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악에게 묻는다 - 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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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이 본성을 버려야만 인간적이 되는가?’

 

이 말은 요즘 핫한 드라마 중 하나인 지금 우리 학교는에 나오는 과학 선생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왕따인 아들이 어떻게라도 살아있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라고는 하지만 그가 만든 약물로 모두가 악에 받친 좀비가 되어버린 상황을 생각하면 이 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여러 가지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

 

가장 크게 든 생각 중의 하나는 인간의 본성은 악한가?’라는 질문이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선설과 성악설로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며 어떤 게 정답인지 꼭 집어 말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성악설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그렇다면 인간의 악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김성규 교수의 <인간의 악에게 묻는다>라는 책에서 찾을 수 있다이 책에는 저자가 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13개의 주제로 추려 인간의 깊은 곳에 숨은 악의 모습이 무엇인지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 다양한 자료들과 흥미로운 사례들이 담겨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표현처럼 인간의 본성에는 악이 깊이 숨어있고 이를 완벽하게 이겨낼 인간은 어쩌면 아무도 없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우리학교는에서 누군가에게 물린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분노로 가득 찬 괴물로 변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짙어진다.

 

그렇지만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인간의 삶이 악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또한 사이코패스에서 설명한 것처럼 악이라고 생각한 본성의 또 다른 모습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강력한 하나의 축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중간 중간 QR코드로 관련 영상을 보는 재미도 솔솔했다다만 첫 번째 주제에서 다룬 스탠퍼드 대학교의 교도소 실험은 짐바르도 교수와 연구진의 요구로 몇몇 참가자들이 연기한 것으로 학문적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인간은 본성만으로 살아가지 않는다본성을 이겨내는 이성과 악을 넘어서는 선으로 삶을 이어간다그것이 지금까지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이어온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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