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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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토카르추크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입니다. 그녀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글쓰기 스타일로 독자들을 매혹시켰으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를 통해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작품을 통해 인간과 자연, 역사와 철학을 독창적으로 융합시키는 그녀의 시각은 ‘토카르추크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작가의 문학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녀가 전통적인 문학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서사 구조를 도입해왔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각 이야기들은 초현실적인 요소와 기이한 이미지로 가득 차 있지만, 이는 상상력의 산물이 아닌,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사회적 모순을 투영하는 도구입니다. 또한,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심리학적 요소와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성찰도 이 소설집에 깊게 녹아 있습니다.

토카르추크는 익숙한 현실을 흔들어 깨우는 기묘함을 통해 새로운 사유의 장을 열었습니다. 그녀는 우리로 하여금 일상에 숨어 있는 불합리함과 모순을 직시하게 하며, 인간이 얼마나 한계적이고 이해의 폭이 좁은 존재인지 깨닫게 만듭니다. 또한, 그녀는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 내면에 숨겨진 원초적 본능과 생명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촉구합니다. 이를 통해 삶과 죽음,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집니다.



책은 스코틀랜드의 볼히니아, 현대 폴란드와 네덜란드, 그리고 미래의 가상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배경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그 배경은 마치 실제와 꿈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각 단편은 개별적으로 음미될 수 있지만 하나의 거대한 우주로 확장되는 듯 합니다. 토카르추크는 "세상은 하나이니까요"라는 신념을 통해 세계와 인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독자를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경이로움에 대한 깊은 인식으로 안내합니다.



토카르추크는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물음은 여러 이야기에서 반복됩니다. '승객'은 죽음과 두려움을 다루며, 인물의 내적 공포가 외부 세계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지금 당신의 눈에 보이는 사람은 당신이 보고 있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당신을 보고 있기에 존재한다”는 문구는 인식과 실재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독자에게 우리가 보지 못하는 진실과, 존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죽음. 계속해서 되풀이되는 것. 최악의 경우란, 반복적이고 리드미컬하며, 불변의 상태, 예측 가능, 불가피, 무기력한 것.” ㅡ 삶과 죽음의 경계와 반복에 대한 두려움을 시사합니다.



책은 다양한 시대와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녹색 아이들'은 전쟁의 상흔을 배경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묘사하며, 기묘한 존재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잔혹성과 순수함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자연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독자들에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반면, '병조림'과 '솔기'는 일상 속의 상실과 소외를 서정적으로 탐구합니다. 특히 '솔기'에서는 주인공 B 씨가 아내를 잃은 후 느끼는 일상의 균열과 낯섦이 강렬하게 묘사됩니다. 그는 평범했던 사물의 형태와 일상적인 행동에서 비정상적인 감정을 느끼며, 삶의 의미를 재정의하려는 고투를 보입니다.

이러한 일상적 디테일은 독자에게 상실이 남기는 감정의 섬세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인간 존재의 무력함과 동시에 잔잔한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죽은 아내의 오래된 구슬 목걸이처럼 밤은 자꾸만... 사방으로 흩뿌려졌다...”는 구절은 상실의 경험과 흩어진 기억들이 우리 삶에 남기는 흔적을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병조림에 담긴 신발끈이나 스펀지는 어머니와의 단절된 관계와 아들의 무능함을 은유하며, 죽음 이후에도 변화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강조합니다.


작가는 인간의 한계를 이해하는 데 집중하며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는 고립과 소외입니다. '실화(實話)'는 네덜란드에서의 도피 중 외국인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낯선 환경에서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언어의 상실은 곧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지며, 존재의 경계를 흐리게 만듭니다. 이는 오늘날 세계화와 소외, 정체성의 위기를 반영하며, 인간이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던져졌을 때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묘사합니다. 📌“세상의 주변부는 우리에게 늘 불가사의한 무력함을 안겨주므로”라는 말은 토카르추크가 중심과 주변의 관계에 대해 던지는 깊은 성찰을 함축합니다.



