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볼프의 <생각터지는 생각법>

책 크기가 생각보다 작고 옛날 분위기가 물씬났는데 책을 처음 본 순간 솔직한 생각은 내용이 허술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산 책인데,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샀다. 책의 첫 장과 목차를 보는 순간 나는 벌써부터 책을 다 읽은 느낌이 들었다.

모든 책에는 배울 수 있는 내용이 있다. 모든 글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고, 번역할 정도면 그 정도 값어치가 있다는 출판사의 1차적인 검증이 있는것 아니겠는가. 저자는 꽤 유명한 카피라이터이며 칼럼리스트이고 세계 각지에서 강연을 진행할 정도로 아이디어에 재능이 있는거 같긴 하다.

<생각 터지는 생각법>에서 그가 말하는 생각법이란 무얼까. 책은 88가지 챕터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는데 기억나는 부분을 적자면

1. 항상 '왜'를 생각해라(Why)

2.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몸'으로도 생각해봐라. (때론 미친듯이 운동을 해보기도 해라.)

3. 지금 당장 아이디어가 나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다시 생각해보라. (아이디어는 '시간'을 먹고 자란다)

4. 스스로 검열하지 말고, 솔직하게 써 내려가라.(프리라이팅)

5. 이야기와 꿈을 활용하라.

6. 멘토의 입장에서 생각. 펜과 종이 이용. 낮잠 자기. 스와이프 파일. 가상 인터뷰. 연관성 없는것 생각하기. 자연의 창의성 이용.

사실 그렇게 거창한 내용은 없고, 자기계발서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책의 내용이 저자 '볼프만'의 정제수라는 사실이다. 그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부분들이 이 책을 통해 드러났고 그의 성공에 일조했다는 것. 우리가 실제로 영감을 얻어야 할 부분은 바로 그곳이다.

아무리 위대한 고담준론도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법이다. 그러니, 책을 읽는 독자는 반드시 자신이 얻은 수확을 실천해야 한다.

응당, 나 또한 그러해야 한다. 프리라이팅과 꿈은 내가 평소에 애용하는 기법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매우 창의적이었던 숱한 위인들은 자유롭게 적어나갔고 주변에서 영감을 찾았던 거 같다.(뇌피셜) 일단 많이 써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 나는 더 써야 한다. 쓰고 더 써야 한다. 게으르게 생각하지 말고 또 써야 한다. 거기에서 출발하자.

당신만이 해낼수 있는 것은 아무도 대신 해줄 수 없습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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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초일류 정상국가>



■ 황교안은 누구?

일단, 황교안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던 사람이다. 공안 검사로서 이름을 널리 알렸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통진당 해산에 주도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2020년 보궐선거에서 참패하기 전까지만 해도 야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였기도 하다.



<초일류 정상국가>는 황교안씨가 대통령 출마선언에 맞춰 출간한 책이며, 책 안에는 그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적혀있다. 아무래도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현 여당,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적어내고 있다.


현 정부의 내로남불을 시작으로 진영논리에 빠져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정부. 반일 운동을 정치적인 의도로 사용했다는 비판. 윤미향. 이상직. 조국같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을 비롯해 현 정부를 일갈하고 있다. 배부른 여의도는 궁핍한 국민들의 삶이 어떠한지 잊어버린지 오래되었으며, 더 이상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려는 정치인은 보기 힘들다. 


황교안씨는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내려온 후 1년동안 고민하며 막스 베버가 말한. '열정에 가득 찬 모험가'같은 정치인이 되겠노라고 결심하며 정치에 발을 딛였다고 한다. 결국 그는 2020년을 기점으로 거의 정계은퇴(?)하다 시피 내려와야 했지만. 그가 정통 보수로서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매스컴에서는 황교안씨를 극우라고 비판하고, 진중권씨는 기독교보수주의라며 비판했다. 황교안씨가 개신교로서 전광훈 목사와 어울렸던 건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탄핵의 여파가 계속 남아있던 상황인데다가, 부역자라는 황교안에 대한 중도층의 비토감을 걷어내기 위해선 조금 보수의 색을 벗어던질 필요가 있었다.


