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진짜'와 '가짜'는 그렇게 나뉘지 않습니다.
혼모노(本物)는 때로,
가장 간절히 '진짜가 되려는' 가짜의 몸에서 태어납니다.
그 울퉁불퉁한 경계에서,
성해나는 섬세하고도 무자비한 이야기로 오늘을 기록했습니다.
▪️나는 ‘진짜’ 무엇을 믿고 있는가?
▪️나는 누군가의 ‘진짜’를 함부로 규정하지 않았는가?
▪️과연 진짜와 가짜는 나눌 수 있는 것일까?
🧐 성해나의 소설은 불편함을 주고, 질문을 던지고,
때론 답 없이 독자를 방치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문학의 힘 아닐까요?
➡️ 혼모노, 우리가 마주해야 할 진짜 이야기입니다.
📚책장을 덮고도 마음속에서 문장들이 계속 메아리칩니다.
그 말들에 귀 기울이고,
멈춰 서서 다시 돌아보는 그 순간,
우리는 조금 더 진짜에 가까워졌을지도 모릅니다.
📍혼모노(本物).
'진짜'라는 말이 이렇게 아프고, 이렇게 아름답다니.
성해나, 이 이름은 앞으로 더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이 책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추는
거울 같았습니다. 한 편 한 편이 영화 같고, 한 문장 한 문장이 칼날 같아서, 덮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았습니다.
성해나의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는 진짜와 가짜, 신념과 위선, 전통과 현재, 세대와 세대 사이의 충돌을 강렬한 서사로 풀어낸 단편 7편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혼모노’를 향한 인물들의 집착과 욕망, 좌절을 통해,
우리가 진짜라고 믿고 싶은 것의 실체를 치열하게 파고듭니다.
각 작품은 사회적, 세대적 문제의식을 깊이 있게 다루며, 현실을 날카롭게 반추하게 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성해나는 1994년생, 이제 30대 초반에 접어든 작가지만
그 필력은 이미 ‘차세대 한국문학’을 대표한다는 수식이 아깝지 않습니다.
2024·2025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김만중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고 있고,
‘예스24 독자 투표’에서
20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로 선정되었습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특히 현대 사회의 모순과 세대 간 갈등을 정면으로 다루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빛을 걷으면 빛》, 《두고 온 여름》에 이어
《혼모노》는 그 성찰의 깊이를 한층 더 끌어올린 걸작집이었습니다.
작품의 중심 키워드는 바로 ‘혼모노(本物)’, 즉 ‘진짜’입니다.
하지만 그 ‘진짜’는 단순하게 진실과 위선의 대비가 아닙니다.
시대가 바뀌며, ‘진짜’의 의미도 뒤틀리고, 조롱의 기표가 되기도
합니다.
작가는 무당, 정치인, 스타 팬덤, 기업, 고문 설계자 등 다양한 ‘역할’에 있는 인물을 통해 우리가 부여하는 ‘진짜’의 의미를 되묻고 있습니다.
각 작품은 현재 한국 사회의 시사적 이슈들을 다룰 뿐 아니라,
우리 내면의 윤리와 도덕, 감정의 복잡성까지 건드리기 때문에
사회학적, 심리학적 관점을 함께 갖고 보면 더 풍성하게 읽힐 것입니다.
작가는 《혼모노》를 통해
이 시대의 ‘진짜’가 무엇인지, 그리고 누가 그것을 규정하는지를
묻습니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어디이며,
‘진짜처럼 보이기 위한 가짜’는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
‘찐팬’, ‘찐사랑’, ‘진정성’ 같은 단어들이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
작가는 이렇게 되묻는 듯합니다.
❗️“정말 진짜는 존재하나요? 아니, 진짜가 필요한가요?”
이 소설집은 ‘진짜의 집착’이 낳는 사회적 허상과 개인의 몰락을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찐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나'를 마주하게
만드는 감정은, 우리가 부정하고 싶은 자화상일지도 모릅니다.
‘진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오랫동안 인간이 탐색해온 문제입니다.
하지만 성해나 작가의 소설집 《혼모노》는
이 질문을 지금, 바로 여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갈등과 모순 속으로
끌고 들어와 매우 동시대적이고 매우 개인적인 고민으로 전환시킵니다.
작가는 소설이라는 틀 안에서 자신 있게, 때로는 무섭도록 날카롭게
이 시대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의 파편들을 들춰냅니다.
또한 이 양면적인 단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많은 ‘가짜’를 진짜로 믿고 살아가는지를
되묻습니다.
🔰일곱 개의 세계, 일곱 개의 질문
📖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대중문화의 소비자, ‘팬’의 내면을 가장 세밀하게 묘사한 단편입니다.
윤리적 물의를 일으킨 감독의 광팬인 ‘나’는 자신이 ‘진짜 팬’임을 증명하기 위해 그의 잘못을 부정하고, 무시하고, 감싸려 합니다. 하지만 죄책감과 흥분이 교차하며, 결국 “이미 일어난 일은 없던 일이 될 수 없다”는 현실 앞에 섭니다.
📌 “어쩐지 죄를 저지르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흥분되었다”는 문장은, 우리가 무의식 중에 외면하거나 미화했던 ‘불편한 진심’을 날것 그대로 들이밉니다.