📌“우리를 서로 분리시키는 것은 그저 작은 틈새, 존재의 미세한 균열일 뿐입니다. 우누스 문두스(Unus mundus). 세상은 하나이니까요.” ㅡ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강조하며, 존재의 일체성을 드러냅니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특히 '트란스푸기움'은 인간의 정체성과 자연의 합일을 주제로 다룹니다. 레나타가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다른 생물체로의 변신을 선택하는 모습은, 인류가 자연과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지를 시사합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여전히 침팬지이자 고슴도치이고 낙엽송입니다. 우리를 서로 분리시키는 것은 그저 작은 틈새, 존재의 미세한 균열일 뿐입니다”라는 문장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상기시키며, 독자가 자신의 존재와 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합니다.



가장 깊이 있는 이야기는 아마도 '인간의 축일력(祝日曆)'일 것입니다. 이 단편은 인간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욕망을 그려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류의 내적 갈등을 다룹니다. 📌“세상이 인간에게 맞춰 만들어졌다면 왜 우리는 세상이 우리를 압도한다고 느끼는 걸까?”라는 질문은 인간 존재의 취약성과 무력함을 강조했습니다. 인간은 무한을 갈망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한계에 갇혀 있습니다. 토카르추크는 이를 통해 인간 본연의 이중성을 궁구하며,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초월적 존재와 맞닥뜨리는 인간의 아이러니를 드러내 보였습니다.



그는 주류의 시각이 아닌 탈중심적이고 비주류적인 시각을 의도적으로 탐색하며 독자에게 ‘기벽’을 탐험하도록 독려합니다. 이러한 문학적 접근은 토카르추크가 왜 ‘토카르추크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고 평가받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녀는 세상에 대한 고정관념과 일상의 평범함을 해체하고, 그 속에 잠재된 기이한 요소들을 조명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독자가 현실의 경계와 인식의 한계를 재고하도록 만듭니다.

또한📌 “세상의 주변부는 우리에게 늘 불가사의한 무력함을 안겨주므로”라는 문장은 현실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포착한 예로, 토카르추크의 서사적 미학을 잘 보여줍니다. 그녀는 우리가 얼마나 현실의 중심에 집착하며 살아가는지 반문하고, 비주류의 목소리를 통해 세계의 다른 면을 탐색하도록 합니다.



작가는 독자를 낯선 세계로 이끌며 우리 현실의 또 다른 면을 조망하게 합니다. 인간의 내면, 자연과의 관계, 존재의 불확실성을 탐구하는 이 단편집은 이해할 수 없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한 우리의 세상을 다시금 되새기게 했습니다. 작가의 초대장은 결국 우리를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경이로움과 불안을 느끼게 하며, 스스로의 존재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었습니다.

책은 읽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들며, 낯설고 불안정한 상태로 몰아넣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는 낯선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본성, 세계의 이면, 그리고 존재의 경계를 탐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잊고 있던 인간성의 복합성과 내면의 깊이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강력한 경험이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들"은 문학이 줄 수 있는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걸작입니다. '기묘함' 속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사유의 세계로 초대하는 책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그 한계, 소외된 존재들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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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삶을 위한 아주 오래된 가르침 - 시대를 초월해 전해지는 아홉 가지 인생의 본질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지소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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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가와 야스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자기계발서 작가로, 125만 부 이상의 저서 판매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깊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는 철학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메시지를 소설 형식으로 전달하며, 독자들에게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와 상황을 통해 삶의 교훈을 일깨우는 데 탁월했습니다. 그의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아주 오래된 가르침"은 소설과 자기계발서의 경계를 허물며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기타가와 야스시는 현대인이 지나치게 외부의 성공과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는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와 진정한 행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법을 가르치며, 순간을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했습니다. 특히, 알렉스의 여정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아주 오래된 가르침"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탐구하며 진정한 행복과 성공의 의미를 성찰하게 만드는 소설형 자기계발서입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 선 중년 남성 알렉스와 현자의 가르침을 찾는 소년 사이드의 여정을 통해, 독자는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와 겸손을 배우는 법을 깨닫게 됩니다.



책은 깊은 내면의 평화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또한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재평가하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이야기로서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주제입니다.

