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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 영화 [바이러스] 원작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35
이지민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평점 :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청춘극한기》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 청춘이 앓아야 할 감정, 사회가 가하는 압박, 그리고 존재의 쓸쓸함까지 담아낸 작품입니다.
우리 모두는 한때 감염된 듯 사랑에 빠지고, 바이러스처럼 앓고, 때로 죽음을 상상하며 스스로를 구했습니다. 그 모든 청춘의 순간을 되짚는 이 소설은 그래서 유쾌하면서도 묵직합니다. 그 시절 나에게, 혹은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앓음 하나. 이 소설이 바로 그것입니다.
🎐 ㅡ 청춘은 앓는 것, 그 앓음의 끝에서 비로소 사랑을 배우다
《청춘극한기》는 청춘이 왜 아픈지를 묻지 않습니다.
대신 말합니다.
🫧“그래, 아프지? 그럼에도 네가 살아 있다는 증거야.”
이 한 문장이, 오늘을 견디는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지민 작가는 2000년 《모던보이: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장르적 경계를 넘나들며 감각적 문장과 인간 심리에 대한 섬세한 관찰로 주목받아왔습니다. .
특히 로맨스와 사회적 문제를 버무리는 솜씨는 그녀의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청춘극한기》는 영화 〈바이러스〉의 원작으로도 주목받으며, ‘현실을 환상처럼, 환상을 현실처럼’ 그려내는 이지민 특유의 스타일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입니다.
읽기에 특별한 지식은 필요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에 바이러스가 얼마나 존재론적인 공포로 다가왔는지 체감한 독자라면 더욱 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러브 바이러스’라는 발상은 상징이며, 이 시대 청춘이 겪는 불안, 사랑, 상실, 죽음의 감정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이지민은 《청춘극한기》를 통해 ‘버거운 삶’과 ‘뜻밖의 사랑’이 만났을 때 청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려 합니다. 바이러스에 걸려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청춘의 불안정성과 감정의 폭주를 시적으로 형상화한 장치이며, 감정의 진실함과 생존의 몸부림을 함께 그리고자 합니다.
📢_작가는 말합니다.
청춘은 아프고, 고되고, 종종 아름답지 않다고.
그러니 오히려 그 생의 균열을 통해 ‘진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청춘극한기》는 고통을 직시하며 그 안에서 가능성과 희망을 기어코 끌어올리는, 감염된 시대의 생존기이자 정서적 반격입니다. 그녀는 청춘을 ‘골병든’ 시기라고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바이러스를 싸워서 물리치는 게 아니라 견뎌서 나의 것으로 만들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그 앓음이 어떻게 인간을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청춘의 민낯’을 고백한 이야기였습니다.
제목처럼 청춘이라는 ‘질병’에 걸린 듯 고통스러운 시기를 통과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격렬한 연서이자 은근한 진심이 담긴 위로입니다. 요즘 청춘들이 처한 극단적인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내는 마음의 과정을 유쾌하지만 뼈아프게 그려냅니다.
책은 평범하고 무기력한 ‘옥택선’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사랑에 빠지는 바이러스”라는 설정으로 전개됩니다. 얼핏 보면 황당하지만, 현대 청춘의 감정선에 맞춘 은유입니다. 연애도, 직장도, 미래도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서 ‘감염’되듯 찾아오는 사랑과 감정은, 청춘에게 때론 치명적일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 자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
- 이 문장은 살아 있다는 감각 자체가 고통스럽고 애매한 청춘의 본질을 잘 드러냅니다. 또한 작중의 “죽지 않으려면 백신이 있어야 한다”는 설정은, 청춘이 갖는 감정의 불안정성과 위험성에 대한 비유이기도 합니다.
📌“희망밖에는 가질 게 없으니까, 오히려 희망이 두렵기도 해.”
- 주인공 옥택선은 무기력하고 지친, 말 그대로 ‘오늘을 사는 청춘’입니다. 일도, 인간관계도, 미래도 제자리인 삶 속에서 그는 사랑을 바이러스처럼 ‘감염’당하고 맙니다. 러브 바이러스는 그저 로맨스를 불러오는 질병이 아니라, 주인공을 생존의 위기까지 몰고 가는 상징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강제로 감정의 회로를 돌리고, 철저히 단절되어 있던 타인과의 연결을 강제합니다.
