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페어 - 사법체계에 숨겨진 불평등을 범죄심리학과 신경과학으로 해부하다
애덤 벤포라도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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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무전유죄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어떤 생각이 드는가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우리나라의 사법 체계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생각하면서 참담한 기분이 들었는가아니면 그저 누군가가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기 위해 내던진 의미 없는 말이라고 흘려들었는가?

 

많은 이들이 이 말을 듣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지 않았을까 싶다이 말을 던진 이들의 잘못은 논외로 하더라도 유전무죄유전무죄라는 말에는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이 수없이 겪는 우리 사회의우리나라 사법체계의 모습이 담겨있기에 말이다.

 

드렉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인 애덤 벤포라도는 사법체계에 숨어있는 불평등이 무엇인지를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설명하고자 한다저자는 사법체계에 담긴 불평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불평등한 사례들을 범죄심리학적 관점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세밀하게 해부하여 독자에게 제시한다.

 

저자는 수사판결처벌개혁으로 나누어 불평등이 발생하는 과정과 사법체계에 만연한 불평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각각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편견잘못된 판단불평등 등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기에 마치 범죄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각 사례가 알려주는 불평등의 심각성을 분명하게 알려주기에 하나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점점 마음이 무거워진다.

 

부록에 수록된 독자 가이드에는 이 책을 읽고 모두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내용들이 18개의 질문과 토론 주제의 형식으로 담겨 있는데책을 읽고 각각의 질문에 혼자서 혹은 누군가와 함께 답해본다면 사법체계에서 드러나는 불평들을 해결할 다양한 방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법 앞에 만민이 평등하다는 이 한 문장에 모두가 공감하는 사회그런 사회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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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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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취라는 말이 있다처음 들었을 때 첫 글자가 그래서인지 요즘 아이들이 쓰는 그렇고 그런 비속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개취는 개인의 취향이라는 표현의 앞 글자를 딴 말로뜻을 알고 나니 개인주의로 흐르는 요즘 사회를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었다그러면서 과연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현대 사회에서 개취의 범위는 어디까지일지 무척 궁금했다.

 

공간기획자 이경미정은아의 공저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를 보면 취향의 범위는 일상의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을 넘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영역에까지 이른다특히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취향을 살려야하는지를 구체적 사례들을 들어가며 설명하는데이를 통해 공간에 개인적인 취향을 살린다는 개념을 단순히 가정집을 꾸미는 정도로 생각했던 수준에서 벗어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개개인의 취향은 다양한 공간들에 적용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공간에 취향을 살리는 과정 또한 단순히 실내 공간을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수준을 넘어서 각 공간에 대한 콘셉트 세운 후 디자인서비스마케팅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각 공간만의 특색을 살리는 브랜딩에 이르는 복잡한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책에서 설명하는 공간을 실제로 가보지 않은 채 책에 실린 사진만 보고 저자들의 설명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취향을 판다는 책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는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특히 오감을 살려 공간의 이미지를 분명하게 확립하는 과정방법은 상업적인 공간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각 방마다 서로 다른 콘셉트 혹은 감각적 방법을 적용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들이 알려준 공간 구성 중 가정에서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방법은 동네 책방만의 큐레이션을 보여주는 서평 혹은 간단한 글귀를 활용하는 것이다이 방법을 활용해 아이에게 들려주는 혹은 추천해주고 싶은 책들에 서평글귀를 전달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 한 칸의 개인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는 상업적 공간까지 각각의 공간에 자신만의 취향을 담으라는 저자들의 속삭임에 가슴이 한없이 두근거린다나를 표현하는 나만의 공간을 상상하는 것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순간을 만나게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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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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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성향이 낙천적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여태껏 우울하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잠시 동안 기분이 울적해지는 경우가 있더라도 곧바로 잊어버리고 다른 일에 몰두하는 편이라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우울증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건 가장 사랑하는 친구 중 한 명이 우울증으로 몇 년 동안 연락이 안 되면서부터였다평소 나와 비슷한 성격의 친구였기에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러워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도 못했지만 시간을 두고 기다리다보니 어느새 예전의 모습을 찾은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김혜남박종석 공저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에서는 우울증 등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정신질환들을 다루고 있다공황장애번아웃 증후군만성피로 증후군무기력감화병섭식장애 등 한 번쯤 어딘가에서 들어본 정신질환들이지만 사실 각각의 질환들이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왜 그런 질병에 걸리는 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이라면 이 책을 통해 각각의 질병에 대한 실제 사례와 더불어 각 질병의 원인증상 등에 대해 개략적이나마 배울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놀랐던 건 정신질환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증상들이 실제로는 질병으로 간주된다는 것이었다특히 만성피로 증후군부모의 욕심무기력감 등 일반인들도 쉽게 느끼는 증상들도 일종의 정신질환이라 간주된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기도 했다.