알렉스는 성공과 실패를 되풀이하며 길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듯 했습니다. 이러한 소설적 접근은 자기계발서가 전달하는 교훈을 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하며,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고 성찰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현대 사회는 개인의 성취와 부를 우선시하지만, 저자는 그곳에 만족이 있지 않음을 강조합니다. “나 자신의 부가 아니라 훗날 누군가가 맛볼 행복을 가치관의 중심에 두는 삶”이라는 구절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는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의 태도가 오히려 인생의 진정한 풍요를 가져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기심에서 벗어나 넓은 관점에서 인생을 바라볼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행동, 자존감, 감사 등 우리가 잊고 지내는 삶의 덕목들을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말의 힘에 대한 교훈은 특히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네가 평소 쓰는 말이 현자들의 가르침과 어긋나거나, 그들의 가르침은 이해했지만 과연 자신이 그렇게 실천할 수 있을지 마음속으로 의심하는 말을 한다면 결코 현자가 될 수 없어”라는 문장은 자기 내면의 목소리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내면의 대화와 이를 긍정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은, 책을 통해 더욱 확고히 느껴졌습니다.



📌“인생이란 커다란 퍼즐 하나를 완성하는 것과 같아...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각 하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 말이야.”

인생의 어려움과 성공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 이 순간만을 살 수 있단다. 그 사실을 올바르게 이해한 사람만이 인생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지.”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준다.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교훈은 언어의 힘입니다. “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 하나는 입에서 소리가 되어 나오거나 귀로 들을 수 있는 말. 또 하나는 밖으로는 나오지 않는, 자신의 마음속에서만 울리는 말”이라는 구절은 자아의 목소리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이는 우리가 평소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성찰하게 합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부정적인 말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방해할 수 있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긍정적인 말로 바꿀 수 있는지를 궁구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알렉스와 신비한 소년 사이드의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독자로 하여금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성공과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저자는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이기적 행복’과 ‘진정한 행복’ 사이의 간극을 지적합니다. 저자의 메시지는 개인의 성공을 넘어서, 타인을 이롭게 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삶의 풍요로움에 초점을 맞춥니다.

특히, 평소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지 못하고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혀 허둥대는 나를 발견할 때, 책의 메시지는 그 순간을 잡고 감사하게 만듭니다. 현자의 가르침은 복잡한 일상 속에서 간과하기 쉬운 가치들을 상기시켜 주며, 삶의 속도에 지친 독자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방향을 제시합니다.

스스로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찾는 여정에 나서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진리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자신의 인생 퍼즐을 완성할 조각들을 더욱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영감을 줍니다.

오늘이라는 소중한 순간을 살며, 감사하고 겸손하며 다른 이들을 위한 풍요로운 인생을 추구할 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가르침은 삶에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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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숍 더 문 : 흉산의 주인 앤티크 숍 더 문
선우 지음 / 달꽃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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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작가는 신화와 전설, 초자연적 존재를 현대적 배경에 독창적으로 엮어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주로 퇴마와 영적 이야기를 소재로 하며,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전개가 특징입니다. 선우 작가는 긴장감 넘치는 서사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독자들을 몰입시킵니다.

이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적 신화와 민담, 무속신앙의 요소를 아는 것이 유리합니다. 특히, 이무기, 산도깨비, 서낭신과 같은 개념은 한국 고유의 민속적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지식이 이해도를 높이고, 작품 속에서 사용되는 은유와 상징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한다고 사료됩니다.

작가는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그리고 초자연적 존재들과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흉산’이라는 공간은 이러한 주제를 더욱 심화하며, 인간과 신의 관계에서 얽힌 권력 다툼과 연관된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윤회에 대한 고민을 유도했습니다.