물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사건과 공수처, 선거법 개정같은 정부의 폭정과 다수결의 폭정 앞에서 강력 투쟁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하겠으나 시대가 많이 바뀐 듯 하다. 아무래도 좌파와 우파의 박스권 35퍼센트를 제외하고 중도가 캐스팅보드인 상황에서 보수의 장외 투쟁은 부정적으로 느껴졌던거 같다. 아무리 정부여당의 폭정이긴하였어도..


진영논리, 공감의 부재, 팬덤정치, 청년의 희망 부재, 세대갈등, 무능력, 무양심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거론하며 이것으로부터 일단 '정상(正常)'국가로 가야한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은 정상(丁常), 초일류 국가로 가야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가 말하는 7대 과제는 성장, 인구, 기후, 국제, AI, 존엄성, 정부개혁이다. 사실 기후문제나 AI같은 경우는 그렇게 깊은 수준에서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상적으로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했다. 물론 정치인이 모든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아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 몇권 읽어보시고 적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게다가 인구문제를 거론하시며 페미니즘을 다루고 계신데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계셔서 조금 실망감이 들었다. 


7대 과제 부분에서 본인의 의견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적으셨다면 좋은 책이 됬을거라고 본다. 그리고 일단 황교안씨는 정통 보수라고 볼 수 있는데 솔직히 황교안씨만의 생각이라기 보단 그저 '보수'가 말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황교안씨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은 인정하긴 하지만 과연 이런 내용으로 중도표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혹은 다른 대통령 후보에 비해 차별화를 보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대통령이 반드시 차별화를 가져가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 황교안씨의 인기가 점점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본인만의 뚜렷한 장점이 보이지 않는 책이었다. 홍준표씨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솔직히 와닿지 않았고

윤석열씨는 공정이라는 무기가 있다. 유승민씨나 윤희숙씨 김동연씨같은 경우는 경제를 필두로 올것이다. 그래서 나는 황교안씨가 좀더 크게 가기 위해선 본인만의 아이템을 빨리 찾으셔야 할것 같은 느낌이다.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건 사실 보수 입장에서는 엇비슷하다. 소득주도, 내로남불, 주52시간, 반일, 대북정책 이런 비판은 어떤 경선후보도 비슷할 텐데 말이다.  결국 대선은 미래를 보여주는 선거로서. 본인이 박근혜 정부의 부역자라는 이미지를 벗고 강성보수라는 이미지를 벗고 정말 희망찬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줘야 할 텐데. 솔직히 그 부분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는거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책 전체적으로 청년에 대한 공감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20대 남성인 나로서는 황교안씨가 20대 청년들을 많이 만나보고 공감하려고 노력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느껴졌다. 그 부분에서 진실성이 느껴졌기에 책 사길 잘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으로 글도 쉽게 읽히고 퇴고도 많이 하신듯하다. 앞으로 대선이 8개월정도 남았는데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한다.

정치가 어느 순간부터 아고라로 대표되는 공론장 내 토론이 아닌 콜로세움 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글레디에이터로 변질된 것은 현대 민주주의의 비극이자 한 국가의 통합과 화합을 철저하게 파괴하는 위협요소이다. - P49

하지만 정작 대한민국 학부형 중에서 자기 자식 좋은 학교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 내 평등교육을 외치는 사람들의 면면만 보아도 항상 자기자식만큼은 예외적이다. - P137

우리는 누구나 다 약자가 될 수 있따. 아무리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건강을 잃는다면 한순간에 빈곤층이 될 수 있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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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서 근무하는 최윤아 기자의 <뽑히는 글쓰기>는 글쓰기 시험을 대비하는 이들을 위한 각종 비법이 들어가 있다. 그 어렵다는 언론사 필기 시험에 족족 합격한 최윤아 저자는 자신의 2년간의 경험을 책안에 꽉꽉 담아내고 있다. 특히 언론고시라고 해서 기자 지망생들은 논술문과 작문시험을 본다. 아무래도 이 책은 언론고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필독서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200-1400자 정도의 분량을 어떻게 해야 잘 적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는 25살까지는 글쓰기에는 관심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갑자기 '기자'라는 직업이 운명처럼 끌렸고 본격적으로 글쓰기 시험을 준비했다고 한다. 책까지 출판한 이가 2년간의 낙방 끝에 언론사 입사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언론사 시험이 얼마나 어려운지 대충 짐작이 간다.