작가는 이런 설정을 통해 묻습니다.
⁉️우리는 정말 자발적으로 사랑하고 있는가?
혹은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여유조차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바이러스’를 통해야 비로소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전제는 어쩌면
현대 청춘의 심리적 마비와 무감각함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일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교통사고가 아니다.”
소설의 진짜 힘은 그 속에 녹아든 청춘의 현실감각과 철학적인 성찰에 있습니다. 이 책은 사랑을 낭만적 감정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이란 감정이 얼마나 무력하고 잔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청춘에게 사랑이란 ‘교통사고’ 같은 예측 불가한 사고가 아니라, 생존과 감정 사이의 싸움이고, 고백은 ‘한 사람을 향한 용기’이기 전에 자기 존재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애씀입니다.
특히 📌“우리는 자신을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거로군요?” 라는 대사는 이 소설의 핵심 감정을 응축합니다. 청춘이란 시기에는 타인을 향한 감정조차 자기애의 결핍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서글프지만, 현실적입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이 불안정한 사랑의 감정 속에서도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조용히 일러줍니다.
《청춘극한기》는 청춘을 이유 없이 아프고, 때론 허무하며, 때론 눈물 나도록 우스운 이 시기를 있는 그대로 그려냅니다. 소설은 위로하기보다, “그래, 나도 그랬어. 다 그렇더라.” 라고 말해주는 친구 같습니다.
📌“아플 날이 창창하다…… 내 생애 그렇게 슬픈 말은 처음이었다.”
- 누구나 한 번쯤은 느꼈을 법한 슬픔을 너무나 솔직하게, 간결하게 표현한 문장입니다.
📌“나는 그렇게 잃어버리는 데 천재였다.”
- 또한 이 책은 잃어버림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사랑, 기회, 자기애, 때로는 목숨까지도 청춘은 너무 많은 것을 너무 쉽게 잃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무엇을 언제 어떻게 잃어버렸는지는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제대로 그리워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소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상태로도 끝내 살아내야 하는 시대의 젊은이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열정이라는 말이 사치처럼 들리는 시대,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무표정 속에서도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건네는 응원입니다.
이 책의 특별함은 ‘사랑’을 다루는 방식에도 있습니다. 설렘이나 감정의 고백이 아니라,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첫사랑이 사람이라기보단 ‘그 시절’의 감정이라는 통찰, 타인을 사랑하면서 결국은 자신을 사랑하려는 욕망이기도 하다는 자각은 감정의 본질을 정면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아, 모르겠다. 어쩌자고 인생은 나의 맷집을 과대평가하고 계속 덤비는 것인지.”
- 이 문장은 작가가 전하는 청춘의 본질적 정의입니다. 인생은 맷집이 센 사람에게도 자비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계속 덤벼드는 인생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버텨내는 것, 때로는 넘어지는 것, 그러고도 다시 일어나는 것입니다.
《청춘극한기》는 다정하지만 물러서지 않는 태도로,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당장은 아프고 허망하고 무기력할지라도,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다. 왜냐하면 청춘이란, 그렇게 살아남아야만 하는 시기니까.”
또한 거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프고 허무하고 외로운 이 시기를 어떻게든 지나가는 이들에게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감정들, 그 한가운데 ‘사랑’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어디에도 기대기 어려운 이 시대 청춘들에게 이 책은 속 깊은 격려의 손길입니다. 감염되듯 시작된 감정이 결국 나를 구할 수도 있다는 작은 가능성.
그 가능성이 ‘청춘’이라는 시기를 살아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백신이 아닐까.
이 책은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는 이 시대 청춘들을 위한 처방전입니다.
약효는 느릴 수 있지만, 끝내 당신을 스스로 사랑하게 만들고 말 것입니다.
이제 당신의 청춘은 어디쯤 와 있습니까?
《청춘극한기》는 그 청춘에게 조용히 말을 건네 봅니다.
✨️“괜찮아, 아직 살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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