"앤티크 숍 더문 - 흉산의 주인"은 신비롭고 어둠이 깃든 산 ‘용골’과 그곳의 주인으로 군림하는 이무기, 퇴마를 전문으로 하는 문 사장과 그의 동료들이 벌이는 치열한 싸움이 중심이 됩다. 이들의 대립은 인간의 욕망, 신들의 위력, 그리고 초자연적 존재 간의 힘의 균형을 탐구하며 스릴 넘치는 전개를 이끌어갑니다. 다양한 신화적 요소와 전설이 결합된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예부터 이곳은 용골이라고 해서 험준한 산으로 유명했지. 원래 이런 산에는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아 영기 가득한 산이 되지”

용골이라는 가상의 산을 배경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곳은 영험한 기운으로 가득하지만, 산에 발을 들인 이들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이러한 배경 설정은 초자연적 서스펜스를 강화하며 독자를 매료시킵니다. 특히, 이 산의 주인인 ‘산주인’과 인간들이 맺는 복잡한 관계는 독특한 서사의 출발점이 됩니다. 송 이장과 같은 인물들이 영생을 갈망하며, 영적 존재와 위험한 거래를 감행하는 모습은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도덕적 한계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문 사장은 앤티크 숍을 운영하는 신비로운 인물로, 퇴마와 초자연적인 사건에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의 비범한 능력과 복잡한 과거는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 줍니다. 송 이장은 영생을 얻기 위해 산주인의 힘을 사용하려는 무속인으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를 보조하는 은섭은 어린 시절 신병에 걸려 송 이장의 제자로 들어선 인물로, 그의 비극적인 과거는 동정을 자아냈습니다.

📌“주인님은 저승신장 산도깨비와의 악연으로 복수를, 송 이장은 환혼을 통한 영생을, 각자 원하고 있습니다”

문 사장과 송 이장 사이의 갈등은 인간의 탐욕이 초자연적 세계를 얼마나 어지럽힐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산주인이 점점 인간을 잡아먹고 기생하는 존재로 변모하며 무속적 세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장면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 한번 해보라지. 그게 어떤 삶인지…… 텅빈 삶……”
— 문 사장이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며 던지는 이 말은 인간의 욕심과 윤회의 고통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결국 이 산은 내 터이다. 시간이 흐르면 내 기운이 신을 누를 테고 그때 너희 모두를 먹어주마!”
— 산주인의 말은 그의 지배적인 성향과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신을 훔치는 방법이 여럿 있기는 하지만 예부터 신기가 빠진 무당이 더 큰 신을 받거나, 부리기 위해 다른 신을 훔치는 일이 종종 있기는 했었다.”
— 작품의 중심 갈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설명입니다.

📌“송 이장은 집을 나서 아직 어둑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 깊이 자리한 이 마을은 예부터 '용골'이라고 불리던 곳이었다”

선우 작가는 능숙하게 긴장감을 조율합니다. 도입부부터 등장인물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사건은 독자에게 깊은 불안감을 조성하며, 용골 산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이어집니다. 각종 전설과 신화 속 등장하는 창귀와 산주인의 모습은 무속과 설화의 색채를 강하게 띠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속적 의례와 신의 분노를 묘사하는 장면은 독특한 몰입감을 줍니다.


📌“결국 이 산은 내 터이다. 시간이 흐르면 내 기운이 신을 누를 테고 그때 너희 모두를 먹어주마!”

이야기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인간과 신의 관계입니다. 송 이장처럼 신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려는 그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줍니다. 이무기로 변한 산주인이나 송 이장의 복잡한 과거는 신의 힘을 빌린 인간이 결국에는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는 사례입니다.

