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 Chlo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 <클로이>는 섬세한 심리묘사와 파격적인 영상미를 표현하는 캐나다의

아톰 에고이안이 연출을 맡았다.

오래 기억될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잊지 못할 명연기를 선보였고

<테이큰>에서 유괴된 딸을 되찾는 아버지 역할을 실감나게 표현한 리암 니슨이

음대 교수역을 맡아 열연한다.

<세비지 그레이스>, <눈먼 자들의 도시>등의 이지적인 줄리앤 무어가 남편을 의심하는

아내 캐더린 역을 맡아 부서지기 쉬운 인간의 내면을 보여준다.

그녀는 창백한 낯빛으로 의심과 죄책감, 질투와 숨겨진 내면의 욕망을 표현한다.

<맘마미아>에서 밝은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팜므파탈의

클로이를 연기, 구불구불하게 풀어헤친 금발머리와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파란 눈동자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준다. 



 

산부인과 의사인 캐더린은 명망있는 대학교수 남편과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을 두었다.

영원히 사랑하리라 믿었던 남편과의 사이는 예전같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삐걱거린다.

언제나 19세일 것 같지만... 거울을 쳐다보는 순간마다 자신이 나이들었음을 깨닫게 된다.

품안으로 조르르 달려들던 자식은 사소한 말에도 핏대를 세우고 자신의 세계에 엄마를

허락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흰 머리카락과 주름마저도 멋있어지는 남편에 비해 자신의 모습은 날로

매력을 잃어간다. 사랑으로 충만했고 젊음 자체로 아름답고 화려하던 시절은 이제 

자신의 것이 아니다.

 



 

캐더린은 화장실에서 울고 있는 클로이에게 휴지를 주고 클로이는 죽은 엄마의

유품인 은색핀을 건넨다. 죽은 엄마를 그리워하고 많은 남자들에게 치여 지친 

클로이는 캐더린의 따뜻함에 마음을 연다.

 

젊음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클로이...

캐더린은 클로이에게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고 묻는다. 

"상대방의 아주 사소한 장점을 보려고 해요. 아주 사소한 거라도...

누구나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둘은 가지고 있죠. 그래선지 별 일이 다 생겨요.

당신같은 사람이 내게 걸어들어와요."

 



 

남편은 외도하는 것일까...

의문과 의심에서 시작된 감정들은 차츰 질투로 확산되어 간다.

캐더린은 매력적인 클로이에게 돈을 건네며 남편을 유혹했을 때의 반응에 대해

알려 주라는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된다. 





 

클로이는 캐더린의 사랑을 얻기 위해 데이빗과의 일들을 거짓으로 꾸미는데...

 



 

남편이 외도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캐더린은 때늦은 후회를 하고...

캐더린과 데이빗은 오랫동안 서로의 벽이 어떻게 서로를 가로막고 멀리 하게 했는지에

대해 털어놓는다.

 



 

캐더린의 사랑을 얻을 수 없었던 클로이는 그녀의 모습을 닮은 아들에게 접근하여

아들 마이클의 마음을 빼앗는다.

치명적인 클로이...

 



 

아들과 가정을 지키려는 캐더린...



 

욕망을 부여잡으려 했던 클로이도,

젊음을 잃어가는 자신을 직면하지 못하고 남편을 의심했던 캐더린도 모두 외롭다. 

외로움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일까...

사람의 마음속을 떠돌아 다니는, 살아있는 한 같이 존재하는 외로움은 인간의

영혼을 깊어지고 성숙하게 만든다.

그러나 때때로 괴물이 되어 욕망으로 고여 있다가 치명적인 독소가 되어 그 자신을

해치기도 하고 일탈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캐더린의 지독한 외로움이 클로이에 의해 치유가 되었다면 클로이는

어느날 우연히 만나 한 존재를 구원하고 사라지는 빛이 아니었을까...

감독은 탐미적이고 관능적인 영상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숨김없이 파헤친다.

자신의 경계를 잊고 허물어져 가는 캐더린의 미세한 감정선의 이끌림대로 가다 보면 

감독의 의중대로 인간의 내면 깊숙이에 감춰진 욕망과 만나게 된다. 

지독하게 외로운 영화이다.

캐더린의 눈을 보면서... 창문을 버티던 손을 살며시 놓으며 자조적이고 슬픈 미소를

띠고 사라져가는 그녀 클로이의 쓸쓸함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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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읽어주는 남자 - 21세기적 감성으로 접근한 셰익스피어 전문가의 재해석 메시지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7
안병대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나약하기 그지 없고 유한해서 허무하며 먼지처럼 살다 없어지는 인간 존재의

슬픔을 궤뚫는 그의 통찰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닐까...

