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서 좋은 것들 - This is Me
최대호 지음, 최고은 그림 / 넥서스BOOKS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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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예쁘고 감성적인 라이팅북을 만났다.

 

 

이 책을 펼치기 전, 표지 중간에 자리한 거울이 보인다.

책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울 속에서 내 얼굴이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다.

표지의 거울 속 얼굴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 신경쓰고 열심히 살아 내느라 가만히 내 얼굴을 들여다본 적이 있나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하며 화장대의 거울을 보지만, 아무런 목적 없이 가만히 내 얼굴을 들여다본 적이 있기나 했던가. 

 

 

내가 나로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가장 귀 기울이고 잘 들여다봐야 할 '나'를 놓치고 산 것은 아닐까...

 

 

 

 

이 책 《평범해서 좋은 것들》은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평범히 살고 싶어 열심히 살고 있다> 등의 책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셨던 최대호 작가의 감성 문장에 다이어리, 컬러링, 일기장, 감정분리수거 노트를 더한 에세이 라이팅북이다.

 

책은, 나의 일상을 차곡차곡 써 볼 수 있는 dailylog, 6가지 단어가 기재된 본문에 퍼즐 스티커를 활용해 나만의 문장을 완성할 수 있는 puzzle sticker, 기분 좋은 일이나 기억하고 싶은 순가들을 기재할 수 있는 drawing diary, 작은 여행지나 나만의 소확행, 내 맘에 드는 감성 글귀들을 적을 수 있는 let it go, 나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플래너 my planner, 나를 힘들게 하는 나쁜 말들과 감정들을 버릴 수 있는 your emotional trashcan 로 구성되어 있다.

dailylog의 그림들은 펜으로 라인을 그리거나 컬러링도 할 수 있도로 되어 있어, 정말 나만의 다양한 내용들이 한 권의 책에 담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책 속에는 밑줄 치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마음을 살며시 건드리는 따뜻한 위로의 문장들이 가득했다.

작가의 따뜻한 문장들을 읽으면서, 나의 행복하고 감사하고 즐거웠던 일을 다시금 떠올려 나만의 문장으로 기재하는 일은 또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넘기면서 찬찬히 들여다 본 나만의 생각이나 문장들을 적어 둔다면, 나조차도 몰랐던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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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부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5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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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조용한 마을 로흐두, 해미시가 스트래스베인 경찰서로 차출되자, 로흐두 마을에서는 해미시를 다시 마을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범죄가 있는 것처럼 꾸미자는 의견들이 나온다. 마을 사람들을 모아 의견을 모으도록 주도한 사람은 화류계 출신으로 이 마을에 이사온 '매기 베어드'와 그녀의 조카 '앨리슨 커'였다.

그 후 로흐두 마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잘한 범죄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자, 해미시는 다시 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해미시의 귀환을 축하하는 마을 사람들의 파티에서 매기를 처음 본 해미시는 그녀에게서 좋은 감정을 받지는 못한다.

 

- p. 32

제 생각을 말해 볼까요? 제 생각에는 그 늘어진 마을 놈들이 이 멍청이를 도로 데려가려고 범죄를 꾸며 내고 있는 것 같단 말입니다.

 

파티에서 문득 매기는 거울을 통해 현재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놀라고, 젊은 시절의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시절로 돌아가려는 계획을 세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매기는 최고의 건강관리시설과 최고의 성형외과 의사의 도움으로 몰라보게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마을로 돌아온다. 그리고 젊은 시절 한때 사랑했던 남자들 중 자신에게 청혼할 가능성이 높은 남자 4명을 집으로 초대하고, 조카 앨리슨에게 유리했던 기존 유언장을 바꾸겠다라고 말한다.

곧 남자 4명이 매기의 집에 도착해 머무르던 어느날, 매기가 탄 차가 불길에 휩싸이고 차 밖으로 매기를 끌어내봤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남자 4명은 모두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으로 매기의 돈을 노리고 있었고, 앨리슨 역시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매기에게 화가 나 있었고 매기의 재산이 자신의 것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해미시는 살인범이 평소 매기가 심장이 약하다는 걸 알고 고의적으로 심장발작을 일으켜 매기를 죽게 하였다라고 생각하고, 이 건을 살인사건으로 판단한다.

이후에 앨리슨마저 차량의 브레이크가 고장나 죽을 뻔한 상황을 겪게 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해미시를 한껏 무시하면서도 해미시의 공을 가로채던 블레어 경감 대신 이번 편에서는 이언 도나티 경감이 살인 사건을 지휘한다. 블레어 경감보단 사건 해결에 더 적합해 보이는 질문들을 하고 해미시의 의견도 약간 경청해 주는 듯 하지만, 이상하게 해미시는 블레어 경감이 살짝 그립다.