 

언론사 시험은 앞서 말했듯 1200~1400자 분량의 글로 승부보는 시험이다. 상위 5퍼센트만이 필기 시험의 벽을 뚫을 수 있다. 글을 어떻게 써야할까?

 

먼저 논술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저자가 조언해주는 내용은 설득력 + 차별성이다. 그리고 특히 먼저 챙겨야 할 내용은 설득력이다. 설득력이 없으면 그 글은 차별성이 있더라도 불합격이다. 하지만 차별성 없이 설득력있는 합격할 수도 있다. 논술은 기본적으로 논리적 기술 능력을 보는 시험이다. 때문에 언론사 논술문에 임하는 학생들은 설득력을 기본 베이스로 깔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무언가 차별화된 주장을 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정리된 생각을 부드럽게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점점 더 합격권에 가까워 질 것이다. 그렇게 설득력있는 글을 쓰다 보면 차별화된 글도 쓸 수 있는 능력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언론사 시험은 볼펜을 가지고 직접 서술해 나가야 하는 시험이다. 때문에 저자는 노트북으로 글을 적지 말고 직접 펜으로 적어나갈것을 주문한다.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겠지만 노트북으로 글 쓰는 사람은 실제 시험장에서 좋은 글을 쓸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펜으로 적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무턱대고 글을 쓰느 사람이 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글을 써 내려가다보면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면 모조리 지우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결국 불합격이다. 모든 글쓰기 고수들이 조언하듯이 글을 본격적으로 써 내려가기 전에는 몇 문단으로 작성할 것인지, 어떤 주장과 근거를 댈 것인지, 자신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 것인지, 결론은 어떻게 낼 것인지 등 아주 섬세한 설계도를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 좋은 설계도를 만들면 만들수록 좋은 글이 써진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될것이다. 

 

언론사 논술 시험은 어느 정도 패턴이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당신만의 논술 구조를 명확하게 틀을 잡는게 좋다. 예를 들면 4문단 구조로 정했다면 항상 4문단으로 쓰는 것이다. '서론 본론1 본론2 결론' 으로 글 구조를 정하고 그 틀에 맞게 자신의 논술 구조를 정하도록 하라. 서론 : 본론 : 결론 의 비율은 1.3 : 2 : 0.7이 좋다. 

 

이 외에도 저자의 꿀같은 조언들이 많다. 반복하지 말고 변주할 것. 명확하게 쓸 것. 많은 습작을 할 것. 감정적으로 쓰지 말 것. 단정적으로 쓰지 말것. 주장 뒤엔 언제나 근거를 쓸 것. 논지에서 벗어나는 딴 소리는 하지 말 것. '~~것' 이라는 말은 쓰지 말기. 누구나 아는 진부한 이야기는 쓰지 말 것. 사례를 들 것. 비유를 할 것. 숫자를 할 것. 수미상관 구조를 할 것. 통계를 비틀어 볼 것. 명언을 가끔 쓸 것. 

 

더해, 차별성을 기르기 위해선 좋은 글감이 필요하다. 사실 좋은 글감이 합격을 좌우할런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자료들을 살펴보며 참신하고 적절한 글감들을 모으도록 하자. 그 글감들을 서론과 결론 부분에서 적절히 배합해주면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제 작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작문은 사실 공부한다고 해서 합격할 수 있는게 아니다. 자신만의 사유를 자유분방하게 보여주는 게 작문 시험이다. 두려운가? 두렵더라도 써야만 한다. 글이 잘 적어지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그러면 결국 기자가 될 수 없다. 일단 당신이 보는 세상에 대한 감상을 계속해서 적어나가도록 하라.