세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언어로 시대와 세상, 인간과 그들의 삶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기록했으며 무대에 올렸다. 

그는 샘솟듯 끊임없이 작품을 썼고 사극 10편, 희극 13편, 비극 10편,

로맨스극 4편, 총 37편의 극작품과 장시 4편, 소네트 154편을 내놓았다.

모든 작품 가운데에서도 그의 비극들은 심장을 뒤흔들고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의 비극은 선과 악, 사랑과 질투, 허영과 의심, 분노와 죽음에 이르는

주제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 든다.

그리스 작가들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 인간의 행.불행을

결정한다고 생각했고 작품 속 주인공들은 운명의 거센 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스러져 갔다. 반면에 셰익스피어는 인간을 파국으로 이끄는 원인이 인간

자신에게 있다고 보았다. 그가 창조한 주인공들은 자신의 욕망, 정열, 탐욕,

선과 악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간으로 그려진다.

그들은 인생의 어느 한 고비에 처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인해 후회하고 가슴을 치다가 죽음을 선택하고야 만다.

그는 자신이 창조한 주인공들에게 선과 악이 강하게 발화된 강렬한 성격을

부여한다. 주인공들의 뜨거운 욕망이 타올라 스스로 산화되고 장렬하게

스러지는 순간, 관객들은 몸서리치게 두려운 가운데에도 그 슬픔에 깊이

동화하게 된다.

주인공들의 고통으로 처절한, 지친 자기 영혼의 부르짖음을 들으며,

보며 느끼며 그들에 비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거듭 창조된 비극 속의 인물들 모두에는 시대를

막론하고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모습이 스며들어 있다.

 

"햄릿은 복수라는 수행과제를 부여잡고 번민하고 맥베스는 악랄한 자신의

과오를 상기하고 양심의 송곳에 찔려 내적 고통에 빠진다.

오셀로는 의심과 질투의 화염 속에서 몸부림치고 오만한 리어왕은 잘못된

판단으로 배신의 늪에 빠져 허우적댄다." ~ 15쪽

 

"삶, 죽음, 인간, 인생, 우주에 대한 명상록, 그것이 셰익스피어의 비극이다.

강렬하다. 무엇이 이만큼 강렬하게 삶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슬픔이 있으되 우울하지는 않다.

그 자체로 희망이 될 수도 있다." ~ 18쪽

 

저자는 희망을 보여주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이 자신을 사로잡고 있으며 그 비극의

현장을 떠날 수가 없다고 고백한다. 그것이 저자가 30년 이상 긴 세월 동안

세익스피어를 보듬고 살았던 이유일 것이다.

한사람이 평생의 시간을 들여 알고자 했던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별다른 수고 없이 볼 수 있어 감사하다.

이 책을 통해 셰익스피어 작품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4대 비극을 통째로 맛보았다.

네 편의 비극을 보며 작가와 함께 셰익스피어와 긴 대화들을 나눈 듯 하다.

책이 주는 즐거움이 참으로 컸다.

인간의 내면 깊숙이에 숨어있는 악을 보고자 할 때 언제나 두렵고도 설렌다.

사람의 내면에 숨겨진 어찌할 수 없는 악, 그 존재들을 맞닥뜨리는 순간,

나는 내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이들을 알고 이해하게 될 것 같다.

비극에 마음이 빼앗기는 이유이다.

 

평이한 해설 속에 저자와 작품 속의 주인공들, 혹은 저자와 셰익스피어와의 가상대화를

실었다. 곳곳에 작품의 이해를 보다 풍부하게 하는 불후의 명화들이 소개되어 눈이 즐겁다. 

원문과 더불어 대화체로 소개하는 무대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생생했고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실제 연극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생각하며 꽃이 지는 모습을 보면서 상상한다고 한다.

꽃이 다시 피지 않는다면... 따지고 보면 인간도 그와 같은 슬픔을 가진 존재이다.

우리 모두는 한정된 시간 동안 분수 없이 찧고 까불다 무대를 내려오는 배우와 닮았다.

불멸하는 인간이란 없으니까...

인간은 완벽하지도 않고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도 없다.

우리의 운명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운명의 실타래가 엉켜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삶을 셰익스피어는 익히 알고 있었다.

그는 불완전한 인간의 심연을 바닥 끝까지 들여다보고자 했다.