 

현대인들이 이런 질병에 걸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들 간의 관계의 형태가 변하면서 더욱 심해졌다는 생각이 든다간단한 소통조차 톡이나 SNS 등을 이용하는 시대에 외로움은 필연적인 감정을 넘어 절대적인 감정이 되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건강한 밥상을 챙기듯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무언가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고정신적인 아픔과 상처는 나이나 성별이나 인종을 넘어서 모두가 경험하는 것이기에 그 누구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주저하지 말자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치료를 받자아프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 바로 찾아 나서자내 마음을 지키는 건 그 누구보다도 바로 나 자신의 문제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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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 - 알수록 쓸모 있는 생활 속 수학 이야기
티모시 레벨 지음, 고유경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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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얘기하면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학교 다닐 때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 수학이었다몇 시간을 낑낑대다 문제를 풀었을 때의 기쁨만큼 즐거운 게 없을 정도였다그런 희열은 수학을 전공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학은 내 삶과는 전혀 관계없는 학문이 되었다일상에서 수학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생각에 그렇기도 했고수학은 시험을 위한 과목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되기도 했다정말 수학은 그저 시험을 위한 과목일 뿐일까?

 

티모시 레벨의 <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라는 책을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수학은 책 제목처럼 일상의 모든 곳에서 찾을 수 있다그저 공식을 적용해 숫자로 표현하는 것만이 수학이 아니다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아이디어는 그 어떤 소설보다 재미나다.

 

이 책에서는 탐색 이론알고리듬데이터게임 이론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끌었던 이야기는 4장 게임 이론사람들은 왜 당장 섹스를 하지 않을까?’였다섹스와 수학이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버빗원숭이를 빗대 설명한 내용을 읽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이처럼 이 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다양한 수학 이야기가 있다어렵고 복잡한 공식이나 문제가 아니라 이야기로 수학을 설명하는 방식이기에 수학을 정말 싫어하는 이들이라도 가볍게 읽고 수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혹시 지금 읽을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절대 머뭇거리지 마라상상을 초월하는 재미를 느낄 시간이 그냥 흘러가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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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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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내 생애 마지막 한 달이라는 캠페인을 6월 한 달 동안 진행하고 있다이 캠페인은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한 삶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우리의 비전을 찾고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갖자는 의미에서 우리 교회 성도들을 많이 일깨우고 있다.

 

죽음이란 그만큼 누구에게나 큰 사건이다또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우리 교회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는 다른 의미지만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 소설이 있다가키야 미우의 <후회병동>이다.

 

4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자면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 후회스러웠던 일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일죄책감으로 평생을 힘들어했던 일들을 죽기 전에 다시 한 번 과거의 삶을 살아보면서 풀어간다는 내용이다.

 

다른 사람특히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루미코그녀에게 놀라운 일이 생긴다우연히 주은 청진기로 환자를 진찰하는 동안 그들의 속마음을 듣게 되고그들을 과거로 돌려보내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길을 다시 살 수 있도록 한다평생의 한을 품고 있었던 환자들은 과거로 돌아가 다른 삶을 살아보면서 자신을 억누르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동화 속 이야기 같지만 한편으론 죽음을 앞 둔 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마지막 남은 시간에 후회를 남기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에 말이다.

 

죽음이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지만 교회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 이 소설을 통해 조금은 깊이 생각해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결국 죽음은 삶이 만들어낸 마지막 모습이 아닐까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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