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 베이징
박혜정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책을 받고서야 알았다. 어느 블로거의 책이란 것을. 그 것이 나를 편견에 사로잡히게 했다. 약간은 얕잡아 보기도 했었다. 난 늘 깨어있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관대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도 아닌가보다. 읽어보지도 않고 편견부터 가지니. 책을 읽으며 내가 점점 부끄러웠다.

 중국에 대하여 궁금했다. 베이징이며 상하이에도 가고 싶었다. 그런 말을 사람들에게 하면 사람들은 중국은 더럽고 불쾌한 나라라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다. 한번씩 갔다온 사람들도 다신 찾고 싶지 않은 나라라며. 도대체 어때서 그런 것인지 묘한 궁금증이 인다. 내가 읽었던 책 <이혼 지침서>에서도 중국은 그랬다. 시끄럽고 더럽고 뻔뻔스럽고. 그런데 그게 바로 중국이고 중국인인 것 같다. 그러면서도 당당한 그들. 한국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면서도 중국인의 꺾이지 않는 자신감과 자존심. 문뜩 그들이 궁금해졌다. 

 나의 궁금증과 절묘하게 맞물리는 책. 저자는 베이징에서 자신을 재배하고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한다. 자신이란 밭을 고르고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고 물을 주어 자신을 쑥쑥 자라게 하는 사람들을 말이다. 책은 중국은 물론이며 중국에서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일석이조잖아. 이거.

 책은 베이징에서 만난 열정적인 20인의 사람들 이야기이다. 여러사람의 이야기를 한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다. 일률적인 중국예찬으로 흐르지 않아서 좋았고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포함되어 있어 중국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균형있는 시각을 가지고 있어 좋다. 범하다. 아니 비범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중국 적응기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중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았던 비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한사람 더. 인터뷰어. 질문이 적절하고 좋은 것 같다. 궁금한 것을 나를 대신해 물은 것처럼. 

 스펙없이도 중국의 유명호텔에 취직한 정선의씨의 도전과 용기, 중국인들은 거스름돈을 줄 때 던진다는 것, 초원에서의 늑대와의 만남, 베이징올림픽 당시 베이징의 무질서에 경악했는데 평소에 비하여 상당히 질서정연했다는 것, 중국 정부와 인민들의 관계가 독재로만 설명이 안된다는 것, 중국의 노년층의 즐거운 생활, 그리고 심각한 위생(누군가는 더러워서 몸서리친 위생을 누군가는 중국의 위생은 심각한 상태고 앞으로 할 일이 많겠다는 같은 주제 다른 생각.) 중국안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절대 모를 일들을 알 게 되어 재미있다. 

 
미래에 대해 자신의 꿈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 영혼들에게,
중국을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현재 힘들어하는 내친구 E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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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효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김성기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요쿠야마 히데오...

 

<루팡의 소식>과 <종신검시관>을 너무 재미있게 읽은 터라 기대가 가득했습니다. <제3의 시효>는 <종신검시관>처럼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단편은 싫어하는 터라 좀 실망했지요. 그리고 추리소설답지 않은 흐지부지한 끝맺음 때문에 답답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단편이 싫은 이유는 사건에 익숙해 지면 끝나기 때문이죠. 게다가 <제3의 시효>는 등장인물도 많아서 이름 외우다 볼 일 다보겠다 했지요. 실제 소설 속 주인공들이 익숙지 않아 누구더라 싶어 계속 앞페이지를 펼쳐보곤 했습니다.

 

처음엔 무척 낯설게 느꼈지만 끝까지 다 읽고서야 총체적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단편만의 모둠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경찰청 강력계 오제키 부장님, 수사1과  다하타 과장님, 그리고 1반 구치키, 2반 구스미, 3반 무라세 반장님과 부하들이 맡은 사건들의 집합이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옴니버스지요. 이야기의 포커스가 사건이기 보다는 조직에 맞춰져 있어 추리적인 느낌이기 보다 조직사회의 휴먼적인, 인간적인 느낌의 이야기라 할 수 있죠. 평소 냉철하고 웃음이 없는 정확하고 날카로운 수사의 구치키, 편법수사의 구스미, 동물적인 감각으로 수사하는 무라세, 개성이 강한 세명의 반장님 매력적이었습니다. 세명의 반장님들이 주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기는 하지만 반장님 이하 일동 누구하나 주인공이 아닌 인물이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여러편의 단편 중 <제3의 시효>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떠오르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가장 괜찮았던 이야기는 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페르소나의 미소>와 <흑백의 반전>입니다. 음 보통의 단편들은 순서를 무시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이 책은 순서대로 읽어야 아귀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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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다의 환상 - 상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온다 리쿠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진도가 안나가는 책. 책이 너무 재미없다거나 내용이 심기를 건드린다거나한 것도 아닌데 도무지 페이지가 안넘어가고 읽은 장에서 멈춰서서 또 읽고 또 읽고 있자니 지박령이 된 듯한 느낌이다. 이 밋밋한 문체와 흥미가 생기지 않는 리에코 이야기. 그래도 조금 더 참아보도록 해야겠다. 그들이 풀지 못한 과거의 미스터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끝내는 풀게 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잠자코. 아름다운 수수께끼라고 이름 붙은 숨은 이야기들을... 