그는 자신이 탐색한 것을 기록했다. 그는 10편의 비극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어스 시저>,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코리오레이너스>, <아테네의 타이먼>에서

자신의 비극을 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버나도 ; "거 누구냐?"

프란시스코 ; "넌 누구냐?" (<햄릿>, 1막 1장 1-2행)


 



 셰익스피어 초상화

 

목차

1장 ; 400년 동안 살아 있는 사람

1.한가한 땅에서 태어난 대담한 사람

2.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연극에 미치게 만든 사람

 

2장 ; 햄릿의 마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1.햄릿이 아닌 사람은 없다

2.빛은 감춰진 것을 드러나게 하고

 

3장 ;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사랑, 오셀로의 "죽이고 사랑하리라"

1.생의 마지막 순간, 우리는 사랑을 알까

2.슬픔과 두려움이 요동치는

 

4장 ; 리어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1.모든 고통은 내 안의 탐욕과 어리석음에서 비롯된다

2.참을 수 없는 세상이 있어

 

5장 ; 멕베스는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

1.불안이 지배하는 세계

2.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이야기

 




오셀로 ~ "죽이고 사랑하리라"    생의 마지막 순간 우리는 사랑을 알까...

 

"누가 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젠 다 틀렸습니다.

제 손에 칼이 쥐어 있다고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이제 제 인생 여정은 끝났습니다. 

 여기가 저의 목적지, 제 인생 항로의 마지막 종착지입니다." ~ (<오셀로> 5막 2장)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참고 견디는

것이 장한 일인가? 아니면 거친 파도처럼 밀려드는 재앙에 맞서 싸워 물리치는 것이

장한 일인가? 죽는 건 잠드는 것, 그뿐 아닌가. 잠들면 우리 마음의 고통과 육체에

끊임없이 따라붙는 온갖 고통이 모두 끝난다.

이건 열렬히 바라는 삶의 결말이 아닌가." ~ (<햄릿>3막 1장)

 

리어 왕이 코딜리아의 주검을 안고 비틀거리며 들어선다.

"울어라, 울어라, 울부짖어라! 아, 너희는 돌같은 인간들이냐!

이 아이는 영원히 갔어. 난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아. 얘는 죽어 흙이 되었어.

아니다. 거울을 가져 오너라. 살아 있다면 거울에 입김이 서리겠지.

깃털을 가져와라. 깃털이 움직인다. 얘가 살아 있어! 아니다. 이제는 영원히 갔어!

코딜리아야! 조금만 기다려라, 하!아, 불쌍한 내새끼, 넌 이제 영영 돌아오지 않겠지,

영영, 영영, 영영, 영영, 영영!" ~ (<리어 왕> 5막 3장)

 

"내일, 또 내일, 그리고 또 내일, 하루하루는 역사의 최후의 순간까지 시시한

걸음으로 기어가고 있고, 우리의 모든 어제는 바보들에게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비추어 주었지. 꺼져라 꺼져, 얼마 남지 않은 촛불아! 인생이란 단지 걸어가는

그림자, 무대 위에 있는 동안은 뽐내며 떠들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가련한

배우에 불과한 것, 인생은 바보가 해주는 이야기, 소리 높여 흥분해서 지껄여대지만

아무 의미도 없는."  ~ (< 맥베스 5막 5장)

 

"셰익스피어는 불완전한 인간의 그 심연을 들여다보고 싶어했다.

그는 욕망이 불타고 있는 마음의 늪 속으로 주저 없이 깊이 더 깊이 걸어 들어갔다.

위대한 비극이 탄생했다. 그 기록은 '인간은 무엇인가'. 이다."

  ~ 23쪽   400년 동안 살아있는 사람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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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성
영화
평점 :
개봉예정




 

2003년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은 유머와 해학이 적절하게 녹아들어 비장미와

더불어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 <평양성>은 <황산벌>의 후속작으로 668년의 평양성 전투를 다룬 코믹사극이다.

'은퇴'의 변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한 탓일까.

다행히 100만 관객을 넘었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관객몰이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류승룡, 이문식, 윤제문, 정진영, 이광수, 황정민, 선우선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제각기 개성있는 연기를 펼치지만 전체적인 조화와 몰입이 어렵다는 느낌이다.

곳곳에 유담, 김병만, 유승완, 이준익 등이 까메오로 등장, 의외의 웃음을 선사한다.