 

또 프리실라는 해미시가 앨리슨의 운전을 도와주기 위해 그녀의 집을 매일 드나들자 약간의 질투를 보인다. 그리고 해미시는 그런 프리실라를 놀리며 자신이 프리실라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한다. 그녀와의 우정이 참 소중해, 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그러면서도 프리실라가 런던으로 떠나는 날이 되자, 프리실라를 배웅하려고 차를 몰고 기차역이 있는 인네버스까지 가서 프리실라에게 인사를 하고 타우저의 담요까지 줘 버린다.

아니라고 애써 생각하지만, 프리실라에 대한 해미시의 마음은 유효한 것만 같다.

 

물론 여차여차해서 이번 사건 역시 해미시가 해결한다. 훌륭할 것 같았던 이언 도나티 경감 역시 해미시의 의견을 조금씩 무시하고 그의 공도 가로채 버린다. 역시나....ㅋㅋ

 

참, 다음편부터 해미시와 프리실라의 관계에 조금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전편에서 만난 나쁜 남자로 인해 프리실라의 집에 큰 변화가 생겼고, 프리실라가 이제는 로흐두 마을에 계속 머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살인사건도 흥미진진하고, 해미시와 프리실라의 관계는 더 흥미진진하다.

 

- p. 241

자네한테는 살인을 끌어들이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단 말이야.

만약에, 이를테면 여기에 또 다른 큰 범죄가 일어난다면 말이야. 그리고 그때 자네가 스트래스베인에 나를 사건에 넣어 달라고 청한다면, 나로서는 고마운 마음이 들 거야.

-

좋습니다. 다음번 일이 터졌을 때 경감님을 청하죠. 하지만 다음번은 있을 수 없다고 장담합니다. 그랬다가는 마을 이름을 로흐두에서 살인 마을로 바꿔야 할 테니까요!

 

안타깝게도 해미시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죽음 시리즈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니 말이다.

정말 조용하고 한적한 이 로흐두 마을에, 유독 살인사건이 이렇게도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정말 무엇일까?

김전일처럼 해미시도 정말 살인을 끌어들이는 걸까?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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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피아노 소설Q
천희란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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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쉽지 않은 책이었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고통'과 '죽음'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그 단어들이 나열되니 모를 수가 없었다.

나열되는 문장들은 대부분 나를 곤혹스럽게 했고, 고통과 죽음에 대한 모든 부정적인 단어들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밝고 환한 문장들이라면 이렇게까지 힘이 빠지지도 않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어둡고 무겁고 혼란스러워서 책을 몇 번이나 들었나 놨다를 반복했다.

그만큼 읽기도 어려웠고,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책의 중간쯤에서야 작가는 고백(?)한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고 말이다.(p. 95)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작가의 말에 이르러서야 작가가 늘 죽음과 자살에 대하여 생각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껏 자신이 소설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쓰게 한 동력에는 분명 죽음을 향한 강렬한 충동이 있다라고 말한다.

늘 죽음을 생각하고 떠올리지만, 결국 글쓰기를 통해 그 죽음을 유예시키고 있으니 조금은 다행이고 조금은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건가, 라는 생각도 살짝 든다.

- p. 55

책을 읽다가, 밥을 먹다가, 옷을 입다가도 죽음을 생각했다. 네가 죽음을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죽음이 너를 찾아왔다.

슬플 때에, 기쁠 때에, 화가 날 때에, 감동을 느낄 때에,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못하는 때에도 죽음을 생각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에만 겨우 삶을 생각했다.

아직도 살아 있다니. 오직 죽음만을 생각했다.

알 수 없고 연결되지도 않는 이 문장들 속에서 문득 작가가 마음 속에서 내뱉는 말들도 보이는 듯 했다. 매 순간 죽음을 생각하며 끊임없이 죽음의 충동을 느끼고 고통을 말하고 집요하게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그녀는 그 고통과 죽음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 고통과 죽음 가운데서도 자신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고 쓰고 싶어했다.

- p. 78

지난밤, 그녀는 썼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아노 연주 속에서, 썼다.

완벽한 것은 없다. 거의, 그렇다고 믿는다.

-

그녀는 자신에 대해 쓰고 싶었다. 단 한번만 그 누구도 아닌 자신에 대해 정확히 쓸 수 있다면, 다시는 쓰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지난한 불행과 고통, 슬픔과 절망, 그로 인한 방황 속에서 찢겨나간 존재에 대해 쓰려 했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갈망에 대해 쓰려 했다.

그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를 원했다. 증명함으로써 해방되고자 했다.

-

그러나 매번 실패한다. 고통의 핵심에 다가가려 하면, 심해를 향해 내던져진 닻처럼 무한정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 고통의 무게를 그녀는 감당하지 못했다.

