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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한 재판 - 소년부 판사, 소년법을 답하다
심재광 지음 / 공명 / 2019년 3월
평점 :
소년과 보호자가 소년의 정신적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다. 사회가 나서서 소년의 정신적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사회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p67
소년의 성행이 개선될 수 있도록, 그래서 소년의 비행으로부터 이 사회를 보호할 수 있도록, 일회적 처분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소년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고, 소년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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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는 소년범죄자들도 형사재판을 받고 강력한 처벌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직 소년부 판사가 쓴 글을 보니, 어쩌면 나 역시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대부분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의 가정환경은 불우하고, 불행하고, 어렵다고 한다. 범죄를 저지르게끔 만든 건 어쩌면 우리 어른들이 아닐까. 결핍된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잘못이라 꾸짖으며 올바름을 가르쳐주지 못한 사회와 어른의 잘못으로 아이들은 쉽게 망가진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처벌'이라는 단어를 내뱉는다.
처벌만이 정말 답일까? 저자가 말한 것 처럼 단순히 가둬놓고 사회외 격리시킨다고 해서 해결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저 소년들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멀리 떨어져있게 하고 배제시키는 것 아닐까.
무엇을, 어떻게 잘못해서인지, 왜 그래서는 안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아닌 무조건 구금하고 가두는 형사재판이 아닌,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하게 하고, 잘못된것을 바로잡게 해주는 소년법은 꼭 있어야할 법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만 촉법소년의 나이 기준을 좀 더 하향시켜야한다는 생각은 늘 든다.
악용하는 사례들이 너무 많으니까...
"보여줘야죠. 법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야죠. 사람을 해하면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 지 새끼 아깝다고 부모가 감싸고 돈다면 국가가, 법원이 제대로 나서야죠." 라는 소년심판 속의 대사처럼, 무조건 떨어뜨리고 처벌하는게 아니라, 깊숙히 내제되어 있는 아이의 마음을 돌보고, 보호자가 할 수 없다면 국가가 사회가 나서야하지 않을까?
가해소년들만이 아닌 피해소년을 위한 보호처분을 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의견과 가해소년만을 위한 상담, 치료만 진행하는게 아니라, 피해소년들을 위해서도 상담과 치료 등 치유의 과정을 국가에서 직접 맡아서 해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우리는 가해자만을 이슈화해서 피해자가 어떤 고통을 받고, 어떤 2차 피해를 입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니까 말이다.
현직 소년부판사의 실제 있었던 사례들과 소년법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알기 쉽게 담은 책으로 곳곳에 만화도 넣고, 법 용어들도 친절히 설명하고, 재판 절차 등에 대해 가감없이 솔직담백하게 쓰여있다.
실제로 넷플릭스 #소년심판 의 김혜수씨가 참고했던 책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도, 실제로 벌어지는 잔인하고 경악하게 하는 소년범죄들을 볼때면, 소년법만으로도 가능할까? 좀 더 강력해야하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고, 다시는 그러한 범죄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이 좀 더 신경쓰고 보듬고 소년들을 가르칠 수 있는 사회였으면 한다.