 

평양성을 둘러싼 고구려, 신라, 당나라의 살벌한 삼각관계 속에서 권력을 쥔 자들은

오래도록 자신의 권력을 지키고 더 강한 힘을 갖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영화는 고구려, 신라, 당나라 등 자국의 이익을 저울질하는 수뇌부 권력자들과

전쟁에 참가한 양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입장을 표현하고 있다.

어느 누가 승리한다 해도 양민들에게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전쟁이다.

어머니에게 돌아가기 위해 살아 남아야 하는 '거시기'들이 있고

공을 세워 논마지기를 장만하여 고향에 돌아가려는 '문디'들이 있다.

 



 



당나라는 고구려를 멸망시킨 뒤 신라를 집어 삼키려는 야욕을 품고 있다.

김유신은 신라군의 희생을 최대한 줄이면서 고구려와 협력하여 당나라를 몰아내려고 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게 최곤기라."

 



 

튼튼한 요새와 위용을 자랑하는 평양성.

 벌집을 이용한 무기와 강력한 신무기, 그리고 단결한 고구려 병사들이 있다.



 





 

 성안에 있는 고구려군은 도토리밥으로 연명하고 김유신은 쌀을 보내 회유하려 하지만...

(얼핏 북한에게 쌀을 원조하는 남한의 모습이 떠오른다.

감독은 현재 우리의 국내외 관계를 영화에 담으려고 한 것 같다.

그가 의욕적으로 영화 저변에 깔아놓은 여러 생각들...

바로 그런 점들로 해서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고 산만하게 여겨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지 모른다)

 



 

거시기(이문식)는 황산벌 전투에서 5천의 결사대가 모두 죽었을 때도 홀로 살아 돌아가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군대를 두 번 온 거시기는 동료 군인들에게 전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전수한다.

첫째, 나대지 마라. 전쟁터에서는 나대면 디지는겨!

("전쟁에서 일찍 일어나는 새는 밥 숟가락 뜨기도 전에 죽는다니께!")

둘째, 자세를 낮춰. 오줌도 앉어서 싸부러!

("전쟁 처음 나와 신기허재? 정신없이 구경하다가는 좋은 꼴 못본다니께!")

세째, 군대는 줄이여. 줄 잘못 스믄 디지는겨!

("내가 황산벌 전투에서 유일하게 살아 돌아온 놈이여, 이번에 내가 어느 줄 서는지 잘 봐!")

 



 

고구려성에 들어간 거시기는 고구려의 여장부 갑순과 결혼하게 되고...

갑순이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이전보다 갑절의 고생을 하게 된다.

 



 

성안으로 들어가 성문이 열리는 것을 막아야 하는 특공대가 결성된다.

논 8마지기를 받기로 하고 문디 일행이 성안으로 들어간다.

 



 

전쟁이 아닌 협상만이 살 길이라 믿는 형 남생의 계략으로 성문이 열리고...

끝까지 평양성을 사수하려 했던 연개소문의 둘째 아들 남건(류승룡)은 적의 창에 의해

최후를 맞이한다.

 



 



 

고구려는 나당 연합군에 의해 망했지만 외세에 기대어 자신의 번영과 안녕을 추구했던

신라와는 격이 다른 자주(自主)의 기운이 있는 나라이다.

그 기운을 살려... 역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영화적인 상상력을 가미해 신라와 고구려의

합동작전이 보다 극적으로 재구성되었더라면 재미와 감동이 배가되지 않았을까.

 

이준익 감독은 660년 황산벌전투를 2003년 내놓았고 8년 후인 2011년에 668년 평양성 전투를

내놓았으니 8년 후에 676년 당나라를 완전히 물리치는 삼국통일에 대한 영화를 후속편으로

내놓지 않을까... 문득 든 생각이다.

진정성이 살아있는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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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2만 명의 관객을 끌었던 연극, 15만 부가 넘게 팔린 책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스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드디어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네 남녀의 '여전히 사랑은 현재 진행형'임을 아름답게 그린다.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단호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주인공 김만석의 고백은

어떤 종류의 사랑보다도 절실하다.

영화<그대를 사랑합니다>는 표현의 제약이 따르고 무대 배경의 제한이 있는 연극과 

다른 맛을, 음악과 영상이 없는 웹툰이나 책에서 얻을 수 없는 깊은 감동과 재미를

무한대로 선사한다.

영화는 원작인 강풀 웹툰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모습(특히, 이순재), 주요대사,

이야기의 흐름 등에서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보인다.

