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스님, 삶을 말하다
도법.김용택 지음, 이창수 사진, 정용선 정리 / 메디치미디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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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택 시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박완서 작가의 글을 통해서였다. <그 여자네 집>란 박완서씨의 소설에 등장하는 동명의 시를 읽고서 아 이런 시인도 있구나 했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의 이웃님이셨던 햇귀님께서 김용택 시인의 시집에 나의 이름을 사인받아 주셔서 그에 대한 인상이 더욱 깊어졌다. 사실 그때 햇귀님께선 나의 이름을 모르셨고 나의 닉네임으로 사인을 받아주셨었는데 그 생각을 하면 미안하기도 하고 무척 고마운 생각도 든다. 김용택 시인에게 나의 이상한 대화명을 말하기 얼마나 쑥스러웠을까. 
 

  이 책을 읽기를 마음 먹은 것은 순전히 그 고마운 이웃님 덕분이었다. 김용택 시인을 더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그를 책을 통해 뚜렷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도법스님까지. 죄송스럽게도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도법스님을 몰랐다.

  책은 두분의 이야기를 듣고 정용선씨가 정리하였고 이창수씨가 그분들을 사진으로 오롯이 담아냈다. 평소 생각했던 그 느낌 그대로였다. 섬진강 시인의 모습이라고 할까. 간간이 정용선씨가 짧게 정리한 글을 제외하곤 두분다 해요체로 이야기를 하셔서 좀 더 친근한 느낌이고 지금은 퇴직하셨다는 김용택 시인의 학생이 되어 교실에 앉아 수업시간에 선생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가 어찌나 실감나고 재밌던지.

  나의 출근길은 조금 먼 편인데 버스를 이용한다. 이 버스는 시외버스라서 장거리 승객이 많아 승객의 대부분은 버스에서 잠을 자기 마련이다.  아침인데도 고요하다고 할까. 나는 잠대신 이 책을 택했다. 김용택 시인의 서리 이야기는 아침부터 나를 생긋 웃게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리를 쳤다는 이야기에 오리치기 비엔진이 생각나 가슴이 뭉클했다. 모두가 잠든 그 순간에도 나를 깨우는 특별한 책이었다.

  김용택 시인의 시는 읽었어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몰랐다. 그의 신변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좋은 책이었다. 학교 때 공부를 안했다는 것. 시인인데도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는 것.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 그의 솔직한 이야기에 공감이 된다. 나도 그런데 학교 때 공부를 안했으며 (공부하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게 우리어머니의 교육방침이었기 때문에.) 나도 그리 다독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그리고 영화라고 생긴 건 다 좋아한다는 것. 김용택 시인, 나잖아. 나랑 너무 닮았어. 사실 닮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사실 청년시절 김용택 시인은 그때 부터 문학에 병들었지만. 문학에 병든 그 모습마저 닮으면 좋으련만. 김용택 시인을 만든 것은 대지와 어머니라고 했다. 보릿농사의 어려움. 보릿고개란 말은 들어봤어도 보리에 대해서는 몰랐다. 보리농사가 그렇게 힘들고 오랜 기다림이 있는 것인지 몰랐다. 현대인이 이 농사를 알았더라면 자신의 삶을 쉽게 저버리는 행위는 하지 않을 텐데 싶기도 하였다. 그리고 마음의 고향 어머니. 그래서 김용택 시인의 시는 따뜻한 느낌이었나 보다.

  도법스님 이야기도 나의 마음을 세게 두드렸다. 4.3 항쟁. 한국사 책에서나 봤던 이야기의 피해자. 눈물이 났다. 그리고 존재에 대한 고민. 나 또한 10대 때, 20대 때 수없이 되내이던 질문이었다. 지금은 조금은 답을 찾았지만 찾기까지의 숱한 방황들. 실존철학을 만나고서 조금은 더 주체적이 되었고 나의 스승님을 만남으로 더이상 나약하게 굴지 않게 되었다. 도법스님도 오랜 세월 찾아 헤메어 인류의 근원적 고민의 답을 찾으시고 또 그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스승이 그랬듯 아무런 대가없이 가르쳐 주신다. 해답은 연대적 삶이라는 것.

