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정신분석학자다.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건전한 사회>, <자유로부터의 도피> 등의 저작들은 전 세계적으로 수 백만부가 팔린바 있다.


프롬은 서문에서부터 이 책의 목표를 당당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장 능동적으로 자신의 퍼스낼리티 전체를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한, 또한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개인적인 사랑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주려고 한다.(p.5)"


'사랑에 빠진다' 영어로는 'fall in love'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랑은 계산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본능적인 것이다. 불륜을 저질른 사람이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고 하는 것 처럼 우리는 사랑을 아름답고 순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기술이라고 말한다. 기술이라고 하면 연마하고 익힘으로써 자유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의문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고 사랑 할 수 있는것인가? 사랑은 비자발적인 어떤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프롬은 천천히 자신의 주장을 논증해 나간다. 인간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인생을 시작한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어머니와 하나 였던 아이는 태어남으로써 '분리'를 경험한다. 점점 더 발달하는 자의식은 인간을 고독한 존재로 만든다. 이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이다. 자연스럽게 인간은 무언가와 합일 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을 통해서 가능하다. 사랑은 완전한 병합을 가능하게  한다. 남녀간의 사랑은 그들을 하나로 만든다. 남자는 여자가 되고 여자는 남자가 된다. 사랑에 실패한 이는 정상적인 인생을 살 수 없다. 사랑을 통해서만 인간은 고독과 분리라는 실존적 상태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사랑을 받는것일까? 프롬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사랑은 전적으로 줌으로써만 가능하다. 남녀간의 성행위를 통해서 저자는 예를 들고 있는데 남성은 자신의 정액을 여성에게 줘야만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액을 주지 못하는 남자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것이며 주지 않고는 남성은 버틸 수 없다. 여성 또한 마찬가지다. 여성은 성기로 남성의 성기를 받음으로써 남성에게 사랑을 준다. 또한 여성은 자신의 아이에게 젖을 줌으로써 사랑을 실현한다. 젖을 주지 않고는 버틸 수 없다. 


사랑은 수동적이기 보다 능동적이다. 무언가에 쫓겨 돈을 추구하고 명예를 추구하는 이들은 수동적인 인간들이다. 하지만 내면의 사유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은 능동적이며 적극적 사랑을 할 수 있는 이들이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p.40)"


때문에 사람은 누군가를 돕지 않는 한 외로움에 빠진다. 누군가를 도움으로써 인간은 자신의 사랑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자본주의는 사랑을 물질화 시키고 성을 기계적으로 측정한다. 현대인은 과거와 미래에 살지 현재에 살지 못한다. 이들은 회상하고 희망하면서 자기 자신을 마취한다. 자본주의의 구조는 사람들이 현재를 살지 못하게 하고, 끊임없이 수동적으로 무언가를 추구하게 만듦으로써 주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프롬이 제시하는 사랑의 기술을 실천하는 방법은 무얼까? 간단하다. 쾌락적인 것에 빠지지 않고 아침 일찍 일어나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 독서를 하고 일기를 쓰고 봉사를 하는 것. 기본적인 사랑의 규칙들이다. 개인은 자기 자신에게 충만하게 행동함으로써 사랑의 기본 요건들을 점점 더 실천시켜 나갈 수 있다. 돈과 명예라는 허구적 가치들을 추구하지 않고 진실을 추구하는 것. 홀로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하루 20분 동안 명상을 하는 것. 아침 일찍 일어나 빈 백지에 자신의 생각들을 적어내는 것. 


사실 프롬이 주문하는 것들은 간단하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게 행동하며 허영심을 품지 말라는 거다. 우리는 겸손하게 굴며, 자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어머니와 아버지의 품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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