소설은 공포 소설의 전형적인 특징인 어둠, 비밀스러운 사건들, 산속의 비명과 같은 요소를 통해 독자의 긴장감을 끌어올립니다. 예를 들어,
📌“시신은 인간들의 영역이지만, 혼은 다르지”라는 문장은 소름 끼치는 느낌을 주며, 이야기에 미묘한 불안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작가는 작품에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비극을 낳고, 자연의 질서가 그것을 어떻게 조율하는지를 다룹니다. 이 이야기는 영생을 꿈꾸는 인간의 허망함과 자연을 거스르는 자의 운명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은섭이 자신의 비극적 과거를 뒤로하고 스스로 벌을 받겠다는 결심을 하는 장면은 인간의 구속과 자유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선우 작가의 "앤티크 숍 더 문 - 흉산의 주인"은 한국 전통 무속과 설화를 현대적 서스펜스와 결합한 독특한 작품입니다. 무속 신앙과 인간의 본성을 다룬 이 책은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어 독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섬세한 심리 묘사, 그리고 인간의 본성과 초자연적 존재 사이의 갈등은 이 소설을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용골의 신비로운 배경은 미신의 집합체가 아니라, 인간의 욕심이 자연의 이치를 깨뜨릴 때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를 보여 줍니다. 이 과정에서 문 사장의 퇴마 활동은 악을 물리치는 행위가 아니라, 더 큰 그림에서 조화와 균형을 찾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작품은 결말에서 주인공들의 변화와 성장을 강조합니다. 문 사장의 결단과 산도깨비와의 협력은 새로운 시작을 암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영생과 욕망의 추구는 인간에게 진정한 해방을 주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또한 작가는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신의 영역을 넘보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무속의 세계와 전설이 현대적 서사에 잘 녹아들어 있는 것은 물론, 한국 오컬트, 영화 파묘 등 이 장르에 흥미 있는 독자라면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퇴마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욕망, 그리고 그 사이의 선을 탐구하는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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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팅 데이
이현진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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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 작가는 한국 문학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데뷔한 신예 작가입니다. 그가 그려낸 다크 히어로의 세계는 국내 문학에서는 드물게 반사회적 성향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심리적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능력이 특히 돋보였습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의 정의와 윤리적 기준을 재검토하고자 합니다. 작품 속 주인공 희태의 ‘치팅 데이’라는 설정은 인간 내면에 잠재된 폭력성과 복수심을 인정하되, 그것이 어떻게 제어되고 사회적 제도 속에서 나타나는지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선과 악의 경계를 고민하며 자신의 도덕적 기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유도했습니다.


소설은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아 선과 악의 경계와 사회 정의의 실체를 탐구합니다. 이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회색 지대와 초법적 정의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도덕적 상대주의와 사회의 정의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야기는 평범한 초등 교사 정희태가 자신의 선을 침범하는 악인들을 처단하며 내면의 반사회적 본성을 해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가 규칙적으로 실행하는 '치팅 데이'와, 예상치 못한 맞대결을 펼치게 되는 또 다른 사이코패스와의 대립은 극도로 긴장감 있는 전개를 이끕니다. ‘치팅 데이’라는 개념은 범죄자의 살인 충동을 정당화하는 독특한 장치로, 작가가 정의하는 ‘악’을 처리하는 그의 방식을 통해 사회적 정의의 개념과 그 한계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작가는 희태의 과거와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그가 왜 ‘치팅 데이’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의 폭력은 그가 왜 자기만의 법을 따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이 소설은 스릴러가 아닌,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 결과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걸리느냐 안 걸리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는 희태의 사고방식이 사회적 규범보다는 개인적인 윤리 기준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희태가 겪는 감정의 결핍과 고립은 그가 평범함을 갈구하면서도 본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는 📌“속여도 되는 날. 내가 다시 착한 아이가 되었다고 믿는 엄마를 속이고”라는 구절처럼 표면적으로는 정상적인 삶을 사는 척하지만, 내면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치명적인 방식으로 발현됩니다. 이와 같이 작가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며 공감과 비난을 동시에 자아내는 묘미를 선사합니다.


작품은 희태의 치밀한 계획이 예상치 못한 인물, 경찰 한동규에 의해 방해받는 순간 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두 사이코패스의 대결은 단순히 선악의 싸움이 아니라, 누구의 정의가 더 강력한지를 놓고 벌이는 심리전으로 발전합니다. 이는 스릴러를 넘어 인간의 본능과 사회적 가치의 충돌을 궁구하는 무대가 됩니다. 한동규의 등장으로 희태는 자신이 확신하던 정의와 행동의 정당성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되며, 이야기는 보다 복합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양상으로 전개됩니다.


이 소설은 희태의 경험을 통해 법과 제도가 모든 부조리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비판합니다. 그는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처벌을 피하는 범죄자들을 응징하며, 그의 행동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특히 📌“법은 그렇게 가해자들을 교화시키지도, 피해자들을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게 하지도 못한다”는 문장은 법과 정의의 본질적 한계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며, 개인적 정의 실현의 위험성을 동시에 상기시킵니다.