덕질의 본질이 아닌,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진실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좋아하지만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
그 모순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마주하며, 외면하고 있는가?
📖 스무드
한국계 미국인 듀이가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겪는 혼란과 모순.
익숙한 것이 낯설고, 낯선 것이 따뜻했던 하루.
📌 “아주 좋은 하루였어요."
한국을 처음 방문한 재미교포 듀이의 눈을 통해,
우리가 평소에는 자각하지 못했던
‘한국’이라는 공간의 양가성을 예리하게 조망합니다.
작가는 아무 말 없이 그 모순을 ‘스무드(매끈한)’하게 보여줍니다.
그것이 오히려 더 서늘했습니다.
📌 “그들의 과도한 친절이 수상하긴 했으나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다.”
📌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입니다.”
정치적 상징으로 소비되는 ‘대통령’, 과도하게 친절한 시위자들,
미국보다 더 ‘미국인 같은’ 듀이.
그의 시선은 낯설기 때문에 더욱 선명합니다.
‘진짜 한국인’은 누구인가? 이 질문은 독자에게 돌아옵니다.
📖 혼모노
정체성과 존재를 걸고 신을 빼앗긴 문수와 신애기의 이야기.
권력과 세대, 신념과 흔들림의 이야기.
무속이라는 전통적이고 민감한 소재를 바탕으로 ‘진짜’와 ‘가짜’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삼십 년을 신을 모신 문수는 이제 신에게서도, 세상에서도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 “신애기”라는 새로운 ‘진짜’가 나타납니다.
둘 사이의 갈등은 세대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 "진짜라는 것은 누가, 어떻게 증명하는가?
세월과 경력이, 아니면 신의 선택이? 아니면 그저 젊음과 새로운 방식이?"
이 질문을 이 소설만큼 압도적으로,
광기 어린 몰입으로 보여준 작품은 드물 것입니다.
끝내 문수는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이라고 말하며,
비로소 진짜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자신과 마주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질문의 힘은 강렬했습니다.
📌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
또한 정체성과 자존감, 그리고 믿음이 산산이 부서진 인간이
마지막으로 붙드는 ‘허상’의 끝을 보여줍니다.
문수의 광기와 절망은 섬뜩할 정도로 진짜고,
그 끝에 도달했을 때야말로 그는 자기 삶의 진실과 마주합니다.
📖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 “빛이 인간에게 희망뿐 아니라 두려움과 무력감을 안길 수도 있다는 것을요.”
건축이 공간을 규정하듯,
권력도 인간의 사고와 감정을 규정하고 재단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합리성’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어떻게 인간을 잠식하는지를 보여줍니다.
📌 “희망이 인간을 잠식시키는 가장 위험한 고문이라는 걸
선생님은 알고 계셨던 거죠?”
‘공간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라는 통념을 무너뜨리며,
인간성조차 고문하고 억압할 수 있는 설계된 악을 이야기합니다.
📖 우호적 감정
‘수평적 조직’이라는 허울 뒤에 숨어 있는 위계와 모순.
사람들이 소리 내어 웃는 장면 속, 주인공은
📌 “차마 삼키지도 뱉지도 못한 채, 그대로 머금고 있었다.”
'공감성 수치심'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만큼 현실적이고 무력한 씁쓸함이 남습니다.
📖 잉태기
자식에게 ‘최선’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독이 되는 과정.
📌 “결핍이 집착이 되어선 안 된다.”
이 작품은 부모라는 이름 아래 존재하는
이기심과 사랑 사이의 불안한 줄타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 메탈
추억의 열기로 뭉쳤던 고등학교 시절,
시간이 흐른 뒤 각자의 현실에 순응하거나 머무는 세 친구의 이야기.
한때는 세상을 울릴 것 같던 소년들의 외침이
📌 “이젠 누구도 감흥을 느끼지 않았다”는 순간은 씁쓸한 동시에 가슴 시립니다.
우정, 열정, 꿈, 그 모든 것들이 지나간 자리의 고요를 담담하게 응시합니다.
작가는 소설이라는 틀 안에서 자신 있게, 때로는 무섭도록 날카롭게
이 시대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의 파편들을 들춰냅니다.
또한 이 양면적인 단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많은 ‘가짜’를 진짜로 믿고 살아가는지를
되묻습니다.
단편소설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각각의 이야기에서 문제의식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읽는 이의 ‘마음의 맷집’을 시험합니다.
인물이 마주하는 감정의 결, 대사의 숨결, 묘사의 톤까지 읽다 보면
그들이 결코 소설 속 캐릭터가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진짜는 정해진 게 아니다. 다만 진심으로 걸어가야 할 뿐.'
《혼모노》는 하나의 결론이나 해답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그것을 바라보게 만드는 질문의 힘이 이 소설집의 진짜 매력입니다.
🪔 진짜가 되기 위한 몸부림,
진짜와 가짜를 나누는 기준,
그 사이에서 서성이는 우리들의 모습.
성해나 작가는 그 모든 ‘불완전한 진짜’를 통해
“진짜가 되는 길은 단 하나가 아님”을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 《혼모노》
‘지금’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 할 이야기.
우리의 시선을, 생각을, 감정을 도전하게 하는 강렬한 소설집으로
그야말로 성해나 작가가 왜 한국문학의 미래라 불리는지 증명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