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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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란 누군가 혹은 무엇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생각했는데 틈새의 시간에서 나온 박홍규님의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를 읽으면서 긍정적 편견도 존재한다는 걸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알베르 카뮈라고 하면 세상에는 어떠한 불변의 정의나 법칙이 없다고 하는 부조리 사상을 보여준 작가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인물이다. 나 역시 그렇다. <이방인>, <페스트>, <최초의 인간> 등의 작품을 읽으면서 인간과 세상의 또 다른 한 면을 찾아보곤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까뮈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 위대한 작품들을 남긴 그를 어떤 점에서 그렇게 신랄하게 비판하는 건지, 처음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아니,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편히 더 옳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우리 민족과 비교한 여러 이야기들 읽어나가면서 왜 저자가 까뮈를 비판할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저자의 의도는 까뮈라는 인물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까뮈와 파농을 함께 보여주면서 비서양을 바라보는 서양의 시각이 어떠한지, 서양의 제국주의가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설명하려는 것이다.

 

알제리의 역사도 이번에 처음으로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까뮈의 작품으로 알제리에 대해서는 들어보았지만 사실 그렇게 큰 관심을 두고 그들의 역사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그들의 아픔이 우리와 어떻게 닮아있는지,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되니 작품 속에서 본 그들과는 다른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서양인, 프랑스인의 시각이 아닌 또 다른 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그들의 모습 말이다.

 

까뮈와 파농, 위대한 인물들을 통해 바라본 또 다른 이야기들이라 생각보다 깊이 빠져들었다.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이기도 하였고,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을 생각해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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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교회를 넘어 필요교회로 - 함께 고민하고 싶은 일과 쉼 이야기
이연우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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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차갑다 못해 냉소적이다사람들이 교회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세상을 닮아가는 교회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회의 악한 영향력이 교회를 뒤흔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이연우 목사님의 <피로교회를 넘어 필요교회로>에서는 경쟁 사회처럼 신앙생활을 무한경쟁으로 만드는 사다리 신앙으로 교회가 서서히 병들어가고 있고소통이 아닌 불통의 모습으로교회를 찾는 이들이 위로가 아닌 피로를 느끼게 된다는 걸 보여준다.

 

저자는 일과 쉼의 이야기를 하면서 온전한 일이 무엇인지교회 안에서 쉼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멈춤은 무엇이고 언제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설명한다예배와 기도와 소모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잔잔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선포한다.

 

망가져서 좋고사랑스럽고존경스럽고 안심이 되는 공간이 교회 공동체가 될 수는 없을까?

 

저자의 이 물음이 계속해서 마음 한견을 뒤흔든다세상 모든 것에서 원하는 완벽한 이의 모습이 아니라 어딘가 조금 부족하지만어딘가 조금 아프지만어딘가 조금 부서졌지만 주님의 교회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이들을 보듬어 안은 채 그들의 소중함을 회복하고그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온전한 쉼을 이루는 곳이다.

 

꿈과 희망이 사라져가는 이 세대에 교회인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온전한 일과 쉼을 누려야 한다하나님의 선하심을 세상에 드러내고 사랑으로 모두와 함께 쉼을 누리는 참된 필요교회그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며 기대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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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
이종학 지음 / 파람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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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은 이유는 딱 하나 재즈라는 단어 때문이다재즈는 내게 너무 슬프고 추웠던 20대의 삶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은 으뜸 공신이다그 이후로 지금까지 재즈는 내게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좋은 친구이다그래서 <재즈 느와르 인 토쿄>라는 제목에서 재즈라는 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이 소설의 작가가 재즈 평론가 이종학이라는 사실도 이 책을 눈여겨보게 된 이유였다.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소설의 흐름은 생각과는 달리 재즈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작가가 재즈 평론가이기에 정민이 재즈 연주자와 연주곡을 얘기하는 부분이 조금씩 나오기는 하지만 그저 소설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소품 같은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물론 조금 더 넓게 본다면 재즈적인 분위기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재즈적인 요소는 그렇다 치고 느와르적인 요소는 어떨까정민의 아내인 미숙전단지의 여인 쇼코음험한 분위기의 지미 등이 얽히고설킨 채 폭력과 성적인 내용들로 가득 찬 이야기가 느와르의 일반적인 모습으로 보인다다만 그 이상의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그저 오래 전에 본 홍콩 느와르의 빛바랜 듯한 느낌이랄까.

