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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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표 작가 샤를로테 링크의 신작 [속임수]를 만났다. 이번 소설 역시 역타 작품처럼 독일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인간의 이면의 감춰진 허위와 모순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작가의 장기가 이번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이지만 읽기시작하면 한눈을 팔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으로 금세 읽을 수 있다.

 

소설의 시작은 13년 전 한 아이가 자전거를 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스카보로경찰서 강력계 수사반장을 지냈던 69살의 리처드 린빌이 혼자 거주하는 집으로 이동한다. 그는 새벽녘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에 잠을 깬다. 은퇴했어도 맘편히 지낼 수 없는 리처드다. 그 이유는 그가 수많은 범죄자들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중 많은 이들이 그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했으니. 유리창 깨지는 소리를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그는 별일 아니길 빌며 호신용 총을 들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한다. 그게 그의 마지막 순간이다. 그는 끔찍하게 살해 당한다. 이 일로 인해 그의 유일한 혈육인 딸 케이트가 등장한다. 그녀 역시 존경하는 아버지를 따라 경찰이 되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6주간의 휴가를 받아 아버지가 살았던 집에 여장을 푼다. 훌륭한 아버지이며 평생 엄마를 사랑했던 아버지였기에  충격이 컸던 케이트는 꼭 범인을 잡아 감옥에 보내겠다 다짐하며  사건을 수사중인 팀과 공조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유력한 용의자가  수사선상에 떠오르고 그를 추적하던 중, 멜리사 쿠퍼라는 여성이 케이트를 꼭 만나보고 싶다고 연락을 해온다. 전혀 알지 못하는 여자지만 아버지 문제로 상의할 게 있다고 해서 약속을 하지만 그녀 역시 아버지와 같은 수법으로 살해를 당한다.  거기에 더해 아버지와 파트너로 일했던 전직 경찰인 노먼 역시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수사를 하는 도중 존경하며 사랑하는 아버지의 추악한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13년 전의 하나의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벌어진 일이 이 사단을 불러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곧 커다란 위험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며 그녀 역시 생사의 기로의 놓이게 된다. 모두를 죽이고 연기처럼 사라지려고 하는 범인.  소설은 리처드의 죽음 뿐만 아니라 아이를 얻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지만 결국 실패 후 갓 태어난 아이를 입양한 조나스 부부도 등장한다. 입양 몇년 후 그 아이를 보기 위해 애 엄마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그들의 집에 등장한다. 이 부부의 일은 사건과 전혀 별개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이야기는 하나로 합쳐지며 책 속에 빠져들게 만들며 읽는 즐거움을 주는[속임수].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면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을 만날 수 있다. 가해자는 편하게  다리뻗고 자지만 바로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와 그 가족은 끊임없이 고통속에서 지내야 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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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이비 포켓 좀 말려줘 아이비 포켓 시리즈
케일럽 크리스프 지음, 이원열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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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발굴한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가 선택한 미스터리 판타지 아이비 포켓 시리즈 두 번째 편으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예측불허의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펼쳐지며 읽는 즐거움을 주는 소설 [누가 아이비 포켓 좀 말려줘]. 입니다. 아직 첫 번째 편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꼭 첫 번째 편을 만나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읽는 즐거움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첫 번째 편을 만나지 않고도 읽을수는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이비 포켓입니다.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열 두살의 소녀.  가는 곳 마다 사건사고를 몰고다니며 모두를 곤란하게 하는 아이비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는 시리즈. 두 번째 편에서는 하녀가 아니라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됩니다. 경이로울 정도로 다정한 부부인 스낵스비 부부의 딸이 됩니다. 지금껏 살면서 딸이 되어본 경험이 없었던 아이비 지만 자신이 아주 훌륭한 딸의 자질을 타고 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반갑게도 새부모의 딸은 파리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서 아이비에게 쏟아부을 사랑이 잔뜩 남아있기에 잔뜩 기대를 합니다. 그러나 아이비는 스낵스비 부부와 같이 있는 건 비밀이었습니다.

