니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네요.. "재능있는 리플리씨'를 미루어볼때 상당히 매력적인 시리즈의 캐릭터로서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으로 여겨집니다.. 책을 읽는내내 아슬아슬하다는 말 그대로 조마조마하게 이끌어나가는 상황적 연결의 서사가 무척이나 대단한 긴장감을 안겨줬으니 다음 편은 더 재미지겠죠, 전 그렇게 믿습니다.. 읽어보고 아니면 실망했다고 정직하게 말할께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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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상처 스토리콜렉터 1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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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때에는 반공이 국시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유신정권이 사라지고 5공화국이 막 들어서서 대한민국을 유린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막 88올림픽을 유치했다고 전국적으로 떠들썩하게 호외를 나부끼던 시절에 전 한 편의 글짓기로 학교내 최우수상을 받았더랬습니다.. 단상 위에서 전교생이 바라보는 중에 교장샘에게서 상을 받았으니까요.. 내용은 6.25때 괴뢰군의 총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엄마가 알고 있던 할아버지의 과거에 대해서 듣고 생각나는 부분을 적었더랬죠.. 빨갱이와 북한군이 남한 깊숙히 들어와서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던 시절, 막내 삼촌을 임신하고 계셨던 외할머니와 가족을 남겨둔 체 싸우러 나가셔서 장렬하게 전사하셨다고 말이죠.. 덕분에 그 글짓기 한 편으로 학교를 비롯한 주변에서 소문이 나 한참동안 대단한 영웅취급을 받았더랬습니다.. 하지만 훗날 할머리를 통해서 알게된 할아버지의 과거는 동란중에 빈번하게 발생했던 평범한 시민의 안타까운 죽음일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가슴 아픈 죽음이었지만 제게 각인된 그리고 주위에 보여준 할아버지의 죽음은 대단한 영웅의 희생이었다는 것이죠.. 물론 전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굳이 밝힐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냥 그렇게 할어버지를 영웅으로 남겨두는거죠.. 그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이거 뭐, 순서대로 출간이 안되다보니 구분이 잘 안가기는 하는데 넬레 노이하우스 작가의 타우누스 시리즈의 한 편이 출시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시리즈의 3편이라고 하네요.. 제목은 "깊은 상처"입니다.. 흐름이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건이 발생과 추리와 단서와 해결이니 소설의 주변인들의 로맨스나 사랑의 사적인 부분은 흘려버려도 큰 무리가 없지 싶습니다.. 물론 짜증이 나긴 합니다만 이제는 좀 면역이 되네요.. 4편을 먼저보고 2편과 5편을 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1편을 접한 다음 이제 3편으로 마무리를 하자니 헷갈릴만도 하지요.. 그러니 이제라도 아직 넬레 소세지아줌마의 작품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첫 편인 "사랑받지 못한 여자"부터 필히 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그 재미가 배가된다는 개인적인 평을 함께 드리지요..

 

    전반적인 소세지아주머니의 구성적 짜임새는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역사적 의도가 상당히 몰입이 잘 된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많은 등장인물들도 변함없이 어지럽게 만들어주고요, 아시다시피 파트너인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주변 인물들과 사건과는 별개의 이야기들도 꾸준히 이어집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세번째 작품은 사건에 집중할 수 있는 몰입도가 가장 좋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아무래도 독일이라는 나라에 배경을 둔 작가의 역사적 인식과 시대적 의도를 반영하려다보니 시리즈의 다른 편들보다 조금 집중을 한 듯 싶습니다.. 독일하면 2차대전의 나치의 역사적 아픔을 떠올릴 수 밖에요.. 이 작품 "깊은 상처"도 그런 역사적 의도가 너무나 짙게 배여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속에 묻혀진 사람들의 배신과 아픔이 그대로 역사의 뒷면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거죠..