  김용택 시인과 도법스님은 같은 말씀을 하신다. 우리가 앞으로 추구해야할 것에 대해. 연대, 비폭력, 평화, 환경... 그 어떤 정치인의 말보다 가슴에 와닿고 진솔된 느낌이다. 시인과 스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단순 소박한 삶 이루기 위해선 신뢰와 애정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

  섬짐강처럼 아래로 흐르며, 언제나 깨어있는 강물처럼 급하지 않으며, 졸졸졸 소리처럼 다정한  느낌의 두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 이 책에 감사를 표한다. 두분을 만난 것은 어쩌면 우연이었지만 그 우연이 운명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나 또한 또 다른 분께 그 우연과 운명을 선물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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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gpickEr 2009-11-2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ㅜ0ㅜ'' 얄밉다 나곰양..(??)..ㅋㅋㅋㅋ

나 이 책 중고샵에서 11월 2일날 구입했는데..아직 못 읽고 있는데..^^*;;

그리고 나 졸업하기 전에 도법스님 우리 학교 사학과가 주체한 세미나에 강연자로 오셨거든요~아주 가까이에서 뵈었었다는..^^* 정말 옹골차시고 자애로우시더군요..^^*
내공이 확확~! 느껴졌다는..^^*

우연과 운명을 선물해야겠다는 나곰양의 마음이 참 예쁘네요..^^*
난 밀렸어..;; 나곰양한테 밀렸어..ㅜ0ㅜ;; ㅋㅋㅋㅋㅋ

에샬롯 2009-11-2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데? 시꾸러.ㅋ 난 이 책 햇귀님 드리려고 열심히 응모해서 당첨된 거란 말야.ㅋㅋ읽을 때마다 햇귀님을 생각하며 읽었단다.ㅋ 그리고 내꼬는 중고 아냐..ㅋ 메롱..ㅋ 딴 거 해..ㅋ 딴 데 해..ㅋ 내가 암말안할게. 쉿ㅋ 도법스님 인자하게 생기셨던데....^^*

ragpickEr 2009-11-20 12:56   좋아요 0 | URL
독재자..!! ㅋㅋㅋㅋㅋㅋㅋㅋ

내 껀 중고샵에서 산 거지만..완전 새책이걸랑요!!! 퓌~!! ㅋㅋ

난 도법 스님 직접 뵈었는데~~메~~~~롱~!! ^^* ㅋㅋㅋㅋ

에샬롯 2009-11-2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나 추천한 거여요. 우와...완전 고마운데요.ㅋ

ragpickEr 2009-11-20 12:56   좋아요 0 | URL
네~! 리뷰 잘 쓰셔서 추천했을 뿐인데요..^^*; 고맙긴요..ㅋㅋ

에샬롯 2009-11-2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롱..메롱..^ㅠ^a;;
근데 진짜 잘 쓴거야요..^^??
진짜 진짜..ㅋ

ragpickEr 2009-11-20 13:27   좋아요 0 | URL
스고~이! ^^*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 끌레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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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좀 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르게 된 책. 

여행에서 만난 설레임을 담은 사진과 에세이. 

읽고 있자니 일상의 피로를 씻어주는 느낌이었다. 

신미식 작가의 편안한 문체. 글을 뛰어나게 잘쓰는 건 아니나 

사람을 매료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33p 날씨에 대한 착각 

아프리카라 더울 것 같지만 이 곳도 겨울이 있다는 것. 

하루키의 먼북소리가 생각난다. 

지중해 이야기. 대부분 사람들은 지중해가 따뜻할 거라는 착각을 가지지만 

지중해도  겨울은 춥다는 것.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여름은 한국의 여름보다 덜 덥다는 것. 

이유는 습도가 한국처럼 높지않기 때문에 그늘에만 들어가도  

시원하다는 것. 

대만엔 눈이 오지 않는 다는 것. 

모든 것이 신기하다. 

 41p 바다가 하늘 같고 하늘이 바다 같아. 

73P 양떼구름이구나. 바다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기분이다. 

바다를 연상케하는 하늘이야. 

114p 그림 같은 하늘이야. 

 마다가스카르 바오밥나무.

어느 카페에서 바오밥나무로 나의 글이 삭제된 적이 있었다. 

기분이 언잖았었다. 내가 바오밥나무라니. 

그런데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를 보고 나니 

바오밥나무가 되고 싶어졌다.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 만나보고 싶다. 