그녀는 어떤 이야기라도 쓸 수 있었지만, 자신에 관해서만큼은 쓸 수 없었다.

작가는 말한다. 빈번히 죽음을 다루었던 자신의 소설 대부분이 죽음을 향한 충동과 살고 싶다는 구조 요청을 동반하고 있었음을 감추고 싶지 않다고.

고통과 죽음을 생각하면서도 그것에 함몰되지 않고, 그것의 근원적 모습과 이유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글로 쓰려한 작가의 문장은 결국 살고 싶다는 구조 요청이었다. 살고 싶다고. 이렇게 위태롭고 늘 충동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결국 살고 싶다고 말이다.

이렇게 쓰고 있는 동안에도 어렵고, 모르겠다.

사실 고통과 죽음을 자꾸 상기해야 하는 것도 심적으로 괴롭다.

그렇지만 알 수 없는 그 많은 문장들의 끝에서 이상하게 '희망'을 느꼈다. '죽음'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동안은 그래도 '죽음'에서 비껴서 있는 것만 같아서, 그 동안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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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에서 춤추다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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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는 눈물이 가득 어린 눈망울을 가진 슬픈 얼굴을 한 여자가 있다.

절벽 위에서 위태롭게 추는 춤이란, 과연 어떤 것이기에 여자는 이리도 슬퍼 보이는 걸까?

나스 고원의 어느 리조트에 10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풍신 블레이드' 피해자 모임의 일원들로, 조금 전에 '풍신 블레이드의 개발부장인 '후에키 마사야'를 죽였다. 그들의 목표는 '풍신 블레이드'의 부장인 '후에키 마사야', 사장인 '나카미치 다케시', 전무인 '니시야마 가즈노리' 3명이었고, 이 리조트에 몸을 숨긴 뒤 이틀 후인 5월 5일 나머지 2명을 처치하기로 계획한다.

- p. 23

살인이 범죄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체포돼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은 전적으로 풍신 블레이드에 있고, 우리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다.외부인인 요시자키와 아카네를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체포되는 상황은 부조리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범죄자를 어떤 식으로 지칭했던 것 같은데. 그렇다. 우리는 확신범이다.

'풍신 블레이드'에서 가정용 고효율 풍력 발전기인 "풍신 WP1" 개발하고 그것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위 풍신 WP1에서 나오는 저주파 소음으로 인해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났다.

'다카하라 에마'는 후각을 잃어 조향사로서의 꿈과 직업을 잃었고, '에스미 다카히토'는 저주파 소음으로 편두통을 앓던 아들이 자살했다. '스와 사쓰키'는 유산을 했을 뿐 아니라 남편이 유산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려 큰 상처를 받았다. '아마모리 유타'는 저주파 소음으로 심한 편두통을 앓던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했고, '하나다 지사토'는 풍신 블레이드에서 일하던 동생이 야근으로 병을 얻어 자살했고, '기쿠노 도키오'는 풍신 WP1의 개발비도 받지 못하고 성과도 빼앗긴 아버지의 회사가 도산했다. '오쿠모토 히토미'는 남편이 풍산 블레이드를 맡은 영업사원이었는데 우울증을 얻어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치하시 소타'는 풍신 블레이드의 직원이었으나 기계의 결함을 주장하다 좌천되고 이직했다. 그리고 '요시자키 슈헤이''후쿠오 아카네'는 직접 피해자는 아닌 외부인인 과격한 환경보호단체 사람으로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함께 이 일에 참여하고 있었다.

'후에키 마사야'를 죽인 후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기로 한 사람들은, 잠든 '이치하시 소타'를 식당에 둔 채 각자의 방으로 간다. 그리고 6시 22분경 식당에 온 사람들은 이치하시가 목 뒤을 얼음송곳으로 찔려 사망한 것을 발견한다.

- p. 116

범인은 동료인 이치하시 씨를 왜 죽였나. 그것도 이런 타이밍에. 그게 범인을 찾는 단서가 되지 않을까요?

사망한 이치하시를 시작으로, 다음날 아침에는 요시자키 슈헤이, 기쿠노 도키오가 목 뒤를 나이프로 찔려 사망하는 등 함께 복수를 다짐한 동료들이 하나둘 살해되어 발견된다.