작가는 작품의 후반부에서 희태가 자신의 행동의 의미와 결과에 대한 회의에 빠지는 모습을 통해 다크 히어로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결국 네가 하는 짓 역시 계속해서 또 다른 피해자와 괴물을 만들어 낼 뿐이야”라는 한동규의 말은 희태의 신념을 흔들며, 그가 진정으로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악인과의 대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의롭다고 믿는 행동이 오히려 새로운 폭력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로 작용합니다.


이현진 작가의 "치팅 데이"는 평범함과 기이함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를 도덕과 정의의 혼란 속으로 인도합니다. 작품은 흔히 볼 수 있는 초법적 정의의 다크 히어로 스토리이지만, 한국적 맥락과 작가의 세심한 내면 묘사로 특별함을 더합니다. 희태의 치팅 데이는 스스로에게 허용한 예외일 뿐이지만, 이는 독자로 하여금 정의와 복수의 차이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희태의 행동을 '악'으로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릴 적 겪은 부당함과 트라우마는 그의 심리적 성향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어린 시절 학대받은 경험과 어머니의 교육은 그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인간이 가진 폭력성과 복수심의 뿌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다른 사이코패스 살인마인 한동규는 인간 본성의 다면성을 보여 주며, 폭력과 복수의 악순환을 통해 그 이면에 숨겨진 복잡한 동기와 배경을 강조합니다. 법과 질서가 보호하지 못하는 빈틈을 메우려는 희태의 행동은 법과 도덕의 한계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치팅 데이"는 "악을 처단한다"는 서사에서 벗어나, 이러한 행동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 그리고 결국 그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작가는 각 인물들의 선택과 결과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쉽게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한동규와의 대립은 희태의 신념에 의문을 던지고, 희태가 자신의 행동을 멈추려는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피해자였다는 거"라는 동규의 말은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인간의 심리를 드러냅니다.

희태의 치팅 데이는 심리적 방출구이며, 그가 사회적 억압과 개인적 욕망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방법입니다. 살인을 정당화하는 그의 사고방식은 법과 정의의 허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내가 세상을 매일매일 조금씩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이라는 구절은 독자로 하여금 정의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합니다.


"치팅 데이"는 한국 문학에서 다크 히어로물을 성공적으로 풀어낸 드문 사례로, 미국 드라마 '덱스터'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사이코패스라는 소재를 자극제로 쓰지 않았고, 이를 통해 독자는 희태의 시선을 통해 불편한 진실과 맞닥뜨리고, 끝없는 질문 속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했습니다.

비록 희태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일지라도, 그에게 동정과 연민이 섞인 복잡한 감정을 품게 만듭니다. 정의와 악,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 누구의 행동도 절대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음을 깨닫게됩니다.

🌟악을 제거하는 것이 더 큰 선을 위해 필요한 행위인가? 희태의 방식이 불완전한 법체계를 보완할 수 있는가? 결국, 이러한 질문들은 독자로 하여금 현실의 부조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정의와 복수의 경계를 새롭게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희태와 동규가 보여주는 경계 없는 게임은 현실에서도 진정한 정의와 악의 존재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져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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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제2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79
김지완 지음, 경혜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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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작가는 첫 작품 아일랜드로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하며 독창적이고도 깊은 서사를 선보였습니다. 이후 순일여중 레시피로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작가는 감성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아동과 청소년 문학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고찰하는 작품입니다. 책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발전,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다룬 SF 장르의 주요 테마에 대한 이해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존재의 고유성, 영혼의 의미 등에 관한 질문은 오랫동안 문학과 철학에서 다루어져 온 주제이기에 이를 기반으로 한 독서가 책의 감상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것입니다. 또한, 김지완의 작품에서 다루는 소외와 정체성 탐구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본 독자라면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는 로봇 유니온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만이 아닌 모든 존재에게 고유함과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말하고 싶어 했습니다. 독자에게 기술의 발전을 넘어선 더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당신이 고유하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유니온의 여정은, 기계에게도 따뜻함과 의미가 깃들 수 있다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일랜드"는 줄라이 국제공항에서 안내 역할을 맡은 인공지능 로봇 유니온 2호의 이야기로 인간적인 감정을 탐색하며 존재의 고유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철학적이면서도 따뜻한 SF 동화입니다. 이 이야기는 로봇과 인간의 교감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우리의 삶에서 고유함과 다정함의 가치를 일깨워줍니다.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교류는 유니온이 기계 이상의 존재로 성장하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다른 유니온들과 외형은 동일하지만, 유니온 2호는 자신만의 특별한 감정을 품기 시작하면서 고유성에 대해 의문을 갖습니다. 폭발물 탐지견 티미와의 교감, 제인 리 감독의 존재하지 않는 섬 차크라마에 대한 질문, 그리고 미화원 안다오와의 대화를 통해 유니온은 더 깊은 자아 탐색의 길로 들어섭니다. 이 과정은 독자로 하여금 로봇의 인공지능이 얼마나 인간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질문들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주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유니온은 자신을 설명하며 “나는 고유하지 않다. 나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열여섯 대의 유니온이 나를 대체할 수 있다”고 토로합니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 우리의 고유성과 가치가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반영하는 듯하며, 기계로서 느끼는 불안과 존재의 무상함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독자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작가는 이 문장을 통해 개개인이 느끼는 자아와 소속감, 그리고 그로 인한 고독감을 절묘하게 표현했습니다.