신미식 작가 카페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마다가스카르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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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gpickEr 2009-11-1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곰양은..바오밥나무 같아요..키가 큰 것이..;;
(난 죽었다 깨어나도 바오밥나무는 못 될 듯;;;ㅋㅋ)

철원도..대구보다 덥지 않더라는..기온은 높은데..습도가 약해서..^^* ㅋㅋ

마다가스카르..가고 잡다요..ㅡ0ㅡ' ㅋㅋㅋ

에샬롯 2009-11-16 0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너무 거대해. 그래서 공룡인 거에요.;;
땅딸보일 줄 알았는데 그렇게 안 작더라고요.^^ 그렇게 뼈도 아니고...
보기 좋았어요.^^* 딱 좋은 거에요. 키커서 뭐해? 어따 써^^?
그렇구나. 추위도 그렇다고 하던데..영하로 떨어져도 바람만 안불면 괜찮다고...^^
 
불안한 번영 - 현대 금융경제학이 빚어낸 희망과 절망
이찬근 지음 / 부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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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이 많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경제학에 문외한 내가 읽기에 많이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 경제에 대해서 알고자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정치에 대해서 까지 알게 되어 일석이조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경제와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그 것을 모르고 있다 다행이 이 책으로 인해 이제라도 알 게 되었고 저자의 연구결과를 아무 노고없이 쉽게 얻는 듯하여 미안하면서 고마웠다. 저자가 참고했던 도서 목록도 꼼꼼히 나와있어 참조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화와 국제화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세계화란 로컬의 개념을 세계적으로 널리 전파하는 것이라면 국제화는 국제적 기준에 우리의 것들을 맞추는 것이라는 정리를 해보았다. 국민경제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도 개인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우수한 개인의 클러스터가 형성되어야만 자본이 모여들고 경제성장이 가능해진다는 말에 교육과 경제의 연계성을 더욱 실감했다. 질좋은 교육의 필요성.  정도가 지나치지 않은가 싶은 영어교육 열풍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글로벌 개인 경쟁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에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18p 
  이렇게 볼 때 한국 정치가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핵심 과제는 5대 95의 극단적 양극화를 막고, 이를 사람들이 감내할 만한 수준, 이를테면 20대 80 정도로 낮추는 것이다. 즉 지금처럼 5% 정도만이 상위권으로 살아남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20% 정도를 글로벌 인재로 키워 내 상위권으로 올라가게 만드는 전략적 의지가 필요하다. 언뜻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도전적인 목표이다. 미국과 같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 외국의 뛰어난 인재들이 시민권을 얻고자 줄을 서지 않는 나라에서 국민의 20%가 언어적, 문화적, 심리적 장벽을 극복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우수하고 효율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렇게 배출된 20%의 글로벌 인재가 창출해 내는 부가가치를 국민경제 전체로 활발하게 순환시켜 다수의 나머지 80% 역시 역동성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경제 생태계의 조성에 나서야 한다.

 양극화해소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영어교육의 중요성도 실감하게 되었다. 1%의 인재가 수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린단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상위권을 20%로 확대시키자는 생각은 새롭고도 도전적이어 놀랍기도 하고 또 이루고자 하는 욕심이 생긴다.

 금융의 취약점 문제점을 짚고 금융의 고유기능을 파악,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 가장 평범하면서도 실질적인 답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서브프라임에 대해 많이 들었는데도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대공황 당시 집값이 폭락하여 일어난 연쇄적 사태를 유럽 국가들은 사회주의적인 방식으로 대응한 것과 달리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오히려 시장을 더 키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는 사실과 결과 또한 성공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이 무엇이며 서브프라임으로 생긴 파생효과까지 잘설명되어 있어 이해가 쉬웠다.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으로 다양하게 접근하여 자칫 내가 범할 수 있는 오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무엇이든 과열은 경계하고 의심해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의 규제와 탈규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금융의 사이클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고 이젠 매일 아침 뉴스를 볼 때 미국증시에 대해 유심히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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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수업
박원순, 홍세화 지음 / 두리미디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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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 디자인할 수 있는 거구나. 디자인...상위, 우위에 선 자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했다. 사회디자이너란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또 '무엇을 하면 좀 더 인간적이고 민주적이며 효율적이고 함리적인지 생각하는 이들'이기도 하다.