도대체 동료를 살해하는 사람은 누구이고,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묵고 있는 리조트는 외부에서 사원증을 겸한 ID카드가 없으면 리조트 현관문을 열 수가 없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확인했을 때 현관문은 확실히 잠겨 있었다. 사람들을 살해한 사람은 리조트 안에 있는 이들 중에 있다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그 누구도 믿지 못하고 서로를 의심한다. 의심하는 상황 속에서도 계속 죽는 이들이 생기고,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추리를 거듭하며 범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사람들 사이에서 범인을 찾기 위한 미묘한 긴장감이 흘러넘쳐 흥미진진했다. 같은 목적과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그 안에서 각자의 개인적인 이유로 적과 아군이 뒤바뀌는 상황이 묘하면서도 공감이 갔다. 물론 범인의 범행동기('풍신 블레이드' 3인방에 대한 살해 계획이 아닌, 리조트 내의 살인 사건에 대한 범행동기)가 100% 공감되진 않았지만... 하긴 '복수'라는 건 어떤 개인적인 감정이 더 싶이 포함된 것이라 그들의 마음을 전부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 p. 355

복수라는 건 정말 위험한 것 같아. 자기가 생각할 때는 이미 준비가 다 되어 있는 것 같아도 옆에서 보면 엄청나게 위태롭지.

마치 절벽 위에서 춤추는 것처럼 말이야. 한 발짝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마는데도 우리는 모두 복수라는 춤을 멈추려고 하지 않았어. 그러는 동안 하나둘 절벽 아래로 떨어져 버렸고.

하지만 말이지. 난 이 춤을 멈추지 않을 거야.

누가 범인인지 모르기에,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면서도 이들은 복수를 멈출 수가 없다.

잘못 발을 디디면 절벽 위에서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이들은 그 춤을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마음을, 반성하지 않는 적을 가만히 둘 수가 없으니 말이다.

이들은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결국 그들은 원래 계획했던 복수를 완수할 수 있을까?

결과는 책으로 확인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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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선셋 에디션) - 개정판
곽정은 지음 / 포르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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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혼자'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외롭고 쓸쓸하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또, 사람들은 보통 특정 나이에 따른 특정한 위치나 역할을 강요받거나 요구받기도 한다. 어느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고, 그렇게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 살아가는 일반의, 평범한, 보통의 사람이 되라고 말이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의 그 '잣대'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고, 특이하고, 뭔가 결함이 있는 사람으로 은연 중에 평가받는다.

나 역시도 이른 나이에 보통의 사람들이 설정한 나이에 결혼을 한 건 아니어서,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드랬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적정한 나이는 지났지만 서로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고 무척이나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

인생의 중대사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라서 정할 필요가 단 1도 없다는 말이다.

책의 저자인 곽정은은 유명한 사람이다. <마녀사냥>에서 처음 본 그녀는 그전까지 TV에서 본 적 없는 시원하고 솔직한 입담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고, 지금은 <연애의 참견>에서 연애의 여러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진지하고 따뜻한 참견으로 많은 공감을 주고 있다.

그런 그녀가 솔직하게 써 내려간 '혼자'여서 좋고, '혼자'로서 우리에게 건네는 공감어린 문장들은 가슴에 와 닿았다.

나는 사실 그녀가 이혼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TV를 통해 봐 온 그녀는 언제나 자신 스스로에게나 자신의 연애에 솔직당당한 모습이었기에 그런 예전의 모습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말한다.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에서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 선택한 사람이 자신에게 적절한 상대일 리 만무하고, 그런 상대와 보내는 시간이 천국이 될 리 없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조언한다.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을 인생의 동력으로 삼는 것이라고. 정말 중요한 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어떻게 규정할지 정하는 일이라고."(P. 34)

너무도 공감하는 말이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 역시도 사회적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면서 어른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던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꿋꿋이 나에게 맞는 사람을 찾았다. 이상한 사람을 만나 내 인생을 걸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주변에서 어떤 말을 하든 말든,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고, 나의 행복이라는 걸 잊지 말고 늘 생각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스스로 내 삶을 온전히 챙기고 내 감정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나 스스로가 나를 존중하고, 내 마음 속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내 안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조금은 소홀이 여기며 살아왔을 테니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보다는,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살아왔을 테니까.

- p. 21

오늘의 나를 어떻게 대접하는가의 문제가 내일의 내 시간을, 내 삶을 만든다는 것을.

- p. 116

나의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해내지 않으면, 결국 나도 상대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길.

자신의 삶을 온전히 챙기고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일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여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이기적인 남자들만 다가올 뿐이다.

같은 말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 자신의 목소리와 행복에 귀 기울이자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나 스스로를 존중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내 행복을 부정하는 것들을 요구하고 강요하는 사람은, 내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해 버리자.

나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 나의 행복을 생각해 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내 마음을 쓰기에, 이 세상은 너무도 짧으니까.

그리고 스스로를 소중히 여긴다면, 현재의 모습이 혼자든 둘이든 무슨 상관이랴. 우선은 나 스스로에게 충실한 내가 되자. 그런 나에게라면, 언제라도 함께 행복을 빌어주고 행복을 합치할 그런 상대가 나타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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