온다 리쿠의 소설에는 꼭 등장한다. 매력적인 인물이. 아키히코에 끌린다. 정적인 인물보다는 동적인 인물이 좋다. 밝고 쾌할하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그런 인물. 아키히코가 그런 인물이지 않을까.조심히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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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코짱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20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호시 신이치의 책을 소개 받았다. "특이한 것 좋아하시면 읽어보세요."라고. '호시 신이치' 적어두었다. 그리고 며칠 뒤 친구의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서가에 있는 책들을 보고 책 이야기 나누다. 친구가 읽어보라며 몇 권을 빼준다. "저번에 빌려간 책 다 못읽었어. 안 가져갈래." 친구는  괜찮다며 읽고 싶은 책 먼저 읽고 달란다. 그래서 녀석이 빌려준 책을 챙겨왔는데 그 중에 호시 신이치 책이 섞여 있었다.    

  호시 신이치(일본어: 星 新一(얼핏 잘못보면 신성일이잖아^^ 뭐 '신'자가 달라서 그렇지ㅋ), ほし しんいち, 1926년 9월 6일 - 1997년 12월 30일)는 일본의 소설가이자 SF 작가이다. 도쿄에서 태어나 자랐다.단편소설보다도 짧은 '숏트숏트'작품을 많이 남겼으며 높은 작품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다작을 남겨 '쇼트쇼트의 신'이라고 불려 전 생애에 1001편이상의 작품을 남겼다. '코마츠 사쿄', '쓰쓰이 야스다카'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SF작가로서 알려져 있다. -위키백과 

  아무도 이야기를 안해줘서 저런 사람인 줄 몰랐다. 그저 그로테스크한 사람이라고 회자될 뿐. 숏트숏트란 장르자체가 무척 낯설고 특이하다. 아라베스크한 특징도 있다. 그가 남긴 1001편의 이야기가 천일야화를 연상시킨다. 내용도 짧은 것이 밤에 잠자리 들기 전에 한편씩 읽고 자면 마치 샤흐라자드의 세련된 스토리텔링을 듣는 듣한 기분이지 않을까. 

  '살인청부업자입니다'란 숏트숏트에서 저주로 사람을 죽인다는 여성 청부업자가 나온다. 교묘한 수단으로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어서 심장을 약하게 만들어 죽게 만든다는...^^;; 내가 재해석한 '살인'이란 단어랑 비슷하다. 호시 신이치 나보다 일찍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구나. 만약 당신이 현재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살인청부업자의 짓인지 의심해볼 것.^^ 무척 짧은 이 이야기 속에서도 반전이란 것이 숨어있다. 어디에? 에? 에계? ^^;;

에샬롯어 사전  

살인: 개체가 스스로 나자빠질 때까지 가만히 두고 보는 것. 어차피 인간이란 1세기 안에 자연 소멸하는 존재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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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샬롯 2009-08-19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짤막 짤막한 이야기를 읽다가 이야기가 꼭 버스 정류장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난 지금 '유괴' 정류장을 지나 '친선키스' 정류장으로 가고 있다. '친선키스'는 아주 더러웠지만 '돈의 시대'는 아주 기발하다. 어떻게 1권의 책에 36편이나 되는 이야기가 있는 거야.;;
 
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책은 99년 초판 3쇄 4월 20일. 신간이었군. 내가 이 책의 첫번째 주인은 아니고 중고서적으로 구입한 거라 몇 번 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변이 없는 한 마지막 주인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피로 추정되는 얼룩이 있어 찜찜했다. 옛날에 어머니께서 말하시던 폐병쟁이의 책인가.;; (어머니께선 폐병쟁이가 읽었을 수도 있다시며 중고책을 못사게 하셨다.ㅋ 요즘엔 폐병 없잖아요.ㅋ) 그러고 보면 이 책도 출간된지도 10년이 지났구나. 봐야지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은 것은 아니고. 어렴풋이 제목 정도는 알고 있었었는데 드디어 오늘 만나게 된 것이다.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란 의문을 가져보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안철수 씨가 그랬던가 책을 아주 좋아해서 책안에 모든 것을 다 읽는다고. 나도 그런데^^ 꼼꼼히 읽는 것 좋아한다. 아 그렇게 안 읽는 책도 있지만 계발서는 잡지보듯 읽으니깐. 이 책 뭐 큰 기대를 가졌거나 진지지하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본 책은 아니다. 그저 머리가 무거워서 기분전환용으로 뽑아든 책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책은 정말로 나에게 휴식을 주었다. 머리말을 읽다가 눈물까지 쏟게 하다니 짓궂은 구석도 있다. 오토가 태어난 산부인과에서는 오토가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라 산모에게 보여주는 것을 1달이나 미루었다고 한다. 오토를 처음 본 그의 어머니가 한 말씀에 눈물을 아니흘릴 수가 없었다. "어머, 귀여운 우리 아기..." 어머니에겐 정상, 비정상이 아닌 그냥 내 아기였던 것이다. 오토에게 처음 느꼈던 감정은 '놀라움'이 아니고 '기쁨'이란다. 

