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초일류 정상국가>
■ 황교안은 누구?
일단, 황교안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던 사람이다. 공안 검사로서 이름을 널리 알렸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통진당 해산에 주도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2020년 보궐선거에서 참패하기 전까지만 해도 야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였기도 하다.
<초일류 정상국가>는 황교안씨가 대통령 출마선언에 맞춰 출간한 책이며, 책 안에는 그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적혀있다. 아무래도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현 여당,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적어내고 있다.
현 정부의 내로남불을 시작으로 진영논리에 빠져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정부. 반일 운동을 정치적인 의도로 사용했다는 비판. 윤미향. 이상직. 조국같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을 비롯해 현 정부를 일갈하고 있다. 배부른 여의도는 궁핍한 국민들의 삶이 어떠한지 잊어버린지 오래되었으며, 더 이상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려는 정치인은 보기 힘들다.
황교안씨는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내려온 후 1년동안 고민하며 막스 베버가 말한. '열정에 가득 찬 모험가'같은 정치인이 되겠노라고 결심하며 정치에 발을 딛였다고 한다. 결국 그는 2020년을 기점으로 거의 정계은퇴(?)하다 시피 내려와야 했지만. 그가 정통 보수로서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매스컴에서는 황교안씨를 극우라고 비판하고, 진중권씨는 기독교보수주의라며 비판했다. 황교안씨가 개신교로서 전광훈 목사와 어울렸던 건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탄핵의 여파가 계속 남아있던 상황인데다가, 부역자라는 황교안에 대한 중도층의 비토감을 걷어내기 위해선 조금 보수의 색을 벗어던질 필요가 있었다.
물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사건과 공수처, 선거법 개정같은 정부의 폭정과 다수결의 폭정 앞에서 강력 투쟁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하겠으나 시대가 많이 바뀐 듯 하다. 아무래도 좌파와 우파의 박스권 35퍼센트를 제외하고 중도가 캐스팅보드인 상황에서 보수의 장외 투쟁은 부정적으로 느껴졌던거 같다. 아무리 정부여당의 폭정이긴하였어도..
진영논리, 공감의 부재, 팬덤정치, 청년의 희망 부재, 세대갈등, 무능력, 무양심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거론하며 이것으로부터 일단 '정상(正常)'국가로 가야한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은 정상(丁常), 초일류 국가로 가야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가 말하는 7대 과제는 성장, 인구, 기후, 국제, AI, 존엄성, 정부개혁이다. 사실 기후문제나 AI같은 경우는 그렇게 깊은 수준에서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상적으로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했다. 물론 정치인이 모든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아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 몇권 읽어보시고 적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게다가 인구문제를 거론하시며 페미니즘을 다루고 계신데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계셔서 조금 실망감이 들었다.
7대 과제 부분에서 본인의 의견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적으셨다면 좋은 책이 됬을거라고 본다. 그리고 일단 황교안씨는 정통 보수라고 볼 수 있는데 솔직히 황교안씨만의 생각이라기 보단 그저 '보수'가 말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황교안씨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은 인정하긴 하지만 과연 이런 내용으로 중도표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혹은 다른 대통령 후보에 비해 차별화를 보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대통령이 반드시 차별화를 가져가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 황교안씨의 인기가 점점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본인만의 뚜렷한 장점이 보이지 않는 책이었다. 홍준표씨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솔직히 와닿지 않았고
윤석열씨는 공정이라는 무기가 있다. 유승민씨나 윤희숙씨 김동연씨같은 경우는 경제를 필두로 올것이다. 그래서 나는 황교안씨가 좀더 크게 가기 위해선 본인만의 아이템을 빨리 찾으셔야 할것 같은 느낌이다.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건 사실 보수 입장에서는 엇비슷하다. 소득주도, 내로남불, 주52시간, 반일, 대북정책 이런 비판은 어떤 경선후보도 비슷할 텐데 말이다. 결국 대선은 미래를 보여주는 선거로서. 본인이 박근혜 정부의 부역자라는 이미지를 벗고 강성보수라는 이미지를 벗고 정말 희망찬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줘야 할 텐데. 솔직히 그 부분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는거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책 전체적으로 청년에 대한 공감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20대 남성인 나로서는 황교안씨가 20대 청년들을 많이 만나보고 공감하려고 노력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느껴졌다. 그 부분에서 진실성이 느껴졌기에 책 사길 잘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으로 글도 쉽게 읽히고 퇴고도 많이 하신듯하다. 앞으로 대선이 8개월정도 남았는데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한다.
정치가 어느 순간부터 아고라로 대표되는 공론장 내 토론이 아닌 콜로세움 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글레디에이터로 변질된 것은 현대 민주주의의 비극이자 한 국가의 통합과 화합을 철저하게 파괴하는 위협요소이다. - P49
하지만 정작 대한민국 학부형 중에서 자기 자식 좋은 학교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 내 평등교육을 외치는 사람들의 면면만 보아도 항상 자기자식만큼은 예외적이다. - P137
우리는 누구나 다 약자가 될 수 있따. 아무리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건강을 잃는다면 한순간에 빈곤층이 될 수 있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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