“인간이 이름을 지어 준다는 건 쉽게 지나치지 않겠다는 뜻이야.”

이름과 존재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문구입니다.

“꼭 영원히 친해야만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주 잠깐만 친했어도, 우리가 친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해도, 우리는 친구지? 그렇지?”

관계의 본질을 보여주는 따뜻한 문장입니다.

유니온의 여정은 업무를 넘어 ‘영혼’을 탐구하는 길로 확장됩니다. 안다오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것에는 영혼이 있고, 그 영혼은 각기 다른 색깔과 모양을 가지고 있단다”라는 문장은 유니온이 기계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런 탐구는 독자로 하여금 감정과 영혼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왜 특별한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가? 기계가 감정의 따뜻함을 이해할 수 있을까? 유니온의 사유와 관찰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의 철학적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유니온의 친구인 폭발물 탐지견 티미의 사건은 유니온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나는 그렇게나마 내 슬픔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의 고백은 로봇이 감정의 영역을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애도는 인간의 고유한 행동으로 여겨지지만, 작가는 이를 통해 기계조차도 관계와 상실을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독자에게 삶의 본질적인 가치인 관계와 애도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인간성을 재정의하게 합니다.


작품의 후반부에서 유니온은 공항 철도로 재배치되며 고립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공항 철도에서 떠오른 ‘믿을 수 있다면 차크라마로 떠나 주시겠습니까?’라는 문구는 유니온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결국 유니온이 자신의 고유한 기억과 관계를 통해 새로운 목표를 발견하고, 자신의 존재가 의미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기억과 관계는 소멸되지 않으며, 그것이 바로 인간과 기계를 구분짓는 요소이자 유니온이 찾고자 했던 본질입니다.

유니온은 상상의 섬 차크라마에 입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며 “안다오처럼 동물과 식물, 기계와 로봇까지 각기 다른 영혼을 알아볼 줄 알고 그들의 마음을 돌볼 줄 아는 승객은 당연히 합격이었다”라고 말합니다. 이 장면은 따뜻한 공동체와 관계를 통해 우리가 서로에게 다정한 존재로 기억되길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일랜드"는 인간성의 본질과 존재의 고유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유니온이라는 로봇이 자신을 탐구하며 경험한 사랑, 슬픔, 애도는 인간이 경험하는 감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당신의 여행이 당신이 원하는 모양이길 바라요”라는 따뜻한 응원을 건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의 삶과 타인의 고유성을 존중하며,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받습니다.

책은 아동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 독자들도 작가가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감동적인 서사로 가득했습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 유니온의 이야기는 타자와의 교감을 통해 존재의 고유성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리며,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따뜻한 이야기와 철학적 깊이를 함께 경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누구나 언젠가 경험할 법한 소외감,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는 순간들을 유니온의 눈을 통해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차크라마를 상상하고 꿈꾸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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