 아침에 시간이 좀 있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은 나로 하여금 아침부터 눈물을 흘리게 했다. 한분, 한분 사회디자이너들의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도 공감이 가고 감동스럽기도 하고 때론 슬퍼서 말이다. 

 사회가 어떻게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많이 해봤다. 우리 사회는 지나친 경쟁으로 적만 양산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도 생겼다. 신자유주의를 위시한 무한경쟁체제. 경쟁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도 있잖아.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상생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그런 경쟁일 때는 나쁘지 않다.그러나 경쟁이 zero sum으로 가게되면 이미 경쟁은 선의의 대열에서 이탈하고 오로지 적과의 싸움으로 변질되어 죽거나 죽이거나의 극단적인 방법만을 남기게 된다. 예전에 면접관이 현시점의 문제를 물었던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떠올리며 양극화해소라고 했더니 그 면접관은 구구절절 이야기를 했다. 우리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그런한 극차는 당연한 것이라고. 그리고 자본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승자의 몫을 나눌 수 없다는 것. 자본주의 사회가 그렇게 간다면 천민자본주의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진국이라며 미국을 따라하는 사대정신은 자본을 형성하는데만 국한될 뿐,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분명 서로 잘사는 길이 있을 텐데 말이다. 조금만 나누면 말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금전적 시혜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일어서게끔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이 책은 사회디자이너에게 삶의 터닝 포인트를 갖게한 귀감이 되는 사람과 사건을 담았다. 책을 읽으며 내 인생의 스승도 함께 떠올려보았다. 내게도 그런 분이 계셨다. 너무나 나약하고 여리고 어린 나에게 주체의식을 갖게 해주셨으며 희망을 심어주었으며 열심히 살면서 남에게도 친절하게, 남과 더불어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신 분 말이다. "선생님 저 해냈어요."라고 기쁨과 고마움을 전할 때 선생님은 축하의 말씀과 더욱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씀하셨다. '공부를 또 해?' 싶었지만 그렇겠다고 대답만 했었었다. 이 책에서 한 스승이 한 말씀을 읽고서 크게 깨달았다. 

62p "선생은 무슨 선생, 평생 배우는 게지. 평생 학생인 거야."
한 신문에 난 어느 노교수의 소박한 독백이 인상적이어서 수첩 한 쪽에 적어두었는데, 수첩을 뒤적일 때마다 읽게 된다. 마더 테례사 수녀는 모든 인간에게서 신을 본다고 하던가. 경영의 대가 고 피터 드러커 교수가 만나는 모든 인간에게서 배운다고 했다. 우리는 모든 일이나 사건에서 항상 배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전기轉機는 젊을 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생 뭔가 배울 때마다 크고 작은 전기가 있을 수 있다.

 교권이 무너지고 교사로서 부끄러운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도 참된 스승이 더 많기를, 많을 것이라는 것을 믿고 싶다. 그런 분들께서 어린 영혼들을 잘 인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스승이 꼭 가르치는 자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가 한 사람에게 스승이고 제자인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점만 배웠으면 하며 조금씩이라도 사회가 따뜻하게 변해갔으면 한다. 노동자, 외국인, 장애인, 노약자 등 약자들이 존중받고 더불어 사는 사회였으면 한다. 그리고 더 이상 교육이 정치에 좌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대적 양심이 살아 숨쉬길 바라며...52인의 깨달음을 아무 노력없이 공짜로 얻는 듯해서 미안하지만 그들의 뜻을 이해해 실천하는 것으로 갚고 싶다. 나 같은 소시민은 물론이고 21세기 글로벌 리더가 될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따뜻한 리더들이 많은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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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거나 혹은 버리거나 in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은선 지음 / 예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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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을 보고서 여행 가이드 서적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책장을 넘기면서 OK김? 기행문 인가? 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읽으면서 이 책 소설인데 싶었다. 아 그런데 새롭다. 새로운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스토리가 있는 여행 서적. 스토리가 있어서 더 재미난 여행서적이 아닌가 싶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사실 잘 알지 못했다. 남미는 나에게 미지의 세계고 새롭게 찾아낸 블루오션이다. 왜 그동안 관심이 없었지? 신기할 따름이다. 최근에 보았던 <아니타>도 아르헨티나 영화로 그 곳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다혈질? 조금은 뜨거운 그러면서도 따뜻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그 곳이 아닐까. 얼마전 봤었던 영화 <벨라>에서도 멕시코의 문화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그라시아스' 아 이 두나라 모두 스페인어를 쓰는구나. 남미를 여행하기 위해선 스페인어는 필수란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 들었던 세계지리와 세계사 수업이 이제서야 가슴에 와닿는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혹은 버리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날아온사람들. 그들이 모인 독특한 OJ 게스트 하우스. (OJ의 게스트 하우스가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으며 존재했음 하는 바람도 생겼다.) 그리고 그들의 행로.