농익은 네 주인공들의 명품연기는 인물들의 감정의 폭과 깊이, 그리고 완급을 자유롭게

묘사하고 있다. 기쁨과 떨림, 일상적인 생활에 이르기까지 감정들의 섬세한 묘사로 인해

원작의 인물들은 살아 숨쉬는 인물들이 되어 재미와 감동을 배가시킨다.

(원작자인 강풀 역시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한다)

주인공들의 사랑은 치열하고 격정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절실하고 애틋하다.

주인공들의 독백처럼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할게 없는 나이가 되었다는 두 쌍의

사랑 이야기를 보며 삶과 사랑, 그리고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늙음... 그리고 깊어가는 외로움, 살아있는 한 사랑은 계속되지만...

사랑은 가슴 떨리는 기쁨이면서도 황혼기의 사랑은 짧은 만남, 긴이별을 앞에 두고 있기에 

그만큼 더 외롭고 절절하다.

 

사랑 하나

새벽마다 고물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를 깨우면서 우유배달을 하는 김만석할아버지(이순재).

그는 까칠하고 욕도 잘하지만 김만석 속깊고 마음 따뜻한 사람이다.

이름도 없이 송씨로 평생을 살아온 수줍은 송씨 할머니(윤소정)는 폐지를 모아 팔며

근근히 생활한다.

눈이 조금씩 흩뿌리던 새벽 어느 날 160번지 언덕길...

160번지 언덕길에서 우연하게 만난다.

그사람을 생각하기만 해도 미소가 떠올라 벙긋거리고 사진을 쳐다보며 홀로 웃는

가슴 설레는 사랑이다.

 

사랑 둘

주차장에서 일하며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는 장군봉 할아버지(송재호).

치매에 걸렸지만 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오늘 뭐했어?" "얘기해 줘" 하는 애교 많은

순이 할머니(김수미)


평생 아끼고 사랑해온 군봉과 순이.


혼자 가는 길이 무서운 아내를 위해, 아내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기에 두 손을

꼭 잡은 채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만석은 못마땅하다. 대체... 군봉과 송이뿐은 왜 머리를 맞대고 저렇게 다정한걸까..

그런데... 알고 보니 송이뿐은 군봉에게 한글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만석이 건네는 연애편지를 읽지 못하는 송이뿐은 오로지 만석이 건네는 연애편지를

읽기 위해 이를 악물고 한글을 배운다.

그녀의 제일 먼저 배운 글씨는 "김. 만. 석" 세 글자다.

 



 

글씨를 읽지 못하는 송이뿐을 위해 만석은 그림편지를 썼다.

송이뿐의 웃음소리가 담장 아래에서 귀기울이고 있는 만석의 귀에 크게 울려 퍼진다.

10시 30분 첫 데이트 약속이다.

 



 

송이뿐은 곱게 차려입었다. 참... 곱네...

만석의 입가에 벙싯 벙싯 웃음이 새어 나온다.

송이뿐은 김만석 할아버지가 송씨의 주민등록증을 만들기 위해 지은 이름이다.

'이쁜' 이 아니라 세상 천지에 송이만 있다는 뜻으로 '송이뿐'으로 지었다.

 



 

군봉은 주차장 관리인으로 일하면서 치매 아내를 돌보는 일이 마냥 즐겁다.

아내와 같이 할 수 있는 한...

평생을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편하게 모시겠다고 했지만 "자주 찾아 뵙겠다"는 말을 남기고 첫째 아들이 떠나가고

역시 "자주 찾아 뵙겠다"는 말을 남기고 둘째 아들도 떠나갔다.

딸 역시 떠나고 돈이 필요해 군봉을 찾아 오지만  엄마에게 가 보라는 군봉의 말에

식당 일이 바쁘다며 돌아간다.

그렇게 모두 떠나고...

부부에서 가족이였는데 다시 부부만 남았다는 군봉의 말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자식들이 모두 떠나고 군봉과 순이는 서로 반찬을 놓아주고 얘기하고 등을 기대고

살았지만 순이는 치매에 말기암까지...

 



 

군봉은 마지막 결심을 하고 자식들을 불러 모은다.

"느그 어매 고생했다...."

순이는 돌아가는 자식의 등뒤에 대고 인사를 한다.

 



 

동사무소 직원인 만석의 손녀 연아는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한다.

