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와 사이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커뮤니케이션 강의 지식여행자 12
요네하라 마리 지음, 홍성민 옮김 / 마음산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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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이나 가장 작은 사람, 가장 무거운 사람, 이런 사람들도 대부분 남자다. 마니아나 오타쿠, 성격 이상자, 비정상적인 흉악범죄자 역시 여자에 비해 남자가 훨씬 많다. 이것은 분명 샘플로서 그 폭이 넓기 때문이다. 샘플이라면 가능한 한 다양한 유형이 있는 게 좋으니까.’


남녀의 차이와 사이를 유쾌한 어투로 전달하는 이 부분과 고립어, 교착어, 굴절어에 대해 말하는 마지막 부분,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는 테크닉에 대한 예시 부분. 세 가지가 이 책의 앙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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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독자 보통의 독자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인용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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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름다움의 가르침은 아름다움의 목소리와 떼어놓을 수 없으며’

그러기에 울프는 소설가 개인의 기질에 그렇게나 많은 관심을 보인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조지프 콘래드 등. 울프는 항상 작가의 기질을 주의 깊게 감지함으로써 그네들이 품고 있는 일종의 모순(매력적 모순)을 간파하려 노력한다.  


2.
나 같은 경우, 소설 속 인물들보다 작가를 상위 카테고리에 두고 보는 게(피라미드 식으로) 익숙한데, 울프는 작가를 등장 인물과 같은 위상에 두고 볼 줄 안다. 소설의 외부든 내부든 ‘인물’을 중심으로 글을 풀어나간다.

이것은 내가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에 꽤 익숙해져 있고, 학창시절 작품의 ‘분석’에만 치중했던 문학 교육에 대한 깊은 반발로 인해 ‘인물’을 전보다 덜 중요하게 보게 된 내 시각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남자이기 때문에 여성인 울프 보다 인물간 관계/갈등 보다는 소설의 구조/플롯/배경 등에 더 관심이 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인물’에 포커싱을 맞추는 울프의 시각은 내 고정된 프레임을 자각하게 해 준다.  


3.
‘여자’이면서 ‘영국인’임을 항상 의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시(그때뿐 아니라 현재도 어떤 면에선 그렇듯)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러시아 작가들(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체호프)에 대한 질투 어린 감상과 옛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그리스적 기질에 대해 논할 때,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와 조지 엘리엇을 추켜 세울 때.. 울프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즉, 이 보통의 독자는 그들과 마주침으로써 또한 스스로를 보여주고 있다. 기질을 드러내고 있다. 문학이 소통이라는 울프의 인식은 자연스럽게 글에 묻어 나고 있다.  


4.
‘그것은 다른 것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순간, 그 자체적으로는 웅변적이거나 격렬하거나 또는 언어의 아름다움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책 전체의 무게가 그 말의 뒤에 놓이는 순간이다.’

‘책 전체의 무게가 뒤에 놓이는 순간’
아. 멋지다. 맞다. 기억이 오래가는 소설은 늘 그런 순간이 있었다. 속력을 높여 직진하던 차가 방향을 틀 때 느껴지는 가속감, 중력감 같은 것. 스윙바이의 순간. 장편소설을 읽을 때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을 표현한 울프의 한 문장은,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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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라쉬 브런치 - 번역하는 여자 윤미나의 동유럽 독서여행기
윤미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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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탈리아 구두>>에서 프레드리크와 하리예트가 숲 속 연못을 찾아가는 도중에 먹었던 굴라쉬. 그 맛을 경험해 보고 싶어 홍대까지 다녀 왔었다. 더불어 이 책 제목이 떠올라서 생각난 김에.

2.
표지와 내용.
표지가 먼저고 내용이 나중이라서 알게 되는, 반전이 있다. 음울하고 차가운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명랑 순정만화에 어울릴 법한 목소리.

3.
발랄하고 약간 깜찍스러운 캐릭터가 입만 열면 욕을 한다고 치자. 그럴 때 굉장히 재미있는데, 이 책의 저자 윤미나의 목소리가 그렇다. 물론 욕은커녕 지젝이니 고진이니 카프카니 하는 우리 시대 고급문화로 인정되는 것들을 얘기하고 있으니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 그런데도 왠지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재미있었다는 얘기.

4.
책들은 또 다른 상품에 대한 카탈로그의 기능이 있다. 소설을 읽다 보면 배경이 되는 장소로 가보고 싶어지고 주인공이 먹은 음식, 듣는 음악, 읽은 책을 함께 경험하고 싶어진다. 모든 텍스트는 욕망을 자극하고, 우리 사회는 돈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소비자가 되면 된다. <<굴라쉬 브런치>>를 읽고 내가 구입한 것은 Stacy Kent의 앨범 [Breakfast On The Morning Tram] 이었고, 1번 트랙인 'The Ice Hotel'은 정말 좋다. 매력적인 재즈 보컬.

5.
여행 사진들을 각 챕터의 전면에 배치하고, 후면에는 글만 자리하게 한 것은 잘 한 것 같다. 글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재미난 입담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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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하고 따뜻하게
이시은 지음 / 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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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갑옷을 입고 움직이는 것처럼 살다가도
이처럼 감수성 움직이는 적시는 글을 읽게 되면

세상이 촉촉해진다.
세상이 촉촉해져.


카피는 곧 현대의 詩리니,
이 말이 이처럼 직격탄으로 와 닿는 경우 별로 없지..

긍정적이다 못해 윤리책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말도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은 걸.

사람이 지적으로 이성적으로 진리를 찾고 더듬어 가도 말이지..
바로 앞에 있는 보다 소중한 것들에 대한 촉수가 무디어진다면..
그 무슨 소용 있을까? 
 

내 무딘 신경에
여름처럼 다가온 글귀들. 
 


어디에서 다시 한 번 크게 불러 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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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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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내린 뒤에 쏴하게 느껴지는 흙 맛이 밴 수풀 내음 같다. 젖은 몸이 마르면서 나는 냄새 같기도 하고. 달에 울다.의 문장은 향토성이랄까 그런 낌새가 짙게 느껴진다. 번드르르하게 빛나는 광기의 냄새도 나고. 읽고 나니 후각과 더불어 기온을 알아채는 감각이 함께 활성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후끈하게 달아오르다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해지기도 한다.

육체성의 미학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몸의 미학. 이라는 말로는 좀 약하다. 육체성. 이 낱말이 달에 울다. 전체를 표상하는 것 같다. 비린내 나는 생선 껍질 옷, 사과, 야에코의 몸, 야에코 아버지의 주검, 무거운 눈(雪). 생각이 아니라 감각을 직접적으로 일깨우고 만다. 문장이 그런 식이다.

그래서 광기는 더 미쳐 보이고, 성애(性愛)는 더 자극적이 된다. 비비고 문질러댄다. 그런 문장이고 그런 서사다. 비애(悲哀)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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