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나기 내린 뒤에 쏴하게 느껴지는 흙 맛이 밴 수풀 내음 같다. 젖은 몸이 마르면서 나는 냄새 같기도 하고. 달에 울다.의 문장은 향토성이랄까 그런 낌새가 짙게 느껴진다. 번드르르하게 빛나는 광기의 냄새도 나고. 읽고 나니 후각과 더불어 기온을 알아채는 감각이 함께 활성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후끈하게 달아오르다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해지기도 한다.

육체성의 미학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몸의 미학. 이라는 말로는 좀 약하다. 육체성. 이 낱말이 달에 울다. 전체를 표상하는 것 같다. 비린내 나는 생선 껍질 옷, 사과, 야에코의 몸, 야에코 아버지의 주검, 무거운 눈(雪). 생각이 아니라 감각을 직접적으로 일깨우고 만다. 문장이 그런 식이다.

그래서 광기는 더 미쳐 보이고, 성애(性愛)는 더 자극적이 된다. 비비고 문질러댄다. 그런 문장이고 그런 서사다. 비애(悲哀)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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