 

평범한 새부모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새부모의 직업은 '관 만들기' 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 관을 죽어있는 사람을 위해 만들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치수를 미리 재서 관을 만들과 그것을 후하게 할인해서 파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데 그게 또 의외로 장사가 잘되는 것입니다. 아이비는 부모가 하는 일을 따라가 봤지만 정상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또한 첫 번째 편에서 죽은 줄로만 안 친구 리베카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분명 죽었다고 했던 리베카를 도울 방밥을 찾던 아이비는 도서관에서 신비주의와 먼 곳에 대한 연구에 평생을 바친 괴짜 학자가 쓴책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당국은 그 책은 위험해서 도서관 지하 깊은 곳에 단단히 숨겨놓으라고 했던 책을 통해 리베카가 있는 곳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비를 노리는 사람들. 또한 아이비를 새부모에게 보낸 이유와, 좋은 사람인줄로만 알았던 새부모가 사실은 제정신이 아니고 사람을 죽이는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또 정신병원에 갇히기 까지 하며 아이비의 좌충우돌 예측불허의 이야기로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면 더없이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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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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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느낌. 깜짝 놀랐다. 요즘 모 브랜드의 가벼운 노트북이 인기가 있다. 이유는 휴대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간의 노트북들을 보면 휴대하고 다니기가 상당히 불편해 왠만해서는 가지고 나가기가 꺼려졌는데, kg이 넘지 않는 무게로 그러한 불편을 없앤 노트북을 보고 반가웠는데, 이번에 만난 이 책이 그 노트북을 만났을때의 느낌을 떠올리게 했다. 이유는 바로 가벼움 때문이다. 처음 책을 손에 들었을때의 느낌. 분명 책을 들었는데 들지 않은 느낌. 그것은 다른 책들의 절반정도의 무게 때문이다. 같은 날 온 다른 책의 비해서는 1/3의 무게. 가벼움이 주는 즐거움은 바로 외출할때 찾을 수 있다. 다른 책들에 비해 부담없는 무게로 자꾸만 손이가는 책. 외출할때 함께 하고 싶은 그런 책을 모처럼 만나 즐거웠던 책.이 책은 영화와 책, 거기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한데 버무러져 나온 맛갈나는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어서 순서에 상관없이 어느 꼭지를 보더라도 좋다. 

 

나 역시 한때는 인생은 일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는 분명 내가 가는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불안하기만 한게 현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가 눈에 들어왔는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하고 싶은 말은 있다는 저저의 말의 가슴에 와닿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영화와 책에 버무렸고, 그 버무림이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된 작가가 부럽다. 일찌감치 성공같은 건 포기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나에게 저자는 성공한 사람에 속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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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本 한국사 근대편 - 100년 불굴의 역사
시대역사연구소 지음 / 시대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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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의 근대화를 보면서 한 때 우리의 근대는 어땠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긴했다. 물론 당시에는 우리 역사에 관심이 전혀 없던 때였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그렇듯, 나 역시도 학창시절엔 한국사를 상당히 싫어했다. 그래도 다른 나라들, 지금은 선진국들이라 불리우는 나라들의 근대화를 보면서 문득 우리의 근대는 어땠는지 궁금했었던 적이 있었고,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책을 손에 든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근대를 알아가면서 상당히 짜증이 났던 적이 있다. 누군가는 우리의 조선의 역사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나라라고 했다. 그 이유는 500여 년이나 지속된 나라라는 점 때문이다. 뭐 그건 좀 자랑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조선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진짜 망하지 않는게 이상할정도였다. 오히려 그 망함이 너무 늦었다고 할 수 있다. 좀더 일찍 망하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면 좋았을 것을, 조선 말기 나라꼴이 말이 아니였다고 하는 것을 지금 우리는 알고 있다. 당시 이방인들이 보고 기록한 기록을 보면 그 참상을 알 수 있었다. 나라는 탐관오리로 넘쳐나고, 백성들은 굶어 죽어나가고, 도무지 나라라고는 할 수 없는 그런 꼴을 책을 통해서 만났을 때 진짜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라를 망국으로 이끌고간 사람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현실.

