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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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p.632)

 

이 책이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한 마디에 담겨있다. 누구나 살면서 부딪칠 수 있는 상황, 그렇기에 사소하다고 생각하며 거짓을 말할 수 있는 상황, 독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소설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물론 혹자는 그렇지 않다고, 아주 특수한 관계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지 않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겉보기와는 완전히 다른 부부의 모습을 얼마나 자주 보는가? 자신의 자식만이 중요하다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자식을 함부로 대하는 부모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뿐만 아니다. 그 사람이 가진 재산이나 외모 혹은 사회적 위치에 따라 그 평가를 달리 하는 사람들은 또한 어찌 그리 많은지.

 

저자는 이런 가족의 모습, 사회적 모습을 미스터리한 사건을 토대로 그려나간다. 그것도 아주 흥미롭게. 언뜻 보면 무거워 보이는 주제이지만 저자가 사건을 풀어나가는 독특한 방식이 독자의 흡입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저자는 주인공들의 일상과 생각을 세밀하게 그려 사건의 흐름을 알려주면서 한편으론 사건의 주인공들이 아닌 주변 인물들이 기자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들려주면서 사건의 내용을 슬며시 흘려보내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주변 인물들의 반응이 더욱 흥미로웠던 이유는 각각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사람마다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또한 사건의 외면만을 보고 그 속의 진정한 이유를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지극히 편협한 생각을 바라보며 독자들은 수없이 많은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 누군가에게 조종을 당하는 상황은 결국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두 사람 모두의 문제라는 그 책의 결론을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바로 그것이 사소한 거짓말이 커져 죽음이라는 결말에 이르게 된 이유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하지만 결코 거짓으로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면 안 되는 일. 그렇기에 보니의 행동이 더욱 멋져 보인다. 그녀가 보여준 행동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답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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