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노화 자체가 곧 개체 노화는 아니지만, 노화세포가 많아질수록 몸 전체가 늙은 이유는 이 SASP 때문이다. 아마 ‘노화세포’가 이렇게 문제라면, 그냥 없애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연구자들 가운데도 ‘죽지도 않고, 분열도 하지 않으면서, 몸에 해를 끼치고,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노화세포는 제거하는 편이 낫다’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오히려 이것이 의학계의 주류에 가까워지고 있다. 노화세포를 줄이면 건강 수명이 늘어난다고 보고, 전 세계적으로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약(세놀리틱스)개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노화세포는 무조건 제거하면 된다’라는 흐름에 의문을 던진다. 노화세포에도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긍정적 역할은 세포의 ‘암화(세포가 암이 되는 것)’를 막을 가능성이다. 세포 안의 DNA가 손상되면, 세포는 우선 이를 복구하려고 한다. DNA는 생명의 기본 설계도를 기본으로 세포를 형성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노화세포는 염증을 일으킨다는 문제도 있지만, 한편으로 암이 생기지 않도록 막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하라 교수는 노화세포가 “인간이 자기 세포를 암세포로 만들지 않기 위해 진화 과정에서 획득한 장치”일지도 모른다고 본다. 진화의 산물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노화세포의 긍정적 측면은 이 외에도 더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피부에는 노화에 따른 기능 저하도 분명히 존재한다. 햇볕에 타면 염증이 생기고, 이때 만들어진 멜라닌 일부가 진피 쪽으로 떨어져 들어 가버린다.
진피에는 병원체를 먹어 처리하는 대식 세포가 있다. 그런데 이 대식세포 가운데 흡수한 멜라닌을 완전히 처리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어서, 그런 세포가 멜라노파지라는 형태로 진피에 남게 된다. 그 결과 염증 후 색소 침착이나 기미로 이어진다. 또 나이가 들수록 면역 기능도 저하되기 때문에, 자외선을 차단하려고 해도 기미가 더 잘 생긴다.
한여름에 양산을 쓰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며, 긴소매를 입고, 마스크까지 써도 기미를 완전히 막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런 노화에 따른 영향 때문이다. 또 노화에 따른 피부 변화로는 피부가 건조해지고, 얇아진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면 이 층이 조금 얇아진다.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도 약해지기 때문에, 젊을 때는 별일 아니었던 가벼운 타박상도 나이가 들면 출혈이나 멍으로 이어지기 쉽다.
100살이상 사는 사람은 백수자이고 110세 이상 사는 사람들은 슈퍼센티네리언인데 염증이 적고 심장과 신장의 기능이 나이가 들어도 저하 되지 않는다. 백수자들은 병이 드는 유전자가 없고 술은 마시지 않고 고기는 즐겨 먹고 성격은 외향적이고 너그럽다고 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노화는 가속된다. 수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