 

나름의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이 또한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금세 눈치챌만한 설정이라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 전에 어느 정도 예상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물론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는 짐작하지는 못했겠지만 말이다.

 

이 소설에서 좋았던 부분은 재즈나 느와르적인 면이 아니라 정민의 소설 속 배경인 역사적인 관점이다정민이나 송교수이조교지미 등을 실루엣처럼 슬며시 그 모습을 드러낸 역사관은 한동안 고민할 거리로 다가왔다호기심을 자극하는 묘한 자극제라고 해야 할까?

 

내용의 전개가 지루하지는 않아 소설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무언가 재즈의 심오한 맛이나 느와르의 강렬하면서 무거운 느낌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아쉬움이 남겠지만 가벼운 일탈을 꿈꾸는 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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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쌤의 미국 영어 : 센스가 돋보이는 사회생활 영어 회화 - 센스가 돋보이는 사회생활 영어 회화
스펜서 맥케나 지음 / 시대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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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어는 더 이상 외국어가 아니다우리말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해야 할 공용어의 수준에까지 이르렀다하지만 영어를 모국어처럼 쓴다는 건 여전히 어렵다영어를 한다고 해도 틀에 박힌 표현들만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살아있는 영어원어민들이 사용하는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원어민 게이지 100% 살리는 스펜서쌤의 미국 영어센스가 돋보이는 사회생활 영어 회화>로 공부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저자 스펜서 멕케나는 미국 미시건 대학을 졸업 후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면서 진짜 미국식 영어 표현을 알려주는 스펜서쌤의 미국 영어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전작 <원어민 게이지 100% 살리는 스펜서쌤의 미국 영어숨 쉬듯 매일 말하는 일상 회화 표현>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자연스러운 미국식 영어 표현들이 총 30개의 레슨 속에 담겨있다각 레슨은 9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졌는데 문장마다 원어민 게이지가 표시되어 있어 어느 정도로 자연스러운 미국 영어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또한 각 문장은 홈페이지에서 MP3로 들어볼 수 있고유튜브로 각 레슨의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고대화마스터퀴즈플레이 등을 통해 앞서 배운 내용들을 반복 학습할 수 있다.

 

길지 않은 표현들이지만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제목 그대로 일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사회생활의 여러 상황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각 표현들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원어민과의 대화가 상당히 유쾌해지지 않을까 싶다

 

외국어를 책으로 배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특히 살아있는 표현들을 배운다는 건 지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일상의 면면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문장들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자연스러워진 영어 실력을 맛보지 않을까 싶다다음에는 어떤 표현들을 만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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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악에게 묻는다 - 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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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이 본성을 버려야만 인간적이 되는가?’

 

이 말은 요즘 핫한 드라마 중 하나인 지금 우리 학교는에 나오는 과학 선생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왕따인 아들이 어떻게라도 살아있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라고는 하지만 그가 만든 약물로 모두가 악에 받친 좀비가 되어버린 상황을 생각하면 이 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여러 가지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

 

가장 크게 든 생각 중의 하나는 인간의 본성은 악한가?’라는 질문이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선설과 성악설로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며 어떤 게 정답인지 꼭 집어 말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성악설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그렇다면 인간의 악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김성규 교수의 <인간의 악에게 묻는다>라는 책에서 찾을 수 있다이 책에는 저자가 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13개의 주제로 추려 인간의 깊은 곳에 숨은 악의 모습이 무엇인지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 다양한 자료들과 흥미로운 사례들이 담겨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표현처럼 인간의 본성에는 악이 깊이 숨어있고 이를 완벽하게 이겨낼 인간은 어쩌면 아무도 없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우리학교는에서 누군가에게 물린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분노로 가득 찬 괴물로 변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짙어진다.

 

그렇지만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인간의 삶이 악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또한 사이코패스에서 설명한 것처럼 악이라고 생각한 본성의 또 다른 모습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강력한 하나의 축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중간 중간 QR코드로 관련 영상을 보는 재미도 솔솔했다다만 첫 번째 주제에서 다룬 스탠퍼드 대학교의 교도소 실험은 짐바르도 교수와 연구진의 요구로 몇몇 참가자들이 연기한 것으로 학문적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인간은 본성만으로 살아가지 않는다본성을 이겨내는 이성과 악을 넘어서는 선으로 삶을 이어간다그것이 지금까지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이어온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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