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2
조지 오웰 지음, 박유진 옮김, 박경서 / 코너스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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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은 지나갔다. 물리적 시간 말이다. 하지만 조지 오웰이 말한 1984년은 지나갔을까? 오늘날의 현실을 둘러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우리는 1984년에 살고 있다. 물론 조지 오웰의 말한 가상의 국가 오세아니아는 아닐지 몰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옭아매고 통제하는 것은 비단 국가만은 아니다. 어느 순간 또 다른 권력 집단이 우리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어떤 집단은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집단은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집단으로 단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으로 가상의 공간에 남긴 우리의 흔적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우리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통제란 단순히 육체적 혹은 사상적 통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경제적으로 우리를 통제하고, 때로는 교육적으로 우리를 통제하고, 때로는 법이라는 미명하에 우리를 통제한다.

 

특히나 21세기의 우리 사회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절망적인 사회, 즉 조지 오웰이 말한 디스토피아 사회이다.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20, 일자리에서 쫓겨나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난 50-60, 평생을 일해도 집 한 칸 장만할 수 없는 30-40,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도 모를 교육에 빠져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10. 우리 주변의 모든 이들은 무언가에 의해 통제받고 관리되고 있는 듯하다.

 

결국 우리는 빅 브라더의 통제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사실 무엇이 해결책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중에는 이러한 통제에 경각심을 가지고 움직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는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내 자신을 돌아보았다. 과연 나는 조지 오웰이 그린 오세아니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생각을 멈춘 채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문제가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이런 문구를 읽었다.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으로 토론하라고. 그것이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나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조지 오웰도 역시 우리에게 그런 말을 던진 것이 아닐까? 인간의 본성을 지키려고 한 윈스턴처럼 이제 깊은 잠에서 깨어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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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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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p.632)

 

이 책이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한 마디에 담겨있다. 누구나 살면서 부딪칠 수 있는 상황, 그렇기에 사소하다고 생각하며 거짓을 말할 수 있는 상황, 독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소설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물론 혹자는 그렇지 않다고, 아주 특수한 관계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지 않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겉보기와는 완전히 다른 부부의 모습을 얼마나 자주 보는가? 자신의 자식만이 중요하다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자식을 함부로 대하는 부모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뿐만 아니다. 그 사람이 가진 재산이나 외모 혹은 사회적 위치에 따라 그 평가를 달리 하는 사람들은 또한 어찌 그리 많은지.

 

저자는 이런 가족의 모습, 사회적 모습을 미스터리한 사건을 토대로 그려나간다. 그것도 아주 흥미롭게. 언뜻 보면 무거워 보이는 주제이지만 저자가 사건을 풀어나가는 독특한 방식이 독자의 흡입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저자는 주인공들의 일상과 생각을 세밀하게 그려 사건의 흐름을 알려주면서 한편으론 사건의 주인공들이 아닌 주변 인물들이 기자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들려주면서 사건의 내용을 슬며시 흘려보내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주변 인물들의 반응이 더욱 흥미로웠던 이유는 각각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사람마다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또한 사건의 외면만을 보고 그 속의 진정한 이유를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지극히 편협한 생각을 바라보며 독자들은 수없이 많은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 누군가에게 조종을 당하는 상황은 결국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두 사람 모두의 문제라는 그 책의 결론을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바로 그것이 사소한 거짓말이 커져 죽음이라는 결말에 이르게 된 이유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하지만 결코 거짓으로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면 안 되는 일. 그렇기에 보니의 행동이 더욱 멋져 보인다. 그녀가 보여준 행동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답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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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반 책쓰기 - 50.60대에 처음 책을 쓰는 사람들을 위한 책쓰기 코칭
유영택 지음 / 가나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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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는 올해 77세이시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77세라는 나이는 인생의 반환점을 이미 한참 전에 지난 나이이다. 하지만 이런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끊임없이 시를 쓰신다. 또한 당신이 쓰신 시를 지인 분들과 함께 나눈다. 그래서일까, 그 연세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정정하시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블로그, 페이스북, 카톡 등 짧든 길든 간에 글을 써서 자신을 드러낸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 관한 책이 수없이 출판된다. 누구나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책들이라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일단 나름의 특색을 갖추고 있다. 책의 독자를 특정 연령층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50-60, 이제 사회에서 점차 주변으로 밀려나는 시기의 사람들. 저자는 이들을 대상으로 글쓰기의 힘을 강조한다. 오히려 50-60대는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시기이다. 살아온 나날들이 이들의 글쓰기의 소재가 된다. 글쓰기는 단순한 선택사항이 아니다. 저자는 글쓰기가 50-60대에게는 필수라고 말한다. 책을 씀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고, 내 안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할 수 있고, 글쓰기 과정에서 치유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PART 2에서 저자가 처음으로 책쓰기에 도전한 모든 과정을 일지 형식으로 정리한 점이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들려주면서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들에 대한 답을 알려주고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책쓰기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준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지금의 내게 필요한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저 글쓰기의 실제적인 방법에 대해서 알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이 책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은 단순히 책쓰기의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책쓰기를 통해 당신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게 할 꿈과 희망의 비법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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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과 함께 일본을 공격하다
유겸노 지음 / 가나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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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을 보면 두 나라의 밀월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양국의 우호관계 속에서 아베 정권의 행보는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다.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평화 헌법의 개정 문제 등 극우 세력들의 뻔뻔함은 이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반대 세력이 들고 일어날 정도이다.