 

이 책에도 있지만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는 말을 보면 참 서글프다. 이런 말을 접할때마다 그동안 역사를 잊고 있던 자신을 질책한다. 그러면서 역사에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이러한 마음은 아마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정작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은 역사 공부를 했을 사람들이 도대체 왜 그럴까?라는 생각.  역사의 중요성을 아이에게 말하고 있지만, 정작 역사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듯한 사람들 때문에 서글퍼진다.  최근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사건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21세기에 일어날 수 없는 그런 일이. 다행인 것은 나라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을때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나서서 나라를 위기에서 건져냈다. 나는 이들이 자랑스럽다.  이런 자랑스러움은 100여 년 전에도 있었다. 일제의 야욕으로 국권을 빼앗긴 100여 년 전 우리의 역사. 다른 나라들은 근대화의 물결로 희망의 시대로 나아갈 당시, 그렇지 못했던 우리의 역사. 이 책은  무너져가는 조선왕조부터 한일병합조약으로 국권을 강탈 당한 경술국치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책의 주 독자는 청소년이라서 그런지 책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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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콘서트 1 -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개정증보판) 1
황광우 지음, 김동연 그림 / 생각정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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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난 [철학콘서트]. 출간 11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꽤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고 하지만 이상하리 만치 손이가지 않았던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정판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선 놓치기 싫었다. 그 이유는 콘서트라는 제목때문이다.  제목이 주는 느낌은 즐거움이다. 철학과 친해지고 싶지만 쉽지 않은 철학.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즐거움을 찾고 싶었다. 그 즐거움을 통해 부담스럽고 피하고만 싶은 철학으로 손에 들기까지 꽤 고민하게 만들고, 또 야심차게 손에 들지만 금세 책속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 책을 덮어버리는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책속에 등장하는 동과 서양을 대표하는 인물들.  하도 유명해서 이들이 위대한 사상가라는 것은 안다. 아 잠깐? 그런데 책속에 우리의 조상이 한분 계신다. 바로 퇴계 이황이다. 이분이 사상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저자가 끼어 넣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9분은 인정하지만, 동양을 대표하는 쪽에 넣은 이황은??? 인정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며 다른 어떤 챕터보다도 먼저 펼쳐든 부분이 바로 퇴계 이황부분이다.  조선 중기의 인물인 그가 철학 콘서트에 초대 된게 의아했는데. 어라, 한양이 철학의 도시였다고? 철학하고 거리가 먼 조선이?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책은 꽤 호기심을 갖겠금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책 전반에 걸쳐 많은 질문과 그에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어서 책에 몰입을 하게 만든다. 암튼 저자는 서울이 성리학적 세계를 축소해 놓은 철학의 도시였다고 한다. 주자의 철학에 심취하던 청년이 어떻게 조선  선비의 사부라고 불리우게 됐으며, 또 그의 어떤 사상이 그를 초대하게 만든 것인지를 알아가면서 그가 왜 초대가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긴 하다.

 

책의 시작은 소크라테스로 시작을 한다.   신을 믿지 않는다는 불경죄와 청년들의 정신을 타락시킨죄로 법정에 서게 되고, 그 결과 사형을 당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워낙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가 왜 재판을 받게 되었는지, 또 그를 법정에 세운 인물은 누구인지가 궁금했는데 그러한 부분 역시 잘 나와있다. 아테네에서 신망받던 정치인인 아니토스, 그는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끝장날수도 있는 것을 무릎쓰고  그를 법정에 세우며, 세계사에 길이 남을 재판이 열린다. 생과 사를 결정지을 재판장의  생생한 현장속 소크라테스의 삶을 만날 수 있는 부분이 챕터 1 이다.

 

철학의 중요성을 알지만 쉽게 친해질 수 없는 철학. 이 책이라면 그러한 부담감을 조금을 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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