  43p 언뜻 보면 유럽 같지만, 다시 보면 유럽 같지 않은. 화려하지만 어쩐지 세련됐다고 말하기는 힘든 이질감이 느껴진다. -도시의 이중성 

  45p 나라 이름인 아르헨티나는 '은'을 뜻하는 라틴어 아르겐툼(Argentum)에서 유래되었다는데 이는 옛날 정복자들이 이 곳에 엄청난 양의 은이 묻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88p " 여긴 부에노스아이레스야. 부지런하게 놀아야 해! 아니면 부지런하게 쉬든가!"

90p '여긴, 게으른 자들의 천국이야. 게으른 자들이 노는 걸 좋아하잖아.'

아베야네다(Avellaneda) 백구, 온세에 이은 한인 타운,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과 같이 한국인이 의류 상권을 자악하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 패션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91p 둥지라면이 인상적이다. 있을 건 다 있구나.

93p 온도는 높지만 우리나라의 한여름에 비하면 그렇게 대단할 것도 없었다. 오히려 찐득찐득한 습기가 없어 불쾌감이 훨씬 덜했다.-기온이 높으면 덥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습기가 적어 그늘에만 들어가도 금방 시원해진다는 우리랑은 너무 다른 나라.

96p "아르헨티나 소고기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소가 많아서 그런가요? 소 주의하라는 표지판까지 있던데요." 웨이터가 빙그레 웃는다. "소들이 행복하기 때문에 맛있는 겁니다. 넓은 들판에서 자연과 함께 자라니까요. 따뜻한 햇볕을 받으면서 자연의 풀을 뜯습니다. 사료나 성장호르몬은 아르헨티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지요."
-소마저 행복한 나라 아르헨티나. 이 글을 읽고 한미FTA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 와인 아르헨티나 서부에 위치한 멘도사는 세계 3대 와인 원산지 중 하나다. 뜨거운 남미의 태양 아래서 자라난 아르헨티나 와인은 탁월한 풍미를 자랑한다. 한국인드이 가장 즐겨 찾는 와인은 말벡.

126p 어쩌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취향이 변한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147p 탱고쇼(tango show) 전 세계 유일한 탱고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이곳에서는 밤마다 디너를 제공하는 비싼 탱고쇼가 펼쳐진다. 최근에는 탱고뿐 아니라 각종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공연의 질을 높이고 있다.

154p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성실한 자세로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육체가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프로의 길로 가는 가이드.
그러나 이런 가이드는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다.
전형적인 룰 위에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프로다.

  밤문화가 메인인 곳,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 도움을 받았으면 갚아야 다음에 또 올 수 있는 동네. OJ 여사의 말에 동감을 하면서도 에이 설마 싶다. 나작가처럼. 부에노스아이레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곳. 반팔옷을 입은 산타가 이색적일 것 같다. 이 책에서처럼 크리스마스에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쩜 이렇게 우리와도 다를 수 있을까 놀랍기도 하고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다. 지구반대쪽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뜨거운 12월을 보내고 이듬해에 한국으로 오면 또 꽃피는 봄을 맞이할 수 있어서 계절이 거꾸로 가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고서 영화 <에비타>도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의 스토리를 따라 여행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 여긴 OK김과 나작가가 갔던 클럽.', '여기는 나작가와 원포토가 갔던 필라르 성당.' 이러며 말이다. 정말 찾거나 버리기 위해선 이 나라에 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잃어버린 사랑과 식어버린 열정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주인공들의 행로도 재미나지만 과연 이들은 어떻게 될까 몹시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은 관심이 없었던 남미축구까지 열심히 보게했다. 글이 세련되고 정돈이 잘 된 느낌이다. 군더더기가 없고 표현도 좋다.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글과 사진으로 보았던 것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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