 

이런 일본의 작태에 일침을 놓고자 한 저자의 의도는 높이 산다. 게다가 소재도 상당히 좋다. 미국과 중국이 연합해 일본을 친다는, 어쩌면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내용적으로 상당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책을 접한 순간 조금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단편 정도밖에 안 되는 80페이지 정도의 분량, 그것도 책과 글자 크기를 생각하면 실제 분량은 50페이지 정도일 것이다. 이 정도 분량에 과연 제목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쓸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저자가 풀어낸 이야기는 간단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떨어진 핵폭탄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준 후 중국과 일본의 대립, 일본 내 극우세력들이 날뛰는 상황에서 일본이 양다리 외교 정책을 쓰면서 미국과의 관계는 점차 악화 일로를 걷는다. 결국 일본은 독자 노선을 걷고자 하고, 미국은 중국과 협력해 또 다시 일본에 수소폭탄을 투하한다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의도에 비해 결과물이 아쉬웠다. 사건의 개연성도 그다지 깊이 와 닿지 않고, 치밀한 소설적 장치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현실성도 거의 없어 보이고. 정말 말 그대로 의욕이 너무 앞선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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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
마크 트웨인 지음, 오경희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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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런 걸까? 인류가 살아온 그 오랜 세월 동안 이룩한 것이 단순한 번식일 뿐 그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만 있었던 걸까? 인간은 도덕관념이라는 틀에서 선과 악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존재일까? 잠깐의 행복을 위해 평생을 불행하게 사는 존재가 인간일까?

 

소설은 1590년 겨울 오스트리아. 정신적·영적으로 믿음의 시대에 있다고 조롱받는 곳. 그곳에 사는 테오도르 피셔, 니콜라우스 바우만, 세피 볼마이어는 어느 날 한 소년을 만난다. 그런데 이 낯선 이방인, 뭔가 심상치 않다. 불을 피우는 것도, 온갖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만들어내는 것도. 너무나 궁금해진 그의 정체는 천사. 오호, 하는 순간 바로 독자의 뒤통수를 친다. 소년은 자신의 이름이 사탄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 옛날 아담과 하와를 유혹한 사탄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낯선 그 이방인은 그 사탄의 조카란다. 허걱, 이게 도대체 뭐야 하는 순간 점점 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 사탄이라는 놈이 하는 짓을 보고 있자니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지 않나, 인간이라는 존재를 아주 하찮게 여기지 않나, 설상가상으로 신의 권위를 끌어내리는 모습까지. , 지 삼촌이랑 똑같다.

 

문제는 그런 놈에게 일격을 가하지 못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이다. 그 놈이 하는 짓이 너무나 밉상이지만 그 놈이 하는 말이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군중 심리에 휩싸여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악한 행동에 동참하기도 하고, 항상 거짓말을 일삼으면서 지키지도 않는 도덕을 요구하고. , 할 말이 점점 없어진다.

 

소설 전반에 걸쳐 사탄이 던지는 도덕관념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너는 도덕관념이 뭔지 아니? 그것은 물론 선악을 구별하는 개념이야. 하지만 무엇이 선악인지 선택하는 자유는 모든 개인에게 있어. (p.82)

 

개인에 따라 선악이 달라진다면 선악이라는 것이 정말 의미가 있는 걸까? 선악에 대한 개념을 모르는 없어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탄과 우리가 전혀 다른 존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인간에 대한 통렬한 비난과 비판이 담긴 이 소설의 저자는 누구일까? 바로 마크 트웨인이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 희망과 모험을 이야기하던 그였는데 어떻게 된 것일까? 옮긴이의 설명에 따르면 이 소설을 쓸 당시 마크 트웨인은 사랑하는 딸들과 아내를 먼저 저세상으로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소설을 쓴 것일까?

 

한동안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숨기고 있던 내 모습을 들여다본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마음 한견에는 마크 트웨인의 말에 반발하는 마음이 꿈틀거린다. 결코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게 악하고 경박한 존재만은 아니라는. 저자처럼 철저하게 고민하고 반성하는 사람들이 수많은 희망을 그려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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