이문식, 오달수, 송지효 등의 조연들의 연기는 극에 활력을 주며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눈이 흩날리는 언덕길,

가로등 켜진 새벽 골목길,

군봉할아버지가 순이 할머니를 업고 언덕길을 오르는 장면,

케익과 꽃핀을 선물하며 "그대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는 장면,

바닷가로 소풍을 나가 황혼을 바라보던 네사람의 뒷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팔기에는 돈이 안되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만석할아버지의 오토바이와

장군봉의 낡은 택시처럼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었다.

그러나 가슴 떨리는 사랑의 감정은 여전하다.

 

"한번 안아봐도 되까?"

"다시 볼 수 있으까?"

"죽기 전에 다시 볼 수 있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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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한 조각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8
마리아투 카마라.수전 맥클리랜드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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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살아있다면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예쁜 흑인 소녀가 망고조각을 들고 바라보고 있는 책의 표지와 제목이 독특하다.

 

소녀 마리아투는 자그마한 마을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았다.

여자들은 함께 모여 끼니를 장만했고 남자들은 힘을 합쳐 마을 일을 함께 하고

누군가 죽으면 다들 집에 들어앉아 사흘 동안 슬픔을 나눴다.

염소와 닭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다가 사람들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가는

부산하지만 평화로운 마을에서 아이들은 서로 숨바꼭질하며 어울려 놀았다.

그러나... 전쟁이 터졌고 반군이 마을에 오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전쟁은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그녀는 열네 살에 마을을 습격한 소년병들에 의해 두 손을 잃었다.

대통령에게 투표할 수 없게 손을 자른다는 반군의 말에 그녀가 의식을

잃으며 '대통령이 뭐 하는 사람이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대목을 보며

인간의 존엄성과 고귀한 생명이 그리 뭉개어져도 되는지,

왜 그렇게 악이 간단하게 행해질 수 있는지 분노가 치민다.

정부군에 투표하지 마라는 이유로 손을 자르는 일이,

생명을 죽이는 일이 일상적인 일처럼, 세 끼 밥먹는 것처럼 쉽게 벌어진다.

손이 잘리고 팔이 잘려 나간 사람들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저 검정 비닐 봉지를 앞에 두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지 않게

고개를 숙이고 한끼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구걸을 해야 한다.

 

그녀는 손이 잘린 채로 피범벅이 되어 반군을 피해 달아나다가 길을 가던

남자를 만난다. 절망의 끝에서 남자가 주는 망고 한조각...

그녀는 잘려진 양손 대신 양팔을 천으로 감싼 곳에 남자가 내려 놓은

망고 몇 조각을 어렵사리 삼킨다.

 

"세상의 끝에 서 있다고 느꼈을 때 나에게는 망고 한 조각이 있었습니다."

 

임신이 어떻게 되는지, 자신이 임신을 한 상태인지도 알지 못했던 마리아투는

원하지 않은 채로 아기 엄마가 되었고 굶주린 아이는 생후 1년이 채 안되

영양실조로 숨을 거둔다.

그녀는 혹독한 시련과 슬픔을 겪었지만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회고록 <망고 한조각>은 전쟁으로 상처받은 많은 소녀들의 이야기이자

희망으로 삶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마리아투의 이야기를 통해 가난과 굶주림으로 힘겹고 잦은 내전으로 인한 육신과

마음의 상처가 깊으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사랑과 끈끈한 연대감을 가진

아프리카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시련을 극복하고 서로 용기를 북돋우는 그들의 모습에서 시에라리온의 희망을 본다.

2002년부터 캐나다에서 새 삶을 시작해 대학생이 된 그녀는 현재 분쟁지역 아동보호 

유니세프 특사로 활동하며 전쟁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녀가 절망 가운데서 망고 한조각으로 다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었듯이

지금 그녀는 다른 이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마리아투가 고통 중에서 간신히 삼켰던 망고 한조각은

삶은 어떤 순간에도 포기해서는 안되는 경건한 희망과도 같다는 것을,

나 한사람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떤 순간에도 희망은 사람을 지탱해주는 견고한 힘이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시에라리온은 서아프리카 남쪽에 있는 나라로 1961년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뒤 군사 쿠데타와 반군사 쿠데타가 반복,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에라리온은 오늘날 세계 최악의 빈곤 국가이다.

농촌의 평균 임금은 하루 1달러도 미치지 못하며 기대 수명은 고작 40세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아주 드물다.

대규모 실업과 가난으로 인해 여자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끊임없이 학대받고 있다.

마리아투는 운좋게도 캐나다에 건너가 새로운 삶과 교육의 기회를 얻었지만...

수많은 마리아투들의 참담한 삶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지  마음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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