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즐거움 - 개정판 매스터마인즈 1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이희재 옮김 / 해냄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칙센트 미하이는 1934년에 태어난 헝가리 심리학자다. 긍정심리학자이며 현재 심리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인생을 바람직하게 살아가기 위한 조건으로 '몰입'을 주장하는데, 책 <몰입의 즐거움>은 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1. 일상의 구조 2. 경험의 내용 3. 일과 감정 4. 일의 역설 5. 여가는 기회이며 동시에 함정 6. 인간 관계와 삶의 질 7. 삶의 패턴을 바꾼다 8. 자기목적성을 가진 사람 9. 운명애 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조라는 사람의 이야기로 책을 시작하고 있다. 그는 공장 노동자로서 삶을 살아갔는데 칙센트 미하이가 말하길 자신은 유명하고 성공한 정치인, 사업가, 학자, 과학자, 예술가 등을 수 없이도 만나봤지만 조만큼 인상깊고 멋진 인생을 산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조가 다니던 공장에서 일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다. 일과가 끝나고 나면 그들은 근처 술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조는 달랐다. 자기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또 조립에 있어서 시간을 단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장인 정신을 발휘 했다고 한다. 집에 돌아가서는 자기만의 연구를 하며 기계 조립에 관한 지식을 쌓아갔고 온갖 발명품들을 만들어냈다. 공장 노동자들은 조에 대해 어떤 선망을 가지고 있었고 조가 없으면 공장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였다.


칙센트 미하이는 '조'야 말로 인생에 자신의 의지를 집중시키며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는 몰입하는 삶의 표본이라고 말한다.  몰입이란 무얼까? 다음 사진은 칙센트 미하이가 말하는 의식의 8가지 분류이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2사분면에 위치한 몰입은 과제의 수준이 높으며 높은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하다. 이런 몰입의 상태에서 우리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작업에 임하게 되며 의식을 우리 내부로 완전히 가져오게 된다. 작업이 마무리 된 후 우리는 완전한 기쁨과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칙센트 미하이가 말하는 바람직한 삶의 자세이며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한 비결이다. 책의 맨 앞에는 오든의 격언이 나온다. '참다운 삶을 바라는 사람은 주저 말고 나서라. 싫으면 그뿐이지만, 그럼 묘자리나 보러 다니든가' 


우리 인생은 한정되있다. 인간은 누구나 죽기 마련이고 평생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정력은 한정되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신의 에너지를 최대한 폭발적으로 사용하는 것만이 최고의 인생을 살기 위한 유일한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몰입을 통해 가능하며, 몰입은 뚜렷한 목표와 그에 걸맞는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몰입의 과정을 통해 우리 삶을 스스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인간의 실존적 고통.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몰입 후에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온 우주가 내면에 존재했던 그 경험은 마음과 정신을 고양시키고 보이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때문이다. 앞선 의문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해소되어버린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는 일을 하기 싫어하지만 일을 할 때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연휴 동안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멍하게 시간을 보낸적이 있다면 다들 알 것이다. 삶의 활력이 사라지고 오히려 몸이 아파진다는 것을. 또한 자기가 좋아하는 여가 생활를 할 때 삶이 즐겁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생산적인 여가 활동에서만 가능하고 수동적 여가에서는 몰입 경험을 하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칙센트 미하이는 말한다.


안타깝게도 몰입 경험을 평생동안 하지 못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인생을 잘 살아가고, 삶을 자신 스스로 정당화 하기 위해선 쓸데없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해야 하는 삶에 시간을 소비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행동하는 삶에 스스로 떳떳함을 느끼기란 힘들다. 그러므로 칙센트미하이는 자기 자신에게 무서울치 만큼 솔직한 판단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갈것을 주문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우주의 엔트로피와 몰입경험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상당히 인상적이다. 우주는 에너지가 흩뜨러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에 거슬러 질서를 만드려는 노력이 바로 '선'이라고 말한다. 본능에 따라 살아가기란 쉽다. 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남을 위해 봉사를 하며, 세상을 좀 더 올바르게 만드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우주의 엔트로피 방향에 역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몰입경험이 있다. 우주의 방향을 완전히 거슬러 질서를 무한히 창조하는 일련의 과정. 그것을 어찌보면 몰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생이 짧더라도 우주의 진화 방향에 일조하며 그 안에 우리의 자아를 영원히 각인시키겠다는 의지. 그것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말하며 칙센트 미하이는 책을 마무리 한다.


마지막 9장 운명애 파트는 두고 두고 읽어 볼 가치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왜 우리가 이기적으로 살아갔을 때 오히려 삶의 질과 행복도가 낮아지는지에 대해 철학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영원한 우주의 로고스에 한 인간의 짧은 생애를 각인시킬 수 있는 방법은 우리의 생을 영원하게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의도, 목표, 동기 부여는 심리적 반엔트로피를 조성한다. 정신력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작업의 우선 순위를 조정하면서 의식 안에 질서를 세우는 것이다. 질서가 없으면 정신적 과정은 두서가 없어지고 감정의 질은 급격히 저하된다. - P36

삶은 스스로 정당화 된다. - P46

인생을 길게 보면, 물질적으로는 편해도 마음은 편치 못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백번 낫고 또 의당 그래야 옳다. 그런 결정을 내리기란 참으로 힘들며 자신에게 무서우리만큼 정직해야 한다. - P136

우주의 미래가 내 한 손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한시도 접지 말되, 내가 하는 일이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 때마다 그걸 비웃어라 - P175

"나는 피치 못할 일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법을 자꾸자꾸 배우고 싶다. 그럼 나도 세상을 아름답게 맏느는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까"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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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글리 2021-02-05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짧지만 매우 함축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잘 갈무리가 된 서평입니다.
몰입의 즐거움을 2~3번 읽었는데도, 서평을 보니 다시 읽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멍게 2021-02-17 06: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에요. 저도 몇 번이나 읽었어요.. 볼 때마다 정신차리게 해주는 책이랄까? 자기 삶에 무서울치만큼 솔직하기란 힘든일인거 같네요. 저는 정말 비겁한 인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