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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배우다
전영애 지음, 황규백 그림 / 청림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괴테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전영애 서울대 독문과 교수이다. 저자는 자는 서울대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킬대학에서 수학했으며 2011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독일 바이마르 괴테 학회가 수여하는 괴테 금메달(Goldene Goethe
Medaille)을 수상했다.
괴테 금메달은 1885년 설립된 바이마르 괴테 학회가 1910년부터 문호 괴테 연구에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수여해 온 상으로 괴테 연구자와
활동가 사이에서는 최고 영예의 상으로 꼽힌다.
책에는 저자가 독일과 한국에서 만난 각계각층의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느꼈던 감동적인 사연들과 프란츠 카프카, 니체, 쿤체 시인 등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문학세계에 대한 소개도 담고 있다.
특히 의미가 있는것은 저자는 삶과 글 사이를 넘나들며 마음에 자취를 남긴 단상과 삶의 지혜를 담아 펴낸 첫 에세이집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번역한 카프카의 이방인이란 책 후기에서 이 책이 ‘카프카처럼 한 문장 한 문장에 큰 공을 들인 저술’이며 ‘카프카의 작품들이 도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 책’이라고 기술한 부분이 있다.카프카의 작품에서는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여 있고, 결론이나 단언도 찾아볼
수 없이 출구 없는 막막한 삶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는 이 책이 특히 ‘개인적으로 ’문학‘에 눈을 뜨게 해준 책’이라고 했다. 가족과 갈등을
빚고 직업을 못 견뎌하며 결혼생활의 인력과 척력 사이에서 방황했던, 세상과 불화했던 카프카. 그의 고통과 문학을 이해하기에 지금은 내가
부족하지만 이 책이 혹시 어떤 복선은 아닐까. 다시 만날 날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카프카의 그 깊고도 어두운 세계를 이해하기에 아주 많이
부족하고 시야가 좁다는 뜻일 것이다.
살면서 방황하고 있는 건 어딘가로 가겠다는 ’목표‘가 자기 속에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파우스트는 끊임없이 잘못을
저지르면서도 어디든지 가본다. 많은 사람이 대게 ’요만큼‘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파우스트처럼 세계를 무한히 넓혀간다.
이 책은 독일과 한국을 자주 왕래하면서, 무엇보다 삶의 한가운데서 느낀 단상들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삶 자체로 기쁨이고 선물인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전하고 싶은 욕심, 그것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였다고 말한다. 사람들 속에 둘러 싸여서도 괜히 외롭다고 느낄 때, 이젠
닿을 수 없는 누군가가 가슴 아리도록 그리울 때, 삶의 고난과 문제 앞에 좌절하게 될 때, 그때가 바로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