 

    노인이 살해됩니다.. 유대인으로 전쟁후 미국으로 이주하여 대단한 성공을 거둔 아흔살이 넘은 노인이 총살당하는 것처럼 살해됩니다.. 그리고 보덴슈타인과 피아는 수사를 하게 됩니다.. 살해된 장소에는 16145라는 암호같은 숫자가 남겨줘있죠.. 하지만 골드베르크는 미국에서조차 유명인사여서 수사에 차질을 빗고 미국에서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빼앗아 갑니다.. 그렇게 포기될 듯 싶은 사건은 또다른 살인사건으로 표면으로 드러나게되죠.. 헤르만 슈나이더라는 노인 역시 살해되고 똑같은 숫자 16145가 남겨진것입니다.. 그리고 슈나이더의 지하창고에는 친나치의 징표와도 같은 수많은 전범들이 자료들이 드러나죠.. 그리고 이들은 프랑크푸르트와 독일에서 유명한 여성인 베라 칼텐제라는 인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베라 칼텐제는 현재까지 수많은 사회적 명망이 높고 존경받는 여성경제인으로 귀족으로서의 모습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86세의 노인입니다.. 조금씩 사건의 내막을 파악하던 피아와 경찰들은 칼텐제 가문의 진실에 대해 하나씩 밝혀나가기 시작하고 노인들의 죽음과 관련한 용의자 로버트 바트코비아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역시 칼텐제 가문과 연관이 있습니다.. 모든 사건의 진실은 칼텐제가문의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이야기로 뭉쳐지고 베라 칼텐제는 살인의 위협에 놓이게 됩니다.. 과연 이들의 즉음과 살인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정말로 넬레 노이하우스 소세지아줌마의 작품은 줄거리를 정리하기에 어려움이 많네요.. 사건의 이야기의 구성이 워낙 꼼꼼하고 주변의 인물들과의 연계도가 워낙 방대해서 참 적고 정리하고 추리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제 능력이 안되기 떄문이기도 하고 말이죠.. 여하튼 이번 작품은 제대로 기억나지 않은 전작들에 비해서 상당히 몰입이 잘되는 이야기 구조입니다.. 물론 초반의 지루한 구성적 이해도는 이제는 좀 면역이 되었지만서도 그래도 어느수준에 이르기까지는 따라주지 않는 머리의 능력으로 인해 시간이 좀 걸리긴 합니다만 초반의 도입부를 넘어서면 아주 좋습니다.. 특히나 숨겨진 과거사와 인간의 추악한 일면을 조금씩 파헤치는 부분은 울 소세지 아주머니의 특기이니 뭐 두말 할 필요는 없죠.. 겉으로 보여지는 인간의 모습과 그 속에 숨겨진 추악한 악마적 본성에 대해 찰지게 표현해내는 역량은 거의 프로급이시니 말입니다..

 

    역사적 아픔과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은 참 공감스러우면서도 무섭기까지 합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읽게 되는 독일의 이야기지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네요.. 아마도 이 작품을 접해 보시는 많은 분들에게는 오히려 전작들인 시리즈들보다 더 공감하고 집중하고 즐거워하실만한 소재인 듯 싶네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울 넬레 아주머니는 소설의 시놉이나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 상당히 조직적이고 꼬아서 연결시키는 장점을 가지셨으니 복선 아닌 복선들을 중간중간 넣어 놓으시는 상황이 조금은 지리해지는 짜증스러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분명 이사람이 뭔가 있어보이는데 뻔히 눈에 보이는 수작을 부리고 쉬쉬하다가 나중에 드러나는 식의 모습과 똑똑치 않은 독자들이라도 이쪽서 뭔가 연기가 피어나는데 저쪽에다가 소화기를 갖다 대는 형태의 어설픔이 조금은 남아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몇 편 읽다보니 나름 제가 잘났다는 자체 추리력 급상승 모드가 되버렸는지도,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제가 느끼는 부분이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엔 전체적으로 그려낸 범죄소설과 역사적, 사회적 연결과 상황적 재미가 더 큰 부분으로 작용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뒤로 갈수록 집중되는게 아주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순서대로 보시는게 좋겠지요, 말씀드린대로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그 재미가 더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4편이 가장 히트를 치고 꾸준한 독자들의 부름을 받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3편과 4편의 재미가 현재까지 나온 시리즈중에서 가장 나아보인다는 개인적 독후감을 피력하면서 제가 소세지아줌마라고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애칭을 넬레 노이하우스작가님에게 불러드리는 것에 대해서 혹시라도 잘 모르시는 분들은 넬레 작가님의 약력을 읽어보시고, 오해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전 천하장사 소세지를 가장 사랑합니다.. 누런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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