 

저자는 작문에 대해서 논술만큼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인상깊은 부분은 메가트렌드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불안, 1대 99, 갑을 사회, 분노하라, 정의, 페미니즘, 촛불' 같은 사회를 관통하는 주제들을 작문의 논점으로 잡는 것이다. 이런 주제들로 작문을 쓰려고 하라.

 

최윤아 기자가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며 느끼고 깨달았던 주옥같은 팁들이 많은 책이다.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필독하기를 권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자기소개서, 르포 기사, 면접에 관한 내용들도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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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열 장의 벽을 넘으면 스무 장이든 서른 장이든 거뜬히 쓸 수 있다. 열 장의 벽을 돌파하면 뭔가가 보이기 시작하며, 그 벽을 뚫고 나온 사람만이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그 벽을 돌파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저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p.146)"

 

 

 

글쓰기는 어렵다. 빈 백지 상태는 우리의 뇌를 멈추게 만든다. 어떤 문장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글쓰기의 달인이라고 해도 백지가 언제나 즐겁지는 않을 것이다. 글쓰기 공포증은 누구에게나 해당된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글을 써야 할 때가 많다. 직장인들은 승진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레포트를 제출하고 시험을 치기 위해서 글을 써야만 한다. 글쓰기는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다.

 

한국에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사이토 다카시 교수가 <2000자를 쓰는 힘>이라는 책을 통해 글쓰기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글쓰기는 천재적인 재능이나 영감을 통해서 잘 쓸 수 있는게 아니라 많이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잘 쓸 수 있다는 것이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전언이다. '양질 전환의 법칙'이다. 평소에 글을 쓰지 않던 사람에게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지레 겁 먹고 400자도 못 쓸 확률이 높다.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조차 감을 잡지 못할 것이다. 

 

이런 문제는 글을 쓴 경험이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 혹은 자신은 글을 못쓴다는 자괴감을 가지고 글 쓰기 자체를 포기했을 수도 있다. 이제 생각을 바꾸자. 질은 양에서 나온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마구잡이 식으로 적어보자. 그게 무엇이 되든간에 2000자를 채워보자. 오늘, 내일 계속해서 쓰자. 그렇게 한 달을 써보면 이제 당신은 알게 되었을 것이다. 글 쓰기가 자연스럽게 된다는 사실을!

 

마라톤 완주를 해보지 않는 사람이 마라톤 경기에 임하면 오버 페이스를 하게 된다. 결국 얼마 못가 지쳐 쓰러진다. 하지만 5km, 10km, 하프 마라톤으로 점점 장거리 달리기 완주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42.195km가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글쓰기도 그렇다. 긴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무턱대고 긴 글을 써내려가려고 시도하다 보면 금세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2000자를 자유 자재로 쓸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4000자, 6000자로 점점 더 긴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꾸준함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에는 마구잡이식으로 2000자를 채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질적으로 높은 2000자를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목차를 잡고 어떤 구조로 글을 적어나갈 것인지 설계도를 그리는 게 필요하다. 무턱대로 글을 써내려가다 보면 자신이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게 된다. 그런 글은 읽는이로 하여금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러니 자신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어떤 내용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어떤 근거를 내세울지 어떤 결론으로 글을 마무리할지 정해 놓고 출발해야 한다. 더해, 평소에 메모하며 글감을 모으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글을 쓰는게 쉬워질 것이다.

 

글쓰기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흐뜨러진 정신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바로 글쓰기다. 알게 모르게 글을 쓰고 나면 무언가 개운하고 상쾌한 기분이 든 적이 많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당신의 의식이 글을 쓰는 동안 한 군데로 모였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인생을 충만하게 살도록 도와준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언어를 영구적으로 남기는 작업이며 끊없이 생각하는 과정이다. 글쓰기는 당신의 사고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준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말도 잘하게 되어 있다. 결국 둘 다 언어 행위이기 때문이다. 흐뜨러지는 엔트로피를 하나로 모아 혼돈을 줄여주는 글쓰기는 인생의 질을 높여주는 최고의 수단이다. 