  오토는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사랑받고 자란 사람은 티가 난다. 오토는 그 티를 팍팍 내고 있다. 왜 이렇게 잘난척이야 아니꼬울 정도로.^^ 오토의 부모님께서는 교육에 관한한 극성적인 부모라고 했는데 정말 아이에게 더 없이 좋은 교육을 해주신 것 같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으로 크는 건데 아버지나 어머니 각자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함께라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시너지 효과다. 오토를 봐라. 잘난척을 좀 해서 그렇지 완벽하잖아.^^ 오토가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보는 부분을 읽고서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참 좋은 사람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오토의 부모님께서 오토를 장애아동시설에 보내지 않고 일반 유치원에 보낸 것은 인상 깊다. 지금이야 통합교육이라고 장애아동도 일반교육시설에 다니지만 그 때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준 사회도 참 고마울 따름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오토가 처음 유치원에 갔을 때 아이들은 " 왜 이러니? 왜 이렇게 됐는데?" 서슴지 않고 물어본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 불편한 배려 같은 것 없는 순수한 모습이다. 나도 궁금했다. "그렇게 팔, 다리가 없음 통증은 없니?" 오토가 나중에 말해줬지만 (책에서^^;) 선천적으로 팔과 다리는 없지만 뼈가 자란단다. 아우 그렇구나.;; 나 너무 몰랐던 것 같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도 오토는 보통학교에 간다.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었을 때 처음엔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한다. '토토 학교로 보내세요.'란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일본이 아주 폐쇄적이고 획일적일 것 같은데도 의외인 모습들에 놀랐다. 대안교육, 통합교육, 열린교육 지금 우리들이 하는 그 모든 교육들을 일찍이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토는 초등학생 시절 선생님도 잘 만났다. 다카기 선생님은 '같은 것은 같게' 오토가 보통 사람과 같다는 인식하에 평등하게 대해주셔서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하게 내버려 두자, 그 대신 도저히 혼자 할 수 없는 것은 모두가 힘을 합해 도와주자" 고 하신다. 오토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5학년 때 담임이시던 오카 선생님은 '다른 것은 다르게' 오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신다. 오토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도록. 참 오토는 스승을 잘 만난 것 같다. 헬렌과 설리번 선생님 처럼 말이다.  

  운동회에서 오토가 달리기를 하는 것을 보고 생각나는 일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우리반 친구들 이야기이다. 우리반에 소아마비 친구가 있었는데...(소아마빈 줄 몰랐다. 인식조차 못했다. 다른 건 다 같은데 달리기를 할 수 없단다. 그렇구나.) 아무튼 이 아이도 안 뛸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뛰었고 당연히 꼴지를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단독 꼴지는 아니었다는 것. 친구들이 다 함께 뛴 것이다. 그 아이의 어머니께서 무척 감동하셨었었다. 착한 아이들...^^ 그 착한 아이중 한 아이 별명이 황소똥이었는데..ㅋ 아..소아마비였던 친구를 특별히 기억 못하는 것은 그 아인 달리기만 못할 뿐 다른 건 다 잘했다.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서;;  

  장애인이란 단어가 엄청나게 나오는데 (당연하지 이 사람아 장애인 이야기니깐. 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 단어를 하도 많이 보니깐 장애인이 애인이로 보인다. 아..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감상이 떠 오른다. 장애인, 그저 사람이라는 것. 장애인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남녀의 사랑이야기였다. 그리고 우리는 평범한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을 뿐. 장애인을 특별하게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들보다 우월하게 생각은 오산. 장애란 선천적일 수도 있고 후천적일 수도 있어 장애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나와있듯 고령자, 언젠가 사람은 늙고 힘이 없어지기 마련이다. 다만 우리는 서로 도우며 살아갈 뿐. 차별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현재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단다. 그와 딱 맞는 직업인 것 같다. 아이들 속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있을 그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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