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거나 혹은 버리거나 in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은선 지음 / 예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처음 책을 보고서 여행 가이드 서적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책장을 넘기면서 OK김? 기행문 인가? 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읽으면서 이 책 소설인데 싶었다. 아 그런데 새롭다. 새로운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스토리가 있는 여행 서적. 스토리가 있어서 더 재미난 여행서적이 아닌가 싶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사실 잘 알지 못했다. 남미는 나에게 미지의 세계고 새롭게 찾아낸 블루오션이다. 왜 그동안 관심이 없었지? 신기할 따름이다. 최근에 보았던 <아니타>도 아르헨티나 영화로 그 곳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다혈질? 조금은 뜨거운 그러면서도 따뜻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그 곳이 아닐까. 얼마전 봤었던 영화 <벨라>에서도 멕시코의 문화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그라시아스' 아 이 두나라 모두 스페인어를 쓰는구나. 남미를 여행하기 위해선 스페인어는 필수란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 들었던 세계지리와 세계사 수업이 이제서야 가슴에 와닿는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혹은 버리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날아온사람들. 그들이 모인 독특한 OJ 게스트 하우스. (OJ의 게스트 하우스가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으며 존재했음 하는 바람도 생겼다.) 그리고 그들의 행로.

  43p 언뜻 보면 유럽 같지만, 다시 보면 유럽 같지 않은. 화려하지만 어쩐지 세련됐다고 말하기는 힘든 이질감이 느껴진다. -도시의 이중성 

  45p 나라 이름인 아르헨티나는 '은'을 뜻하는 라틴어 아르겐툼(Argentum)에서 유래되었다는데 이는 옛날 정복자들이 이 곳에 엄청난 양의 은이 묻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88p " 여긴 부에노스아이레스야. 부지런하게 놀아야 해! 아니면 부지런하게 쉬든가!"

90p '여긴, 게으른 자들의 천국이야. 게으른 자들이 노는 걸 좋아하잖아.'

아베야네다(Avellaneda) 백구, 온세에 이은 한인 타운,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과 같이 한국인이 의류 상권을 자악하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 패션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91p 둥지라면이 인상적이다. 있을 건 다 있구나.

93p 온도는 높지만 우리나라의 한여름에 비하면 그렇게 대단할 것도 없었다. 오히려 찐득찐득한 습기가 없어 불쾌감이 훨씬 덜했다.-기온이 높으면 덥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습기가 적어 그늘에만 들어가도 금방 시원해진다는 우리랑은 너무 다른 나라.

96p "아르헨티나 소고기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소가 많아서 그런가요? 소 주의하라는 표지판까지 있던데요." 웨이터가 빙그레 웃는다. "소들이 행복하기 때문에 맛있는 겁니다. 넓은 들판에서 자연과 함께 자라니까요. 따뜻한 햇볕을 받으면서 자연의 풀을 뜯습니다. 사료나 성장호르몬은 아르헨티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지요."
-소마저 행복한 나라 아르헨티나. 이 글을 읽고 한미FTA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 와인 아르헨티나 서부에 위치한 멘도사는 세계 3대 와인 원산지 중 하나다. 뜨거운 남미의 태양 아래서 자라난 아르헨티나 와인은 탁월한 풍미를 자랑한다. 한국인드이 가장 즐겨 찾는 와인은 말벡.

126p 어쩌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취향이 변한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147p 탱고쇼(tango show) 전 세계 유일한 탱고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이곳에서는 밤마다 디너를 제공하는 비싼 탱고쇼가 펼쳐진다. 최근에는 탱고뿐 아니라 각종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공연의 질을 높이고 있다.

154p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성실한 자세로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육체가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프로의 길로 가는 가이드.
그러나 이런 가이드는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다.
전형적인 룰 위에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프로다.

  밤문화가 메인인 곳,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 도움을 받았으면 갚아야 다음에 또 올 수 있는 동네. OJ 여사의 말에 동감을 하면서도 에이 설마 싶다. 나작가처럼. 부에노스아이레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곳. 반팔옷을 입은 산타가 이색적일 것 같다. 이 책에서처럼 크리스마스에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쩜 이렇게 우리와도 다를 수 있을까 놀랍기도 하고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다. 지구반대쪽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뜨거운 12월을 보내고 이듬해에 한국으로 오면 또 꽃피는 봄을 맞이할 수 있어서 계절이 거꾸로 가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고서 영화 <에비타>도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의 스토리를 따라 여행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 여긴 OK김과 나작가가 갔던 클럽.', '여기는 나작가와 원포토가 갔던 필라르 성당.' 이러며 말이다. 정말 찾거나 버리기 위해선 이 나라에 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잃어버린 사랑과 식어버린 열정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주인공들의 행로도 재미나지만 과연 이들은 어떻게 될까 몹시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은 관심이 없었던 남미축구까지 열심히 보게했다. 글이 세련되고 정돈이 잘 된 느낌이다. 군더더기가 없고 표현도 좋다.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글과 사진으로 보았던 것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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