 

더해서 저자는 영화를 소설로 만들어보기, 관찰/관람한 것을 세 가지 키워드를 꼽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글 써보기와 같은 작업을 주문한다. 일기도 좋은 선택이다. 두뇌 회로를 적극적으로 돌려가며 글을 쓰는 행위는 당신의 인생이 영원한 우주에 각인되도록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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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정신분석학자다.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건전한 사회>, <자유로부터의 도피> 등의 저작들은 전 세계적으로 수 백만부가 팔린바 있다.


프롬은 서문에서부터 이 책의 목표를 당당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장 능동적으로 자신의 퍼스낼리티 전체를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한, 또한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개인적인 사랑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주려고 한다.(p.5)"


'사랑에 빠진다' 영어로는 'fall in love'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랑은 계산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본능적인 것이다. 불륜을 저질른 사람이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고 하는 것 처럼 우리는 사랑을 아름답고 순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기술이라고 말한다. 기술이라고 하면 연마하고 익힘으로써 자유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의문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고 사랑 할 수 있는것인가? 사랑은 비자발적인 어떤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프롬은 천천히 자신의 주장을 논증해 나간다. 인간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인생을 시작한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어머니와 하나 였던 아이는 태어남으로써 '분리'를 경험한다. 점점 더 발달하는 자의식은 인간을 고독한 존재로 만든다. 이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이다. 자연스럽게 인간은 무언가와 합일 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을 통해서 가능하다. 사랑은 완전한 병합을 가능하게  한다. 남녀간의 사랑은 그들을 하나로 만든다. 남자는 여자가 되고 여자는 남자가 된다. 사랑에 실패한 이는 정상적인 인생을 살 수 없다. 사랑을 통해서만 인간은 고독과 분리라는 실존적 상태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사랑을 받는것일까? 프롬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사랑은 전적으로 줌으로써만 가능하다. 남녀간의 성행위를 통해서 저자는 예를 들고 있는데 남성은 자신의 정액을 여성에게 줘야만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액을 주지 못하는 남자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것이며 주지 않고는 남성은 버틸 수 없다. 여성 또한 마찬가지다. 여성은 성기로 남성의 성기를 받음으로써 남성에게 사랑을 준다. 또한 여성은 자신의 아이에게 젖을 줌으로써 사랑을 실현한다. 젖을 주지 않고는 버틸 수 없다. 


사랑은 수동적이기 보다 능동적이다. 무언가에 쫓겨 돈을 추구하고 명예를 추구하는 이들은 수동적인 인간들이다. 하지만 내면의 사유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은 능동적이며 적극적 사랑을 할 수 있는 이들이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p.40)"


때문에 사람은 누군가를 돕지 않는 한 외로움에 빠진다. 누군가를 도움으로써 인간은 자신의 사랑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자본주의는 사랑을 물질화 시키고 성을 기계적으로 측정한다. 현대인은 과거와 미래에 살지 현재에 살지 못한다. 이들은 회상하고 희망하면서 자기 자신을 마취한다. 자본주의의 구조는 사람들이 현재를 살지 못하게 하고, 끊임없이 수동적으로 무언가를 추구하게 만듦으로써 주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프롬이 제시하는 사랑의 기술을 실천하는 방법은 무얼까? 간단하다. 쾌락적인 것에 빠지지 않고 아침 일찍 일어나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 독서를 하고 일기를 쓰고 봉사를 하는 것. 기본적인 사랑의 규칙들이다. 개인은 자기 자신에게 충만하게 행동함으로써 사랑의 기본 요건들을 점점 더 실천시켜 나갈 수 있다. 돈과 명예라는 허구적 가치들을 추구하지 않고 진실을 추구하는 것. 홀로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하루 20분 동안 명상을 하는 것. 아침 일찍 일어나 빈 백지에 자신의 생각들을 적어내는 것. 


사실 프롬이 주문하는 것들은 간단하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게 행동하며 허영심을 품지 말라는 거다. 우리는 겸손하게 굴며, 자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어머니와 아버지의 품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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